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테이밍 마스터-817화 (823/1,027)

< 817화 5. 첫 번째 심판검 (3) >

* * *

카일란의 공식 커뮤니티가 오랜만에 불타오르기 시작하였다.

중간계 거점의 콘텐츠로서 ‘천룡기사단’의 존재가 대중들에게 알려진 이후 드디어 최초의 천룡기사단이 탄생하였으니 말이었다.

게다가 그 첫 번째 천룡기사단을 만들어 낸 길드가 바로 한국의 길드였으니, 오랜만에 커뮤니티의 팬들은 국뽕(?)에 취해 있었다.

-크으으, 역시 이안갓이야.

-그러게. 한동안 소식이 뜸하다 했더니, 용기사단을 준비하고 있었을 줄은 몰랐다.

-캬, 어제 유캐스트에 영상 올라온 것 보니까 간지가 아주 좔좔 흐르던데, 비룡 타고 사냥하는 느낌은 대체 어떤 느낌일까?

-그냥 단순히 비룡을 타고 사냥하는 정도가 아니지. 기사단 버프에 이안갓의 오더까지 받고 사냥하는 거니까…….

-와, 진짜 이제 로터스는 중간계 어지간한 사냥터는 다 쓸고 다니겠네.

-ㅠㅠ 부럽다. 난 언제쯤 저렇게 게임해 볼까?

-용기사단까진 바라지도 않음. 신성기사단이나 용맹기사단만 돼도…….

-ㅋㅋㅋ 윗분 꿈이 너무 크신 듯.

천룡기사단은 사실상 중간계에 길드 거점을 세운 수많은 상위권 길드들의 목표였다.

때문에 그 화려한 외관과 기사단 버프 등의 실질적 가치와 별개로 충분히 상징적인 의미가 있었던 것이다.

다만 이렇게 되자, 로터스의 팬들은 한 가지 아쉬운 부분이 있었다.

-그나저나 한 보름만 빨랐으면 더 좋았을 텐데.

-그러게. 로터스에서 보름만 더 빨리 용기사단이 창설됐더라면, 중간계 최초의 기사단 타이틀까지 먹을 수 있었을 텐데.

-뭐 그 부분이야 어쩔 수 없죠. 사실 이 시점에 용기사단 조건을 전부 충족한 것만 하더라도 엄청난 것 아닙니까?

-맞아요. 로터스에서 만약 용맹기사단이나 신성기사단으로 처음부터 목표를 잡았더라면, 아마 어렵지 않게 그 타이틀까지 먹었겠죠.

-으, 아까비!

그것은 바로, ‘중간계 최초의 기사단’ 타이틀을 이미 해외의 다른 길드에서 가져갔다는 것.

이미 이주일 전쯤 중국 서버의 길드에서 ‘신성기사단’을 창설하면서, 최초의 기사단 타이틀이 중국 서버로 넘어갔던 것이다.

하지만 그 아쉬움은 최초의 용기사단이라는 화려함에 비하면 작은 부분일 뿐.

수많은 로터스의 팬들은 앞으로 이어질 용기사단의 행보를 무척이나 기대하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용기사단이 창설된 바로 다음 날.

그 기대에 부응하는 소식이 카일란 커뮤니티의 뉴스로 발표되었다.

[로터스 길드, 세계 최대 규모의 동영상 사이트 ‘유캐스트’에 신규 채널 생성!]

로터스를 전담으로 하는 영상 제작 팀에서, 기사단이 진행하는 퀘스트와 전투들을 영상으로 기록하여 아예 하나의 채널을 만들기로 발표한 것이었다.

그리고 그 채널의 이름은 다음과 같았다.

‘로터스 길드, 용기사단 전투일지.’

* * *

용기사단 창설까지 스트레이트로 달린 이안은 하루 정도 휴식의 시간을 갖기로 하였다.

하지만 그 휴식마저도 말뿐인 휴식일 뿐.

정확히 말하자면 그것은 재정비의 시간이었다.

그간 정령계의 콘텐츠들을 돌파하며 얻어 낸 수많은 보상들을 정리하여, 최상의 전투력을 낼 수 있는 컨디션으로 조합해 내기 위한 휴식이었던 것이다.

그리하여 이안이 가장 먼저 한 것은 획득한 아이템들의 옵션을 연구하고, 최상의 조합을 짜는 일이었다.

‘용암 세트와 성령의 유물을 잘 조합해서 최고의 스펙을 세팅해야 해.’

이안이 이번에 성령의 유적지에서 얻은 아이템들은 하나같이 훌륭한 능력치를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이안의 마음에 드는 아이템은 당연히 신화 등급인 두 개의 장비들이었다.

성령의 심판 검과 성령의 망토.

이 두 개의 장비들은 다음과 같은 능력치를 가지고 있었다.

-성령의 심판 검

분류 : 대검

등급 : 신화(초월)

착용 제한 : 초월 레벨 99 이상 or ‘빛의 도전자’ 자격을 가진 유저

공격력 : 3,794~5,870

내구도 : 99,999/99,999

옵션 : 모든 전투 능력치 + 50(초월)

모든 종류의 회복 효과 +30퍼센트

착용한 모든 장비의 무게 감소 25퍼센트

‘무기 막기’ 대미지 감소 +15퍼센트

성령의 힘으로 만들어진, 고대의 장비입니다.

고대 ‘빛의 심판자’가 악마들을 심판할 때 사용하던 검입니다.

성스럽고 강력한 힘을 담고 있습니다.

*성령의 심판 (패시브)

‘성령의 심판 검’으로 공격하는 모든 공격에, 추가로 ‘시온’ 속성이 부여됩니다.

또, 모든 일반 공격에 위력의 15퍼센트만큼의 시온 속성 고정 피해가 들어갑니다.

*성령 흡수(액티브)

세상의 모든 존재는 성령의 기운을 가지고 있습니다.

성령의 검은 그것을 흡수하여 주인의 생명력을 회복시킬 수 있습니다.

-적에게 시온 속성의 피해를 입힐 때마다 현재 생명력의 5퍼센트만큼이 회복됩니다.

(지속 시간 : 60초)

(재사용 대기 시간 : 300초)

……중략……

*성혼의 낙인 (패시브)

적의 공격을 회피한 직후 치명적인 피해를 입힐 시 피격된 대상에게 ‘성혼의 낙인’이 각인됩니다.

‘성혼의 낙인’은 5초 동안 지속되며, 낙인이 각인된 대상은 ‘시온’ 속성의 공격에 한해 350퍼센트만큼 증폭된 피해를 입습니다.

‘성혼의 낙인’은 최대 5회까지 중첩되며, 낙인이 3회 이상 중첩된 대상을 공격할 시 추가로 시온 속성의 고정 피해(시전자 최대 생명력의 20퍼센트만큼)를 입힙니다.

(성령의 심판 검으로 공격 시에만 적용)

*삼위일체三位一體

고대에서부터 전해져 내려오는 심판검은 각기 다른 속성을 심판하기 위해 총 세 자루로 만들어졌습니다.

그리고 이 세 자루의 심판 검을 전부 모은다면 진정한 심판자로서의 자격이 생길 것입니다.

심판자의 자격을 가진 이에게 심판 검은 더욱 강력한 힘을 선물합니다.

-‘심판자의 자격’을 가진 유저가 착용할 시 무기 공격력이 50퍼센트만큼 증가합니다.

-‘심판자의 자격’을 가진 유저가 착용할 시 방어력 관통 +15퍼센트 옵션이 추가로 부여됩니다.

*유저 ‘이안’에게 귀속된 아이템입니다.

다른 유저에게 양도하거나 팔 수 없으며 캐릭터가 죽더라도 드롭되지 않습니다.

-성령의 망토

분류 : 망토

등급 : 신화(초월)

착용 제한 : 초월 레벨 99 이상 or ‘빛의 도전자’ 자격을 가진 유저.

방어력 : 560~620

마법 방어력 : 370~425

내구도 : 99,999/99,999

옵션 : 모든 전투 능력치 +20(초월)

모든 종류의 회복 효과 +25퍼센트

착용한 모든 장비의 무게 감소 25퍼센트

‘시온’ 속성의 회복 효과 +40퍼센트

성령의 힘으로 만들어진 고대의 장비입니다.

고대 ‘빛의 심판자’가 악마들을 심판할 때 사용하던 망토입니다.

성스럽고 강력한 힘을 담고 있습니다.

*성령의 보호 (패시브)

착용자가 ‘시온’ 속성의 공격을 할 때마다 망토에 성령의 힘이 축적됩니다.

축적되는 성령의 힘은 해당 공격의 위력에 비례하며, 축적된 성령의 힘은 그 즉시 실드로 전환되어 착용자의 생명력을 보호합니다.

‘성령의 보호’로 얻을 수 있는 최대 실드량은 착용자 최대 생명력의 35퍼센트입니다.

*유저 ‘이안’에게 귀속된 아이템입니다.

다른 유저에게 양도하거나 팔 수 없으며 캐릭터가 죽더라도 드롭되지 않습니다.

이 두 가지의 신화 등급 장비를 처음 확인했을 때 사실 이안이 가장 먼저 느낀 감정은 약간의 실망이었다.

신화 등급의 초월 장비인 것을 감안했을 때 기대했던 것 보다 장비 능력치가 많이 부족했으니 말이다.

물론 많이 떨어지는 수준의 스텟은 아니었지만, 기존에 사용하던 전설 등급의 장비들과 비교하더라도 딱히 나은 수준이 아니었던 것.

하지만 그러한 실망이 성급한 것이었다는 사실은, 정보 창을 읽어 내려가면서 금세 깨달을 수 있었다.

옵션과 고유 능력 하나하나가 빵빵하기도 하였지만, 무엇보다도 ‘삼위일체’라는 특별한 세트 효과를 발견하였기 때문이었다.

‘결국 세 자루의 심판 검을 다 모으라는 얘기네.’

무기 공격력 +50퍼센트라는 옵션과 방어 관통력 +15퍼센트라는 추가 옵션.

이것은 얼핏 보기에는 심플해 보이는 옵션이었으나, 실상은 그렇게 가볍지 않았다.

특히 무기 공격력 자체를 증가시켜 주는 옵션은, 무기의 등급 자체를 몇 단계 올려 주는 것이나 다름없었으니 말이다.

그리고 이 세트 효과를 제외한 다른 옵션들의 콘셉트 또한, 이안의 흥미를 충분히 자극하고 있었다.

‘시온이라는 속성을 가진 속성 장비에 걸맞게 콘셉트가 확실하단 말이지. 고유 능력 발동이 손에 익기만 하면, 정말 완벽한 좀비가 될 수 있겠어.’

심판 검과 망토가 가진 고유 능력들은 대부분이 ‘회복’과 관련되어 있었다.

게다가 옵션에 회복 효과 증폭까지 빵빵하게 달려 있었으니, 이안의 머릿속에는 대략적인 회복량이 그려지고 있었다.

‘용암 세트는 어차피 네 파츠만 착용해도 세트효과를 전부 누릴 수 있어. 성령의 유물들이랑 잘 조합해 봐야지.’

이안은 당장 정령산의 중상급 난이도 사냥터를 향해 이동하였다.

가지고 있는 장비들을 이리저리 스왑하여 착용해 보면서, 가장 강력한 전투력을 뽑아 낼 수 있는 조합을 찾기 위해서 말이다.

소환수나 가신들은 당연히 대동하지 않았다.

어차피 초월 레벨 50~60정도의 기계 몬스터가 등장하는, 허접한(?) 난이도의 사냥터에서 실험할 생각이었으니 말이다.

때문에 당황한 것은 열심히 사냥하고 있던 현지인(?)들이었다.

콰쾅- 콰아앙-!

“아니, 저 미친놈 뭐야?”

“뭐지? 전사 클래스가 어떻게 여기서 솔플이 가능한 거지?”

“와, 돌았다. 대체 무슨 스킬을 사용하는데 생명력이 계속 회복되는 거야?”

“회복도 회복이지만, 파괴력이 진짜 미쳤는데요? 무슨 대검 한 번 휘두를 때마다 뚝배기 하나씩 터뜨려 버리네.”

생각지도 못했던 규격 외의 존재로 인해, 울며 겨자 먹기로 사냥을 중단한 초월 50레벨 대의 랭커들.

그들은 이안의 전투를 구경하며, 부러움이 가득한 눈빛으로 저마다 추측을 시작하였다.

그들 또한 글로벌 기준 상위 0.1퍼센트의 최상위권 랭커들이었지만, 이안의 전투력이 부러운 건 어쩔 수 없었다.

“혹시 카이 아닐까? 카이 정도 되면 저런 사냥이 가능할 것 같은데.”

“놉. 딱 봐도 인간 종족인데, 카이일 수가 없지.”

“그럼 대체 누구지? 랄프나 케이도 저 정도 전투력은 힘들 것 같은데…….”

“혹시 샤크란?”

다른 랭커들의 부러움 가득한 시선을 알기는 하는 것인지, 신경조차 쓰지 않은 채 사냥에 열중하는 이안.

그렇게 반나절 정도의 솔로 플레이를 마친 결과, 이안은 아이템 세팅을 대략적으로 픽스할 수 있었다.

‘특수한 상황이 아닌 이상 무기와 망토는 성령의 장비 두 개를 착용해야겠어.’

‘단순히 무기 스펙만 놓고 봤을 때에는 용암의 장궁이 더 뛰어나지만, 유지력에 활용도까지 감안하면 심판 검이 더 나아. 장궁은 서브 무기로 세팅해 두고 필요할 때마다 스왑해야지.’

2차, 3차 스테이터스까지 심도 깊게 고려한 이안의 선택.

‘갑옷은 같은 전설 등급이지만 성혼의 갑주보단 용암갑이 나은 것 같고……. 머리장식에 신발, 악세까지 하면 4세트를 유지할 수 있겠지.’

그리고 최종 픽스된 장비를 싹 착용한 이안은 다시 한번 정령산을 휩쓸기 시작하였다.

세팅된 장비들의 고유 능력에 좀 더 완벽하게 적응하기 위해서 말이다.

그 과정에서 소소하게 레벨도 한 계단 올린 것은 이안의 소소한 행복이라 할 수 있었다.

띠링-!

[레벨이 올랐습니다. 79레벨(초월)이 되었습니다.]

“크, 다른 건 몰라도 성령 장비 착용하니까 유지력이 정말 엄청나네.”

오늘의 일과도 무사히 마친 이안은 뿌듯한 표정으로 사냥을 종료하였다.

이제 내일부터는 천룡기사단과 함께 본격적인 길드 퀘스트를 수행하게 될 것이었다.

‘흐, 이제 기계문명과 본격적인 전쟁을 시작할 수 있는 건가?’

이안의 두 눈이 반짝이기 시작하였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