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76화 〉탐식마(貪食魔)
카가가각! “끄아아악!” 빠각! “죽어! 빌어먹을 뼈다귀 놈!”
비명과 끓어오르는 것처럼 솟아올랐다. 쏟아진 피는 제대로 흐르기도 전에 증발해서 사라졌다. 바닥에 남는 것은 피연기를 뿜어내며 바닥에 누워있는 시체들뿐. 그마저도 시체는 인간들뿐이었다. 그들이 상대하고 있는 건 시체가 남지 않는 고위 언데드 괴수였으니까.
쿠르르- 빠지직! 류 현은 제 뒤통수를 향해 날아드는 전격마법에는 시선도 주지 않은 채 앞을 노려보고 있었다. 피슉! 전격마법은 류 현의 무관심 속에 그의 항마력의 벽에 부딪혀서 사그라들었다.
그의 사각을 노리고 전격마법을 내쏜 5성리치 두 마리는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지만, 류 현이 알바는 아니었다. 그의 시선은 오로지 한 곳에 고정되어있었다.
10미터 정도 높이 위에 떠있는 리치를 노려보고 있었다. 그의 눈에는 리치가 끼고 있는 일곱 개의 반지가 똑똑히 보였다. 7성 리치. 중국 동부 일대를 갈아버리고 있는 이 리치성을 지키는 최종보스다.
돌연, 리치의 오른 손이 움직였다. 네 개의 반지를 지니고 있는 오른손이.
화르륵! 뻐어엉! 리치의 손가락이 류 현을 향하자마자, 리치의 오른쪽 어깨 위쪽에서 불꽃이 일었다. 거의 리치의 몸뚱이 만하게 몸집을 불리던 화염은 목표치를 달성했다는 듯, 불기둥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못 박힌 것처럼 서서 그 모습을 바라보던 류 현이 움직인 건 그 직후였다.
후우욱! 검은 안개가, 세상 무엇보다 큰 탐욕을 가진 탐욕의 안개가 그의 입에서 내뿜어져나왔다. 류 현은 그대로 제 온몸을 감싼 검은 안개를 두른 채 슬쩍 주먹을 내질렀다. 언뜻 보면 장난하는 것으로 보일 정도였다.
하지만,
퍼어엉! 화르르! 그 영향력은 결코 가볍지 않았다. 경로에 있는 것을 모두 불살라버릴 것 같던 불의기둥은 류 현이 매가리 없이 내민 주먹 앞에 허리가 꺾이더니, 기세가 수그러든 채 허공으로 솟구쳤다. 아무 소득도 내지 못하고 허공으로 치솟던 불의 기둥은 얼마 나가지 못해서 완전히 소화되었다.
류 현은 그것을 돌아보지도 않고 고개만 좌우로 까딱거렸다. 그의 몸을 감싸고 있던 검은 안개는, 아무런 제지도 받지 않고 맹위를 떨치며 세를 더 불린 상태였다. 류 현의 몸을 감싸는 정도가 아니라, 밀봉하고 있다고 표현해도 무방할 정도. 몇 분이 더 흐르면 검은 안개로 보이는 부분이 없을 것 같았다.
‘미친 저거 진짜 괜찮은 거 맞어? 무슨 놈의 능력이...’
그런 류 현을 힐끔힐끔 훔쳐보고 있던 지벡 건터는 마른 침을 삼켰다. 전투 도중에는 자살행위나 다름없는 짓거리였지만, 돌입 직후 류 현이 리치 하나를 망치로 날려서 성의 머리 부분을 박살낸 이후부터, 리치들은 류 현을 견제하면서 꽤 여유가 생긴 상태였다.
그 여유라는 것도 지벡 건터라는 최상위 플레이어에게나 해당되는 일이었지만.
실제로 지벡 건터의 주변에서 역투를 벌이고 있는 중국인 플레이어들이 구축한 저지선이 미친 듯이 출렁거리고 있었다. 그마저도 기적이라고 불러야할 정도로, 소모 속도가 너무 빨랐다.
견제하던 리치 하나를 놓치면, 연쇄적으로 세 마리의 리치가 딜레이가 긴 마법을 쓸 수 있는 기회를 얻었고, 그 기회 한 번에 중국인 플레이어가 네다섯 씩 갈려나갔다. 이들이 최소 퍼플 블루급의 실력자라는 점을 감안하면, 정말 말도 안 되는 소모율이었다. 최소 4성 리치로 구성된 리치군단의 화력은 그 정도였다.
‘저렇게 싸우는 게 말이 안 되지...’
그냥 보통 화염구가 아니라 리치가 두 셋씩 연합해서 내쏘는 화염마법이 휙휙 날아다니는 상황이다. 그런 상황에서 7성 리치를 단독으로 견제한다? 지벡 건터는 그런 헛소리를 하는 놈이 있다면, 그 놈 얼굴에 오줌을 싸줄 의향이 있었다. 이 전장에서 리치들이 보여주는 화력은, 던전에서 단독으로 자리 잡고 있는 리치와는 비교도 안 될 정도였다.
저 검고 흐느적거리는 이상한 것에 휩싸인 괴물은, 지벡 건터의 상식 내에서는 존재할 수 없는 존재인 것이다.
짜자작! 빠드득! 그러거나 말거나, 7성 리치는 연거푸 마법을 쏟아내었다. 류 현과 10미터 가량 떨어져있던 지벡 건터는 그게 어떤 것인지 똑똑히 볼 수 있었다. 모르는 마법이 하나 섞여있었긴 했지만, 그것은 전격과 빙결, 그리고 정체를 알 수 없지만 물리력을 행사하는 것 같은 마법들이었다.
정체를 알 수 없는 세 번째 마법의 조용함에, 지벡 건터는 치를 떨었다. 저런 식으로 마법을 섞어 쓰면 상대하는 입장에서는 아주 돌아버린다. 일회용 방어 아티펙트가 쓰레기가 될뿐더러, 플레이어가 아무리 초인 반열에 오른 존재들이라지만, 두 개의 마법 틈바구니에 끼어서 날아드는 보이지 않고 들리지 않는 마법에 대한 반응은 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다. 그냥 다 피하면 되겠지만, 지금 같은 상황에서 어디 그게 말처럼 쉬운 일이겠는가?
하지만,
피쉭- 기세등등하게 날아가던 세 가지 마법들은 검은 안개에 닿자마자, 거짓말처럼 사그라졌다. 지벡 건터는 다른 의미 욕이 치밀었다. 다름 아닌, 동료인 류 현에게 말이다.
‘미친, 저러면 마법사는 대체 뭘 먹고 살라는 거야? 7성 리치 마법도 씹는다고? 아니, 반지마법이 아닌가?’
그런 어처구니없는 생각을 곱씹으면서 지벡 건터는 중지와 약지, 소지를 접은 채로 총 모양을 만든 오른손을 자신의 정면에 위치한 리치에게로 겨냥했다. 그의 양손 열 손가락에 끼워진 반지 중 반절이 빛을 내뿜었다.
그리고,
퍼엉! 총구가 총알을 토해내는 것처럼 그의 검지에서 하얀 빛줄기가 내쏘아졌다. 리치는 그것에 반응해서 제 반지 중 하나인 방어막을 펼쳤지만,
파캉! 하늘색 빛을 띤 방어막은 하얀 빛줄기에 허망하게 관통되었다. 방어막을 뚫은, 빛줄기는 그대로 리치를 관통했다. 리치는 제 갈비뼈에 난 구멍을 보고 고개를 갸웃하며, 다시 지벡 건터에게 손가락을 조준하려고 했지만.
빠지직! 퍼엉! 파가각! 관통부위에서 갑자기 얼음과 불꽃, 초록색 가스 같은 것이 터져 나오면서 리치의 상반신을 산산조각 내놓았다. 뼈밖에 없는 하반신만 남은 리치는, 뒤로 넘어갔다. 그 와중에도 성의 버프를 받아서인지, 흩어진 뼈조각들이 달그락거리면서 모여들었지만 지벡 건터는 신경 쓰지 않았다.
자신의 역할은 눈에 띄는 리치를 다 갈아버리는 거나, 진격로를 뚫는 게 아니라 지체 시키는 거였으니까. 류 현이 7성 리치를 물고 늘어지는 것과 마찬가지로.
‘...아티펙트는 아니야. 류 현 저놈은 반지나 목걸이 하나, 귀걸이도 안 차고 있었어. 주머니 같은 곳에 꿍쳐두고 쓸 수는 있지만...느낌상 저게 X던전에서 나온 아티펙트 같은 거 일리가 없지. 그랬으면 저 칼리프 클랜 인간들이 가만히 있을 리도 없고.’
정작 그 보다는 7성 리치를 혼자 저지하고 있는 류 현이라는 괴물에게 정신이 다 팔려있는 상태지만, 지벡 건터는 눈을 떼지 않았다. 스폰서들의 오판이야 늘 있던 일이니 그렇다고 쳐도, 이렇게 대놓고 본색을 드러내는 데 이 기회를 걷어찰 정도로 그는 바보가 아니었다.
‘붙으면...나 혼자서는 절대 못 잡아. 아니, 어떤 마법사가 오든 간에 혼자서는 못 잡는다. 무조건 근접계열로 도배하는 것도 힘들 거 같군. 저 검은 게 7성 리치의 방어막까지 소모시키고 있어. 대체 저게 뭐야? 씨발, 저 스펙에 저런 능력까지 달린 건 사기 아니야?’
분투 중인 임시지만, 동료를 상대로 견적을 내는 건 어떻게 해도 좋게 보일 수 없는 행동이었지만 지벡 건터 나름대로의 평가 방법이었다. 그는 언제가 그런 식으로 플레이어를 평가했다. 이놈은 트럭 단위로 몰려와도 문제없음, 내가 트럭단위로 몰려가도 힘듬. 이런 식으로 말이다.
최상단을 장식하고 있는 것은 검성, 나승하였다. 유럽 망명을 코앞에 두고 무국적자 비슷한 신세가 되었을 때, 지벡 건터는 협회의 주선으로 북한 안정화 작업에 손을 보태게 되었고 거기서 검성과 만나게 되었다.
그리고 그는 자신이 어떻게 해도 이길 수 없는 괴물이 있음을 알게 되었다.
‘좃같은 기분이었지. 씨발, 마법 중심부를 검 끝으로 조져놓으면 마법사는 뭘 먹고 살라고?’
그 뒤로 지벡 건터는 제 스폰서들에게 검성과 부딪혀야하는 일은 극구 사양한다고 입버릇처럼 떠들어대었다. 정말로 그렇게 되는 걸 어떻게든 피하고 싶었으니까.
‘한 명 더 늘었군. 아니, 두 명이 되려나?’
지벡 건터는 고개를 슬쩍 돌려 뒤쪽을 바라봤다. 그 곳에는 여자 하나가 제 팔뚝의 세배는 되어 보이는 두툼한 건틀렛을 끼고 미쳐 날뛰고 있었다.
카가가각! 뿌지직! 여인의 손에 걸린 리치의 몸이, 상하반신이 분리되었다. 그것으로 그치지 않고, 여인은 반 토막 난 리치의 몸에 미친 듯이 주먹을 날렸다. 여인의 주먹 한 방에 리치의 뼈마디가 뼛조각으로 변해갔다.
상하반신이 분리되었다고 죽을 리가 없는 리치가, 손을 내저으며 저주와 방어막을 발했지만 여인의 앞에서는 소용없는 일이었다. 여인은 손을 뻗어 뭉친 마력을 잡아 뜯었다. 아무것도 모르는 문외한이 봤다면, 왜 플레이어들이 리치를 꺼리는 지 의아했을 것이다. 저렇게 부수면 되지 않는가? 플레이어들 입장에서는 택도 없는 소리였다.
올 브레이커. X던전 원정이라는 화려한 데뷔전과 함께 요란한 별명을 달고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 칼리프 클랜의 비수중 하나인 마람 압둘아지드는 제가 가진 능력을 아끼지 않고 리치에게 풀어놓았다. 5성 리치가 뼛가루의 산으로 화하는 데는 오 분이 걸리지 않았다.
지벡 건터는 다음 리치를 향해서 달려드는 마람에게서 고개를 돌렸다.
‘아니지, 그래도 저 괴물딱지한테는 모자라지...저평가된 게 용잡이 팀 쪽이었을 줄이야.’
그의 시선이 리치들의 두개골의 숲을 넘어, 좀 더 먼 곳을 향했다. 정확히는 리치들이 감싸고 있는 성의 입구 쪽으로. 마치 메뚜기 떼가 뛰어오르는 것처럼 리치들의 몸이 장난감처럼 휙휙 날아다녔다.
저곳에는 그가 가장 먼저 상대하길 포기한 검성과 그녀가 데리고 온 마법사 하나, 그리고 용잡이 팀 소속 두 여자가 있을 것이다. 성으로 진입해서 리치들의 라이프 배슬을 파괴하는 역할을 맡은 돌입조. 지벡 건터가 어림짐작으로 봤을 때, 그들은 성 입구를 채 10미터도 남겨두지 않은 상태였다. 조금만 더 버티면 이 빌어먹을 불사의 군단을 끝장낼 수 있는 것이다.
‘어이가 없어서, 그 말도 안 되는 계획이 먹힐 줄이야.’
속으로 안도의 한숨을 내쉬면서도 지벡 건터는 어이없다는 시선을 류 현을 등을 향해서 보냈다. 다수의 6성 리치와 7성 리치 하나를 중국에서 파견한 백여 명의 상위 플레이어 무리와 자신을 포함한 다섯 명의 최상위 플레이어만으로 상대한다는 어처구니없는 계획이 성공한 건, 전적으로 저 괴물 덕이니까.
‘6성 리치를 혼자서 다섯 박살내고, 7성 리치 물고 늘어지면서 나머지는 자기 견제로 돌아서게 만들다니 미친 괴물새끼. 대체 마력통이 얼마나 큰 거야? 저 새끼 한국에서 만든 생체병기 같은 거 아냐?’
지벡 건터는 진심으로 그런 음모론이라도 믿고 싶어졌다. 그 쥐톨만한 땅에서 검성이나, ‘예거즈’ 같은 강력한 길드가 튀어나온 것도 이해가 안 가는데, 저 괴물은 또 뭐란 말인가.
그런 지벡 건터의 간절한(?) 바람과 달리 류 현은 꽤나 느긋한 상태였다. 눈앞에는 7성 리치가 으르렁 거리고 있고, 주변 5미터에는 6성 리치 넷이 그를 노리고 포위망을 유지하고 있었지만 그는 그다지 신경 쓰고 있지 않았다.
‘슬슬 올 때가 됐는데...이러다가 다 잡고 나서 뒤늦게 뜨는 거 아냐? 아니야...본 드래곤 때를 생각하면 그럴 리가 없지. 아무리 엘더 리치라도 이 정도 되는 병력은...’
지벡 건터가 알았다면 그게 무슨 개 같은 소리냐고 멱살을 쥐었겠지만, 류 현은 눈앞의 적보다 엘더 리치 등장시기를 가늠하는 데 신경을 쏟아 붓고 있었다.
‘...좋아, 네가 나타날 이유를 내가 만들어주지.’
류 현이 그리 생각하며, 잔뜩 끓어 올린 검은 안개를 더욱더 북돋으려는 순간이었다.
지지직! 노이즈와 함께, 붉은 로브가 펄럭거리며 나타났다. 류 현은 저도 모르게 입꼬리를 끌어올렸다. 노이즈와 함께 나타난 존재감은, 류 현의 생각이 틀리지 않았음을 증명해주고 있었으니까.
엘더 리치! 호주에서 본 드래곤과의 싸움 도중에 나타나서 훼방을 제대로 놓은 네임드 몹이 다시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모두가 갑자기 상공에 나타난 압도적인 존재감을 가진 괴물의 등장에 고개를 돌렸다. 전투 중에 있을 수 없는 행동이었지만, 그 전에 리치들의 움직임이 멎었으니 별 문제는 아니었다.
엘더 리치는 그 때처럼 타겟을 찾는 것처럼 휘돌아보았다.
그리고 그게 결정적인 틈이었다. 퍼엉! 엘더 리치가 뭔가 터지는 소리에 반응했을 때, 류 현은 이미 엘더 리치의 밭 밑까지 도달한 상태였다. 머리나 팔 가릴 것 없이, 갑옷처럼 감싼 검은 안개로 무장한 류 현은 망설이지 않고 주먹을 내휘둘렀다. 욕지거리도 잊지 않은 채로!
“저번의 보답이다 이 빌어먹을 새끼야!”
뻐억! 빠드득! 뿌지직! 검은 안개에 휩싸인 류 현의 주먹이 닿자, 엘더 리치가 무의식중에 펴고 있는 괴수의 쉴드고, 의식적으로 편 마법의 방어막이고 가릴 것 없이 모두가 허물어졌다. 류 현의 주먹이 엘더 리치가 어설프게 올린 가드를 꿰뚫고 턱을 말 그대로 갈아버렸다. 그와 함께 류 현의 몸을 감싸고 있던 검은 안개의 일부가 엘더 리치의 몸에 옮겨 붙었다. 엘더 리치의 거구가 허공에서 휘청거렸다.
치지지직! 엘더 리치는 더 볼 것도 없다는 듯이, 손을 내휘둘렀다. 그것을 지상에서 보고 있던 화련이 움찔했지만, 그녀가 우려한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엘더 리치의 손짓은 리치성과 그에 딸려있었던 리치 군단을 싹 지워버렸다. 엘더 리치 본인 또한.
이전에는 없었던 대규모 텔레포트. 격전 와중에 적이 순식간에 전부 사라진 어처구니없는 상황에, 모두가 할 말을 잊은 듯 서로를 돌아보기만 했다. 안도감이나, 분노 같은 감정을 느끼기에는 너무나 순식간에 일이 터진 탓이었다.
그리고 지벡 건터는 이렇게 급박하게 상황이 돌아가는 와중에, 신종으로 의심되는 리치의 턱을 갈겨버린 또라이를 보고 소름끼쳐하는 중이었다.
‘쪼개...? 저 미친새끼...! 내가 이 일만 끝나면 한국 놈들 근처에도 안 간다!’
아직도 검은 안개에 감싸진 제 주먹을 보고 입꼬리를 끌어올리고 있는 류 현을 보면 누구라도 그리 생각할 것이라고 생각하며, 지벡 건터는 제자리에 주저앉았다.
미친 듯이 마법을 내쏜 팔과 가슴께가 긴장이 풀리자 욱씬거렸다. 처음 술을 입에 댄 날이 기억날 정도로 머리도 핑 돌았다.
피로와 허무감에 범벅된 채로 지벡은 한숨과 함께 말을 토해내었다.
“씨발, 진짜 된통 꼬였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