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테이밍 마스터-720화 (729/1,027)

< 720화 2. 용족과 거신족 (4) >

-‘언령마법의 비밀 Ⅶ (히든)(연계)(최종)’

당신은 라페르 일족의 가장 큰 고민거리였던 ‘차원의 운석파편 고갈’ 문제를 성공적으로 해결하였다.

덕분에 라페르 일족은 당신을 어느 정도 신뢰하기 시작하였으며, 하여 당신의 능력을 마지막으로 시험해 보려 한다.

균열 지하층 깊숙한 곳으로 가면, 거신족이 만들어 놓은 전진 거점이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 거점의 안에는, 균열에서의 전쟁을 위한 자원을 쌓아 놓은 ‘보급 창고’가 여러 개 있을 것이다.

보급 창고를 파괴하고, 거신족들이 약탈해 간 마력의 심장들을 회수해 오자.

당신이 만약 다섯 개 이상의 심장을 되찾아 온다면, 라페르 일족은 당신을 동료로 기꺼이 인정해 줄 것이다.

퀘스트 난이도 : SSS (초월)

퀘스트 조건 : ‘중간자’의 위격을 획득한 자.

‘라페르 일족의 거점’을 발견한 자.

‘균열의 지도’ 아이템 보유.

‘언령 마법의 비밀Ⅵ’ 퀘스트 클리어.

클리어 조건 : 거신족 보급 창고 파괴 (0/3)

‘마력의 심장’ 아이템 회수 (0/5)

* 초과 달성 시 추가 보상을 받습니다.

제한 시간 : 없음

보상 : 용족 ‘라페르’ 종족 공헌도 +1,000

*클리어 조건 추가 달성 시

마력의 심장 하나당 공헌도 200, 용천주화 1,500.

최종 보상

–‘마력의 심장’ 아이템 획득.

-용족 ‘라페르’ 종족 공헌도 +500획득.

-명성(초월) +500

*퀘스트가 진행되는 동안, 균열 바깥으로 나갈 수 없습니다.

*거절할 시 소멸되는 퀘스트입니다.(페널티 없음)

*한 번 수락하면, 캐릭터가 사망할 때까지 포기할 수 없는 퀘스트입니다.

총 7회나 연계된 연계 퀘스트의 최종 임무답게 난이도부터 시작해서 보상까지 화려하기 그지없는 마지막 퀘스트.

퀘스트 창을 읽는 이안을 향해 라페르 장로들의 말이 이어졌다.

“이번 임무는 결코 쉽지 않을 것이라네.”

“쉽지 않을뿐더러, 엄청나게 위험하기까지 하지.”

“자네가 우리의 제안을 거절한다 하여도 우린 실망하지 않을 것이네.”

“하지만 한 번 제안을 받아들였다면 돌이키는 것은 어려울 테니, 신중히 결정하시게나.”

그들의 말을 들은 이안은, 살짝 의아한 표정으로 되물었다.

퀘스트창에도 붉은 글씨로 포기할 수 없는 퀘스트라 적혀 있었지만, 어떤 방식으로 제약이 걸리는지 궁금할 수밖에 없었던 것.

하여 이안은, 조심스럽게 다시 되물었다.

“한번 제안을 수락하면 돌이키기 어려울 것이라는 게……. 어떤 의미에서 하신 말씀이신지 여쭤도 되겠습니까?”

이안의 물음에, 장로들은 고개를 끄덕이며 곧바로 답을 주었다.

“거신족들이 숨겨놓은 마력의 심장을 찾아내려면, 우리가 제작한 특수 아티팩트인 ‘탐식의 목걸이’가 필요하다네.”

“그런데 이 탐식의 목걸이를 착용한다면 우리의 도움 없이는 해제할 수 없을뿐더러, 균열 바깥으로 나갈 수가 없게 되지.”

“우리조차도 착용된 탐식의 목걸이를 해제하려면, 그것을 파괴하는 수밖에 없어.”

여기까지 들은 이안은 얼추 어떤 방식으로 제약이 걸리는 지 이해할 수 있었다.

하지만 아직까지 궁금증이 모두 해결된 것은 아니었다.

어차피 퀘스트를 성공하든 실패하든 탐식의 목걸이는 파괴해야만 이 균열을 나갈 수 있다는 얘기였으니 말이었다.

“제가 임무를 완수하지 못하고 돌아오면…… 목걸이를 해제할 수 없는 겁니까?”

마지막 의문까지 해결하기 위해 슬쩍 운을 띄운 이안.

그런데 어쩐 일인지, 이안의 마지막 질문을 들은 장로들은 뭔가 묘한 표정이 되었다.

그리고 잠시 뜸을 들인 뒤에야 그에 대한 답을 이야기해 주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꼭 그런 것은 아닐세.”

“그럼……?”

“다만 탐식의 목걸이를 하나 만들어 내려면 막대한 용천주화를 소모해야 하고, 그것을 그리 쉽게 파괴하기에는 우리의 손실이 너무 크다는 말이지.”

“만약 자네가 거신족 녀석들의 보급 창고를 파괴해 준다면 그곳에서 약탈해 올 재화들로 목걸이의 값을 메울 수 있겠지만, 그렇지 못하다면 우리로서도 너무 손해가 커.”

그리고 모든 이야기를 들은 이안은 그제야 고개를 끄덕일 수 있었다.

이게 어떠한 상황인지, 확실하게 이해했기 때문이었다.

‘그러니까 내가 퀘스트를 중도에 포기하는 걸 라페르 부족에서는 어지간해서 받아주지 않겠구나. 그럼 퀘스트를 클리어하거나 아예 죽는 것이 아니라면, 이곳을 나갈 방법은 사실상 없다고 봐도 되는 것이고.’

그리고 이것이, 루가릭스가 설계한 최후의 노림수(?)라는 것도 깨달을 수 있었다.

‘루가릭스 녀석, 역시 날 잘 알아. 내가 이 제안을 거부할 리 없다는 걸 예상하고 있었던 것이겠지.’

이제 루가릭스가 도주하는 데까지는 그리 오랜 시간이 남지 않았다.

그런 상황에서 만약 이 임무를 진행하다가 죽거나 지지부진한다면, 이안은 시간 내에 용천으로 돌아갈 수 없을 것이었다.

루가릭스가 도망가기 전에 말이다.

하지만 이렇게 진퇴양난(?)의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이안은 어쩐지 기분 좋은 표정이었다.

‘그런데 루가릭스, 네가 계산하지 못한 부분이 하나 있거든.’

이안은 상태 창을 열어 ‘저항력’ 능력치가 나열되어 있는 파트를 확인해 보았다.

그리고 그 가장 아래쪽에 표기되어 있는, ‘차원 마력 저항력’ 능력치를 확인하였다.

*차원 마력 저항력 : 90

이어서 이안은, 히죽히죽 웃었다.

‘난 오늘 하루 노가다로 이 저항력을 맥스까지 한번 찍어 볼 생각이니까 말이야.’

차원 마력 저항력이 90인 지금도, 이안은 어지간한 거신족 병사들을 잡몹 다루듯 학살할 수 있었다.

그런데 이 저항력이 만약 100이 넘어 그 위로 올라간다면, 어떤 식으로 상황이 변할지 이안조차도 모르는 것이었다.

확실한 건, 퀘스트의 난이도가 훨씬 더 쉬워질 것이라는 정도?

앞으로 벌어질 일들에 대한 기대감에 한껏 기분이 들뜬 이안은, 라페르 장로들을 향해 다시 입을 열었다.

“이해했습니다, 장로님들. 이 임무, 무척이나 중요한 임무로군요.”

“그렇지. 사실 아무에게나 맡길 수 없는…… 중요하고 어려운 임무라네, 이안.”

“우리도 자네 정도의 실력자라면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 판단하여 맡기는 것일세.”

이안은 고개를 끄덕이며 다시 입을 떼었다.

“좋습니다. 제가 한번 해 보도록 하지요.”

“오오……!”

“정말인가?”

“결코 실망시켜 드릴 일은 없을 것입니다.”

이안의 힘 있는 말에 라페르 장로들의 얼굴에 화색이 돌았고.

그 말이 끝난 즉시, 이안의 눈앞에 새로운 시스템 메시지가 생성되었다.

띠링-!

-‘언령 마법의 비밀 Ⅶ (히든)(연계)(최종)’ 퀘스트를 수락하셨습니다.

-포기할 수 없는 퀘스트입니다.

‘포기할 수 없다’는 날 선 경고 메시지가 또 한 번 떠올랐음에도 불구하고, 이안은 싱글벙글 웃을 뿐이었다.

‘좋아. 얼른 마무리하고 용천으로 돌아가야겠어. 솔바르의 퀘스트 중 남은 하나도 보급 창고를 파괴하면 자동으로 클리어될 테니, 사실상 이 퀘스트만 클리어하면 돌아갈 수 있겠군.’

머릿속으로 계획을 정리한 이안은 더욱 의욕을 불태우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그런 그의 눈앞에 한 줄의 메시지가 추가로 더 떠올랐다.

-‘탐식의 목걸이 전설(초월)’ 아이템을 획득하셨습니다.

-목걸이를 착용하는 순간, 퀘스트가 시작됩니다.

메시지를 확인한 이안은, 망설임 없이 인벤토리를 열어 목걸이를 착용하였다.

* * *

균열은 무척이나 복잡하다.

3차원으로 그려진 ‘균열의 지도’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쉽게 길을 잃어버릴 정도로 말이다.

하지만 이미 몇 날 며칠 균열에서 구른 이안에게 이곳은 이제 집 안방과도 같은 느낌이었다.

“으음, 지도대로라면 x, y축은 이 언저리가 맞는 것 같으니, 이제 밑으로만 쭉 내려가면 되겠네.”

라페르 장로들이 지도에 표시해 준 좌표를 따라 아이언의 고삐를 움직여 빠르게 이동하는 이안.

그런 그의 뒤에는, 라페르 일족에서 지원해준 전사 열댓 정도가 따라오고 있었다.

“후욱, 후욱. 조금만 천천히 가시게, 이안.”

“이러다가 도착하기도 전에 체력을 다 써 버리겠어.”

라페르 일족 전사들은 손바닥만 한 날개를 가진 프림슨이나 카카와는 다르게, 빠르게 비행하기 좋은 날렵하고 널찍한 날개를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언을 탄 이안의 뒤를 따라오는 것은 쉽지 않은 듯 보였다.

“하하, 알겠습니다. 그럼 조금 템포를 늦춰 보도록 하죠.”

사실 처음 라페르 전사들이 이안을 만났을 때만 하더라도, 그들이 오히려 이안보다 더 빠른 이동속도를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이제 이안이 차원 마력의 압력에서 거의 벗어난 탓에, 그것이 오히려 역전되어 버리고 만 것이다.

“후욱, 후욱, 이안 저 친구 지난번과 또 달라진 느낌이란 말이지.”

“그러게 말일세. 전투 능력이 뛰어난 것이야 알고 있었던 사실이지만, 이렇게 날렵하지는 않았던 것 같은데…….”

하여 소중한 원군들을 배려하기 위해 속도를 조금 늦춘 이안은, 그렇게 생겨난 여유를 이용하여 퀘스트 창을 다시 꼼꼼히 읽어 보았다.

퀘스트의 내용을 숙지하고, 장로들이 알려 준 주의 사항들을 다시 한 번 체크해 본 것이다.

‘보급 창고의 주변에 있는 거점 진지는 되도록 건들지 말라고 했었지. 거점 안에 있는 마력의 거인이 무척이나 위험하다고 말이야.’

장로들의 말에 의하면, 거신족들은 라페르 일족에게 약탈해 간 마력의 심장으로 ‘마력의 거인’이라는 괴물들을 탄생시킨다고 하였다.

그리고 그 괴물들은 어지간한 신룡들도 쉬이 상대할 수 없을 정도로 강력한 힘을 가졌다고 하니, 이안에게 조심하라 일러준 것이었다.

‘또 창고에 마강석魔剛石이라는 게 보이면 가져오라 했던 것 같은데, 이건 봐야 알 것 같고…….’

사실상 최근에 받았던 그 어떤 퀘스트보다도 중요한 임무이다 보니, 이안은 더욱 꼼꼼하고 정확하게 스텝을 밟아 나갈 생각이었다.

단 한 번의 실수도 용납할 수 없는 상황이었으니 말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균열 남쪽으로 진입하다 보면 거신족의 공격을 받을 수도 있을 거라고 했었는데…….’

여전히 비행 속도를 어느 정도 유지한 채, 점점 더 깊숙한 균열의 아래로 진입하기 시작하는 이안의 일행들.

그리고 잠시 후.

“적이다……!”

“기습이다, 이안!”

라페르 일족 전사들의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새로운 시스템 메시지가 이안의 눈앞에 생성되었다.

띠링-!

-돌발 퀘스트가 생성되었습니다.

-‘거신족 돌격부대 궤멸’ 퀘스트가 발동됩니다.

그리고 메시지를 확인한 순간…….

챠라랑-!

이안은 날렵한 몸놀림으로, 등에 메어져 있던 창을 빼어 허공으로 치켜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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