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7화 투쟁기 (27)
시장이라는 자리는 사실 대한민국에서 그리 대단한 위치가 아닐지도 모른다.
대구 시장 허판석이 그렇게 생각한 이유는 최근 자신의 권위에 금이 갔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엄밀히 말하면 본인만 그렇게 느끼고 있을 뿐이지만, 원래 권위라는 것은 해당 직책이 자랑하는 중요성과 타인의 존중으로부터 나오는 법 아닌가.
따라서 사람들이 대구 시장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다면, 또 존중하고 있다면 결코 ‘그런 결정’이 내려질 리 없다. 자신의 허가를 받기는커녕 의견도 묻지 않고 외부 출신 각성자를 받아들이는 결정 말이다.
그래, 백번 양보해서 그 정도는 대구를 공동으로 임시 통제하고 있는 군부의 판단하에 진행시켰다고 한다면 가볍게 항의만 하고 넘어갔을 것이다. 어찌 됐건 군부가 있기에 대구도 최소한의 치안을 보장받을 수 있는 것이니까.
하지만 그 외부 출신 각성자가 어떤 수단을 써서 동대구역을 날름 집어삼켰다면 얘기가 달라진다.
쾅!
자신이 직접 스카웃한 각성자들의 호위를 받으며 2작사로 직접 쳐들어간 허판석이 한 집무실의 문을 뻥 걷어찼다.
상식적으로 생각하면 아무리 화가 났다고 해도 절대로 해선 안 될 행동이지만, 다른 사람이 제지하기엔 허판석이 가진 야욕과 대구 내에서의 지위가 너무 컸다.
게다가 같은 군부 사람도 아니고, 민간인인 그가 군의 높은 사람을 상대로 딱히 주눅들 이유도 없었던 것이 한몫했다.
“신해룡 총장! 지금 이게 뭐 하는 짓입니까?!”
“……저야말로 묻고 싶군요, 허판석 시장님. 지금 이게 다 무슨 일입니까? 사전 연락도 없이 갑자기 찾아와서는, 이런 경우 없는 행동을 하시다니요.”
“경우 없는 행동? 지금 경우 없는 행동이라고 했습니까? 허 참! 방귀 뀐 놈이 성낸다더니만!”
“우선 진정하시고 차근차근 얘기해 보지요. 아무래도 좀 과하게 흥분하신 것 같은데.”
“그럼 흥분 안 하게 생겼습니까?! 당신네가 독단으로 받아들이고 활동까지 허가해 준 그 외부 출신 각성자가 어떤 짓을 저질렀는데!”
외부 출신 각성자를 언급하자 신해룡이 흠칫했다.
그 기색을 눈치챈 허판석이 이때다 싶어 더욱 몰아쳤다. 자신이 주도권을 잡았다고 생각한 것이다.
“찔리는 게 있기는 한 모양입니다? 아니, 당연히 찔려야지! 그놈이 대구 시장인 내 허가도 없이 동대구역을 꿀꺽했으니까!”
“잠깐, 그가 동대구역을 꿀꺽했다는 게 무슨 의미인지 모르겠군요. 무력으로 불법 점거라도 했다, 이런 의미인가요?”
“몇 시간 전에 나한테 시스템의 메시지가 왔습니다! 각성자도 아닌 나한테 시스템 메시지가 왜 왔나 싶었는데, 내용을 살펴보니 그놈이 동대구역을 ‘강제 탈취’했다는 내용이 떡하니 쓰여 있더랍니다! 내가 그걸 보고 어찌나 어이가 없었는지, 혹시 몰라 사람까지 직접 보내서 확인해 봤습니다.”
그런데 이게 웬걸? 정말로 동대구역은 이전의 동대구역보다 한층 더 거대하고 세련된 느낌으로 탈바꿈한 상태였고, 수많은 사람들이 그곳을 찾고 있었다.
그 규모가 어찌나 대단했는지, 허판석이 철저하게 대구 내의 물자를 관리하기 위해 자신의 사람들을 심어 두었던 복합 환승 센터가 초라해 보일 정도였다.
세상은 이미 힘과 물자, 그리고 그것을 통제할 수 있는 권력이 전부인 시대가 됐건만, 허판석은 당연히 자신의 소유라고 생각했던 동대구역이 남의 손에 넘어갔다는 보고를 받자마자 본인의 권위에 금이 갔다고 결론을 내린 것이다.
“동대구역은 엄연히 대구에서 관리하는 주요 거점 중 하나입니다! 그런데 그걸 내 의견도 묻지 않고, 내 동의도 구하지 않고 외부 출신 각성자가 점거했다는 게 말이나 됩니까?! 아니면 뭐, 당신네들이랑 그놈이랑 손잡고 나 물 먹이려고 작정이라도 한 겁니까?”
“우선 좀 더 빨리 이쪽 사정을 전달했어야 했음에도 미흡했던 점에 대해선 미리 사과드리지요. 하지만 당시 동대구역으로 무단 침입한 기차와 그것을 조종하는 각성자에 대한 처우를 군부 측에 맡긴 것은 시청 아니었습니까? 우리는 절차에 따라 일을 처리했고, 원만한 합의를 이끌어 냈습니다. 누구 하나 다친 사람도, 재산적 손해를 입은 사람도 없었지요. 설마 그 사람이 동대구역을 통째로 점거할 거라곤 우리도 예상치 못했지만요.”
“중요한 건 그쪽에 책임이 있다는 것 아니겠습니까. 다 필요 없고, 군부에서 그놈을 강제로 끌어 내든가, 동대구역의 통제권을 포기하라고 통보하십시오. 나 허판석이 두 눈 시퍼렇게 뜨고 있는 한, 대구와 그 시민들의 재산은 외부인이 털끝 하나 건드릴 수 없을 겁니다!”
허판석은 결코 동대구역이 자신의 것이라고 말하지 않으면서, 한편으로는 교묘한 화법으로 동대구역의 통제권이 대구와 그 시민들에게 돌아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대구 시장이 누구인가? 허판석이다.
대구 시민들이 믿고 따르는 것은 누구인가? 수백만 피난민들 때문에 여론이 반반이긴 하지만 허판석을 지지하는 사람들도 결코 적지 않다.
그런 자신이 강력하게 요구한다면, 일정 부분 책임이 있는 군부에서도 결코 거절할 수 없으리라는 걸 누구보다 잘 알았다. 정치나 알력 다툼이라는 것은 그만큼 명분이 중요하니까.
하지만 허판석의 예상과 달리 신해룡은 인상을 살짝 찌푸릴 뿐, 곧바로 그렇게 조치하겠다느니 같은 시원한 대답을 내놓지 않았다.
오히려 어떻게 거절해야 할지 말을 고르고 있는 듯한 분위기에 허판석 역시 자연스럽게 표정이 굳어졌다.
“방금 내 말 못 들었습니까. 신해룡 총장, 이건 명백하게 외부 출신 각성자가 대구와 그 시민들의 권위, 나아가 공공 재산을 침탈한 대사건 아닙니까. 그러니 책임도 있고 또 그럴 만한 힘도 있는 군부에서 직접 나서서 해결하라는 제 요구가 그렇게나 이상합니까?”
“아, 오해하지는 마시길. 군부에서도 이 사건을 결코 가볍게 보고 있다는 뜻은 아니니까요. 다만…….”
“다만, 뭡니까?”
“현실적으로 그 외부 출신 각성자를 강제로 동대구역에서 끌어내거나, 혹은 통제권을 즉시 포기하라는 최후통첩 같은 걸 보내는 게 현실적으로 가능할지 잠깐 생각해 봤는데…… 역시 안 되겠군요.”
“뭐가 안 된다는 겁니까! 지금 장난하는 것도 아니고……!”
허판석이 다시 한번 윽박지르려는 순간, 신해룡이 날카로운 눈빛을 빛내며 툭 쏘아붙였다.
“군부는 장난으로 일을 처리하지 않습니다. 만약 군부에서 해결할 수 있는 일이었다면 즉각 팔 걷어붙이고 나섰겠으나, 유감스럽게도 그리 말처럼 쉽게 처리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닙니다.”
갑자기 신해룡의 분위기가 확 달라지자 허판석이 되레 움찔했지만, 그는 여전히 자신에게 명분이 있음을 다시 한번 상기했다.
“군부는 대구 최대 무력 집단 아닙니까? 무장한 군인들하며, 군인들과 협력해서 일하고 있는 각성자들하며…… 그 수가 자그마치 수만에 달할 지경인데, 말처럼 쉽게 처리할 수 없다는 변명을 나더러 믿으라는 겁니까?”
“이해를 도와드리지요. 거기 있는 각성자들, 내 부관이 각성자임을 알 수 있겠나?”
“!”
신해룡의 전속 부관인 중령이 각성자라는 사실에 허판석이 깜짝 놀라 주위를 둘러보았다.
그의 호위로 따라온 각성자들은 각각 7, 9, 10레벨이었다. 전도유망한 각성자들을 특별히 시청에서 허판석의 호위로 고용하기 위해 직접 스카웃한 인재들이었다.
하지만 그들조차 당황한 표정으로 서로를 바라볼 뿐, 이렇다 할 만한 답을 꺼내지 못했다.
들리는 얘기에 의하면 각성자들은 상대가 자신보다 레벨이 낮다면 각성자임을 바로 눈치챌 수 있지만. 반대로 상대의 레벨이 자신보다 높으면 구분하기 쉽지 않으며, 레벨의 격차가 높을수록 그 정도는 더 심해진다고 한다.
각성자들이 내뿜는 모종의 기운 같은 것을 느끼는 것이 일반적인 구분 방법이라고 하는데, 레벨의 격차가 심할수록 그 기운을 느끼기 어렵다는 까닭이었다.
“뭣들 하고 있어! 각성자냐 아니냐 묻잖아!”
“그, 그게……. 시장님, 저분이 각성자인지 확신할 수 없습니다. 저희 눈에는 그냥 일반 군인처럼 보입니다.”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아주 미약하게 기운 같은 게 느껴지는 것 같기도 한데, 그래도 일반인과 별반 다를 것 없는 수준입니다.”
“…….”
호위들의 말에 허판석이 이를 악물었다. 지금 신해룡이 갑자기 이런 질문을 던진 저의가 짐작이 되었기 때문이다.
“당연히 그쪽 각성자들은 내 부관이 각성자인지 아닌지 모르겠지. 내 부관의 레벨은 16이니까.”
가장 격렬한 전투가 일어난다고 하는 대구 북부에서 활동하는 각성자들도 아무리 높아 봐야 12레벨 정도라고 들었건만, 대구에서, 어쩌면 대한민국에서 최초로 15레벨을 넘긴 각성자가 있다는 사실에 네 사람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
“미리 말하지만 어린아이처럼 자랑이나 하려고 내 부관의 레벨에 대해 밝힌 게 아닙니다, 허판석 시장님. 각성자들 간의 레벨 격차가 심하면 수준 차이가 얼마나 나는지, 또 그런 각성자가 뭘 할 수 있는지 말하기 위함입니다.”
“요점이 뭡니까.”
“동대구역을 점거했다는 그 외부 출신 각성자, 16레벨인 내 부관도 그 사람을 상대로 아무것도 느끼지 못했습니다.”
16레벨도 까마득한 레벨임이 틀림없는데, 그 사람조차 기운을 느끼지 못하는 상대가 나타났다고?
그 말이 사실이라면 외부 출신 각성자의 레벨은 최소치로 잡아도 20레벨 이상이라는 의미였다.
“무슨 말 같지도 않은 소리를! 각성자들이 직업과 스킬, 또 특정 행동과 전투 기여도에 따라 레벨 업을 하는 방식이 다르다는 건 비각성자인 나도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각성자들이 각 레벨 구간에서 필요로 하는 경험치가 모두 똑같다는 것도!”
허판석은 신해룡 총장의 부관이 아마도 이곳에서의 군 관련 업무나, 대구 곳곳에서 발발하고 있는 좀비들과의 전투 대리 지휘 등으로 막대한 경험치를 쌓았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대구에서 하루에 벌어지는 전투 횟수, 쳐들어오는 좀비들의 숫자만 해도 그 수가 어마어마하니, 직접 전투를 벌이는 각성자들과 경험치를 나눠 먹기만 해도 16레벨을 찍는 게 아주 불가능하지는 않을 터.
하지만 그것도 개인이 단체의 희생과 노력을 빌린 결과에 불과하다. 각성자가 아무리 강해도 단독으로 수천, 수만 마리가 넘는 좀비를 잡고 폭발적인 레벨 업을 하는 건 불가능하니까.
“그런데 20레벨을 넘는 각성자가 있다고? 심지어 그 각성자가 동대구역을 집어삼킨 그놈이라고? 말이 되는 소리를 하십시오! 그냥 군부에서 건드리기 싫다고 변명하는……!”
“정신 상태가 매우 위험해 보이더군요.”
신해룡의 뜬금없는 한마디에 허판석이 고성을 내지르다 말고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그 각성자 말입니다만, 북진군 출신입니다. 군에서 수십 년간 일한 제 경험과 지식을 걸고 말하는 겁니다.”
북진군 출신이라면 이 사태가 벌어지기 1년 전쯤, 그러니까 새로운 정부가 종전 선언을 하면서 고향으로 복귀한 사람들을 총칭했다.
딱히 북진군이 특별하다는 건 아니고, 정부와 군부가 모종의 이유로 장장 5년 동안 전장의 진흙탕 속에 처박아 둔 사람들이었다.
전쟁 당시 대한민국 군대는 미군의 지원을 받아 북한의 핵 시설과 지상의 표면적인 거점 공략에는 성공했으나, 이후에는 대한민국의 영토 수복 작전에 미군이 깊게 관여하지 않았다.
그나마 북한이 1950년대에서 벗어나지 못한 최악의 괴뢰 집단이었기 때문에 영토 수복 자체도 문제없이 끝낼 수는 있었다. 다만 진짜 문제는 북한 전역에 자리 잡은 땅굴과 비밀 벙커, 지하 도시의 완전한 괴멸(청소)이었다.
그 당시 작전에 투입된 북진군들은 미군이 과거 아프간에서 맛봤던 그 지옥도에 별다른 대비 없이 그대로 노출되었다.
준비되지 않은 젊은 청년들이 지뢰, 폭탄 조끼, 생화학 테러 등에 목숨을 잃었다. 또 북한군과 협조하는 민간인들의 함정에 속아 넘어가거나 기습적인 폭동에도 적잖은 피해를 입었다.
그런 곳에 마찬가지로 준비되지 않은 새로운 예비군을 밀어 넣는다면? 또 같은 피해가 반복되는 악순환에 빠지는 것은 당연했다.
그건 최첨단 군사 장비나 사령부에서 지휘봉만 휘두르는 지휘관들의 말뿐인 전술 전략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근본적인 문제였으니까.
오죽하면 세계 최강이라 불리는 미군조차도 베트남과 아프간에서 지독하게 시달리다가 결국 발을 빼지 않았던가. 수많은 아군 사상자를 낳고 군비만 날려 먹은 것은 덤이었고.
한국 정부와 군부는 이 지옥에서 어떻게든 살아남으며 경험을 쌓고, 새로운 지식을 얻으며 어렵사리 전장에 적응한 군인들을 ‘고작’ 휴가 때문에 빼낼 수 없었다.
그들 입장에서 그건 낭비였으니까. 기껏 전장에 적응한 최전선의 군인들을 빼내면, 또다시 준비되지 않은 예비군을 지옥의 구렁텅이에 밀어 넣으며 엄청난 사상자를 내야 했으니까.
애초에 그 지옥은 훈련이나 교육으로 대비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그래서 예비군은 북한의 수복된 영토 통제 작전이나 물자 보급, 피해 복구 작업에만 집중적으로 투입시켰다.
북한에 얼마나 있는지도 모를 땅굴과 비밀 벙커, 지하 도시를 직접 깨부수는 건 오직 지옥을 직접 경험하고, 그곳에서 살아남은 군인들만의 몫이었다. 누군가는 반드시 짊어져야 했던 희생이었다.
지구상에서 이미 사라진 북한을 제외하면, 이전 정부와 군부는 최소한의 희생으로 최대한의 이익을 얻고자 하던 집단이었다. 애초에 대한민국은 오래전부터 군인들을 그런 취급 해 왔다.
북진군 소속 병사가 간혹 전쟁 범죄를 일으키거나, 명령 불복종, 프래깅을 하더라도 처벌하지 않고 쉬쉬하며 넘어갔던 것도, 다른 이들로 그들을 대체하기 싫다는 황당한 이유였으니 오죽했을까.
“저도 당시에는 VIP를 비롯한 상부의 명령에 따라 군을 지휘하던 일개 군단장이었습니다만, 그때 상부가 북진군을 대하던 방식이 어땠는지에 대해선 누구보다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니 북진군 출신은 함부로 건드리면 안 된다는 걸 아는 겁니다.”
피, 죽음, 화약, 폭발, 총성, 비명, 처형, 고문, 함정, 학살.
아무리 성능 좋은 인공위성과 정찰 자산으로 한반도 북부를 이 잡듯이 뒤져도 거의 확인할 수 없었던 그 모든 비극이 북진군 출신들의 기억 속에 고스란히 남아 있다.
멀쩡한 사람도 미치고, 미친 사람도 한 번 더 미쳐 버린다는 곳이 바로 당대의 북진군이었다.
때문에 신해룡은 허판석에게 물었다.
지금 이 자리에서 레벨을 짐작할 수도 없는 강력한 각성자이자, 정신 상태를 확인할 수도 없는 위험한 북진군 출신을 건드리고도 무사할 자신 있겠냐고.
“미리 말해 두는데, 난 내 부하들의 목숨으로 도박하고 싶지 않습니다. 그가 어떤 목적을 가지고 있는지, 또 우리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속내를 모르는 이상 섣불리 건드렸다가 피 보는 건 무조건 이쪽입니다. 동대구역? 어차피 써먹지도 못하는 역인데 차라리 줘 버리십시오. 그것 하나로 잠자는 괴물을 깨우지 않고 넘어갈 수 있다면 충분히 남는 장사입니다.”
필요하다면 더 퍼 주는 한이 있더라도 계속 잠재우는 게 낫다. 그렇게 말을 끝마친 신해룡은 정중하게 손님들을 향해 축객령을 내렸다.
허판석과 경호원들은 허탈하게 2작사를 걸어 나올 수밖에 없었다.
아무리 권력에 미쳐 있다고 한들, 문자 그대로 미친 존재를 건드릴 수는 없었다.
그들조차도 자기 목숨은 아까웠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