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테이밍 마스터-700화 (710/1,027)

< 700화 3. 철갑신룡(鐵甲神龍) (1) >

시스템 메시지를 확인한 이안은 잠시 벙 찐 표정이 될 수밖에 없었다.

드디어 목표를 달성했다는 희열을 느끼기에 앞서, 메시지 안에서 이상한 점을 발견했으니 말이다.

‘철갑룡이 아니라…… 철갑신룡(鐵甲神龍)이라고?’

분명 천비각의 주인 폰테나스는 황금빛 안장을 이용하여 비룡을 진화시켰을 시 ‘철갑룡’을 얻을 수 있다고 얘기했었다.

만약 그가 NPC가 아닌 유저였다면 이름을 그냥 조금 줄여서 부른 것이라 생각할 수도 있었지만, 그는 어쨌든 이 카일란의 시스템 안에 있는 NPC이다.

NPC가 카일란의 정보와 관련된 이야기를 임의로 바꿔서 전달할 수는 없는 것이다.

‘딱 봐도 신(神)이라는 글자가 들어간 녀석이 일반 철갑룡보다 안 좋을 리 없고……. 역시 평범한 비룡이 아닌 비천룡을 진화시켜서 이런 특별한 녀석이 탄생할 수 있었던 건가?’

이안은 가슴이 두근거리기 시작하였다.

이런 달콤한 보상이 보장되어있다면, 지난 며칠간의 노가다 정도는 언제든지 또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일단 진정하고……. 정보 창부터 한번 확인해 보자. 이 기쁨을 더 음미하기 위해선 꼼꼼한 분석이 빠질 수 없지.’

한차례 침을 꿀꺽 집어삼킨 이안이 늠름한 자태를 뽐내는 ‘철갑신룡’의 앞으로 다가갔다.

그리고 녀석의 머리부터 꼬리 끝까지, 모든 생김새를 머릿속에 담겠다는 듯 천천히 훑어보기 시작하였다.

평범한 비룡보다 두 배는 커다란 몸집에, 온 몸을 뒤덮고 있는 번쩍거리는 금장의 철판.

철판은 마치 드래곤의 비늘 혹은 사슬갑옷처럼 뾰족한 나뭇잎의 모양이었으며, 그 뾰족한 모서리 부분에는 붉은 색의 보석이 아름답게 박혀 있었다.

“크으, 귀티가 철철 흐르는군.”

다시 한 번 녀석의 외모에 감탄한 이안은, 곧바로 정보 창을 오픈하였다.

-철갑신룡

레벨 : 50 (초월)

분류 : 용족

등급 : 신화 (초월)

성격 : 용맹함

완전체

공격력 : 1,825

방어력 : 1,522

민첩성 : 2,317

지능 : 550

생명력 : 151,123/151,123

잠재력 : 100

상세 능력(펼쳐 보기)

고유 능력(펼쳐 보기)

철갑신룡의 등급은 역시 신화(초월) 등급이었다.

그리고 그것만으로도 이안은 전율할 수밖에 없었다.

“와, 신화…… 초월…….”

물론 지금 이안에게는, 까망이라는 신화(초월)등급의 마수가 있다.

그리고 까망이의 능력치와 고유 능력은 레벨이 10가량 낮다는 것을 감안했을 때, 철갑신룡과 비교하더라도 결코 꿇리지 않는다.

또 이안에게는, 그에 못지 않는 여러 마리의 신화 등급 소환수들이 있다.

그리고 특정 조건을 충족시킨다면, 그 소환수들 또한 전부 신화(초월) 등급으로 각성시킬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것은 아직 미래의 이야기일 뿐.

어쨌든 지금 눈앞에 있는 이 철갑신룡이 이안의 첫 번째 신화(초월) 등급의 소환수인 것이다.

“캬, 미쳤다…….”

그리고 이안이 중얼거리듯 내뱉은 말처럼, 이 신룡은 정말 ‘미친’ 수준의 능력치를 가지고 있었다.

베이스에 깔려 있는 전투 능력만 놓고 보아도, 동레벨의 비룡과 비교했을 때 1.8배 정도가 뛰어났으니 말이다.

특이점이라면 공격력과 민첩성에 극단적으로 쏠려 있던 원래 비룡의 능력치 배분에서, 방어력의 비율이 상당히 올라갔다는 정도.

덕분에 이안의 행복회로는 더욱 맹렬히 회전하고 있었다.

“자, 이제 고유 능력을 한번 볼까?”

전투 능력 감상을 마친 이안이 조금 더 아래로 훑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고유 능력을 확인하기 전, 이안에게는 한 가지 작은 소망이 있었다.

‘고유 능력은 변하지 말고 그냥 진화 전 능력 그대로 이어 갔으면 좋겠는데…….’

일반적으로 카일란의 소환수들은 진화한다고 하더라도 고유 능력을 그대로 가져가는 경우가 많다.

보통 진화 하면서 고유 능력 슬롯이 한 칸 더 늘어나는 경우가 많기에, 기존의 고유 능력에 새로운 고유 능력이 하나 더 추가되는 식으로 진화되는 것이다.

하지만 모든 시스템이 그렇듯 예외는 있기 마련이었다.

일부 소환수들 중에는 진화를 거치면서 아예 모든 고유능력이 재구성되는 경우도 존재했으니 말이다.

물론 새로운 고유 능력으로 재구성되어 더 좋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었지만, 이안은 별로 그렇게 되길 바라지 않았다.

열심히 세팅하여 만들어 놓은 네 가지 고유 능력이 재구성되어 버린다면, 그간의 노가다가 물거품이 되는 것이나 마찬가지였으니 말이다.

하지만 잠시 후, 이안은 자신의 걱정이 기우라는 것을 바로 깨달을 수 있었다.

고유 능력이 전부 다 변하기는 하였으나 ‘재구성’되는 방향이 아니라 ‘업그레이드’되는 방향이었으니 말이다.

*급가속 (패시브)(초월)

적 처치에 기여할 때마다, 민첩성이 7.5퍼센트만큼 증가합니다. ‘급가속’ 효과는 최대 15회까지 중첩되며, 마지막으로 적 처치에 기여한 뒤 10분이 지나면 효과가 초기화됩니다.

*폭풍의 숨결

(재사용 대기 시간 10분)

철갑신룡이 숨을 크게 들이마신 뒤, 강력한 바람 속성의 숨결을 전방으로 내뿜습니다.

바람의 숨결은 부채꼴 모양으로 퍼져 나가며, 범위 내 대상에게 강력한(공격력의 650퍼센트+방어력의 300퍼센트+민첩성의 900퍼센트) 바람 속성의 피해를 입힙니다.

*강철의 심장 (패시브)(초월)

(재사용 대기 시간 30분)

생명력을 1퍼센트 미만으로 떨어지게 하는 공격에 피격 당했을 시, 철갑신룡의 주변에 일시적으로 ‘무적’ 속성의 보호막이 발동합니다.

보호막은 15초 동안 지속되며, 보호막이 사라짐과 동시에 철갑신룡의 생명력이 최대 생명력의 30퍼센트만큼 회복됩니다.

보호막이 지속되는 동안 철갑신룡의 모든 능력치가 2배만큼 증가합니다.

보호막이 해제된 뒤 철갑신룡의 방어력이 한 배 반 만큼 상승합니다.(3분 지속)

*바람신의 축복 (패시브)(초월)

바람신의 축복을 받은 철갑신룡은 평범한 철갑신룡보다 더 강력하게 성장합니다.

철갑신룡의 모든 능력치가, 15퍼센트만큼 증가합니다.

전투에 돌입했을 시, 철갑신룡의 공격력과 방어력이 추가로 (레벨×7)만큼 상승합니다.

*일체화 (조건부 패시브)

철갑신룡은 전쟁을 위해 태어난 소환수입니다.

때문에 철갑신룡은 계약한 소환술사가 자신의 안장 위에 오를 시, 그와 영(靈)적 교감을 할 수 있습니다.

소환술사를 태웠을 때 철갑신룡은 더 강력해지며, 더 용맹하게 움직입니다.

(소환술사가 탑승했을 때에만 발동되는 패시브입니다.)

-철갑신룡의 모든 능력치가 10퍼센트만큼 증가합니다.

-철갑신룡의 움직임이 20퍼센트만큼 증가합니다.

-철갑신룡이 가진 전투 능력의 70퍼센트만큼이 탑승한 소환술사의 전투 능력에 더해집니다.

신들의 전쟁 속에서 탄생한 강력한 신룡입니다.

뛰어난 능력을 가진 비룡이 특별한 조건을 충족해야 진화할 수 있는 종족으로, 어떤 용족보다 빠르고 강력하다 알려져 있습니다.

철갑신룡을 길들일 수만 있다면, 용기사단의 단장이 되는 것도 꿈같은 일은 아닐 것입니다.

한 번 모셨던 주인을 죽을 때까지 따른다는, 충성스러운 드래곤입니다.

“와……. 이건 졸업이다. 졸업 소환수가 분명해.”

기존에 이안이 세팅해 두었던 세 종류의 패시브 고유 능력들.

이 세 가지 고유 능력들의 옆에는 ‘초월’이라는 새로운 수식이 붙었으며, 기존의 성능이 전부 배 가까이 향상되었다.

특히 고유 능력의 이름까지 바뀌어 버린 ‘강철의 심장’의 경우, 업그레이드를 넘어 고유 능력이 진화한 수준이었다.

‘바람의 심장이었을 때보다 보호막 지속 시간이 5초나 늘었고……. 회복되는 생명력도 두 배가 늘었잖아? 게다가 민첩성 단일 버프였던 보호막 버프는 아예 올스텟 버프로 바뀌었고, 해제 이후에 방어력 버프까지 추가로 들어갔어.’

게다가 ‘폭풍의 숨결’ 고유 능력은 어떠한가.

기존에 ‘바람의 숨결’ 고유 능력일 때보다 계수 자체가 한 배 반가량 증폭된 데다, 추가로 방어력 계수까지 300퍼센트나 붙어 버렸다.

애초에 두 배 가까이 증가한 전투 스텟까지 감안해 본다면, 평범한 비룡이 뿜어내는 바람의 숨결보다 족히 서너 배는 강력한 위력임을 예상할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이안이 어떻게든 이 소환수를 만들어 내고자 했던 이유가 새로 생성된 고유능력에 담겨 있었다.

‘일체화’라는 이름을 가진, 이 철갑신룡의 화룡점정과도 같은 고유 능력.

‘가져오는 능력치가 절반도 아니고 70퍼센트네. 하하, 이거 풀 버프 발동됐을 때 타면 그냥 사기 수준인데?’

사실 소환술사의 스킬들 중 철갑신룡이 가진 이 능력과 비슷한 스킬이 하나 있다.

그것은 바로, 평범한 소환술사가 초보자 시절 배울 수 있는 능력인 ‘빙의’.

하지만 ‘빙의’ 스킬과 이‘일체화’ 사이에는 메울 수 없는 간극이 존재하였으니, ‘빙의’의 경우에는 발동 시 해당 소환수를 전투에 쓸 수 없다는 점이었다.

통솔력은 똑같이 소모하면서 소환수 하나를 아예 못 쓰게 되어 버리는 것이나 다름없었으니, 이 ‘일체화’고유 능력에 비해 활용도가 너무 떨어져 버리는 것이다.

때문에 이안의 입에서는, 헛웃음이 새어 나왔다.

지금까지 카일란을 플레이하면서 수많은 아이템과 소환수를 얻어 왔던 이안.

하지만 그 모든 순간들을 통틀어도, 지금처럼 말문이 막힐 정도로 행복했던(?)적은 손가락으로 꼽을 수 있을 것 같았다.

타탓-!

지면을 박차고 오른 이안이, 가벼운 몸짓으로 철갑신룡의 등에 올라탔다.

그러자 신기하게도, 신룡의 등에 얹혀 있던 안장이 이안의 사이즈에 맞게 자연스레 재구성된다.

철컥- 촤라락-!

이어서 이안의 눈앞에, 새로운 시스템 메시지가 떠올랐다.

띠링-!

-‘철갑신룡’의 주인이 되었습니다.

-신룡의 이름을 지어 주세요.

새로운 소환수를 얻을 때마다 소환술사라면 누구나 거쳐야 하는 고난도(?)의 관문.

하지만 이안은 1초라도 고민하기는 한 것인지, 망설임 없이 신룡의 이름을 지어 버렸다.

“아이언. 네 이름은 이제부터 아이언이야.”

캬르르릉-!

그리고 이름까지 지어지고 나자, 또다시 새로운 시스템 메시지가 이어서 떠올랐다.

-소환수 ‘아이언’을 탑승하셨습니다.

-조건이 충족되었습니다.

-소환수 ‘아이언’의 고유 능력 ‘일체화’가 발동됩니다.

-‘아이언’의 모든 전투 능력치가 10퍼센트만큼 증가합니다.

-‘아이언’의 움직임이 20퍼센트만큼 빨라집니다.

-소환수 ‘아이언’의 전투 능력을 공유받습니다.

-공격력이 1,405만큼 증가하였습니다.

-방어력이 1,172만큼 증가하였습니다.

-민첩성이 1,784만큼 증가하였습니다.

-지능이 605만큼 증가하였습니다.

도합 5천에 육박하는 전투 능력을 획득한 이안은 양쪽 입 꼬리가 씰룩거리기 시작하였다.

지금은 ‘급가속’이나 ‘강철의 심장’이 발동되기도 전이었으니, 자체버프까지 받고 나면 더 어마어마한 양의 능력치가 상승할 것이었다.

부웅- 부웅-!

아이언의 위에서 창대를 이리저리 휘두르며 한차례 몸을 푼 이안은, 녀석의 고비를 당겨 빠르게 하늘로 솟아올랐다.

쐐애애액-!

그리고 하늘 높은 곳에서, 수많은 비룡들이 날아다니는 ‘비룡의 둥지’를 내려다보았다.

‘이거면……. 비룡의 둥지고 드레이크 킹이고 다 털어 버릴 수 있겠어.’

그간 초월 레벨도 제법 올라 45레벨이 된 데다, ‘아이언’ 덕에 획득한 추가 능력치까지 더해지니 사실상 60~70레벨대의 능력치를 가지게 된 이안.

비룡의 둥지를 내려다보는 이안의 두 눈이 탐욕으로 번들거리기 시작하였다.

‘일단 저 안에 있는 비룡의 알부터, 모조리 털고 시작이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