소설리스트

탑스타 어게인!-160화 (160/220)

160화

- 넷티비도 경험하는 차 배우 효과? 13일 공개된 ‘왕자의 난’ 글로벌 1위 달성.

- ‘왕자의 난’을 보기 위해 넷티비에 가입한다? 폭증하는 유료 가입자에 활짝 웃는 넷티비.

- 국내보다 더 뜨거운 반응이 터지고 있는 ‘왕자의 난’ 이토록 해외에서 사랑받는 이유는?

- 전 세계를 사로잡은 ‘왕자의 난’ 그 성공 비결은 과연 무엇일까.

- “시즌2를 당장 제작해라!” 시청자들의 아우성이 쏟아지는 넷티비. ‘왕자의 난’ 시즌2도 가능할까.

└ 진짜 잘 만들었더라. 나도 무심코 1화를 보기 시작했다가. 정신 차려보니까 어느새 새벽이고 8화까지 다 봐버렸음. ㅋㅋㅋㅋ 지금 성적 정도면 대박 난 거죠?

└ 대박요? 이건 대박을 넘어 초대박 수준도 넘어선 것 같은데. 그냥 드라마 하나가 넷티비 가입자를 폭증시키고 있는 상황임. ㄷㄷㄷ

└ 현재 가장 큰 수혜자가 바로 넷티비라는 말이 있음. 다른 드라마나 영화처럼 대박이 났다고 러닝 개런티를 주지 않아도 되니까. 우리 주연 배우들 아쉽겠네. ㅠㅠ

└ ㄴㄴ 제작비 보니까 배우들 몸값에 엄청 투자했던데? 괜히 회당 35억이라는 말도 안 되는 금액이 들어간 게 아님. ㅋㅋㅋ 거기에 이번 왕자의 난 대박으로 몸값 숫자가 달라졌을걸?

└ ㅇㅈ 해외에서도 지금 왕자의 난에서 배우들이 입었던 도포랑 갓에 대해 관심을 엄청 가지고 있음. 거기에 배우들 연기도 끝내준다고 저 배우 누구냐고 질문도 계속 올라오고 있고.

└ 아니. 그냥 넷티비 역사상 이정도의 파급력을 가지고 온 드라마가 없었어요. ㅋㅋㅋㅋㅋㅋㅋ 괜히 시즌2 이야기가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게 아님. 그냥 미친 성공을 거둔 거임. ㄷㄷㄷ

말 그대로 신드롬이었다. 지금까지 제작된 드라마의 신드롬이 국내 한정으로 벌어졌다면.

이번 넷티비를 통해 공개된 ‘왕자의 난’은 해외 시청자들의 마음까지 제대로 흔들어버린 셈이다.

이미 공개와 동시에 각국의 실시간 검색어를 장악한 것만 보더라도. 얼마나 흥행하고 있는지에 대해 알 수 있었다.

거기서 끝이 아니었다. 검색어 순위보다 중요한 해외 각종 커뮤니티에서 언급이 끊이질 않는다는 것. 오히려 ‘왕자의 난’ 인기는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분석까지 나오고 있을 정도였다.

“대체 그 왕자의 난이라는 드라마가 얼마나 재밌길래 그러는데?”

이런 호기심을 가지고 1편을 시청한 이들조차. 정신을 차리고 나니 마지막 편을 보고 있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었다.

“지금 당장 왕자의 난을 보라고 브로! 이거 안 보고 있다가 내용 스포당하면 재미가 반으로 줄어든다고. 얼른 넷티비 가입해!”

그 다음 주변에 적극적으로 ‘왕자의 난’을 홍보하기 시작한 것. 이러한 현상으로 인한 넷티비 유료 가입자 증가는 당연한 순서였다.

한 가지 더. ‘왕자의 난’ 주연을 맡은 배우들에게 시선이 쏠리기 시작했다.

그 기쁜 소식에 축하주를 먹자 해서 김정범의 집에 모인 연사모 형들과 나였다.

“서준아. 지금 떠들썩한 이야기 들었어?”

“네. 안 그래도 넷티비가 아주 활짝 웃고 있다면서요?”

“정체되었던 가입자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었는데. 기대하기는커녕 전혀 예상치도 못했던 곳에서 대박이 터져버렸으니.”

그랬다.

한동안 정체되어 있었던 가입자 수 때문에 고민이 많았던 넷티비였다.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기 위해. 한국 드라마 제작 시장에 뛰어든 것도 저러한 이유 때문이었고.

그런데.

아시아 시장 개척을 위해 제작한 ‘왕자의 난’이 초대박이 터져버렸다. 아시아뿐만 아니라, 서양에서도 멈췄던 가입자가 대폭 증가하기 시작한 것.

그렇게 넷티비에서 제작한 드라마 ‘왕자의 난’의 엄청난 흥행 성적은 다른 곳에서도 대박이 터지게 만들었다.

“어? 그러고 보니 서준이 네가 주식 사라고 하지 않았었나? 넷티비 주식 사라고 촬영 전부터 강조했잖아. 지금 넷티비 주식 장난 아니던데.”

“형은 안 샀어요? 제가 꼭 사라고 했잖아요. 우형이 형이랑 우승이 형은요?”

“난 샀지.”

“나도. 형들이 서준이까지 함께 드라마를 찍는다는데. 무조건 대박이 날 것 같았거든. 지금 언제쯤 팔까 고민 중이야.”

역시. 안 그래도 형들에게 살짝 귀띔을 해두었던 참이었다. 우리 드라마가 대박이 난다면 주가에도 좋은 영향이 있을 테니 살짝만 사보라고.

다행히 내 말을 귀 기울여 들은 박우형과 김우승은 제법 산 모양. 활짝 웃는 표정만 보더라도 알 수 있었다.

문제는.

“아이고. 이럴 줄 알았으면 전 재산을 투자하는 건데. 맛만 본다고 살짝 넣어놨는데. 이게 이렇게까지 오를 줄이야.”

믿음이 부족했던 김정범이 재미 삼아 몇 주만 샀던 모양. 시뻘겋게 변한 숫자를 보면서 배가 아프다며 뒹굴뒹굴 구르기 시작했다.

박우형, 김우승이야 나를 믿고 제법 산 것 같지만. 김정범이 재미 삼아 몇 주만 산 것도 이해할 수 있는 행동이었다.

당장 ‘왕자의 난’이 공개되기 전까지만 하더라도. 넷티비의 주가는 계속해서 저점을 뚫고 있었으니까. 결국 내 말을 들은 형들만 바닥에서 제대로 주운 셈이다.

지금 바닥에서 구르고 있는 김정범만 제외하고는.

“정범이 형. 너무 욕심이야. 이번에 출연료부터 시작해서 광고비도 껑충 뛰었다며.”

“그건 맞지. 그래도 아깝잖아.”

“아깝긴. 시즌2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면서. 만약 제작이라도 되면 이번보다 몸값도 훨씬 오를 사람이. 욕심 너무 부리면 벌 받아.”

그렇게 형들의 달램을 받고 있던 김정범의 고개가 이쪽을 향해 홱 움직였다.

“어? 그러고 보니 형들에게 넷티비 주식 사라고 한 장본인은 어떻게 되었을까? 분명 오른다는 확신이 있었을 테니 많이 투자한 거 아니야?”

오랜만에 헛탐정 김정범이 발동되었는지. 데굴데굴 구르던 몸조차 일으키더니 나를 향해 슬금슬금 다가온다.

마치 범인은 바로 너다! 이렇게 외치는 듯한 표정으로.

그런 김정범에게 내가 단호하게 대답해주었다.

“비밀이에요.”

“왜왜왜. 알려줘!”

괜히 알려주었다간 다시 바닥을 구르기 시작할 것 같거든. 김정범이 대답을 듣기 위해 살살 더 꼬셨지만. 나는 단호하게 고개를 저었다.

아직 11살이기에 주식. 그것도 해외 주식에 투자하려면 꽤나 이것저것 준비할 것들이 필요했다.

그래서 미리 다 해두었다. 서도현에게 넷티비 측이 관심을 보인다는 이야기를 들었던 그 순간부터.

그런 내 표정을 읽기라도 한 것일까.

“와. 그러면 형들에게 비밀로 할 정도로 투자를 했다는 건데. 우리 서준이 이번 기회에 대체 얼마를 번 걸까?”

김우승이 멍한 얼굴로 날 바라보며 말했다. 사실 좀 담긴 했다. 김도경 시절보다 훨씬 더 넷티비 주식이 무릎 아래에 있어서.

욕심은 부리지 말고. 적당히 어깨쯤에 올라왔다 판단되면 처분해야지.

나는 자연스럽게 김정범에 배운 화제 돌리기 스킬을 시전하였다.

“형들. 그런데 13일에 공개되자마자 다 같이 모여서 봤잖아요. 어땠어요?”

그리고.

‘화제 돌리기’ 스킬의 위력은 매우 훌륭했다!

방금 전까지 헛탐정 김정범을 연기하던 형조차 반짝거리는 눈동자로 돌아왔으니.

“크. 끝내줬지. 사실 2, 3화까지만 보고. 자고 일어나서 마저 보려고 했거든?”

“맞지.”

“심지어 형들이랑 맥주 한 캔씩 손에 들고 1화를 보기 시작했잖아.”

그날의 흥분이 아직도 가라앉질 않았는지. 박우형조차 열심히 고개를 끄덕이며 동조한다.

“그런데! 정신을 차리고 보니 어느새 새벽인 거야. 우리 모두 화장실 갈 시간조차 아까워하면서 봤다니까.”

“맞어. 그리고 마지막까지 맥주 한 캔도 그대로 있었고. 손에 든 맥주 생각도 안 날 정도로 끝내주게 재밌었어.”

안 그래도 농담처럼 이런 말이 떠돌고 있었다. ‘절대로 출근 전날 밤에 보지 마라! 밤을 새고 출근해야 할지도 모를 테니까.’ 이렇게 피해자들의 경험담이 속출하면서 말이다.

‘왕자의 난’이 첫 공개되던 날을 떠올리던 김정범이 아쉽다는 표정을 짓는다.

“서준이 너도 같이 있었으면 정말 좋을 텐데. 우리 서준이 얼른 쑥쑥 자라야 형들하고 맥주도 한 캔 하고 그럴 텐데.”

이 형이 뭘 모르네.

“정범이 형. 제가 20살이 되면. 형 나이가 아마···.”

“크흠. 생각해 보니까. 우리 서준이는 지금 이대로가 딱 좋은 것 같아. 그렇지?”

“맞지. 귀여움 담당이잖아.”

“으이구. 본전도 못 건질 거 또 왜 건드리고 그래. 그보다 진짜 시즌2 이야기 나오고 있어?”

나와 김정범의 대화에 낄낄거리던 김우승이 불쑥 물었다. 아무래도 ‘왕자의 난’을 정말 재밌게 본 팬으로서 궁금한 모양.

김우승의 질문에 대답을 시작한 건 박우형이었다.

“아직 정해진 건 없는데. 아무래도 넷티비 측에서 매우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 같더라. 특히 내부 관계자들을 데리고 시사회를 했을 때부터 그 이야기가 나왔던 것 같은데. 아무래도 동양 퓨전 사극이 얼만큼 통할지 몰라 고민을 하던 차에 이 정도의 대박이 터졌으니. 시즌2의 가능성이 대폭 올라간 거나 마찬가지지.”

그러니까.

내가 가끔씩 흥분을 하면 사총사 친구들에게 우형이 형처럼 저렇게 다다다 말을 했다는 거지. 그것도 매번 했던 말을 계속 반복하면서? 반성해야겠다.

어쨌거나. 박정아 작가가 확실히 스타 작가였다. ‘왕자의 난’을 확실하게 닫힌 결말이 아니라. 시청자들이 시즌2도 떠올릴 수 있도록 곳곳에 장치들을 두었으니까.

그렇기에 ‘왕자의 난’을 본 시청자들이라면 자연스럽게 시즌2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어? 그러면 우리 서준이는 어떻게 되는 거야?”

박우형의 이야기에 고개를 끄덕이던 김우승이. ‘왕자의 난’ 결말이 떠올렸는지 나를 보며 물었다.

*

“···.”

김시율은 숨조차 죽인 채 화면을 바라보고 있었다. 분명 3번째 다시 보고 있는 마지막 화임이 분명한데.

8화의 마지막을 보고 있는 김시율의 눈동자가 눈물에 흐려진다. 3회차 정주행임에도 어느새 또 자신도 모르는 사이 세자에게 몰입된 것이다.

배우 차서준의 팬이라서가 아니라, ‘왕자의 난’ 시청자로서 당당히 말할 수 있었다. 이번 흥행의 비결은 시청자들을 세자에 몰입하게 만든 차서준의 연기력 덕분이라고.

-···아바마마. 정녕 이것이 이 나라를 위한 선택이라고 보시옵니까.

-세자. 아니, 영아. 아직 이 아비가 건재하거늘. 왕위를 노린다는 것이 무슨 의미인지조차 모른 채 시작했단 말이더냐.

-쿨럭. 하하하. 그래서 형님을 아바마마의 손으로 보내신 것이옵니까! 그깟 화냥년의 치마폭에 휘둘려서!

-네 이노옴! 너 하나 때문에 죽은 대신들이 수십이다! 아직도 정녕 네놈의 죄를 모르는 것이냐!

세자의 꿈은 결국 물거품으로 끝이 났다.

왕이 잠시나마 역모를 꿈꾸었던 좌의정 조인규를 잠시 눈감아 주는 대신. 세자를 내치고 애첩에게서 얻은 아들을 세자로 만들고 싶어 했기 때문.

왕은 아직 어린 아들이 세자의 자리에 오르기만 한다면. 그때 반역을 꾀했던 조인규를 죽일 생각이었다.

-아직도 네놈이 정신을 차리지 못했구나. 어찌하여 천륜을 저버리고 네 동생을 죽이려고 한단 말이더냐.

-누가 제 동생이옵니까! 제게 핏줄이란 제 형님 단 한 분뿐이었습니다!

결국 수족이 모두 잘린 세자는. 왕을 끌어내리고 왕위를 찬탈하려 했다는 죄를 받아 사약을 받게 되었다.

아스라이 어딘가를 바라보며 쓰러지는 세자. 그 모습과 서서히 겹치며 나오는 회상 장면. 애첩의 치마폭에 쌓이기 전의 왕과 왕자들의 행복하던 시절의 모습.

그리고.

전환되는 화면.

-과연 그년이 낳은 왕의 씨가 정녕 왕가의 핏줄이라 생각하시오?

의미심장한 대사와 함께 끝나는 ‘왕자의 난’

“어? 이러면 왕자의 난 시즌2가 제작되어도. 우리 차 배우는 못 나올 텐데?”

그랬다.

결국 사약을 받아 죽음을 맞이한 세자가 시즌2에 부활할 수는 없었다. 그렇게 된다면 드라마의 장르 자체가 달라지게 될 테니.

“그러면 우리 차 배우의 차기작을 기대해도 되겠네? 할리우드 영화 디멘션 소서러에, 넷티비 드라마 왕자의 난까지. 대체 차기작은 어떤 것을 고를까.”

이렇듯 ‘왕자의 난’을 끝까지 본 팬이라면. 배우 차서준의 차기작에 관심을 가지지 않을 수 없었다.

*

서도현이 불러서 대표실에 도착한 나는 흥미로운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서준아. 꽤나 좋아 보이는 제안 하나가 들어왔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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