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테이밍 마스터-513화 (529/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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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강의 마수 연성 (5)

* * *

‘푸른 마계의 숲’으로 가기 전, 이안은 잠시 경매장을 들렀다.

필요한 아이템이 하나 있었기 때문이었다.

-755만 골드를 지불하셨습니다.

-‘마족의 가면’ 아이템을 획득하셨습니다.

‘마족의 가면’아이템은 낮은 레벨대의 마족 유저들이 많이 찾는 잡화 아이템이었다.

투구 위에도 그대로 착용할 수 있으며, 착용할 시 마기와 마기 발동률을 올려 주기 때문이다.

더해서 착용에 아무런 제한이 없었으니, 저레벨 마족들에게는 정말 꿀 같은 아이템이었다.

때문에 카일란은 처음이지만 돈은 많은 ‘지갑 전사’들이 필수로 구매하는 아이템이 바로 이 ‘마족의 가면’이었던 것.

물론 이안이 마족의 가면을 구입한 것은 다른 이유 때문이었지만 말이다.

‘이걸 쓰고 있으면 완벽히 위장할 수 있겠지.’

‘마족의 가면’ 아이템에는 일반적으로는 신경 쓰지 않는 부가 옵션이 하나 존재한다.

*착용한 유저의 모든 상태 정보를 감춰 줍니다.

(착용한 유저보다 더 높은 레벨의 유저에게는 통하지 않습니다.)

이안은 바로 이 옵션 때문에 마족의 가면을 구입한 것이었다.

‘내가 마계를 활보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져서 좋을 건 없으니까.’

물론 카일란에서는 개인 정보를 ‘비공개’ 설정할 수 있는 옵션이 있다.

하지만 비공개 설정만으로 가릴 수 없는 부분들이 있었으니, ‘종족’과 ‘직업’ 그리고 ‘신분’ 같은 것들이었다.

이제 이안은 유명인이다.

마계에, 종족이 ‘인간’이면서 클래스가 ‘소환술사’이고, 심지어 지위가 ‘국왕’의 신분인 유저가 돌아다닌다면.

바보가 아니고서야 이안인 것을 전부 알아볼 것이었다.

‘난 조용히 노가다만 하고 싶다고.’

이안의 ‘포털 겹치기’에 당한 마족의 랭커들은, 지금도 이를 부득부득 갈고 있었다.

이런 상황에 만약 이안의 위치가 노출된다면 척살령이 떨어질 게 분명했다.

그런 귀찮고 번거로운 상황은 피하고 싶었다.

‘자, 이제 가 볼까.’

모든 준비를 마친 이안은, 빠르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이제부턴 기나긴 노가다의 시간이었다.

* * *

“와, 저 사람 부럽다. 마족의 가면이라니…….”

“흑, 나도 월급 좀 털어서 가면 사고 시작할까?”

“야 저거 못해도 7백만 골드는 넘을걸? 두 달, 아니 세 달치 월급 털어서 살 셈이야?”

“크윽, 게임마저도 빈익빈 부익부라니…….”

마족의 가면을 착용한 이안이 지나가자 초보 마족 유저들이 선망의 시선으로 쳐다보았다.

그리고 사실 그것은 당연한 수순이었다.

1레벨에 마족의 가면을 착용한다면, 한동안은 일반적인 초보 유저들보다 거의 5~10배 이상 빨리 레벨 업 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었다.

1레벨부터 거의 10레벨 이상의 전투력을 발휘할 수 있으니 말이다.

이안이 쓰고 있는 마족의 가면 아이템에서 눈을 떼지 못하는 초보 마족 유저들.

물론 이안은 그런 시선들을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

“읏차, 요정들 서식지가 푸른 마계의 숲 3-1이라고 했었지?”

지금 이안의 관심사는 오직 ‘마계 요정’이 가장 많이 젠되는 좌표를 찾는 것뿐.

‘내가 원하는 최상급 비율을 가진 마계 요정을 잡으려면, 확률상 못해도 수천 마리는 잡아야 될 거야.’

때문에 처음 자리를 잘 잡는 것도 무척이나 중요할 수밖에 없었다.

어쨌든 10분 정도 마계의 숲을 뒤지던 이안은 괜찮은 명당을 찾아 자리를 잡았다.

‘오케이. 이제 시작해 볼까?’

씨익 웃는 이안을 불안한 표정으로 응시하는 수십 마리의 마계 요정들.

이안은 일단 눈앞에 보이는 녀석부터 잡아 보기로 했다.

“포획!”

그리고 근처에서 그 모습을 우연히 유저들은 어이없는 표정이 되었다.

“뭐야, 저 녀석? 소환마의 기본도 모르는 바보였잖아?”

“저기요, 마수 포획을 시도하려면 먼저 생명력을 많이 깎아야 한다고요. 아무리 하급 마수라지만 쉽게 보면 큰 코 다쳐요!”

“어휴, 현질만 잔뜩 하고 시작하는 겜알못이었구먼.”

“쯧.”

그리고 그런 유저들의 반응은 사실 당연한 것이었다.

아무리 마계 요정의 레벨이 낮다고 해도 대미지를 전혀 입히지 않은 상태에서 포획하는 것은 무척이나 어렵기 때문이었다.

모르긴 몰라도 포획 숙련도가 고급 이상의 수준에는 이르러야, 아무런 피해를 입히지 않고 마수를 포획하는 것이 가능할 터.

그리고 그런 고레벨의 유저가 이 사냥터에 있을 리는 없었으니 말이다.

하지만 다음 순간, 이안을 비웃던 유저들은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우웅- 우우웅-!

마계 요정의 앞에 모여든 붉은 빛이, 순식간에 녀석을 집어삼키더니 허공에서 사라졌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이것은 분명 포획에 성공했을 때만 나타날 수 있는 이펙였다.

“뭐, 뭐야?”

“헐, 어떻게 저럴 수가 있지?”

당황한 유저들은, 자신들 나름대로 납득할 수 있을 만한 이유를 찾기 시작했다.

“저거, 무슨 아티팩트가 분명해!”

“맞아요. 저 사람 분명, 포획 관련된 아티팩트를 뭔가 가지고 있을 거야.”

“와, 지금 바로 로그아웃하고 커뮤니티 가서 검색해 볼까?”

“아서라. 그런 아이템이 있다고 해도 비싸서 우린 못 살 거야.”

“흑흑.”

제멋대로 결론을 내려 버린 유저들은 이안이 더욱 부러워졌다.

“크윽, 오늘도 흙수저는 웁니다.”

“야, 우리 저 사람이랑 친해져 볼까?”

“뭐? 저 사람이 뭐가 아쉬워서 우리랑 친해져?”

“형님으로 모시면 뭐 콩고물이라도 떨어지지 않을까?”

“저 사람이 몇 살 인줄 알고 형님으로 모셔 미친놈아.”

“짜식, 순진한 척 할래? 원래 돈 많으면 다 형이야, 인마.”

“…….”

그러나 유저들의 놀라움은 거기서 끝이 아니었다.

이안이 한 번에 마계 요정을 포획한 것으로 모자라 마구잡이로 포획을 시작했기 때문이었다.

우웅-

우우웅-!

1분도 채 지나기 전에, 벌써 열 마리가 넘는 마계 요정을 포획해 버린 이안.

구경하던 유저들은 이제 어이가 없을 지경이 되었다.

“뭐지? 쟤 지금 벌써 열다섯 마리째 잡고 있어.”

“아무리 마계 요정이라도 열 마리 이상 잡으려면 통솔력 30은 필요할 텐데?”

“이것도 템발의 힘인가?”

그리고 몇 분이 더 지나자 유저들은 이제 이해하는 것 자체를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이안이 포획한 마계 요정이, 두 자릿수를 넘어 세 자리수로 향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호, 혹시 운영자?”

“야 우리 다른 데 가자. 여기는 쟤 때문에 사냥도 못하게 생겼어.”

“그러게. 저거 분명 GM같은데, 초보자 사냥터에 와서 왜 행패를 부리는 거지?”

결국에는 궁시렁거리며, 사냥터를 떠나고 마는 초보자 유저들이었다.

그리고 잠시 후, 쉴 새 없이 포획만을 외치던 이안이 드디어 자리에 멈춰 섰다.

“휴, 이제 딱 100마리 잡았네. 어디 한번 쓸 만한 녀석이 있나 확인해 볼까?”

이안의 한쪽 입꼬리가 슬쩍 말려 올라갔다.

* * *

처음 ‘푸른 마계의 숲’으로 향할 때, 이안은 대충 반나절 정도의 노가다를 예상했었다.

확률적으로 좋은 능력치 비율을 가진 마계 요정을 잡는 게 쉽지는 않을 테지만, 그래도 반나절 정도면 수천 마리를 잡을 수 있을 테니 말이다.

하지만 이안의 예상은 완벽히 빗나갔다.

이안이 원하는 비율의 요정을 포획했을 때는, 거의 하루가 전부 지나갔을 시점이었다.

아마 숫자로 따지면, 최소 만 마리는 넘는 요정을 잡았을 것이었다.

“휴우, 드디어……!”

이안은 눈을 반짝이며, 방금 잡은 마계 요정의 정보 창을 오픈하였다.

하루 종일 미친 듯이 노가다만 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이안의 두 눈은 반짝이고 있었다.

바로 이 순간, 노가다의 결실이 맺어지고 있었으니까.

-마계 요정

레벨 : 5

분류 : 인간형

등급 : 하급 마수

성격 : ???

진화 불가

공격력 : 0

방어력 : 16

민첩성 : 38

지능 : 52

생명력 : 595

‘푸른 마계의 숲’ 초입에 서식하는 귀여운 마계의 요정입니다.

귀여운 외모와 달리 싸움을 좋아합니다.

제법 강력한 에너지 볼을 구사합니다.

원하는 비율의 마계 요정을 찾는 것이 당초 예상보다 어려웠던 이유는, 사실 이안이 고집하는 ‘공격력 0퍼센트’ 에 있었다.

마계 요정의 공격력 스텟은 0~6사이로 책정되는데, 그중에서도 스텟 0은 엄청나게 낮은 확률로 등장했던 것이다.

게다가 지능 스텟만큼은 최대치인 52를 찍으려 하였으니, 확률이 기하급수적으로 낮아지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라 할 수 있었다.

“공격력 0에 지능 맥스. 방어력도 최하치보다 약간 높은 수준이고…….”

이안은 스텟들을 하나하나 계산해 가며, 꼼꼼히 분석하기 시작했다.

“민첩성이 좀 낮은 게 아쉽지만, 지능 비율이 높아지니까 이 정도는 감수할 만해.”

이안이 잡은 마계 요정의 지능 능력치 비율은, 전체 스텟의 50퍼센트에 육박하는 수준이었다.

거기에 민첩성 능력치의 비율이 30퍼센트 이상을 차지하니, 그야말로 비정상적인 비율이라 할 수 있었다.

‘비정상적이지만, 효율만큼은 최강이 되겠지.’

방어력과 생명력 비율이 많이 낮긴 하지만, 그건 어마어마한 깡스텟으로 극복할 수 있다.

이안의 예상에 이 비율대로 마수가 완성되더라도, 라이보다는 탱킹 능력이 나은 녀석이 탄생할 것 같았다.

애초에 이 녀석의 베이스가 되는 ‘자이언트 베히모스’의 총 스텟은, 어지간한 전설 등급 소환수의 두 배를 상회하는 수준이니 말이다.

그에 10퍼센트라고 하여도,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일 것이었다.

“자, 이제 연성을 하러 한번 가 볼까……?”

이젠 이 녀석의 비율 그대로 ‘전설’등급의 마수를 만들어야 할 차례.

이안의 마수연성 숙련도는 이미 마스터 등급이었고, 중~상급 마령석만 활용해도 영웅 등급까지는 거의 100퍼센트의 확률로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이었다.

“돌아가는 길에 최상급 마령석을 하나 더 사야겠어. 어떻게든 이 녀석으로 한 번에 전설 등급까지 만들어야지.”

이제는 정말 ‘최강의 마수’를 만날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생각에, 이안의 심장박동이 조금씩 빨라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에 맞춰, 이안의 걸음도 더욱 빨라졌다.

* * *

하루, 이틀.

그렇게 보름 정도의 시간이 더 흘러갔다.

이것은 이안이 예상했던 수준의, 정확히 두 배 정도 되는 기간이었다.

‘재료를 전부 구하는 게 이렇게 오래 걸릴 줄은 몰랐지.’

가장 구하기 어려운 ‘자이언트 베히모스’를 준비해 놓았던 상황이었으니, 일주일 정도면 나머지 재료를 완성할 수 있을 것이라 여긴 것이다.

심지어 이안은 첫 번째 재료까지도 금방 완성하였다.

운 좋게 한 번의 실패도 없이 마계 요정을 전설 등급까지 올린 것이다.

그 과정에서 최상급 마령석을 두 개나 사용했지만, 그 정도는 감수할 만한 투자였다.

(물론 마계요정은 베이스가 아닌 서브로 들어가야 했기 때문에, 완성된 전설 등급의 재료는 완전히 다른 마수였다.)

그렇다면 이안은 대체 어떤 재료를 구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린 것일까?

재료를 전부 따지자면 열 가지도 넘었지만, 이안을 고생시킨 재료는 두 가지였다.

그리고 그 첫 번째는 바로 ‘마수 능력석’이었다.

이안이 꼭 구하고 싶었던 마수 능력석은 바로 전설의 마수 ‘타르베로스’의 능력석.

이안은 이 타르베로스의 고유 능력 중에서도 ‘시간을 돌리는’ 능력을 마수 연성에 꼭 넣고 싶었던 것이다.

-어둠의 모래시계 능력석

분류 : 잡화

등급 : 전설

전설의 마수 ‘타르베로스’의 고유 능력인 ‘어둠의 모래시계’ 능력이 담긴 마수 능력석입니다.

마수 연성에 이 아이템을 재료로 넣을 시, 연성된 마수에게 높은 확률로 해당 고유 능력이 장착됩니다.

마수 능력석의 드랍률은 무척이나 극악하다.

게다가 타르베로스는 마계에서도 그 개체 수가 많지 않은 녀석이었다.

때문에 이안은, 능력석을 얻는 데 제법 고생할 수밖에 없었다.

‘후후, 그래도 이걸 못 넣고 연성했으면, 분명 나중에 엄청 후회했을 거야.’

그리고 이안을 고생시킨 마지막 하나의 재료.

이것은 의외로(?) 완성될 마수의 능력치와 큰 연관이 없는 재료였다.

-창조주의 지점토

분류 : 잡화

등급 : 영웅

창조주가 생명을 창조할 때 사용하는 지점토입니다.

신의 권능이 깃들어 있는 희귀한 아이템으로, 마수 연성 시 사용하면 해당 마수의 외형이 변경됩니다.

*외형은 랜덤으로 결정되며, 돌이킬 수 없습니다.

*외형은 연성될 마수의 능력치에 일정 부분 영향을 받습니다.

*완성될 마수의 능력치를 -1.5~+1.5퍼센트만큼 상승시킵니다.

이안이 커뮤니티를 전부 뒤지고, 경매장이란 경매장을 전부 수소문한 끝에 겨우 구해 낸 마지막 재료.

이것은 지극히 이안의 취향 때문에 벌어진 일이었다.

‘뭐로 변해도 좋으니, 자이언트 베히모스의 외형만 아니면 돼!’

세르비안의 연구실에 자리 잡은 이안은 마수연성 마법진을 그리고, 준비한 모든 재료를 그 위에 올려놓았다.

그러자 옆에 있던 세르비안이 눈을 반짝이며 탄성을 내지른다.

“오오, 드디어……!”

사실 마수연성술사인 이안은, 굳이 세르비안의 연구소가 아니더라도 연성하는 데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하지만 세르비안이 역사적인 순간에 함께하고 싶다며 간절히 부탁했기 때문에, 그의 연구소에서 진행하기로 한 것이다.

“후우!”

이안은 뛰는 심장을 진정시키고 크게 심호흡하였다.

이 마수 연성에 들어간 재료를 돈으로 환산하면 그야말로 천문학적인 액수였기 때문에, 아무리 이안이라 하더라도 떨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이제 갑니다!”

이안은 마법진을 향해 두 손을 힘껏 뻗었다.

그리고 잠시 후…….

우우웅-!

이안의 마수 연성 마법진이 붉게 빛나기 시작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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