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퇴역병의 아포칼립스 (205)화 (205/227)

205화 북진기 (5)

“쿨럭! 게흑! 끄으으으윽……!”

“오, 아직 살아 있었네?”

콱!

“아아아아아아아아아악!”

“기차 화통을 삶아 먹은 걸 보니 아직 호랑이 기운도 충분한 것 같고. 여기 오기 전에 콘푸레이크 한 그릇 잡수셨나?”

나는 그 끔찍한 155mm 고폭탄이 미친 듯이 쏟아진 폭심지로부터 제법 멀리 떨어진 곳에서 엉금엉금 기어 가고 있던 저격수의 등을 짓밟았다.

놈의 하반신은 완전히 끊어지지 않은 게 신기할 정도로 너덜너덜한 상태였지만, 실력 있는 병원에 데려가서 몇 개월 치료하면 휠체어 레이싱에 출전할 수 있을 정도는 되었다.

“끄윽, 으으으윽…… 이 개새……!”

“무고한 민간인들을 좀비 밥으로 던지거나 노예처럼 부려 먹은 너희는 사람 새끼고, 너희랑 드잡이질 하고 있는 나는 천하의 개새끼다, 그치?”

놈의 머리채를 잡아서 강제로 일으켜 세운 뒤, 복부에 주먹을 박아 넣었다.

놈이 쿨럭! 하고 각혈을 했지만 일말의 동정심도 생기지 않았다. 오히려 샌드백이나 마네킹을 때려도 이것보단 더 미안하지 않을까 싶을 만큼.

“사실 네가 그런 악독한 집단의 하수인이 아니라고 해도 상관없어. 저격수라는 포지션으로 우리 군의 앞길을 막은 것만으로도 처형할 이유는 충분하거든.”

“그륵, 흐으으…….”

“대한제국파에서 네게 백업 부대를 따로 붙여 줄 정도로 꽤나 신임을 받고 있는 모양인데, 그럼 당연히 알고 있는 것도 많겠지.”

“난 입도 뻥긋 안 할……컥!”

“입도 뻥긋 안 한다며, 병신아.”

당장이라도 죽을 것 같은 놈의 복부에 무릎을 찍어 올려서 완전히 기절시켰다.

피를 좀 흘리긴 했지만, 상처가 고열에 익은 탓에 저절로 지혈이 되었다. 오히려 항생제를 듬뿍 먹이고 소독 처리를 하지 않으면 환부 전체가 괴사해서 통째로 잘라 내야겠지.

당연하지만 내겐 친절하게 놈의 환부를 보듬어 줘야 할 이유가 없다. 어차피 그리 길게 살려 둘 생각도 없기 때문에 일부러 환부를 방치하는 게 도움이 된다.

기절한 놈의 사지를 노끈으로 단단히 묶고, 그 위에 한 번 더 청테이프를 칭칭 감았다.

딱 봐도 뭔가 알고 있는 게 많을 것 같은 놈이지만, 알량한 정보 몇 개 얻으려고 고문하고 윽박지르는 시간이 더 아깝다.

나는 쌀 포대처럼 축 늘어진 놈을 어깨에 들쳐 메고서 한창 교전이 벌어지고 있는 방향으로 이동했다.

포항에서 북진한 선봉대, 안성에서 북진한 선봉대가 거의 동시에 교전을 시작했다는 보고를 받았다.

양측 세력의 선봉대 규모는 기껏해야 중대~대대 단위라서 전장 전체에 포탄이 빗발치고 온 세상이 요동치는 빅 이벤트는 일어나지 않는다.

하지만 분명 수백, 수천 명의 사람들이 고작 거점 하나, 길목 하나를 두고 엎치락뒤치락 하고 있는 만큼 요란하기는 매한가지였다.

한반도 이남 지역, 그러니까 2026년 기준으로 최후방에 해당하는 남부 지방에 남은 군수 물자나 장비가 대단해 봐야 얼마나 대단하겠나? 전차는 고사하고 당장 굴리는 장갑차도 병력 수송과 임시 방벽으로 사용하는 게 고작인 깡통이 대부분이다.

이 판국에 박격포나 중화기를 운용하는 병력은 엘리트 집단이고, 곡사포를 이용한 포격 지원이나 헬기를 이용한 화력 투사, 정찰 지원을 받을 수 있다면 SSS급 군대인 거다.

다행히 내가 지원하는 대구 군부는 한반도 이북 지역에 자리 잡은 대한민국 최정예군 수준은 아니어도 2선급 화력을 투사할 여력은 있었다.

‘문제는 같은 2선급 화력 기준으로 비교했을 때 적들도 만만찮다는 거지.’

폭심지로부터 완전히 벗어나, 야트막한 산을 넘고 도로에 도달하자 이미 길목 일부를 확보한 아군 부대가 나를 반겨 주었다.

내가 저격수의 백업 부대 일부를 끌어들여서 포격으로 끝장내자 곧장 놈들의 허를 찌른 끝에 거점을 장악한 것이다.

“괜찮으십니까, 이승권 각성자 대표님.”

“괜찮아요. 그보다 전술 차량 한 대만 내줘요. 전방에 각성자 유격대를 먼저 보냈는데 저도 그쪽에 합류할 생각이거든요.”

“그 정도는 어렵지 않습니다. 어차피 저희도 이쪽을 빠르게 정리하고 이동할 생각이었습니다.”

어느 수송병이 건네준 키를 받아든 나는 사지가 결박된 놈을 전술 차량 앞에 묶었다. 매드맥스에서 황무지의 야만인들에게 붙잡혀 차량 앞에 매달린 주인공처럼.

“각성자 대표님, 그놈은……?”

“적 진영에서 우리를 저지하기 위해 내보낸 정예 저격수입니다. 백업 부대까지 따로 붙어 있을 만큼 적지에서 신임을 받고 있는 놈이니 따로 써먹을 구석이 있을 겁니다.”

“……그러십니까.”

저격수는 사로잡으면 무조건 처형이라는 내 생각은 지금도 바뀌지 않았지만, 이왕 처형할 거 조금 더 이득을 보고 싶다.

내가 미리 명령해 둔 대로 아군은 포로를 잡지 않았다.

적 선봉대의 옆구리를 그대로 들이친 아군은 빠르게 놈들을 무력화시켰고, 지금은 무수히 쌓인 시체들 사이를 돌아다니며 확인 사살을 하고 있었다.

간혹 시체들 사이에서 부상자가 투항 의사를 보였지만, 이미 강원도에 자리 잡은 각성 범죄자들이 어떤 짓을 저질렀는지 모르는 군인들이 없었기에 코웃음 치며 그들의 미간에 납탄을 박았다.

백번 양보해서 2차 세계 대전 당시의 독일에선 유대인 학살을 비롯한 각종 전쟁 범죄에 직접적으로 관여하지 않고, 그저 뒤틀린 애국심과 강요에 못 이겨 나치의 일원이 된 자들도 더러 있었다.

개중에는 정말로 연합군과 다를 바 없는 평범한 인간들도 있었다지만, 이번 전쟁은 다르다.

각성 범죄자들 중 같은 인간의 고혈을 빨아먹지 않은 놈이 없었고, 심지어 직접 손에 피를 묻힌 놈들도 상당히 많았다.

테러리스트를 돕는 민간인에게도 죄를 묻는 시대인데, 하물며 놈들과 동조에 같은 범죄를 저질렀다면 같잖은 도덕이나 인권을 들먹이며 살려 둘 이유가 없다.

고작 그런 이유로 확인 사살을 거부하거나 적을 동정하는 아군이 있다면 내가 직접 머리통을 깨 버릴 것이다.

‘모든 일에는 마땅히 대가가 따른다. 이 개새끼들은 지금 그 대가를 받고 있는 것뿐이야.’

남의 목숨을 파리 목숨 취급하면서 노리개처럼 가지고 놀고, 사람을 좀비 사료에 써먹은 놈들이 이제 와서 제 목숨은 아깝다며 자비를 구걸한다? 만약 이 시대에도 가스실이 있었다면 내가 솔선수범해서 저놈들을 밀어 넣고 가스 밸브를 열었을 거다.

전술 차량 전방에 저격수를 매달아 두고 오랫동안 사람의 손길을 타지 않은 길을 따라 거칠게 액셀을 밟았다.

눈이 조금 쌓인 탓에 도로가 질척거리긴 했지만, 차량 한 대가 움직이지 못할 정도는 아니었다. 겨울의 도로 사정에 대비해서 타이어에 체인도 감아 뒀다.

차량이 거침없이 내달린 탓에 겨울바람을 그대로 얻어맞은 저격수는 금세 정신을 차렸다. 놈이 차창 밖에서 몸부림치며 무어라고 소리쳤지만 내 알 바는 아니었다.

오히려 이승 공기를 조금이나마 더 마시게 해 주고 있으니 감사를 받아도 모자랄 지경이다.

‘우리 선봉대가 길을 뚫어 뒀으니 전초 기지 구축을 끝마친 선행 부대가 본대를 이끌고 안동과 예천, 그리고 영주를 순차적으로 먹고 북진할 거다. 이 기세라면 본대가 경상북도 경계를 넘기까지 일주일도 안 걸리겠어.’

본대의 준비는 이미 모두 끝났다고 들었다. 전초 기지 구축을 비롯해서 보급과 통신 체계도 갖췄으니 나머지는 최소 사단 규모의 군을 이동하는 것뿐이다.

게다가 타격과 섬멸, 점거를 진행하는 건 비단 육군만이 아니다.

후방에서 마지막 준비까지 끝내고 무사히 본대에 합류한 김진경 경장과 채성아가 얼마 전에 연락을 보내 왔다. 미 해군이 운용하는 군함이 이미 울진 앞바다에 도착했다고.

각 거점 간의 통신 설비와 각성자들의 능력으로 강화한 무전기로 통신 체계를 강화한 덕분에 우리는 거의 리얼타임으로 중요한 연락을 주고받고 있었다.

“변수라고 한다면 역시 놈들이 사냥개처럼 부리는 좀비들, 그리고 불법 무기로 무장한 강력한 각성 범죄자 본대가 직접 나서는 거지.”

헬조선이 좀비를 사냥개처럼 써먹는 전술, 새천년평화교가 변종 좀비를 이용해 인위적으로 좀비 웨이브를 일으키는 전술, 거기에 각성 범죄자들의 스킬과 아이템까지 더해진다면 난장판이 벌어질 것은 기정사실이다.

나는 저 앞에서 불기둥이 치솟고 있는 적 전초 기지를 확인하고서 차량의 속력을 높였다.

놈들이 수백만 대구 시민들을 제물로 바쳐 다음 단계로 나아가고자 하는 더러운 욕망을 품고 있듯이, 나도 놈들을 모조리 처죽이고 레벨 업 해서 더 향상된 스킬로 인류 사회를 복구하겠다는 사사로운 욕망으로 움직이고 있다.

인간답게 살고자 하는 사람들은 좋든 싫든 나를 따를 것이고, 짐승답게 죽고자 하는 놈들은 저쪽에서 우리를 기다릴 것이다.

끼기기기긱!

아슬아슬하게 차량이 전복되지 않도록 비스듬하게 정차한 나는 차량 앞에 매달려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고 있는 놈을 끌어내렸다.

백업 부대도, 선봉대도 모두 박살 난 지금 적들도 전초 기지가 하나둘씩 박살 나고 있다는 보고를 입수했을 터. 우리보다 조금 더 빠르게 본대를 투입할 것은 자명했다.

이미 박살 낸 전초 기지를 우리가 다시 사용할 일은 없으니 이곳에 적당한 ‘장식품’을 세워 둘 생각이다.

나는 박살 난 전초 기지 한복판에서 천으로 칼에 묻은 피 기름을 닦아 내고 있던 진가희를 손짓으로 불렀다. 지금부터 약간의 가르침을 줄 생각이다.

다른 이들에 비하면 상당히 어린 데다 군필도 아니었지만, 진가희는 이미 한 명의 어엿한 전사이자 군인이었다. 그렇기에 더 배워야 한다.

“좀 늦었네요. 왜 이제야 와요?”

“저격수를 미끼로 써서 백업 부대까지 일망타진하는 게 쉬운 줄 아나. 뭐, 나는 쉬웠지만.”

진가희가 노골적으로 재수 없다는 표정을 지어 보였지만, 내가 잘난 것은 팩트였기에 대미지는 없었다.

“그보다 우리가 놈들의 전초 기지를 쑥대밭으로 만들었으니 곧 지원 요청을 받은 놈들의 본대가 강원도 경계, 정확히는 태백시와 삼척시를 사수하기 위해 이쪽으로 치고 내려올 거야. 그때가 되면 우린 이미 영주와 울진을 먹고 재정비해서 놈들을 쌈 싸 먹을 준비나 하고 있겠지만, 아무튼 중요한 건 그게 아니지. 이곳에 당도한 놈들이 누굴 상대로 깝치고 있는지 현실을 알려 줘야 하지 않겠어?”

“뭘 하려고요?”

“우리의 결의를 보여 줘야지.”

의미도 없는 복무 신조를 외칠 게 아니라 놈들의 뇌리에 박힐 만한 걸 직접 보여 주는 게 더 낫다.

나는 사지가 결박되어 있는 놈을 턱짓으로 가리켰다.

정신을 차린 놈은 자신 박살 난 이곳이 한때 자신의 아군이 자리 잡고 있던 베이스캠프라는 것을 깨닫고 잔뜩 긴장한 눈치였다.

“이놈이 내가 말했던 그 저격수야. 전장에서 가장 먼저, 가장 확실하게 죽여야 할 놈들 중 하나지. 또 너처럼 몸으로 뛰는 타입에겐 최악의 적이기도 해.”

“음, 그렇게 위협적으로 보이지는 않는데요? 솔직히 말하면 아재가 더 위험해 보이거든요.”

진가희는 이놈보다 한동석이 더 위협적으로 느껴진다고 말했지만, 그건 이놈이 어떤 스킬과 어떤 무기를 다루는지 잘 몰라서 그런 거다.

나와 만나기 전부터 한동석과 페어를 짜서 활동한 덕분에 서로에 대해 잘 아니까 경계할 수도 있는 거지, 아예 정보가 없는 대상은 뭘 어떻게 경계해야 하는지도 몰라서 무심코 얕잡아보는 경향이 있다.

“겉보기엔 그렇지, 하지만 이놈도 엄연히 각성자야, 백업 부대가 있기는 했지만 부사수 없이 단독으로 움직일 만큼 실력 있는 저격수인 건 말할 것도 없고. 내가 이놈 하나 잡으려고 DNA 샘플을 얼마나 소모했는지 알면 깜짝 놀랄걸?”

아무튼 중요한 건 그게 아니고.

흠흠, 목을 가다듬은 나는 저격수를 어떻게 몰아세웠고 저격에 어떻게 대응했는지, 또 저격수를 어떻게 붙잡았는지에 대해서 진가희에게 낱낱이 설명해 주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저격수를 사로잡으면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지금 보여줄 생각이다.

“저격수는 상당히 고급 인력이라 아는 게 많아서 작정하고 고문하면 이것저것 캐낼 수 있을지도 몰라. 하지만 이런 고급 병과(인재)는 대부분 고도의 훈련을 받았고, 또 혹시 모를 사태에 대비해 상관이나 자기 자신의 선택에 의해 고의적으로 정보를 차단하기도 해. 백 날 천 날 고문해도 정보를 뱉을 수 없도록, 처음부터 자신이 알아야 할 것 이상의 정보는 머리에 담아 두지 않는다는 뜻이야.”

“그래도 고문하면 뭔가 얻어 낼 수는 있을 것 같은데요?”

“그럴지도 모르지. 하지만 지금 우리는 전쟁 중이고, 그럴 시간적 여유가 없어. 그럼 우리에게 있어선 계륵이고, 적에게는 꼭 되돌려받아야 할 귀중한 인재를 어떻게 처리해야 할까?”

“음, 인질 교환?”

“그것도 나름 참신한 발상이긴 한데, 애초에 최소한의 대화가 통하는 상대가 아니면 의미 없는 시도야. 당연히 지금 우리가 상대하고 있는 놈들은 해당 사항이 없지. 정답은 처형하고, 트로피처럼 장식해 두는 거야. 모두가 똑똑히 볼 수 있도록.”

나는 벌벌 떨고 있는 저격수가 쇼크로 즉사하지 못하도록 상점창에서 구입한 진통제를 놈의 목덜미에 꽂아 넣었다. 이러면 놈이 끔찍한 고통을 느낄 수는 없겠지만, 대신 멀쩡한 정신으로 자신의 몸이 토막 나는 광경을 지켜봐야 한다. 마지막 순간까지.

나는 반드시 죽여야 할 놈이라면 육체를 망가뜨리는 것보다 정신을 망가뜨리는 걸 더 선호한다.

칼도, 총알도 박히지 않는 정신을 무형의 칼날로 갈기갈기 찢어 버릴 때 극악무도한 놈들이 보여 주는 절망은 매우 감미롭기 때문이다.

만약 신과 사후 세계가 존재한다면 그놈들은 죽어서도 벌을 받겠지만, 그래도 ‘맛보기’ 없이 그냥 죽어 버리는 건 너무 허무하지 않겠나. 내가 좀 거들어 주는 것뿐이다.

“반드시 죽어야 할 놈을 붙잡았다면, 놈들이 왜 끔찍하게 죽어야 하는지 그 이유를 확실히 알려 줘. 눈을 감는 그 순간까지도 자신이 저지른 모든 악행에 대해 후회하게끔. 아, 그래도 착각하지는 마. 이건 같잖은 영웅 놀이 같은 게 아니니까. 굳이 비유를 하자면 누구도 선뜻 나서기 싫어하는 환경미화 같은 거야. 지천에 널린 쓰레기를 내가 굳이 힘들여 치운 다음 압착 프레스로 조지고 불태우는 걸로 약간의 만족감을 얻는 봉사활동이지.”

“음, 잘 모르겠지만 대충 이해는 했어요.”

팔짱을 끼고 고개를 끄덕이는 진가희는 단 1초도 눈을 돌리지 않고 내가 뭘 하는지 모두 지켜보았다.

사회성이 떨어지는 내가 ‘후배’에게 가르쳐 줄 것이라고는 이런 것뿐이다.

나는 절망과 공포, 소리 없는 비명 속에서 깔끔하게 토막 난 저격수의 사체를 전초 기지 외부에서 훤히 보이는 장소에 가져가, 놈들의 방식대로 구조물을 세우고 악취미스럽게 장식했다.

능력 있는 각성자나 알고 있는 게 많은 놈들은 포로로 잡아서라도 살려 두는 게 정석이라고?

아니, 우린 놈들 상대로 단 한 명의 포로도 잡지 않겠다는 확실한 의사 표명을 할 생각이다.

뒤늦게 이곳에 도착한 놈들의 지원 부대가 이 광경을 본다면 그제야 자신들이 누구를 건드렸는지 이해하겠지.

너흰 평생 전쟁을 잊고 김해 구석에 처박혀 배달 음식과 넷플러스를 즐기며 여생을 마감할 예정이었던 남자를 건드린 거다.

“너희가 자초한 거다.”

그러니 겸허하게 받아들이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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