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9화 〉탐식마(貪食魔)
첫 블루 던전 사냥은 원만한 분위기 속에서 마무리 되었다. 우려했던(나승하만의 우려지만) 완전 환수형 보스몹은 싱겁게 잡혀버렸고, 생김새와 다르게 맛도 괜찮았다. 그 전에 씹었던 괴수고기들 상태가 영 시원찮았지만, 끝이 좋으면 보통 중간 과정에 잡음같은 게 있었더라도 괜찮았다는 식으로 기억되기 마련이다.
검성, 나승하는 처음 먹어보는 눈보숭이의 맛에 만족했고, 만족스러워하는 그녀를 보며 류 현도 만족할 수 있었다. 왜냐하면,
‘욕심 낼 줄 알았는데 의외로 순순히 물러나네.’
그녀가 처음 류 현에 권해서 먹은 조각 하나, 이 후에 두 번째로 작은 조각 하나만 집어먹고 더 이상 눈보숭이 본체를 요구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부피로 따지면 1/10 정도였다. 그 외에 그녀가 주장한 지분은 없었다.
이 던전 내의 괴수를 보스몹을 제외하고 전부 그녀가 잡은 것을 생각하면 그야말로 무료 봉사나 다름없었다. 류 현이 쓸 곳이 있어 따로 챙겨놓은 앞발이나 머리를 제외하고는, 나머지 것들은 이미 그의 뱃속에서 소화되어 없어진지 오래였다.
‘완전 거저먹기네.’
류 현이 의례상 더 권해 봐도 그녀는 손을 내저을 뿐 아무런 말이 없었다. 기분이 나쁘거나 그래 보이진 않았다. 아까 전부터 그녀는 계속해서 웃는 낯으로 그를 대하고 있었다. 자극적인 경험에 광적으로 집착하는 플레이어 치고는 이례적인 반응이었다.
던전 안에서 생리적인 욕구를 억눌린 반동인지, 지속적으로 유혈과 폭력에 노출되었기 때문인지는 몰라도, 플레이어들은 자극적인 경험을 위해서 돈을 아무렇지도 않게 뿌려대었다. 특이한 맛을 찾기 위해서 돈을 뿌려대는 건 아주 신사적인 유형이었다.
어느 정도의 집착이냐면, 미식을 넘어서 괴식에 가까운 행동을 보이는 이들을 때문에, 여기저기 손을 뻗치던 업계가 던전으로 눈을 돌린 것이 특정 괴수의 고기를 식용으로 유통하게 된 계기가 될 정도니 말 다한 셈이었다.
그가 남은 눈보숭이를 입안에 털어 넣고 톡톡 터지는 감각에 몸을 부르르 떨다가 진정하자, 그 모습을 멀뚱히 지켜보던 그녀가 말했다.
“이 안에서 볼 일은 다 본 거 같은데, 이제 나갈까?”
“그럽시다.”
거절할 이유가 없었기에 류 현은 고개를 끄덕였다.
출구는 보스룸 입구의 정반대편에 나있었다. 문처럼 투명한 얼음으로 짜인 방을 가로질러, 던전 입구처럼 일렁거리고 있는 빛의 구멍 앞에 도착한 두 사람은 망설임 없이 구멍으로 몸을 던졌다.
***
희란은 몇 번째인지 자신도 모를 지경이었지만, 조심스럽게 옆을 힐끗 쳐다보았다. 그곳에는 인형이 앉아있었다. 동양인과 서양인 사이의 간극을 절묘하게 지키고 서있는 듯한 외모의 인형은, 두 가지의 흠 아닌 흠을 가지고 있었다. 찌푸려진 미간과 아랫입술을 짓씹고 있는 입이 두 가지 흠이었다.
희란은 헛수고라는 걸 알면서도 다시금 말을 거는 수밖에 없었다.
“언니, 마스터도 뭔가 급한 일이 있어서...”
“...너도 들었잖아? 차까지 미리 준비해서, 우리가 나가자마자 출발했어. 우연히 이렇게 될 확률이 얼마나 될 거라고 생각해?”
화련의 반박에 희란은 말을 건 보람도 없이 자신이 입을 다물게 되었다. 화련은 자신의 말에 더욱 화가 나는지 혼자서 씨근덕거렸다.
“무슨 거짓말로 애 떼놓고 놀러가는 부모도 아니고 거짓말을 왜 해? 이렇게 밝혀질 거.”
화련의 말과 달리 오늘 같은 우연이 없었다면, 류 현의 거짓말을 알아챌 수 없었다는 걸 희란은 알고 있었지만, 그녀도 굳이 불난 집의 부채질 하는 짓을 하지 않을 정도의 분별력은 있었다.
희란은 씨근덕거리는 화련을 보며 마음을 졸이는 대신 자신의 휴대폰을 만지작거리며 화면에 떠오른 글자를 읽었다. 부재중 전화 목록이 서해란 이라는 이름으로 꽉 차있었다.
생애 첫 외국 나들이를 마치고 숙소로 돌아온 그녀들은 부재중 전화 표시를 보고, 서로 같은 사람을 향해서 동시에 전화를 걸 정도로 놀랐다. 화련의 전화 신호가 좀 더 빨랐고, 해란은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이 전화를 받았다. 해란의 용건은 류 현과 연락이 되지 않아서 혹시 무슨 일이 생겼냐는 것이었다.
류 현은 오늘 협회장을 만나기 전에 웨인과 계약 세부조항을 조절하겠다고 말했었다. 연락이 끊길 만한 요소는 어디에도 없는 것이다. 거기에 던전에 들어가는 게 아니면 연락을 끊고 잠수 타는 법이 없는 그의 성격을 아는 그녀들 또한 해란의 걱정에 전염되었다.
그녀들은 곧바로 숙소 관리인에게 가서 그의 방 열쇠를 요구했다. 그리고 관리인으로부터 두 분이 나가신 후에, 얼마 안 돼서 그가 준비시킨 차를 타고 검성과 함께 나갔다는 답변을 얻었다. 어디로 갔는지는 자신도 모른다는 덧붙임도 함께.
류 현에게서 들었던 일정과 전혀 다른 행동에 그럼 웨인은 어디 갔냐고 물었고, 웨인에게 성심성의껏 답변해주라는 주의를 받은 관리인은 웨인이 협회 행사 때문에 텍사스로 날아갔으며 오늘 저녁쯤에 돌아올 것이라고 답했다.
그리고 지금에 이른 것이다. 바보가 아닌 화련은 류 현이 거짓말을 하고 검성과 다른 은밀한 볼 일을 보러 갔다는 결론에 이를 수 있었고, 그 때문에 분노하고 있었다. 그의 행동은 그녀가 보기에는 팀원보다 명백한 외부인을 더 신뢰하고 있다는 것처럼 느껴졌으니까.
희란이 어떤 말로 화련의 화를 좀 식혀야 할지 고민하고 있을 때였다. 띵동, 하고 초인종 소리가 울렸다. 관리인이 달음질치는 소리를 들으며 화련은 몸을 일으켰다. 희란도 불안한 눈빛으로 화련을 바라보며 같이 일어섰다. 그녀들은 현관문 쪽으로 걸어갔다.
문이 열렸다.
***
류 현은 아무나 붙잡고 이게 어떻게 된 일이냐고 설명을 요구하고 싶은 충동을 느꼈다. 하지만 그럴 수 있는 대상이 없었다. 유일하게 설명을 요구할 만 한 관리인은 기류가 심상치 않은 것을 감지하고 진작 자리를 피했으니까.
그래서 류 현은 어쩔 수 없이 대놓고 화났다는 표정을 지은 채 팔짱을 끼고 서있는 화련에게 묻는 수밖에 없었다.
“무슨 일 있으셨습니까?”
“아뇨, 아무 일 없었어요.”
“그럼 왜...”
우거지상을 쓰고 계십니까. 하고 물으려던 류 현은 말을 고르기 위해서 멈칫했다. 그의 사고를 자르듯이 화련이 말했다.
“마스터한테 무슨 일이 있었을 거라는 걸 들었거든요.”
“예?”
“무슨 일 있으셨잖아요. 협의도 거르고, 아무런 말도 없이 연락 끊고 잠수 탈 정도로 엄청 큰일이요.”
류 현은 관리인이 사라진 방향으로 눈을 흘겼지만 아무런 효과도 없었다. 화련은 류 현의 옆에 멀뚱히 서 있는 승하를 한 번 힐끗 보고는 말을 이었다.
“마스터가 급한 일 보시는 동안 해란 씨가 계속 연락했어요. 거기부터 일단 연락하셔야 할 것 같네요.”
류 현은 고개를 끄덕여 수긍한 후에 자신의 방으로 향했다. 세 여자가 그를 따라서 우르르 움직였다.
휴대폰을 확인해보니 과연 그녀의 말대로 서해란의 이름이 부재중 전화 목록에 잔뜩 찍혀있었다. 화련의 말에는 없었던 문민호의 이름도.
그는 해란에게 바로 전화를 걸었고, 해란은 이번에도 기다렸다는 듯이 전화를 받았다. 물론 이전처럼 스피커 폰 모드였다.
류 현은 해란에게서 본격적인 스폰 관계에 대해서 회장이 승낙했고, 곧 마나포션에 대한 로열티 부분을 확정짓는 자리를 마련하겠다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그리고 ‘검성 살해 모의 모임’이 최근에 모임 소집을 했으니 조심하라는 당부 또한.
류 현은 조만간 괜찮은 날짜를 알려주겠다고 답하고, 조심하라는 당부에 대해서는 되려 그녀에게 몸조심 하라는 말을 돌려주고는 통화를 마쳤다.
통화를 마친 류 현이 화련의 포화를 받아내기 위해서 마른 침을 삼켰을 때, 그의 휴대폰이 울었다. 발신자는 문민호였다. 류 현은 화련의 눈치를 살피다가 그녀가 고개를 끄덕이는 것을 확인하고 전화를 받았다.
“예, 류 현입니다.”
“오랜만입니다. 류 현님. 문민호입니다.”
“오늘 제가 자리 비운 사이에 몇 번 연락을 하셨길래. 막 연락드리려던 참이었습니다.”
“많이 바쁘신가 봅니다. 가신 일은 잘되셨는지요?”
“덕분에 잘 처리 되었습니다.”
류 현의 대답에 문민호는 잠깐 멈칫하는 기색이었다. 류 현이 갑자기 미국에 간일을 둘러서 물었더니 부정도 하지 않고 잘되었다고 대꾸했으니 당연했다.
“그렇다면 다행이군요. 오늘 연락드린 이유는 제가 일전에 말씀드린 ‘모임’ 때문입니다.”
‘모임’이라는 말에 승하를 제외한 모두가 움찔했다. 문민호가 말하는 ‘모임’이라는 건 딱 하나 뿐이다. 검성을 죽이겠다는 작자들의 모임. 정작 가장 직접적인 당사자는 심드렁해 하는 반응에 류 현은 질려버릴 것 같은 기분이었지만, 평정을 가장하고 물었다.
“무슨 큰 변동사항이라도 생겼습니까?”
“여기까지 와서 빙 둘러서 말씀드리는 건 스스로 바보가 되는 짓이니 솔직하게 말씀드리겠습니다. 어제 그 ‘모임’에 초청을 받아서 참석했습니다. 말이 초청이지 윗선에서 거의 강제 참석시키더군요.”
류 현은 눈에 띄게 미간을 찌푸렸다. 문민호의 말은 정부 측에서 본격적으로 검성 살해에 발을 담그고 있다는 것과 다름없었다. 이전 생에서 검성 살해에 정부가 가담하지 않았다고 생각하진 않았지만 이 정도로 노골적일 줄은 몰랐다.
“...그래서요?”
“전반적으로 회의 내용은 별 거 없었습니다. 한국 플레이어계 온갖 유명인사들이 다 모여서 한다는 소리가 참 가관이었지요.”
“본론만 간단히. 부탁드립니다.”
문민호는 한차례 목을 가다듬은 후 말했다.
“‘모임’에서 내린 결론은 이겁니다. 서해란의 이탈에 영향력을 행사한 게 분명한 류 현님을 직접 시험해보고, 영입할 수 있다면 영입해서 서해란과 유망한 인재를 동시에 얻는 것.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저는 시험에 응하지 않으시는 걸 권합니다.”
별 호소력 없는 권유였기에 류 현은 심드렁한 표정으로 되물었다.
“시험 무대가 어디랍니까? 설마하니 오디션 장에서 할 건 아니지 않습니까?”
“시험 무대는 최소 블루에서 최대 블루퍼플 정도가 될 겁니다. 응하실 경우, 준비는 제가 맡게 될 겁니다. 이것저것 준비 하는 데 2개월 정도 걸리겠지요.”
“2개월 뒤 블루는 no, 3개월 뒤 블루퍼플이상은 yes. 시험관은 셋 이상은 안 됩니다. 저도 혼자 갈 거니까요.”
“...그렇게 전하도록 하겠습니다.”
통화가 끝났다. 류 현은 자신을 빤히 쳐다보고 있는 화련을 마주 보다가 변명을 내뱉으려고 했다.
하지만, 그럴 수 없었다. 그가 입을 열기도 전에 화련은 몸을 돌려서 휑하니 방을 나가버렸다. 희란은 그런 화련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어쩔 줄 몰라 하다가 류 현에게 고개를 꾸벅 숙이고는 그녀를 따라나섰다.
멍하니 두 여자가 떠나는 모습을 바라보던 류 현은 한 숨을 내어 쉬며 내뱉었다.
“어쩐지 오늘은 재수가 좋더라니.”
***
류 현은 멍하니 밤하늘을 올려다보며 하늘의 별을 헤아렸다. 그러다가 우물거리던 입이 비자 쥐고 있던 고깃덩어리를 한 입 베어 물었다. 향신료에 절이다시피 했지만 아직도 남아 있는 괴수 특유의 노린내를 그는 꼬냑으로 씻어내었다. 한 손에는 커다란 괴수 고기, 다른 한 손에는 꼬냑이 병 채로 애주가들이 보고 기겁할만한 광경이었다.
그가 기계적으로 다시 고기를 한 입 베어 물고, 다시 꼬냑을 들이키려던 때였다.
“왜 혼자 청승맞게 마시고 있어?”
류 현은 목소리가 들려온 쪽을 대충 한 번 보고는 다시 밤하늘로 시선을 되돌렸다. 그는 만사가 다 귀찮다는 태도로 대꾸했다.
“상관없잖습니까.”
“팀원들이 그래서 속상해?”
그는 다시 나승하를 돌아보았다. 이번에는 심드렁한 눈이 아니라 명백히 짜증난다는 감정을 담아서. 승하는 그 시선에도 별로 개의치 않고 류 현의 베란다로 훌쩍 넘어왔다.
“팀원이라고 해놓고, 계속 따돌리는 데 화내는 게 당연하지.”
“따돌린 거 아닙니다.”
“에이, 들어보니까. 따돌린 거 맞더만.”
“...화련 씨가 그렇게 말했습니까?”
“따돌리니 못 살겠다고 한 건 아니고. 들어보니까 그렇더라는 거지.”
“......”
류 현이 그녀를 빤히 쳐다보자 그녀는 방안으로 들어가서 그가 바닥에 퍼질러 놓은 술병 중 하나를 집어 들고 다시 베란다에 자리 잡고 앉았다. 그녀는 보드카를 한 모금 넘긴 후에 말했다.
“네 팀원들이 찾아왔었어.”
“뭣 땜에 말입니까.”
“찾아와서 다짜고짜 오늘 같이 던전 갔냐고 묻던데. 와, 나 순간 걔가 무당인 줄 알았다니까?”
생글생글 웃으며 말하는 승하의 모습에도 류 현은 얼굴을 펼 생각을 안했다. 승하도 그의 태도에 별로 신경 쓰는 눈치는 아니었지만.
“그래서 블루 던전 갔다 왔다고 했어. 아, 이거 내가 그냥 불어버린 거 아니다? 완전히 확신하고 찾아온 거라서 다른 대답은 뭐라고 하던 간에 안 믿었을 거야.”
“본론만 간단히.”
“대답 듣자마자 자기들 수련 좀 도와달라고 하던데?”
류 현은 그녀의 말에 반쯤 누워있던 몸을 일으켰다. ‘왜?’ 그가 의문 어린 눈초리로 승하를 바라보자 그녀는 어깨를 으쓱해보였다.
“내가 멀쩡한 팀장 냅두고 왜 나한테 그러냐고 물으니까. 네가 팀원들이 못 미더워서 자꾸 혼자서 뭘 하려고 들어서 그렇다는 데? 수준을 맞춰야 하는 거 아니냐. 이거지. 거기다가 낮에 퍼플블루 혼자서 들어간다고 했잖아? 그러니까 안 그래도 그거 준비하느라 바쁠 사람, 자기 훈련 시켜달라고 시간 뺏을 수 없지 않느냐고. 그러더라, 걔들도 참 특이해. 어제까지만 해도 대놓고 경계하던 사람한테 수련 시켜달라고 하다니 보통은 그런 발상 자체를 못하잖아?”
류 현은 저도 모르게 이마를 부여잡았다. 그런 식으로 해석할 줄이야. 잠재력이 확인 된 인재들을 굳이 험하게 굴릴 필요가 없어서 위험요소에서 떨어뜨려 놓고, 천천히 키우려고 했던 것인데. 너무 자신의 관점에서만 생각했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자신이 부렸던 짜증이 허망해졌다.
“그래서 뭐라고 대답하셨습니까.”
“응? 해주겠다고 했지. 나 한가하니까.”
“예?”
“아, 걱정 마. 귀국하기 전까지는 알아서 수련하라고 했어. 던전 같이 가는 건 걱정 안 해도 돼.”
“아니 그런 이야기가 아니라...”
‘자기 팀원도 아닌 데 왜 그런 번거로운 짓을 합니까?’ 류 현은 목구멍까지 올라왔던 말을 삼켰다. 하지만 승하는 그런 그가 삼킨 뒷말까지 읽은 것처럼 말했다.
“X던전 들어갈 때 걔들도 같이 갈 거 아냐? 걔들이 강해지면 나도 죽을 확률 떨어지는 거고. 그리고 동료잖아? 같이 던전 들어갈 사이인데, 언제까지 경계모드로 둘 수도 없고. 이럴 때 친해져 놓으면 좋잖아?”
“......”
류 현이 반쯤 입을 벌리고 벙찐 얼굴로 자신을 멍하니 바라보고만 있자, 승하는 히히 웃으면서 그의 등을 가볍게 때렸다.
“나중에 밥 한 번 사? 메뉴는 흠...별로 가리는 건 아니지만. 오늘 먹은 눈보숭이 비슷한 거면 좋을 거 같네.”
그는 고개를 끄덕거릴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고, 그래서 고개를 끄덕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