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테이밍 마스터-730화 (739/1,027)

< 730화 4. 새로운 힘 (3) >

* * *

-마법의 지배자

드래곤은 마법을 지배하는 ‘마법의 일족’입니다.

언령의 힘을 깨달은 드래곤은 최상위 마법 체계인 ‘언령 마법’을 사용할 수 있게 되며, 모든 마법을 더욱 강력하게 발동할 수 있게 됩니다.

또, 드래곤의 태생에 따라 별도의 배움 없이도 사용할 수 있는 언령 마법을 한 가지 부여받습니다.

*‘마법의 지배자’ 효과로 인해, 모든 마법의 계수가 20퍼센트만큼 증가합니다.

*해당 드래곤의 성향으로 인해, 모든 회복계열 마법의 효과가 50퍼센트만큼 증폭됩니다.

*현재 습득 중인 언령 마법

-홀리 워Holy War

*현재 습득 중인 마법

-폴리모프Polymorph

-힐링 웨이브Healing Wave

-리커버리Recovery

‘마법의 일족’ 고유능력은, 드래곤만이 가지고 있는 전유물 같은 최상위 티어의 능력이었다.

별다른 조건 없이 8서클 이하의 모든 마법을 배울 수 있는 능력은, 비록 페널티가 있다 하더라도 충분히 좋은 고유능력인 것이다.

하지만 페널티가 사라지고 오히려 버프까지 받게 된 지금, 이제 ‘마법의 지배자’라는 이름이 된 이 고유 능력은 더 이상 ‘좋은’ 고유 능력 정도의 수식어로 이야기할 수 없게 되었다.

이것은 이제 이안이 보기에, 완벽히 ‘사기적인’ 능력으로 진화하였다.

‘와, 마법 공격력 뻥튀기된 걸로 끝인 줄 알았는데, 거기서 다시 계수가 20퍼센트 증가했어? 게다가 회복 마법 효과 증폭은 대체…….’

엘카릭스의 정보창을 확인한 이안은, 그대로 말을 잃고 말았다.

비록 처음에 상상했던(?) 것처럼 전투 능력치 자체가 오른 것은 아니었지만, 그 이상으로 강력한 옵션들이 많이 생겨났으니 말이다.

그런데 심지어는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이안이 아직 확인하지 않은 한 가지.

엘카릭스 고유의 언령 마법으로 부여받은, ‘홀리 워Holy War’라는 고유 능력이 남아 있었으니까.

‘홀리 워? 성전聖戰이라……. 회복 계열 고유 능력이려나?’

이안은 저도 모르게 마른침을 꿀꺽 집어삼키며, 마법의 자세한 정보를 오픈해 보았다.

-홀리 워

등급 : 신화(초월)

분류 : 언령 마법

마력 등급 : 9서클

전장의 하늘로 날아올라 ‘성전’을 선언합니다.

성전을 선언하는 순간 반경 100미터 이내의 모든 아군에게 빛의 여신이 내리는 축복이 부여되며, 이 효과는 10분 동안 지속됩니다.

(최초에 축복이 내릴 때, 모든 아군의 생명력이 시전자 최대 생명력과 방어력에 비례하여 회복됩니다.)

‘여신의 축복’을 부여받은 대상은 지속 시간 동안 모든 상태이상에 저항하는 ‘면역’ 상태가 되며, 매 초당 생명력이 최대 생명력의 3퍼센트만큼씩 회복됩니다.

또, 모든 종류의 ‘저항력’이 30퍼센트만큼 증가합니다.

(저항력 버프는 Maximum 수치를 넘을 수 있습니다.)

재사용 대기 시간 : 20분

*신룡 ‘엘카릭스’의 고유한 언령 마법입니다.

고유한 언령 마법을 사용할 시 마나 소모량이 절반으로 감소합니다.

*모든 언령 마법에는 캐스팅 시간이 존재하지 않습니다.

9서클의 마법은, 그야말로 궁극의 마법이다.

마법사 클래스의 최고 랭커들조차 중간계에 오기 전까지는 아무도 갖지 못했으며, 지금 이 시점에서도 보유한 사람이 많지 않은 최상위 마법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레미르 누나도 고작 세 가지 정도 쓸 수 있다고 했었으니까…….’

게다가 언령의 힘을 깨닫지 못한 인간 마법사들이 쓰는 9서클의 마법은, 사실 반쪽짜리라고 할 수 있었다.

애초에 9서클 마법 자체가 언령 마법을 베이스로 하는 마법인데, 그것을 인간계의 마탑에서 일반 마법으로 개조한 것이기 때문에 무캐스팅으로 사용할 수 있는 엘카릭스와 달리 어마어마하게 긴 캐스팅 시간을 페널티로 받았으니 말이다.

여하튼 그러한 이유로, 이안은 완벽하게 확신할 수 있었다.

지금 엘카릭스의 고유 언령 마법으로 생성된 9서클 마법 ‘홀리 워’는, 현존하는 그 어떤 회복 계열 마법보다도 강력한 마법일 것이라고 말이다.

‘회복량이야 더 높은 마법도 있겠지만, 광역으로 들어가는 면역 효과에 저항력 버프가 진짜 미친 수준이야.’

게다가 한 가지 더.

이안은 마법 설명창의 하단부에 쓰여 있는 한 줄의 문구 때문에 무척이나 설렜다.

-저항력 버프는 Maximum 수치를 넘을 수 있습니다.

‘크, 이 말대로라면 차원 마력 저항력도 150 뚫고 올라갈 수 있다는 건데……. 이러면 버프가 얼마나 더 증폭될지 궁금해지잖아?’

루가릭스의 목에 목줄(?)을 채우러 가기 전, 무리해서 퀘스트를 클리어한 것에 보람을 느끼는 이 순간!

“크으으!”

이안이 연신 감탄사를 연발하는 동안, 각성으로 인해 잠시 드래곤의 본체가 되었던 엘카릭스가 어느새 꼬마 숙녀의 모습으로 다시 되돌아와 있었다.

“헤헤, 아빠, 마음에 들어요?”

양손을 허리에 턱 얹은 채 뿌듯한 표정을 하고 있는 엘카릭스.

이안은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며 기분 좋게 웃었다.

“그럼, 마음에 들고말고. 역시 우리 엘이가 짱이야.”

“으히히.”

그렇게 기분 좋아진 엘을 뒤로하고, 이제 이안은 남은 세 드래곤들에게도 각각 각성 수정을 하나씩 건네어 주었다.

“자, 이제 너희들도 하나씩 해 볼까?”

“이거 맛없어 보인다뿍. 마음에 안 든다뿍.”

“시끄럽고 빨리 각성이나 해 봐.”

그리고 이안의 말이 떨어짐과 동시에 뿍뿍이와 카르세우스의 신형이 새하얗게 변하면서, 엘카릭스가 그랬듯 본체의 모습으로 커다랗게 현신하기 시작하였다.

아이언이야 애초에 본체의 모습이었으니 변할 것이 없었고 말이다.

우우웅-!

커다란 공명음이 울리면서, 무사히 각성을 마친 세 마리의 드래곤.

그러나 이안은, 약간 실망할 수밖에 없었다.

“쩝, 이런 건 생각 못 했는데…….”

-소환수 ‘뿍뿍이’의 언령 각성에 성공하였습니다!

-‘뿍뿍이’의 위격에 걸려 있던 봉인이 해제됩니다.

-‘뿍뿍이’가 가진 모든 마법의 재사용 대기 시간이 25퍼센트만큼 감소합니다!

-‘뿍뿍이’가 가진 모든 마법의 캐스팅 시간이 40퍼센트만큼 단축됩니다!

……중략……

-소환수 ‘카르세우스’의 언령 각성에 성공하였습니다!

-‘카르세우스’의 위격에 걸려 있던 봉인이 해제됩니다.

-소환수 ‘아이언’의 언령 각성에 성공하였습니다!

-‘아이언’의 위격에 걸려 있던 봉인이 해제됩니다.

……후략……

각성으로 인한 버프 효과와 패널티 해제는 분명 엘카릭스와 다름없이 적용되었지만, 한 가지 생각지 못했던 사태가 발생한 것이다.

-소환수 ‘뿍뿍이’의 고유 능력, ‘마법의 일족’이 각성으로 인해 진화합니다.

-‘뿍뿍이’의 마법 공격력이 30퍼센트만큼 증가합니다!

-‘마법의 일족’ 고유 능력이 ‘마법의 지배자’로 변경됩니다.

……중략……

-소환수 ‘뿍뿍이’의 ‘지능’ 능력치가 부족하여 고유 언령 마법을 습득할 수 없습니다.

-소환수 ‘카르세우스’의 ‘지능’ 능력치가 부족하여 고유 언령 마법을 습득할 수 없습니다.

-소환수 ‘아이언’의 ‘지능’ 능력치가 부족하여 고유 언령 마법을 습득할 수 없습니다.

-각성이 완료되었습니다.

“아놔…….”

엘카릭스의 ‘홀리 워’만큼이나 강력한 9서클 마법들을 배울 것이라 생각했던 세 마리의 드래곤들이, 고유 마법을 하나도 배우지 못한 대참사가 일어난 것이다.

기대감이 너무 컸던 탓인지, 충격으로 인해 말을 잇지 못하는 이안.

“크윽, 이 바보들……!”

물론 주인의 속을 알 리 없는 세 마리의 드래곤들은, 언령 각성에 무척이나 기뻐하고 있었다.

“뿍! 뭔가 상쾌한 기분이다뿍!”

“오오, 언령의 흐름이 느껴지는군. 전생의 힘을 조금 더 찾은 것 같다, 주인.”

“크롸아아-!”

이안은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한숨을 푹 쉬고는 아이언의 등 위에 올랐다.

사실 9서클의 고유 마법을 제하고라도 충분히 대단한 수준의 각성이었지만, 사람의 마음이란 것은 언제나 간사한 법.

뭔가 줬다 빼앗는 기분이 들어 우울한 이안이었다.

‘쩝, 나중에 지능 좀 오르면 언젠가 배우려나?’

그나마 위안(?)이라면, 아직 이안에게 한 마리의 드래곤이 더 남아 있다는 것.

‘루가릭스는 9서클 마법을 이미 장착하고 있을 테니까.’

카르세우스와 뿍뿍이를 다시 소환 해제한 이안은, 엘과 함께 아이언을 타고 빠르게 균열을 벗어나기 시작하였다.

이제 이안의 목적지는 중천의 북쪽, 짙은 어둠이 내려앉아있는 곳.

어둠의 하늘 위에 있는, ‘암천궁’이었다.

* * *

“으흐흥.”

암천暗天의 탕자(?) 루가릭스는, 오늘 기분이 무척이나 좋았다.

가만히 있어도 절로 콧노래가 흘러나올 정도였으니, 그의 기분이 얼마나 좋은지는 모르는 이가 보더라도 충분히 짐작할 수 있을 정도였다.

“룰루-!”

그런 그를 옆에서 지켜보던 마카론이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물었다.

“그렇게 좋으십니까, 루가릭스 님?”

“그럼 좋다마다!”

“대체 뭐가 좋은 겁니까?”

“자유! 프리덤!”

신이 난 루가릭스는 암천의 정자를 데굴데굴 굴러다니며 환호하였다.

그가 지금 이렇게 기분이 좋은 이유는 단 하나.

이제 몇 시간만 지나서 자정을 넘으면, 이안을 피해 탈주할 수 있는 시간이 되기 때문이었다.

“으하하핫, 나 없는 암천을 잘 지켜 줘라, 친구들.”

루가릭스의 말에, 이번에는 다카론이 물었다.

“오늘 나가시면 언제 돌아오시는 겁니까?”

그리고 그 물음에, 루가릭스는 정색을 하며 대답하였다.

“뭐? 돌아온다고? 내가? 여길?”

“예.”

“그게 무슨 미친 소리야, 친구? 이안이 중간계에 있는 한 내가 여기에 돌아올 일은 없을 테니 그리 알아.”

이안을 피해 도망간다는 사실 자체도 충분히 기쁜 일이었지만, 루가릭스에게는 그보다 더 뿌듯한 일이 하나 있었다.

그것은 바로, 이안과의 심리전에서, 처음으로 승리(?)했다는 사실이었다.

‘으흐흐, 아직까지 안 오는 걸로 봐서, 이안 이 친구, 라페르 일족 할배들에게 단단히 코가 꿰인 게 분명해. 역시 인간들의 욕심이란 끝도 없다는 말이지.’

루가릭스가 생각하기에 라페르 장로들의 요구 사항을 전부 충족시키려면, 적어도 한두 달은 균열에서 노예처럼 굴러야 할 것이었다.

그리고 이안이 구르고 있는 장면을 상상만 해도 기분이 좋아지는 루가릭스였다.

“저, 루가릭스 님.”

“또 왜?”

“왠지 모르게 지금 이 순간 하고 싶은 게 하나 생겼는데…… 혹시 해도 됩니까?”

마카론의 말에, 루가릭스가 고개를 휘휘 저으며 발악하듯 대꾸하였다.

“안 돼! 하지 마! 가만히 있어 제발!”

“오늘이 루가릭스 님 근신 마지막 날이라고 궁주님께 보고하고 싶은데……. 혹시 그래도 됩니까?”

“후……. 카론아, 형이 지금까지 네게 잘못한 일이 있다면, 혹시 말로 해 줄 수는 없겠니?”

만약 마카론이 루가릭스의 근신이 끝났다는 것을 보고한다면, 분명 궁주는 그에게 새로운 임무를 부여할 것이었다.

그리고 임무가 부여되면 루가릭스의 탈주의 꿈은, 그대로 물거품이 되어 버릴 터였다.

더해서 루가릭스가 임무를 수행하는 사이 이안이 돌아오기라도 한다면…….

“으아앗!”

그것을 상상해 버린 루가릭스는 저도 모르게 몸을 부르르 떨었다.

“휴우, 끔찍한 상상이었어. 그런 말도 안 되는 일이 벌어질 리 없지. 암, 그렇고말고.”

크게 숨을 내쉰 루가릭스는 가슴을 쓸어내리며 중얼거렸다.

이어서 마카론을 향해 불쌍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농담이라도 그런 말 하는 거 아니다, 카론아. 형 지금 심장 내려앉을 뻔했어.”

씨익 웃으며 마카론과 다카론, 두 쌍둥이를 번갈아 응시하는 루가릭스.

그런데 잠시 후…….

“……?”

루가릭스는 뭔가 분위기가 이상하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었다.

분명 농담 따먹기를 하며 대화를 이어 가야 할 두 쌍둥이 드래곤이, 갑자기 굳은 표정으로 말을 잇지 못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때문에 루가릭스 또한, 덩달아 불안해질 수밖에 없었고…….

“야, 너희들 갑자기 왜 그래? 무슨 일 있……?”

잠시 후 그 불안감은, 현실이 되고 말았다.

“오빠, 여기 있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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