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49화 〉탐식마(貪食魔)
플레이어에게 휴식기는 매우 중요하다.
멀리 갈 것도 없이, 운동선수만 봐도 적절한 휴식기 없이 계속 굴리다보면 치명적인 손상을 입게 되기 마련이다. 플레이어가 일반인과 비교하기 힘들 정도로 내구성이 뛰어나다지만, 그 대단한 내구성도 던전 플레이 같이 극단적인 운동이 요구되는 활동을 반복하다보면 한계가 올 수밖에 없다.
거기다가 정신적 피로감도 운동선수에 비할 바가 아니다. 조금 방심한다고 죽음으로 직결되는 스포츠 경기는 없지 않은가? 낮은 수준의 던전을 전전하더라도, 던전 플레이로 인한 스트레스는 무시할 수 없다. 어지간히 작은 던전이 아닌 이상, 문명과 하루이상 격리되어 있게 된다. 그것만으로도 사람이 느끼는 스트레스는 상당하다.
그런 면에서 봤을 때, 검성 나승하의 요 일 년간의 행보는 누가 봐도 과로였다.
원래 그녀는 한 달 이상의 휴식기 없이 고위 던전에 연속으로 들어가는 스타일은 아니었다. 사람들은 그녀를 최선두에서 괴수의 머리통을 날려버리는 피투성이의 돌격지휘관의 모습으로 기억하고 있지만, 그녀는 북한 원정 당시에도 충분한 휴식을 보장받았다.
아니, 강요당했다고 해도 좋을 정도였다. 그 때는 ‘예거즈’ 창립 멤버들이 살아있었으니 가능한 일이었다. 그들은 어린 돌격대장에게 휴식기 필요성에 대해서 세뇌가 될 정도로 반복해서 가르쳤다.
그렇게 버릇이 든 승하는 ‘예거즈’와 약속을 쌩까는 경우는 있더라도 휴식기만큼은 꼭 지켜왔었다. 지난 일 년 간 그녀가 전에 없던 무리한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으하암, 대충 하고 치우면 될 거 왜 자꾸 사람을 오라 가라는 거야? 귀찮아 죽겠네...”
“언니.”
“설마 친구 지분을 떼먹겠어? 혜라야, 걔가 그럴 작정이었으면 진작에 실행하지 않았을까?”
“언니.”
오늘 승하를 부른 친구의 지분이 컸다. 승하는 아래에서 노려보는 백혜라의 시선을 못 본채 하며 휘파람만 불었다.
“믿음의 문제가 아니라, 당연히 챙겨야 하는 거잖아요. 다른 사람 몫도 아니고, 자기 몫인데. 혹시 다 떠맡겨 놓고 나 몰라라 하는 게 언니가 친구 대하는 법이에요?”
“...내가 껴있으면 이야기가 지지부진 해질 거 같아서 빠져 준 거거든?”
“말이나 못하면. 내가 언니 한두 해 봐요? 지분가지고 지저분하게 이리빼고 저리재고 하기 싫어서 그냥 도망 나왔겠지.”
“아냐, 진짜라니까? 협상역으로 나온 그 아저씨 나만 보면 거의 지릴 거 같은 얼굴을 한다니까? 덩치도 큰 아저씨가 무슨 그렇게 겁이 많은 건지.”
“언니가 죽상 쓰고 기분 나쁘다는 티 풀풀 내면 누구라도 그래요.”
“야, 넌 보지도 않고..”
“안 봐도 비디오죠. ‘예거즈’때부터 부산물 분배율 가지고 말이 나왔다하면 중간에 엎고 그냥 나왔잖아요? 그러니까 통장잔고가 그렇지. 나한테 얹혀살고.”
“윽...”
정곡을 찔린 승하는 입을 다물었다. 반박해봐야 수렁으로 걸어 들어가는 꼴이다. 혜라는 세계적인 플레이어면서 제 집도 없이, 동생의 집에 얹혀사는 사고뭉치 언니를 묵묵히 올려다봤다.
‘예거즈’에 있을 때도 부산물 분배율 논쟁에 끼기 싫어서 손해를 자청하던 승하는, ‘유성우’와 ‘청뢰’라는 엄청난 아티펙트에 대해서는 말뿐인 지분율 외에는 아무런 행동을 보이지 않고 있다. 협회에서 ‘유성우’에 대한 협상을 마무리 짓기 위해서 협상자까지 파견한 지금 이 시점에도 말이다. 아무리 물질적인 것에 무심한 편인 승하라도 이번에는 좀 지나쳤다.
거의 일 년 내내 뛰어다닌 승하가 간만에 제대로 된 휴식기를 갖는 중이라, 되도록 큰 소리를 내지 않으려고 했건만 그 결심을 두 달도 채우지 못한 것이다. 혜라는 모든 걸 승하의 탓으로 돌리기로 했다.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협상 상대가 친구라고 이런 식으로 다 손 놓고 있으면 어떻게? 나한테는 말도 안하고...’
류 현이 연락을 주지 않았다면 혜라는 새카맣게 모르고 오늘을 넘겼을 것이다. 아마 승하는 그렇게 날짜를 넘기고 어영부영 지분율에 대해서도 잊어먹었을 것이다. 아티펙트라는 개념을 뒤흔들 수 있는 물건에 대한 지분율을 말이다.
항상 가슴 졸이고 뛰어다니는 건 나지. 혜라가 괘씸하다는 듯이 눈을 흘겼지만, 승하는 슬쩍 외면할 뿐이었다. 혜라는 작게 한 숨을 내쉬었다.
‘그 사람이 말해줘서 망정이지...이런 거 보면 사람 고르는 건 잘 한단 말이야. 보통 물건이 아닌데, 가만히 있어도 챙겨주려는 거 보면...’
“오늘 들어가서 봐요. 이번에는 절대로 그냥 못 넘어가니까.”
“아 왜, 또. 오늘 가서 협상 하면 되는 거잖아?”
“그래서 저한테 말도 안하고, 통보를 류 현 씨한테 듣게 만든 게 잘한 거라는 거에요?”
혜라는 이번만큼은 그냥 못 넘어가겠다는 듯이 서슬 퍼런 기세를 눈으로 내뿜었다. 승하는 다시 알아서 찌그러졌다.
***
백혜라는 소리 없이 한 숨을 몰아쉬며 어깨를 늘어뜨렸다. 그녀의 평온은 그리 오래가지 않았다. 혜라는 제 옆에 앉아있는 그림 같은 미녀에게 시선을 보냈다. 그 미녀가 제 시선을 알아봐달라는 것처럼 간절함을 담아서. 보랏빛 머리칼을 제 손으로 꼬았다 풀었다 하고 있던 여자는, 결국 제 표정에 띄우고 있던 생각을 말로 내뱉었다.
“재미없어.”
혜라는 제 손으로 얼굴을 덮었다. 이런 자리에서 하면 안 되는 말만 골라서 하다니. 혜라는 진심으로 승하를 이 방에서 내보내야 하나 하고 고민했다. 지분을 가진 당사자를, 그것도 멀쩡한 성인을 이 논의에서 빼낼만한 변명거리가 떠오르질 않았다.
“뭐 어쩌겠습니까. 불법점유 같은 소리 안 들으려면 이런 때에 확실해 해둬야지요.”
담담하게 승하의 투정을 받아넘기는 류 현의 대꾸에 혜라는 다시 어깨를 늘어뜨렸다. 말로만 친구, 친구 하는 게 아닌 줄은 알고는 있었지만 이 정도로 잘 받아줄 줄은 몰랐다. 혜라 본인도 반쯤 포기한 부분이었으니까.
승하는 논의 내내 우거지상을 하고선, 류 현이 협회 측 협상자 대신 그녀에게 묻는 말에 응, 어, 알았어. 같은 단답만 반복했다. 그러다가 협상자가 반쯤 탈진한 얼굴로 문밖을 나서자마자 한다는 소리가 저거였다.
“불법점유 같은 소리하네. 우리 아니었으면 그 때 그렇게 확보도 못 했을 텐데. 웨펀 마스터가 세긴 하지만 그 녀석은 리치랑 상성이 별로고. 나도 그렇지만. 이것들이 유성우 한 방 진짜 건물에 꽂....읍.”
“언니 좀!”
백혜라는 승하의 입을 틀어막은 채, 협회 측 협상자가 나선 문 쪽을 살폈다. 어찌된 게 나이를 먹을수록 귀찮으면 막 나가는 이 증상은 더 심해지는 것 같다. 말려줄 언니 오빠들이 없어진 탓일까? 백혜라는 갑자기 우울한 기분이 들었다.
“협회도 그걸 알고 있으니, 어떻게든 돈으로 대여기간을 늘리려고 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솔직히 전 이렇게 까지 막 부를 줄은 몰랐습니다. 일 년 중에 한 달 가량 빌리는데 빌딩 한 채 값이라...이동시간 생각하면 실질적으로는 3주 좀 더 될까 말까일 텐데 말이죠.”
백혜라는 자연스럽게 승하의 망언을 받아넘기는 류 현을 보고 존경심마저 들었다. 이런 사람이라, 그 대단한 아티펙트를 날로 삼키겠다고 수작질을 부리지 않는 건가 싶었다. 혜라가 감탄하는 사이, 승하는 제 입을 틀어막은 손을 떼어내었다.
“...기동 기록도 안 남고, 범인 추리에 전혀 도움 안 되는 흔적만 남는 미사일인데 당연히 그 정도 값은 나오겠지. 정작 노리는 건 청뢰 같지만.”
“뭐, 저라도 그럴 테니까요. 파괴범위는 유성우가 압도적이지만...세부 조정이 거의 불가능하니. 아프리카 같은 곳이 아니면 쓰기가 어렵겠죠. 이정도 대규모 폭격이면 생활시설이 초토화 될 테니까요.”
지금은 말이지. 류 현은 그 말을 삼켰다. 인류가 생활시설의 파괴에 목을 매서 폭격을 유보하고, 여유를 부리는 것도 그리 오래 남지 않았다. 3차 ‘대소환’이 터지면 유성우의 진가가 드러날 것이다.
“청뢰 대여는 난 무조건 반대야. 청뢰를 빌려주겠다면 내 지분 90프로를 반대하는 데 쓰겠어.”
승하의 말에 혜라가 눈을 동그랗게 떴다. 이 언니가 대체 무슨 말을 하는 거야? 그걸 왜 포기해? 그렇게 말하는 듯 했다. 혜라가 그 표정을 말로 내뱉기 전에 류 현이 말했다.
“그렇게까지 반대 안하셔도, 저도 청뢰는 밖으로 돌릴 생각 없습니다. 아직 한계위력을 보지도 못했고, 희란 씨도 한창 수련 중 이시니까요.”
“한계 위력 말인데. 그거 네가 쏴보면 되는 거 아냐? 희란이가 네 마력을 퍼서 쓴다고 해도 방출량 자체가 늘어나진 않잖아?”
승하의 지적은 매우 지당했다. 희란이 남의 마력을 끌어오고, 남에게 돌릴 수도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지만 그게 방출할 수 있는 마력량은 ‘연결’전과 동일하다. 그녀가 사용할 수 있는 마력이 늘어난 것이지, 그녀가 보유한 마력이 늘어난 게 아니니까.
류 현이 파쇄권 한 방에 보유 마력의 20프로를 담을 수 없는 것처럼, 플레이어들은 저마다 한 번에 방출할 수 있는 마력량의 한계가 있다. 그 한계치는 플레이어가 보유한 마력과 비례하는 편이다.
몸의 안전을 무시하면 한계를 잠깐이나마 넘을 수는 있다. 단지 그 반동이 감내할만한 수준이 아니라는 문제가 남는다. 류 현조차도 말이다. 제 마력에 내상을 입을 가능성이 매우 크고, 이런 내상은 마력을 기반으로 한 재생력도 잘 먹히지 않는다.
희란이 청뢰의 한계위력을 확인해보겠다고 나선 건 아니지만, 이대로 두는 건 이상했다. 보유한 아티펙트의 스펙을 상세하게 파악하는 건 당연한 일이다. 그 아티펙트의 스펙이 지나치게 높아서 한계 위력을 볼 수 있을지 의문이지만, 마력이라면 넘쳐흐르는 류 현이 있으니까. 승하가 보기에는 그랬다.
그녀라고 류 현이 청뢰를 처음 확보한 날, 보자마자 배가 울어대서 저도 모르게 집어삼킬까봐 스스로 쥐는 경우를 만들지 않는다는 걸 어찌 알겠는가?
“그게 말입니다...”
류 현이 허허 웃으며 속으론 어떻게 넘어가야하나 고민하던 그 때,
“기다리셨지요. 의도치 않게 통화가 길어져서...”
승하를 피하는 것처럼 밖으로 튀어나갔던 협상자가 돌아왔다.
***
호지슨 버넷은 벌써 몇 번째인지 모르겠지만, 뒷목을 주물럭거리며 고개를 좌우로 뒤챘다. 우드득거리는 소리가 두어 번 터져 나오자, 호지슨은 손을 떼었다.
‘이게 잘 하는 짓인지 모르겠군.’
이렇게 자문 해보는 것도 오늘만 해도 수십 번은 반복한 일이었다. 그리고 매번 자신의 답은 같았다.
2월 17일에 단행한 뉴욕의 X던전 원정의 참가자이자, 미국 측 인원 인솔자였던 호지슨 버넷은 사람들의 예상과 달리 크루즈에서 꿀 같은 휴가를 보내는 게 아니라, 뉴욕에 있었다. 뉴욕에 X던전이 생성되었던 묘지에 말이다.
류 현이라는 동양인 청년이 이끄는 원정대의 들러리였다지만, 호지슨이 세운 공은 뉴욕의 공동묘지에서 초병을 설만한 것이 아니었다.
더군다나 그가 출입했던 던전의 난이도를 생각한다면, 그는 휴식을 명하는 명령서를 받는 게 정상이었다. 아마 그가 이 시간에 이러고 있다는 게 언론에 흘러 들어가면, 국방부가 뒤집힐 정도의 여론포화가 쏟아질 것이다.
‘...이렇게라도 해야겠지.’
하지만 지금 이 상황은 누구의 강요가 아니라, 호지슨 자신이 자청한 일이었다. 호지슨은 X던전에서 나온 후, 날림으로 1차 보고서를 작성하고 나서 거의 죽은 것처럼 이틀을 내리 잤다.
잠에서 깨어난 그를 반긴 건, 극도로 흥분한 자신의 소대원들과 그의 가슴 한 켠에 자리 잡은 허무감이었다. 그 중 허무감이 호지슨은 지금 같은 개고생의 길로 이끌었다.
호지슨은 한 달이 넘는 회복기를 거친 후 몸을 회복하자마자 자리에서 털고 일어나, 치하의 말을 늘어놓는 상부에 X던전이 생성되었던 장소에 플레이어 초병을 둘 것을 요청했다. 그리고 자신이 초병을 자청했다. 상부에서는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과 함께, 호지슨에게 휴가명령을 내렸지만 그는 그것을 거부했다.
호지슨은 던전 진입시 느꼈던 이상 현상과 안에서 봤던 광경에 대해서 거듭 강조하며, 이상현상을 직접 관찰했던 이가 초병으로 나서는 게 당연하다는 논리를 우격다짐으로 밀어붙였다.
결국 호지슨은 제 고집을 관철할 수 있었다. 원정대 참여 인원들이 모두 호지슨과 같은 증언을 하고 있는데다가, 호지슨의 거듭된 경고에 상부에서도 설마하고 생각하게 된 것이다.호지슨 같은 상위 플레이어가 잠깐 들어갔다 나온 것만으로도, 장기간 휴식을 요할 정도로 피로도가 큰 던전이라는 특징도 한몫 거들었다.
상부에서는 그보다는 류 현이 이끄는 원정대가 곧바로 아프리카 X던전을 클로징한 것에 더 집중했지만. 대체 뭐가 다르기에 우리 플레이어들은 들어갔다 나오기만 해도 끙끙 앓는 던전을 제집 드나들 듯이 한단 말인가? 하고 말이다.
어쨌든, 호지슨의 의심은 수용되었다. 말 그대로 설마 수준이었지만. 뉴욕의 X던전이 클로징 된지 거의 두 달이 넘어가는 시점 아닌가? 사단이 날 거였으면 뭔가 벌어져도 진작 터졌을 터.
이젠 그 무시무시한 던전도 입구조차 남아있지도 않았지만 아니, 그랬기에 호지슨의 고집을 들어준 것이다. 일주일간은 말이다.
상부에서 이 후에 호지슨의 장기 휴가를 계획하고 있다는 걸 본인은 알지 못했다. 애초에 그가 원정대의 일원이 아니었다면, 상부에서는 콧방귀도 안 뀌었을 것이다. 미국 내에서 영웅대접을 받을 수 있는 그였기에, 이 말도 안 되는 요청이 받아들여진 것이다.
호지슨이 이곳에서 초병을 서기 시작한지 나흘 째 되는 오늘, 제 감을 믿고 무턱대고 우긴 게 잘 한 것인지 이전 어느 날보다 격렬하게 의심이 들기 시작했다.
‘내가 과민반응 한 걸까? 하지만 그 때 봤던 그 성은...’
원정대장이 데리고 온 두 명의 동양인 마법사(희란) 중 하나가 흘러가는 소리긴 했지만, 마법진을 보고 게이트라고 중얼거렸었다. 마법에는 무지한 호지슨이 느끼기에도, 그 마법진 위에서 환영으로 이루어진 성은 점점 실체가 되어가고 있었다. 무슨 원리인지는 모르지만, 그 마법사가 한 말과 종합해보면 던전 안에서 봤던 광경은 환영성이 천천히 소환되고 있던 게 아닐까?
‘젠장, 그 마법진은 소멸시켰잖아. 소멸 시켰는데...’
왜 자신은 이리 불안해하고 있는 것일까. 초병을 나오기 시작한 지난 사흘 간, 호지슨은 주변을 직접 살피며 마음 한편에 끈적하게 달라붙어서 떨어지질 않는 불안감을 떨쳐내려고 했지만, 불안감은 크기를 키워갈 뿐 사라질 기미가 안 보였다. 근거로 삼기도 힘든 정황뿐이었지만, 호지슨의 감은 계속해서 그에게 호소하고 있는 것이다. 오늘도 초병으로 나가야한다고!
‘사서 고생이군. 멍청하긴...후.’
호지슨이 이제는 볼 수 없는, 던전에서 봤던 환영성을 떠올리며 허공으로 시선을 옮겼다.
“뭐...?”
호지슨은 저도 모르게 두 손으로 눈을 비비적거렸다. 속으로는 이게 꿈이길 빌며, 그는 자신이 봤던 것을 다시 허공에서 찾기 시작했다.
그리고 찾아낸 자신을 원망하기 시작했다.
그의 시선 끝에는 성이, 던전에서 보았던 환영성이 허공에 떠있었다. 던전에서 봤던 것보다는 희미한 존재감을 가지고 있었지만, 다른 것으로 착각하기 힘든 인상적인 외견을 가진 부유성이 말이다.
“holy shi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