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테이밍 마스터-524화 (540/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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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콘텐츠, 정령술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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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와 바네사는, 이안이 오더를 잡는 것에 대해 티끌만큼도 거부감이 없었다.

오히려 이안의 오더에 조금이라도 더 충실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보일 정도였다.

그리고 그것은 이안으로서도 무척이나 의외라고 할 수 있었다.

‘자존심을 좀 세울 줄 알았는데…….’

일반적인 랭커들에게서는 결코 볼 수 없는 태도였으니 말이다.

하지만 사라와 바네사는 달랐다.

그녀들에게 중요한 것은, 오로지 게임을 ‘잘’하는 것이었다.

‘어디서 튀어나온 녀석인지는 모르지만……. 이안, 이 녀석과 함께하면 리누스를 넘어설 수 있을지도 몰라.’

리누스는 독일 서버의 통합 랭킹 2위이자 마법사 랭킹 1위인 유저였다.

하지만 사라가 보기에는 이안의 실력이 리누스보다도 더 뛰어난 듯했다.

‘이 녀석을 중간계에서 만나서 다행이야. 만약 지상계에서 만났다면, 실력을 알아보기 힘들었겠지.’

사라는 이안을 재능은 최상위권이지만 게임을 조금 늦게 시작한 ‘후발주자’쯤으로 착각하였다.

그녀는 이안의 레벨을 300레벨 중반 정도의 상위권으로 추측했다.

만약 이안이 400레벨에 육박했다면, 독일 서버에 아직까지 알려지지 않았을 리 없었기 때문이었다.

물론 정령계에 들어오기 위한 퀘스트의 레벨 제한이 400이긴 했었지만, 다른 루트로 진입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더해서 지상계의 50레벨 정도 격차는 초월레벨 한 두 개로 커버할 수 있는 차이였으니, 이안이 활약하는 것도 이해 가능한 범위이고 말이다.

어쨌든 두 자매가 이안의 오더를 잘 따른 덕분에, 첫 번째 관문은 어렵지 않게 돌파할 수 있었다.

띠링-!

-첫 번째 관문을 성공적으로 돌파하셨습니다!

-공헌도가 산정됩니다.

-이안 : 1,021 - A+

-사라 : 995 - A

-바네사 : 893 - A-

-공헌도가 D 이하일 경우, 관문에서 탈락합니다.

-공헌도 부족으로 탈락했을 경우, 재도전이 가능합니다.

첫 번째 관문 통로의 마지막에 도착하자, 굳건히 닫혀 있던 철문이 열리며 하얀 빛이 새어 나왔다.

그리고 계속해서 시스템 메시지가 떠올랐다.

-‘소환술사 판의 시험 Ⅰ (직업)(연계)’ 퀘스트를 성공적으로 완수하셨습니다!

-초월 경험치를 100만큼 획득하셨습니다.

-명성을 10만 만큼 획득하셨습니다.

-잔여 시간 : 5분 24초/30분

-클리어 등급 : A+

-A이상의 등급으로 클리어하셨습니다.

-정령 마력(초월)을 30만큼 획득합니다.

-소환 마력(초월)을 12만큼 획득합니다.

메시지를 읽어 내려가던 이안은 뿌듯한 표정이 되었다.

정령 마력과 소환 마력을 제법 후하게 얻었기 때문이었다.

‘정령계 입장할 때 줬던 만큼 또 얻었네.’

이안이 정령계에 들어와서 얻은 정령 마력과 소환 마력을 전부 합산하면, 각각 40, 42이다.

이렇게 숫자로 써 놓으면 별것 아닌 것처럼 보일지 몰라도, 이건 ‘초월’로 환산된 능력치였다.

직업 능력치는 초월로 환산될 때 100:1의 비율이 적용되기 때문에, 지상계로 따지면 4천에 육박하는 수치를 각각 얻은 것이다.

이안은 정보 창을 열어, 오랜만에 두 능력치를 확인해 보았다.

-정령 마력 : 127 (초월)

-소환 마력 : 76 (초월)

‘소환 마력의 경우에는, 지상계에서 얻은 수치를 전부 합한 것보다도 여기서 더 많이 얻었군.’

이안은 기분이 들뜨는 것을 느꼈다.

판의 관문을 전부 통과하여 ‘정령술’을 획득하고 나면, 전투에 다시 ‘정령’을 활용할 수 있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아직 멀긴 했지만, 지금의 다섯 배 정도만 스텟을 모으면 충분히 위력을 발휘할 수 있으리라.

보상에 대한 정리를 끝낸 이안이 사라와 바네사를 슬쩍 응시해 보았다.

두 사람 역시 이안처럼, 보상으로 얻은 스텟을 확인해 보는 중인 듯했다.

“바로 2관문 넘어갈 거지?”

이안의 물음에, 두 쌍둥이 자매는 동시에 고개를 끄덕였다.

“물론이지!”

“마지막 관문까지 바로 뚫자고!”

신이 난 자매를 보며, 이안은 피식 웃었다.

‘얘들도 참 단순하단 말이야.’

첫 번째 관문을 돌파하면서, 이안은 나름대로 두 자매에 대해 파악하였다.

그리고 두 자매가 왜 붙어 다니는지도 알 수 있었다.

‘바네사는 피지컬이 엄청나. 대신 게임 센스나 상황 판단 능력이 부족하지.’

이안이 느낀 바네사는 컨트롤 능력 하나만큼은 톱 클래스였다.

조금 과장해서 말하면, 이안 본인과 비견해도 큰 차이가 느껴지지 않을 정도.

근데 문제는 그 컨트롤 능력이 1차원적인 수준에 국한된다는 것이었다.

‘아마 아무 스킬도 소환수도 없는 1레벨 초보자인 상태에서, 나와 바네사가 일대 일 PK를 한다면 승부를 장담할 수 없을지도…….’

하지만 바네사는 게임 센스와 스킬에 대한 이해도가 많이 부족했다.

때문에 사라의 오더가 없이는, 어지간한 상위 랭커 수준도 되기 힘들었다.

‘반면에 사라는, 피지컬이 좀 부족해. 대신 시야가 엄청 넓고 게임 이해도가 훌륭하지. 스킬 응용 능력도 뛰어나고…….’

사라의 피지컬이 나쁘다는 말은 아니었다.

다만 랭킹 10위권의 톱클래스를 기준으로 생각하면 부족하다는 이야기다.

반면에 사라의 게임 이해도와 센스는 톱클래스로서 전혀 부족함이 없었다.

사라의 오더에 따라 완벽히 움직여 주는 바네사.

그리고 바네사와 소환수들을 완벽하게 서포팅하는 사라.

이게 쌍둥이 듀오의 전투 알고리즘이었던 것이다.

다만 이 파티에는, 지금까지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었다.

‘사라의 피지컬이 부족하기 때문에, 바네사가 보여 줄 수 있는 최고의 플레이까지 끌어낼 수 없는 거지.’

바네사의 피지컬이 100이라면, 사라는 80~90 정도까지밖에 이해하지 못한다.

본인이 100의 능력을 가져 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더 좋은 오더를 내릴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아래 단계에서 한정지어 버리는 것이다.

하지만 이안은 다르다.

이안은 바네사의 능력 전부를 이해할 수 있는 실력을 가졌고, 사라 이상의 게임 센스와 상황 판단 능력을 가지고 있다.

때문에 이안의 오더가 파티의 능력을 더욱 높은 수준으로 끌어올릴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리고 그 신세계를 본 두 자매는, 이안의 오더에 중독되어버렸다.

“뭐해, 이안? 빨리 움직이자고!”

“맞아, 맞아!”

그래서 바네사는 두고두고 후회할, 엄청난 실수를 해 버리고 말았다.

“벌써 지쳐 버린 건 아니겠지?”

바로, 철인 이안을 도발해 버린 것이다.

이안은 씨익 웃으며 엄지손가락을 치켜 올렸다.

“그런 자세 좋아, 바네사. 한번 달려 보자고!”

이어서 파티의 눈앞에 새로운 시스템 메시지가 떠올랐다.

띠링-!

-‘소환술사 판의 시험 Ⅱ (직업)(연계)’ 퀘스트가 시작됩니다.

-정령 ‘실프’가 소환 해제됩니다.

-정령 ‘샐러맨더’가 소환 해제됩니다.

-정령 무기 ‘땅의 지팡이’가 소멸합니다.

* * *

좁다랗고 긴 통로의 형태였던 판의 첫 번째 관문.

하지만 두 번째 관문은 전혀 다른 형태를 가지고 있었다.

“저 탑을 오르라는 건가?”

사라의 중얼거림처럼, 두 번째 관문에는 거대한 탑이 세워져 있었다.

족히 20~30층은 되어 보일 정도로 까마득히 높은 탑의 등장.

이어서 이안 일행의 눈앞에, 두 번째 관문과 관련된 퀘스트가 생성되었다.

띠링-!

-‘소환술사 판의 시험 Ⅱ (직업)(연계)’

첫 번째 관문을 무사히 통과한 당신에게 두 번째 관문에 도전할 기회가 주어졌다.

두 번째 관문에서는, 당신들에게 새로운 정령(정령 무기)이 주어질 것이다.

당신들은 주어진 정령을 이용해 관문을 통과해야 하며, 만약 파티원에게 주어진 정령 중 하나라도 사망한다면, 당신들은 관문 통과에 실패하게 될 것이다.

오염된 정령들을 성공적으로 처치하고 세 번째 관문의 입구까지 도착하자.

퀘스트 난이도 : C+

퀘스트 조건 : ‘소환술사 판의 시험 Ⅱ’ 퀘스트를 클리어한 유저.

소환술사 클래스이거나, 소환술사 클래스를 파티에 포함한 유저.

제한 시간 : 20분

*모든 몬스터 웨이브를 돌파하여 세 번째 관문에 도착하면 퀘스트가 완료됩니다.

보상 : 초월 경험치 125

명성 10만

‘이번에는 정령 선택권이 사라지는 건가?’

퀘스트 창을 읽어 내려가던 이안은 흥미로운 표정이 되었다.

어떤 정령이 주어질지 기대되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안의 생각을 듣기라도 한 듯, 곧바로 시스템 메시지들이 떠올랐다.

띠링-!

-물의 정령, ‘운디네’가 소환되었습니다.

-제한되었던 모든 아이템의 고유 능력들이 전부 회복됩니다(아이템의 능력치는 회복되지 않습니다).

“오오……!”

메시지를 확인했는지 흥분한 바네사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리고 그 목소리를 들은 이안이 피식 웃음 지었다.

‘그래. 아이템에 붙은 고유 능력들을 쓰고 싶어서 근질거리겠지.’

이안은 이 ‘판의 관문’이라는 곳이 무척 마음에 들었다.

지금까지 경험해 본 적 없는, 신선한 방식의 던전이기 때문이었다.

단순한 전투로 돌파하는 던전보다는 이렇게 머리를 굴려야 하는 던전이 더 재밌으니까.

‘아이템의 능력치는 그대로 0인 상태에서 고유능 력만 회복시켜 준다라…….’

빠르게 머리를 굴린 이안은, 장비를 바꿔서 착용하였다.

-‘정령왕의 심판’ 아이템을 착용해제 하였습니다.

-‘블러디 리벤지’ 아이템을 착용하였습니다.

-‘귀룡의 방패’ 아이템을 착용하였습니다.

‘방패’라는 장비의 가장 큰 단점은, 착용하는 순간 양손무기의 능력치를 대폭 하락시킨다는 점이었다.

하지만 능력치가 0으로 설정되어 있는 지금의 상황에서는, 방패만큼 고효율의 무기도 없다고 할 수 있었다.

그래서 이안의 선택은 ‘블러디 리벤지’와 ‘귀룡의 방패’의 조합이었다.

‘정령왕의 심판에 붙은 고유 능력도 충분히 좋지만, 변수를 만들어 내기엔 블러드 스플릿만 한 게 없으니까.’

아이템 선택을 끝낸 이안은, 사라와 바네사를 한 번씩 응시하였다.

그녀들에게 주어진 정령과 정령 무기가 어떤 것인지 확인하기 위해서였다.

‘바네사에겐 노움이 주어졌고, 사라에겐 불의 지팡이가 주어졌네.’

그리고 또 하나의 사실을 깨달을 수 있었다.

‘정령과 정령무기가 랜덤으로 주어진 게 아니었군.’

‘바람’이었던 이안에게 주어진 것은 ‘물’이었고, ‘불’이었던 바네사에게 주어진 것은 ‘땅’이었다.

마지막으로 ‘땅’이었던 사라에게 주어진 것은 ‘불’.

첫 번째 관문에서 선택했던 속성의 ‘반대속성’이 주어진 것이다.

이안은 첫 번째 관문에서 짰던 조합이 정말 중요했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었다.

첫 번째 관문에서 속성 밸런스를 잘 맞췄기 때문에, 두 번째 관문에서도 밸런스가 맞아 들어간 것이니 말이다.

생각을 마친 이안이 두 자매를 향해 씨익 웃어 보였다.

“준비됐지?”

그리고 두 자매는 약속이라도 한 듯 동시에 대답하였다.

“가자!”

“당연하지!”

* * *

불의 정령인 샐러맨더가 마법 공격형 정령이었다면, 땅의 정령인 노움은 퓨어 탱커였다.

그리고 바람의 정령인 실프가 공격형 서포터였다면, 물의 정령인 운디네는 완벽히 서포팅형 정령이었다.

-운디네(물의 정령)

정령력 : 0/200

속성 : 물

등급 : 최하급 정령

소환 지속 시간 : 250분 (재소환 대기 시간 : 300분)

공격력 : 65

방어력 : 105

민첩성 : 67

지능 : 185

생명력 : 3,120

고유 능력

*물의 축복 (재사용 대기 시간 30초)

-대상에게 물의 축복을 내려, 얇은 보호막을 생성합니다. 보호막은 모든 피해를 흡수하며, 흡수한 피해량만큼 대상의 생명력을 회복시켜 줍니다.

보호막은 3초 동안 지속됩니다.

*정령력이 Max가 되면 상위 정령으로 진화합니다.

(물 속성을 필요로 하는 소환 마법을 사용할 때마다 일정량의 정령력이 차오릅니다.)

*소환술사의 소환 마력이 높을수록 정령의 소환 지속 시간이 길어집니다.

그리고 이안은, 운디네의 고유 능력이 무척이나 마음에 들었다.

‘아무런 고유 능력도 사용할 수 없었던 첫 번째 관문에서야 정령들이 주력 딜러였지만……. 이제는 내가 활약할 차례니까.’

블러디 리벤지와 귀룡의 방패의 고유 능력들을 활용한다면, 이안은 혼자서 정령들 전부보다 강력한 힘을 발휘할 자신이 있었다.

때문에 운디네의 고유 능력이 ‘서포팅’인 것이 가장 효율이 좋을 수밖에 없었다.

공격 마법을 사용하는 것보다 이안 캐릭터를 서포팅해 주는 게 훨씬 도움될 테니 말이다.

탑을 오르기 시작한 이안은 사라에게 제안을 하나 하였다.

“사라.”

“응?”

“이번에는 네가 오더를 보는 게 나을 것 같아.”

그리고 생각지 못했던 이안의 제안에, 사라는 커다란 눈을 깜빡이며 되물었다.

“어째서?”

“나는 너희의 장비들에 부여된 고유 능력들을 잘 모르잖아. 반면에 사라 너는, 적어도 바네사가 가진 고유 능력들은 전부 꿰고 있을 테고.”

“그건 그렇지.”

“그래서 이번에는, 사라 너한테 오더를 맡길게.”

“뭐, 그렇다면야…….”

이안에게 오더 포지션을 다시 받은 사라는, 고개를 천천히 주억거렸다.

틀린 말이 없었으니 말이다.

하지만 이안의 말은 아직 끝난 게 아니었다.

“대신, 나한테 프리 롤Free Role을 줘.”

“……!”

“앞에서 제대로 휘저어 볼께.”

‘프리 롤’이란 축구에서 많이 쓰는 용어로, 말 그대로 ‘역할을 한정 짓지 않는’ 포지션이다.

오더와 포지션에 구애받지 않고 전장을 마음껏 휘저을 수 있는.

팀 최고의 에이스에게만 부여되는 포지션.

이안은 지금부터, 마음껏 날뛰어 볼 생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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