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테이밍 마스터-582화 (596/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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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를 기회로 (2)

* * *

용사의 마을에는, 무척이나 다양한 종류의 상점들이 존재한다.

기본적인 장비 상점과 물약 상점부터 시작해서 대장간, 마법 상점까지.

그곳들을 하나씩 돌기 시작한 이안은 영웅 점수를 과감히 사용하기 시작했다.

띠링-!

-‘용사의 경량 가죽 갑옷’ 아이템을 구매했습니다.

-‘영웅 점수’를 80만큼 소모하였습니다.

-‘용사의 질긴 가죽 신발’ 아이템을 구매했습니다.

-‘영웅 점수’를 50만큼 소모하였습니다.

이안이 사들이는 아이템들은, 전부 ‘신병’등급에서 구매할 수 있는 최고의 성능을 가진 아이템들!

그런데 조금 이상한 것은, 이안이 같은 아이템을 여러 개 씩 구입한다는 점이었다.

또, 평소에 쓰지 않는 종류의 무기까지도 구입한다는 것이었다.

띠링-!

-‘예리한 용사의 단검’ 아이템을 구매했습니다.

-‘영웅점수’를 100만큼 소모하였습니다.

-‘예리한 용사의 단검’ 아이템을 구매했습니다.

……중략……

-‘튼튼한 용사의 판금 갑옷’ 아이템을 구매했습니다.

-‘영웅점수’를 95만큼 소모하였습니다.

-‘묵직한 용사의 강철 투구’ 아이템을 구매했습니다.

……후략……

이안은 무거운 장비를 좋아하지 않는다.

특히 방어구의 무게는 최소화하는 것을 항상 선호한다.

때문에 평소였다면 절대로 구매하지 않을 종류의 무구인 판금 갑옷.

그렇다면 이안은 대체 왜 전투 스타일과 맞지 않는 이러한 아이템들을 구매하고 있었던 것일까?

그것도 한 개도 아니고 여러 개를 말이다.

“흐, 이거 참 도박이긴 한데…….”

일단 1천 포인트 정도의 영웅 점수를 사용한 이안은 망설임 없이 장비 상점을 나섰다.

그리고 그가 향한 곳은…….

“안녕하세요, 티버 아저씨!”

“오, 왔는가!”

이안이 도착한 곳은 바로, ‘용사의 대장간’이었던 것이다.

그렇다면 용사의 장비 상점과 용사의 대장간은 대체 어떻게 다른 콘텐츠인 것일까?

두 곳 모두 용사의 장비들을 파는 곳인데 말이다.

‘장비 상점에는 판매하는 장비가 더 다양하고, 이 대장간에는 장비 구매 외에도 다른 일을 할 수 있지.’

용사의 장비 상점에는, ‘신병’이 구매할 수 있는 장비들 중에서도 무척이나 다양한 품목을 구매할 수 있다.

반면에 용사의 대장간은, 각 계급별로 구매할 수 있는 장비의 종류가 단 한 가지씩뿐이다.

하지만 대장간의 장점은 따로 있었다.

‘장비 분해, 조합. 그리고 강화. 이걸 한번 최대한 활용해 봐야겠어.’

그것은 말 그대로, ‘대장간’이라는 명칭과 어울리는 콘텐츠들인 것이다.

사실 이 콘텐츠들은, ‘신병’ 단계에서 할 만한 것이 아니었다.

‘영웅 점수’라는 자원이 부족한 초반에는, 몇 번 시도도 해 보지 못하고 자원을 다 써 버릴 테니 말이다.

하지만 이안에게는 해당 없는 이야기였다.

지금 이 순간에도 이안의 영웅 점수는 계속해서 오르고 있었으니까.

“그대가 차원의 거울 전투를 승리로 이끌어낸 대단한 신병이라지?”

“하하, 별말씀을요.”

이안과 티버는 단 한 번 얼굴을 본 사이였지만, 그 사이 티버의 친밀도는 무척이나 높아져 있었다.

그 이유는 당연, 요일 전장에서의 활약 덕분이었다.

“그래, 오늘은 어쩐 일이신가. 새로운 장비를 구매하러 온 겐가?”

대장장이 티버의 물음에, 이안은 고개를 저으며 대답했다.

“아뇨, 오늘은 장비 구매 때문에 온 게 아니에요.”

“음, 그럼……?”

“저쪽에 있는 ‘모루’를 좀 쓸 수 있을까 해서요.”

“오호.”

이안의 말에, 티버는 무척이나 흥미로운 표정이 되었다.

지금껏 이 대장간에 있으면서, ‘신병’이 모루를 사용하는 걸 본 적은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물론 모루를 사용할 수는 있다네. 이용료만 지불한다면 말이지.”

“이용료는 얼마인가요?”

“자네가 신병이니까……. 이용료는 하루에 영웅 점수 50포인트라네.”

티버의 말에, 이안은 곧바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모루를 향해 다가가자, 자연스레 그의 눈앞에 시스템 메시지가 떠올랐다.

띠링-!

-‘티버의 모루’를 사용하시겠습니까?

-이용료 : 영웅 점수 50/Day

이안은 다시 한 번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모루에 놓여 있는 망치를 잡자, 또다시 시스템 메시지가 떠올랐다.

띠링-!

-영웅 점수 50을 소모하였습니다.

-지금부터 24시간 동안 ‘티버의 모루’를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티버의 모루’ 기능이 활성화됩니다.

이안은 흥미진진한 눈빛으로 눈앞에 떠오른 시스템 창을 살펴보았다.

콘텐츠 정보 창을 통해 대략적으로는 알고 있었던 내용이지만, 실제로 사용하는 것은 처음이었기에 그의 눈빛은 무척이나 꼼꼼했다.

-티버의 모루

용사의 마을 최고의 대장간인 ‘티버’의 대장간에 있는 모루이다.

용사가 되기 위해 도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이용료를 지불하고 모루를 사용할 수 있다.

A. 아이템 강화

*‘용사의 강화 마법 정수’ 아이템을 사용해 장비를 강화할 수 있습니다. 용사의 장비 최대 강화 단계는 +10강입니다.

B. 아이템 제작

*‘용사의 협곡(마을)’ 안에서 획득한 재료 아이템을 조합하여, 새로운 용사의 장비를 제작할 수 있습니다.

제작에 사용된 재료가 좋을수록, 제작자의 손재주가 뛰어날수록, 제작되는 아이템의 성능이 강화됩니다.

C. 아이템 분해

*모든 ‘용사의 장비’를 분해할 수 있습니다.

장비를 분해할 시 제작에 사용할 수 있는 재료를 획득할 수 있습니다.

일정 확률로 ‘용사의 강화 마법 정수’ 아이템을 획득할 수 있습니다.

‘후, 내 생각대로 되면 좋겠는데…….’

이안이 지금 하려는 것을 간단하게 설명하면, ‘신병 등급 이상의 장비 제작하기’였다.

전투병, 혹은 그 이상의 계급에서만 구입할 수 있는 장비들을, 이 ‘제작’ 시스템을 통해 한번 만들어 보려는 것이다.

구매에만 제한이 있고 착용에는 제한이 없다는 허점을 이용해 보려는 것.

그리고 이것은, 사실 도박이었다.

신병등급 이하의 장비들을 분해하여 만들어진 재료들을 가지고 그 이상인 등급의 장비를 만들어낼 수 있게 되어 있는지는 해 보기 전엔 모르는 일이니 말이다.

‘뭐, 그래도 충분히 시도해 볼 만은 하지. 자원은 거의 무한하니까.’

아직도 3천 이상 남아 있는 영웅 점수를 확인한 이안이, 씨익 웃으며 모루의 옵션을 선택하였다.

띠링-!

-‘아이템 분해’를 선택하셨습니다.

-분해할 용사의 아이템을 선택해 주십시오.

이어서 이안은, 망설임 없이 아이템들을 갈아 넣기 시작했다.

-‘튼튼한 용사의 판금갑옷’ 아이템을 분해하였습니다.

-‘질긴 가죽’ 재료 아이템을 획득하셨습니다.

-‘탄력 있는 끈’ 재료 아이템을 획득하셨습니다.

-‘예리한 용사의 단검’ 아이템을 분해하였습니다.

-‘질 좋은 철광석’ 재료 아이템을 획득하셨습니다.

-‘하급 연마제’ 재료 아이템을 획득하셨습니다.

그렇게 10여 분 정도가 지났을까?

이안은 장비 상점에서 구매해 왔던 모든 아이템들이 재료가 되어 인벤토리 한편에 수북이 쌓였다.

* * *

철야작업을 마치고 모두가 퇴근한 LB사 지하의 모니터링실.

그곳에는 단 하나의 그림자만이 남아 모니터 앞에 앉아 있었다.

그녀의 정체는 바로, 기획 3팀의 막내 사원인 오혜진.

“으으, 졸려 죽겠네.”

그녀가 받은 임무는 다름 아닌, 이안을 비롯한 3인방의 모니터링이었다.

그들을 위해 3팀이 밤새 작업하여 만든 새 콘텐츠를, 세 사람이 어떤 식으로 활용하는지 기록해서 보고하는 것이 그녀의 임무였다.

무척이나 중요한 임무라고 나지찬이 신신당부했기 때문에, 그녀는 감기려는 눈을 억지로 부여잡고 모니터에 집중하고 있었다.

“그나저나 이안, 이 사람은 대체 뭘 하고 있는 거야 아까부터?”

지금 그녀의 눈앞에는 세 개의 모니터가 있었다.

그리고 모니터에는, 각각 이안과 마크 올리버, 리챠오가 떠올라 있었다.

그런데 기획 팀의 의도대로 ‘전투 수련장’에 들어가 있는 마크 올리버, 리챠오와는 달리 이안은 벌써 1시간째 대장간 밖을 나오지 않고 있었다.

그러니 모니터링하는 입장에서는, 지루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또, 한국 서버의 랭커인 이안이 두 사람에 비해 뒤처질까 봐 걱정되기도 했다.

“빨리 수련장에 들어가야 뒤처지지 않을 텐데…….”

중얼거리면서 세 유저의 플레이를 열심히 기록하는 오혜진.

하지만 1시간이 지나고 2시간이 지나자, 겨우 붙들고 있던 오혜진의 눈꺼풀은 스르르 감길 수밖에 없었다.

철야근무 이후의 모니터링 작업은, 정말 지옥 같은 난이도였으니 말이다.

쌕- 쌕-.

숨소리까지 내며 깊은 잠에 빠져든 막내 사원 오혜진.

그리고 그녀가 잠든 사이…….

-됐다!

세 개의 모니터 중 하나에서 이안의 목소리가 작게 울려 퍼졌다.

* * *

띠링-!

-‘티버의 모루’에서 축복의 빛이 일렁입니다.

-‘아이템 제작’에 ‘대성공’하셨습니다!

-뛰어난 등급의 아이템이 제작되었습니다.

-‘용사의 천룡군장 보주’ 아이템을 획득하셨습니다!

찬란하게 뿜어져 나오는 황금빛.

이어서 모루 위에 두둥실 떠오른 푸른 빛깔의 보주.

그것을 확인한 이안은, 저도 모르게 주먹을 불끈 쥐며 탄성을 터뜨렸다.

“됐다!”

이안은 떨리는 손으로 보주를 향해 손을 뻗었다.

그와 동시에 이안의 앞에 아이템 정보창이 떠올랐다.

-용사의 천룡군장 보주

분류 : 소환보주

등급 : 유일 (초월)

착용 제한 : 정령력 200 이상 (초월)

소환술사, ‘정령술’ 습득

공격력 : 775~1,035(무기 공격력에 비례하여 정령 마력이 증가합니다)

내구도 : 511/511

옵션 : 모든 전투 능력 +50(초월)

통솔력 + 0(초월)

친화력 +10(초월)

정령 마력 +600(초월)

소환 마력 +400(초월)

소환된 모든 정령의 생명력이 35퍼센트, 공격력이 25퍼센트 증가합니다.

소환된 모든 소환수의 전투 능력이 10퍼센트만큼 증가합니다.

*천룡군장의 위엄

-기본 지속 효과

정령 마법으로 적에게 치명적인 피해를 입힐 시, 보주의 모든 고유 능력의 재사용 대기 시간이 1초만큼 감소합니다.

-사용 효과

남아 있는 소환 마력을 전부 소진하여, 반경 50미터 내의 모든 적들을 10초 동안 침묵시킵니다(재사용 대기 시간 : 60초)

*천룡소환

천룡의 분노가 가득 차올랐을 때, 정령의 힘으로 재현된 천룡을 소환하여 전방의 적을 향해 발출합니다.

소환된 천룡은 정령 마력의 1,550퍼센트만큼의 위력을 가지며, 적에게 적중할 시 가장 가까운 곳에 있는 다른 적을 향해 튕겨 나갑니다.

(5미터 이내에 적이 존재할 시에만 발동되며, 최대 10회 튕길 수 있습니다.)

(천룡의 분노는 적을 하나 처치할 때마다 3포인트씩 차오릅니다.)

현재 천룡의 분노 : 0/100

*유저 ‘이안’ 에게 귀속된 아이템입니다.

다른 유저에게 양도하거나 팔 수 없으며 캐릭터가 죽더라도 드롭되지 않습니다.

*‘천룡군장’ 세트 아이템입니다.

다른 천룡군장의 아이템을 획득할 시 세트 옵션이 생성됩니다. (봉인)

유저 ‘이안’에 의해 제작된 천룡군장의 무기입니다.

“크, 크으으!”

보주의 옵션을 확인한 이안은, 계속해서 감탄사를 연발할 수밖에 없었다.

거의 4~5시간 동안 수천의 영웅 점수를 태운 끝에, 드디어 원하는 등급의 용사 아이템을 얻었기 때문이었다.

“잠깐, 이 정도면 상점에서는 무슨 계급일 때 구입할 수 있는 물건일까?”

이안은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대장장이 티버’가 파는 물건들을 살펴보았다.

그리고 그것들을 전부 살펴본 결과, 더욱더 확신할 수 있었다.

막대한 영웅 점수를 태운 자신의 선택이 결코 헛되지 않았음을 말이다.

‘크, 정예병 등급의 아이템들 중에서도 이것보다 좋은 무기가 없다니!’

이안이 지금까지 쓰던 용사 무기는, 정말 옵션 자체가 전무한 활에 불과했다.

때문에 ‘세트 아이템’의 옵션이 아무것도 적용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이 보주를 착용하는 순간 두 배 이상은 강력한 전투력을 발휘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좋아, 이제 남아 있는 영웅 점수도 700점 정도밖에 없고…….”

영웅 점수는 지금도 차곡차곡 쌓이고 있기는 했지만, 그것을 감안하더라도 이런 장비를 하나 더 뽑는 것은 무리였다.

이안이 생각하기에, 방금 소모한 수준의 영웅 점수로 이 아이템을 뽑은 것만 해도 충분히 운이 좋다고 생각되었기 때문이다.

“그럼 이제 슬슬 움직여 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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