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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이밍 마스터-970화 (971/1,027)

< 970화 4. 뜻밖의 마수 연성 >

띠링-!

-‘마수 연성술’ 고유 능력의 숙련도가 ‘마스터’ 단계로 상승하였습니다!

-마스터의 경지에 도달하여, 새로운 고유 능력이 개방됩니다.

-‘파생 연성술’ 고유 능력을 습득하셨습니다!

-‘재료 조합술’ 고유 능력을 습득하셨습니다!

……중략……

-‘마수 연성술’ 고유 능력의 명칭이 ‘마수 연성비술’로 변경됩니다.

마수 연성으로 인해 피어난 검고 붉은 연기.

치이이익-!

그 연기 속에서 이안은 극도의 자제력을 발휘하고 있었다.

‘됐다. 됐어! 됐다고!’

사실 이안이 연성한 키에클립스는 정확히 열 마리가 아니었다.

열 번의 연성으로는 남은 숙련도 경험치를 전부 채울 수 없었고, 때문에 완성된 키에클립스를 다시 분해 조립하는 작업으로 남은 숙련도를 더 채운 것이다.

두세 마리를 분해하여 획득한 재료를 사용하면 키에클립스를 한 번 더 연성할 수 있었고.

하여 이안은 총 열 다섯 번 정도의 연성 노가다를 할 수 있었다.

열 마리를 분해하여 다시 네 마리를 연성해 내고, 그 네 마리를 분해하여 다시 한 마리를 더 연성한 것이다.

아직 한 마리 더 연성할 수 있는 재료가 남아 있었지만, 이 무식한(?) 짓을 계속할 이유는 이제 없었다.

애초에 전설 등급의 마수를 다시 분해 조립 한다는 자체가 무척이나 사치스러운 짓이었으니 말이다.

쓰지도 않을 키에클립스를 연성하느니, 차라리 남은 재료들은 아껴 뒀다가 다른 마수를 연성할 때 사용하는 것이 나을 터.

이안 또한 극단적인 속도로 숙련도를 채우기 위해 감행한 것일 뿐, 평소 같으면 절대로 하지 않을 방식이었다.

‘될지 안 될지 간당간당했는데, 돼서 다행이야.’

상태 창 위에 붉은 빛으로 반짝이는 ‘마스터’의 표식과, ‘마수 연성비술’이라는 연성술의 새로운 이름을 확인한 이안.

그는 만족스런 표정이 되어 히죽 웃었다.

어차피 ‘태초의 마룡’재료가 전부 모이고 나면 연성 노가다를 통해 마스터를 먼저 찍고 연성 시도를 할 생각이었는데.

겸사겸사 마스터를 먼저 찍어 놓으니, 고대의 연성술을 떠나 기분이 좋은 것이다.

“후후.”

그리고 잠시 후, 새로 생긴 고유 능력들을 훑어보며 행복한 기분을 만끽하던 이안은 다시 긴장한 표정이 될 수밖에 없었다.

이제는 인벤토리에서 ‘고대의 마수 연성술’ 사본을 다시 꺼내어, 습득 조건이 충족되었는지 확인할 차례였으니 말이다.

‘정황상 분명히 조건이 충족되었을 테지만…….’

지르딘은 분명, 해당 분야의 ‘마스터’ 단계 달성을 키포인트라 이야기하였다.

NPC가 거짓을 이야기할 리는 없고, 때문에 이안은 조건이 충족되었을 것임을 9할 이상 확신하고 있었지만.

그렇다고 해서 만에 하나의 변수가 걱정되지 않을 수는 없는 것이다.

‘정령 연성술은 상위 카테고리가 고대의 정령술이었던 것 같은데…… 설마 ’

하지만 다행히도, 시스템은 이안의 추측을 배신하지 않았다.

띠링-!

-‘고대 마수 연성술(사본)’ 스킬 북을 오픈하셨습니다.

-상위 카테고리인 ‘마수 연성비술’을 보유하였습니다.

-조건이 충족되었습니다.

-‘고대 마수 연성술(사본)’ 아이템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지르딘이 이야기했던 것처럼 마스터 숙련도가 된 마수 연성술 또한 상위 카테고리로 인식이 되었던 것이다.

‘됐어!’

하여 이안은 상기된 표정으로 망설임 없이 책자를 습득하였다.

이제 이 고대의 마수 연성술만 습득하면, 어둠의 요새 콘텐츠는 깡그리 독식하게 되는 셈이니 말이다.

-‘고대 마수 연성술(사본)’ 아이템을 사용하셨습니다.

-‘고대의 마수 연성술’을 습득하셨습니다!

-‘고대의 마수 연성술’ - Lv.1/숙련도 0%

-‘고대의 마수 연성술’의 기본 스킬인, ‘마기 연성’ 고유 능력을 습득하셨습니다.

-‘고대의 마수 연성술’의 기본 스킬인, ‘고대 ’ 고유 능력을 습득하셨습니다.

……중략……

-고대의 실전된 연성술을 성공적으로 습득하셨습니다!

-고대 연성술의 전승자가 되셨습니다.

-이제부터 ‘고대의 마수 연성술’은 어떤 유저든 같은 경로의 습득이 불가능해집니다.

다시 한번 이안에게 확인이라도 시켜 주듯, 깔끔하게 마지막 한 줄 까지 띄워 주는 시스템 메시지.

“……!”

졸고 있던 엘던이 깰까 봐 흥분을 참고 있던 이안이었지만, 이 순간만큼은 저도 모르게 탄성을 내지를 수밖에 없었다.

“좋았어……!”

그리고 이안의 그 행복한 비명에, 꾸벅 꾸벅 졸고 있던 엘던은 화들짝 놀라며 일어날 수밖에 없었다.

“이안느 님……? 무, 무슨 일이시죠?”

엘던의 놀란 목소리에 그제야 흥분을 가라앉힌 이안이 멋쩍은 표정으로 뒷머리를 긁적였다.

“아, 방금 협회 의뢰를 전부 끝냈거든요.”

이어서 이안은 슬쩍 엘던의 눈치를 보았다.

혹시나 엘던이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진 않을까 싶어서 말이다.

하지만 다행히도, 엘던은 별다른 의심 없이 이안의 이야기를 믿어 주었다.

졸다가 일어난 엘던의 귀에는 이안이 의뢰를 끝냈다는 말만 들렸으니 말이다.

“오오, 수고하셨습니다!”

그리고 드디어 ‘고대의 다크발록’연성이 가능해졌다는 사실에, 오히려 이안보다 더 흥분한 엘던.

그런 엘던의 모습을 본 이안은 속으로 피식 웃었다.

‘후후, 이 친구도 천상 게이머네.’

새로운 마수 연성에 대한 기대감이 그의 표정 너머로 여실히 보였으니 말이다.

‘기왕 이렇게 된 거. 저 친구 덕분에 빠르게 목표를 달성했으니…… 연성은 꼭 성공시켜 줘야지.’

어쨌든 엘던에게 거짓말을 한 것은 사실이었기에, 살짝 양심의 가책도 느끼고 있는 이안.

“지금 바로, 한번 시도해 보겠습니다.”

“정말입니까?”

“약속은 당연히 지켜야지요.”

“가, 감사합니다. 이안느 님. 지금 바로 세팅하도록 하겠습니다.”

이안의 이야기가 떨어지자, 엘던은 곧바로 마수 연성을 위한 세팅을 시작하였다.

미리 준비해 두었던 재료를 하나하나 꺼내어, 이안이 편히 작업할 수 있도록 세팅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안은 한 걸음 뒤로 물러나 엘던이 하는 양을 흥미롭게 지켜보았다.

‘자, 고대의 다크발록이라…… 연성에 어떤 재료를 사용하는지 한번 볼까?’

이 상황 자체가 흥미롭기도 하였지만, 고대의 연성술에 어떤 재료가 들어가는지 무척이나 궁금했으니 말이다.

게다가 레시피를 실물로 얻을 수는 없을지언정 머리로 기억은 할 수 있으니.

재료만 정확히 기억해 놓는다면, 시간 날 때 거점에 틀어박혀 무한 트라이할 생강이었던 것.

하여 연성 준비가 다 되어 갈수록, 이안은 점점 더 흥미로운 표정이 될 수밖에 없었다.

‘자, 일단 데빌 드레이크를 저기에 두는 걸 보니, 저 녀석이 서브 재료로 들어가는 것 같은데…….’

데빌 드레이크를 발견한 이안이 두 눈을 반짝였다.

등급 자체는 영웅 등급에 불과한 녀석이지만, 희귀도로 따지면 어지간한 전설에 맞먹는 마수였으니 말이다.

저 녀석이 서브 재료로 들어간다는 것은 이 연성 레시피가 확실히 최고급 레시피라는 뜻이니.

이안의 관심이 더 커지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었다.

‘자, 이제 주재료가 중요한데…… 서브로 영웅 등급이 들어갔으니, 베이스 마수도 당연히 영웅 등급이려나?’

하지만 그저 흥미로운 표정으로 엘던을 지켜보던 이안은 잠시 후 다시 평정심을 잃을 수밖에 없었다.

“……?”

엘던이 모든 준비를 마친 엘던이 마지막으로 소환한 두 마리의 마수가 너무도 충격적인(?) 녀석들이었으니 말이다.

캬아아오-!

캬아아악!

각각 흉포한 소리를 뿜어내며, 엘던의 앞에 나타난 칠흑빛의 두 마리 마수들.

‘저, 저건……! 다크 발록이랑 데빌 피닉스잖아?’

당연히 영웅 등급의 마수 두 마리로 전설 등급의 고대 마수를 연성하는 줄 알았던 이안으로서는, 뜬금없이 재료로 등장한 두 마리의 전설 등급 마수가 충격적일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하여 이안의 두뇌는 빠르게 회전하기 시작하였다.

‘이러면 설마…… 저 엘던이라는 녀석이 연성하려던 고대의 다크발록이라는 게, 신화 등급의 레시피였던 거야?’

이안은 멍한 표정이 되었다.

지금까지 그는 엘던이 만들려던 고대의 다크발록을 전설 등급으로 오해하고 있었고, 때문에 그렇게까지 크게 생각지 않고 있었던 것이다.

고대의 다크발록 레시피를 훔쳐보는 것은 고대의 연성술을 배운 뒤에 딸려 올 작은(?) 보너스 정도로만 생각하고 있었던 것.

그리고 이안의 그러한 추측은 너무도 당연한 것이었다.

발록 전문가나 다름없는 이안은 이미 다크 발록이 전설 등급의 마수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으니.

‘고대의’라는 수식어가 붙었더라도 단순히 다른 종류의 다크발록쯤으로 생각된 것이다.

‘하, 미치겠네. 이럴 수가 있나…….’

하여 이안은, 무척이나 생각이 복잡해지기 시작하였다.

본의 아니게(?) 신화 등급의 레시피를 알게 되었다는 사실이 기쁘면서도, 반대로 커다란 부담감이 스멀스멀 피어오르기 시작한 것이다.

‘신화 등급의 연성…… 해낼 수 있을까?’

전설 등급의 연성인 줄 알고 자신 있게 해 주겠다고 한 대리 연성이 알고 보니 신화 등급의 연성이었으니.

아직 한 번도 신화 등급의 연성을 시도해 본 적 없는 이안으로서는, 커다란 부담감이 차오를 수밖에 없는 것.

‘젠장, 이제 와서 못 하겠다고 할 수도 없고…….’

하지만 그러한 이안의 심리 상태를 아는 것인지 모르는 것인지, 해맑은 표정으로 다가온 엘던은 이안의 손을 덥석 끌어 쥐었다.

“다 준비했습니다, 이안느 님!”

“그, 그렇습니까?”

“그럼, 이안느 님만 믿겠습니다……!”

마음속 깊은 곳에서부터 동요하는 이안과 달리, 엘던의 표정은 무척이나 해맑았다.

전설 등급의 마수를 어마어마한 속도로 찍어 내는 이안의 실력을 보았으니, 그가 신화 등급의 고대 마수를 연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철석같이 믿어 버린 것이다.

하여 얼떨결에 고개를 끄덕인 이안은 침중한(?) 목소리로 천천히 다시 입을 열었고.

“최대한…… 성공시켜 보겠습니다.”

반면에 신이 난 엘던은, 두 손을 비비며 마수들 앞에 올라섰다.

“그럼, 시작하겠습니다……!”

연성을 시작하는 엘던의 움직임은 경쾌하였다.

이안의 내면 상태를 모르는 엘던으로서는 신이 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으니 말이다.

레시피대로 마수들과 재료들을 집어넣고, 조심스레 마법진을 세팅하는 엘던!

마법진 자체는 이안이 그리더라도 레시피의 주인은 엘던이었기에.

연성의 절반 정도를 차지하는 과정은 엘던의 몫이었던 것이다.

그리고 모든 준비가 끝나자, 이제 이안의 차례가 돌아왔다.

“자, 부탁드립니다!”

“알겠습니다, 엘던 님.”

엘던과 눈빛을 교환한 이안은 마법진에 올라섰다.

그리고 엘던 몰래, 인벤토리에 있던 최상급 마령석 두 개를 레시피에 추가하였다.

연성의 성공률을 대폭 올려 주는 고가의 재료를 망설임 없이 투척한 것.

‘무조건 성공해야 해……!’

최상급 마령석의 가치는 거의 엘던에게 받은 로튬과 맞먹는 수준이었지만, 이안은 전혀 아깝지 않았다.

신화 등급의 마수 연성은 전설 등급과는 차원이 다른 것이었고.

그 레시피를 알게 되었다는 사실만으로도 마령석 두 개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었으니 말이다.

오히려 마령석을 사용치 않고 실패한다면, 그에 대한 양심의 가책이 훨씬 더 클 수준.

‘좋아……! 해 보자!’

게다가 신화 등급의 연성에 성공한다면 그 숙련 경험치도 어마어마할 것이었으니, 이안은 진중하게 마법진을 그려 나가기 시작하였다.

우웅- 우우웅-!

그리고 이안의 연성에 방해되지 않기 위해 멀찍이 떨어진 엘던은 그 광경을 숨죽여 지켜보기 시작하였다.

‘제발……! 성공해야 하는데……!’

하여, 그렇게 거의 1시간 정도의 시간이 흘렀을까?

이안의 손끝에서 퍼져 나온 빛이 마법진 전체를 휘감았고.

구구궁-!

바닥에 그려진 복잡한 마법진의 위에서, 붉은 빛이 폭사되기 시작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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