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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닉스 길들이기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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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사조’라는 명성에 걸맞게 끈질긴 생명력을 보여 준 피닉스.
덕분에 이안은 제법 많은 시간을 소모했으나, 그에 반해 포획은 너무도 쉽게 성공했다.
-신수, ‘피닉스’를 포획하는 데 성공하셨습니다.
-신수를 포획하는 데 성공하여, 15만 만큼의 명성을 획득합니다.
-‘태양의 세계수’가 당신을 인정합니다.
-화염 저항력이 5만큼 증가합니다.
주르륵 떠오르는 시스템 메시지를 보며, 이안은 씨익 미소를 지었다.
“좋았어!”
처음 ‘피닉스’라는 소환수에 대해 몰랐을 때는, 막연히 핀과 같은 공격형 소환수인 줄로 예상했다.
일반적으로 화염 속성의 소환수가 공격에 특화되어 있는 경우가 많았으니 말이다.
하지만 직접 상대해 본 피닉스는, 결코 단순한 공격형 소환수가 아니었다.
‘바람의 가호’를 발동시켰을 때의 할리와 버금갈 정도로 빠른 이동속도에 끈질긴 생명력.
거기에 순간적으로 모든 공격 스킬들을 무효화시키는 특별한 고유 능력까지.
이안은 이 피닉스가 지금 자신에게 딱 필요한 녀석이라고 생각했다.
‘공격형 서포터가 하나 필요하긴 했지. 생존력까지 좋으니 금상첨화고 말이야.’
지금 이안의 파티에는 서포팅형 소환수가 둘 존재한다.
그 둘은 바로, 신룡인 엘카릭스와 뿍뿍이.
하지만 그 둘은 피닉스와 확실히 다른 포지션을 가지고 있었다.
뿍뿍이의 경우 탱킹형 서포터였고, 엘카릭스의 경우 후방지원형이었으니 말이다.
반면에 이 피닉스는 완벽한 공격형 서포터였다.
전장의 최전방에서 강력한 딜을 뿌리며 활약하고, 높은 이동속도와 끈질긴 생명력 덕에 쉽게 죽지 않으며, 한 방에 위기상황을 반전시킬 수 있는 특별한 고유 능력까지 가지고 있다.
‘자, 구체적인 정보 창을 한번 확인해 볼까?’
이안은 실실 웃으며, 포획된 피닉스의 정보창을 오픈해 보았다.
-피닉스
레벨 : 95
분류 : 신수
등급 : 전설
성격 : 쾌활함
진화 가능(봉인)
공격력 : 3,375
방어력 : 1,798
민첩성 : 3,409
지능 : 2,989
생명력 : 933,000/933,300
고유 능력
-꺼지지 않는 불꽃 (패시브)
불사의 상징인 피닉스는, 꺼지지 않는 불꽃과 같이 끈질긴 생명력을 가지고 있다.
*피닉스의 생명력이 매 초당 1퍼센트만큼씩 회복됩니다.
*피닉스의 생명력이 전부 소진되었을 시 ‘홍염의 알’로 변하며, 일정 시간(46초)이 지나면 부활합니다.
(알의 생명력과 방어력은 피닉스의 능력치에 비례합니다.)
(부활에 필요한 시간은 1레벨 기준 55초이며, 레벨이 10만큼 상승할 때 마다 1초씩 감소합니다.)
-태양신의 비호
태양신의 수호신수인 피닉스는 위급할 때 한시적으로 그의 힘을 빌려올 수 있다.
태양신의 비호를 받는 동안 그 누구도 피닉스를 해칠 수 없다.
*지속 시간 동안, 피닉스의 생명력이 초당 30퍼센트만큼씩 회복됩니다.
*지속 시간 동안, 피닉스를 중심으로 반경 50미터 이내에 걸쳐 있는 모든 공격 스킬이 무효화됩니다.
(지속 시간 : 3초)
(재사용 대기 시간 : 10분)
-홍염의 날갯짓
작열하는 화염 속에서 태어난 피닉스는 온몸이 불꽃으로 뒤덮여 있다.
분노한 피닉스가 사납게 날갯짓을 한다면, 사방이 불바다로 변하고 말 것이다.
*피닉스가 크게 날갯짓을 하여 화염을 쏟아냅니다.
*부채꼴 모양으로 전방 30미터의 범위에 강력한 화염 피해를 입힙니다.
(공격력의 950퍼센트만큼의 피해를 입힙니다.)
(적의 화염 저항을 50퍼센트만큼 무시합니다.)
(재사용 대기 시간 : 12분)
-불사조의 분노 (패시브)
화염의 신수인 피닉스는 불같은 성격을 가지고 있다.
만약 피닉스가 분노한다면, 그에게서 살아남기 힘들 것이다.
*피닉스의 생명력이 35퍼센트 이하로 떨어지면, 30초 동안 ‘분노’ 상태가 부여됩니다.
*‘분노’ 상태일 시, 피닉스의 공격력이 30퍼센트만큼 증가합니다.
*‘분노’ 상태일 시, 피닉스의 생명력 회복 속도가 두 배만큼 증가합니다.
*‘분노’ 상태일 시, 피닉스의 일반 공격 사정거리가 세 배 만큼 증가합니다.
모든 것을 태워 버릴 수 있는 강력한 화염에서만 태어난다는 전설의 신수이다.
화염의 신수이자 태양신의 수호신수이며, 강력한 공격력과 끈질긴 생명력을 가지고 있다.
전설의 신수답게 화려한 정보창을 가지고 있는 피닉스.
그리고 당연한 이야기겠지만, 이안이 가장 마음에 든 부분은 ‘진화 가능’이라는 부분이었다.
‘크, 지금도 이 정돈데 진화하면 어떻게 될까?’
진화 가능이라는 문구 옆에 특이하게 ‘봉인’이라는 글귀가 쓰여 있기는 했지만, 그런 것은 아무 상관없었다.
진화가 가능하기만 하다면, 언젠가는 해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오랜만에 새로운 소환수를 얻은 이안은 진지한 표정으로 피닉스의 정보창을 정독하며 곱씹기 시작했다.
‘꺼지지 않는 불꽃이라……. 이름 한번 잘 지었네.’
이안이 상대해 본 결과, 피닉스는 정말 꺼지지 않는 불꽃 이라는 말이 어울리는 녀석이었다.
물론 세계수의 생명력 지원이 가장 큰 영향을 미치기는 하였지만, 그것을 감안하더라도 까다로운 녀석임은 분명했다.
‘이게 부활 패시브였네. 그나저나 알에서 다시 부활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1레벨 기준 55초?’
이안의 머리가 빠르게 회전하기 시작했다.
‘1레벨 기준 55초에 10레벨당 1씩 감소면……. 551레벨이 되면 0초가 되는 건가? 뭐지? 이게 말이 돼?’
현재 피닉스가 부활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46초이다.
피닉스의 알이 크게 튼튼하지 않다는 것을 감안하면, 딱히 사기적이라고 할 수는 없는 능력이다.
하지만 레벨이 오르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이안의 계산처럼, 551레벨이 된다면 부활에 걸리는 시간이 0초까지 내려가 버리기 때문이다.
죽으면 바로바로 부활하는, 진정한 불사조가 되어 버리는 것이다.
쉽게 말해 죽일 방법이 없어지는 셈이다.
이안의 미간에 깊은 골이 패였다.
‘카일란 기획 팀이 밸런스를 이렇게 엉망으로 만들었을 리 없는데……. 그렇다고 버그는 아닌 것 같고.’
이안의 생각이 이 패시브가 진정한 힘을 발휘할 시점은, 대충 부활에 필요한 시간이 10초 이내로 줄어들었을 때다.
10초 정도의 짧은 시간이라면, 어지간한 공격력으로는 피닉스의 알을 부술 수 없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여기서 시간이 더 줄어들어서 3초 이내까지 내려가 버린다면, 이건 확실히 오버 밸런스라고 할 만했다.
‘분명히 어느 시점까지 내려가면 더 이상 줄어들지 않게 만들어 놨을 건데…….’
잠시 생각하던 이안은, 우선 다음 고유 능력을 향해 시선을 돌렸다.
이것은 지금 고민해 봐야 알 수 없는 부분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오버 밸런스라고 한들, 이안의 입장에서는 이득이었으면 이득이었지 손해 볼 것도 없었고 말이다.
‘자, 이제 다음 능력을 볼까? 태양신의 비호 이건 아까 발동됐던 그 스킬 흡수 능력인 것 같고…….’
‘꺼지지 않는 불꽃’과 ‘태양신의 가호’.
그리고 ‘홍염의 날갯짓’까지는 이안이 전투 중에 겪어 보았던 고유 능력이었다.
하지만 마지막 능력인 ‘불사조의 분노’는, 전투할 때 한 번도 발동되지 않았던 능력이었다.
‘그럴 수밖에. 35퍼센트 이하로 생명력이 떨어지는 순간 곧바로 사망해 버렸으니…….’
불사조의 분노가 발동하기 위해서는 피닉스의 생명력이 35퍼센트 이하로 떨어져야만 하는데, 이안이 한 번에 폭발적인 대미지로 생명력을 지워 버렸으니 미처 발동시킬 시간이 없었던 것이다.
때문에 이안은 이 스킬을 더욱 꼼꼼히 읽어 보았고, 다 읽은 뒤에는 더욱 만족스러운 표정이 되었다.
‘크, 신수라는 이름이 아깝지 않은 녀석이군.’
이안은 뿌듯한 표정으로 크게 기지개를 켰다.
이제는 이 마음에 쏙 드는 녀석을 소환해 볼 차례였다.
“피닉스, 소환!”
이어서 이안의 눈앞에 새로운 메시지가 떠오르며, 커다란 불새가 모습을 드러내었다.
끼요오오-!
-‘피닉스’를 처음 소환하셨습니다. 이름을 지을 수 있습니다.]
소환수를 새로 얻을 때면 항상 거쳐야만 하는, 고통스러운(?) 작명의 시간이 찾아온 것이다.
“으……. 맞다. 이름 지어야 되지.”
물론 이름을 짓지 않아도 소환하는 데는 문제가 없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작명은 필수에 가까웠다.
소환술사가 고유한 이름을 지어 줬을 때, 소환수와의 친밀도가 훨씬 빠르게 상승하기 때문이다.
물론 애초에 고유한 이름을 가지고 있었던 소환수의 경우에는 제외였지만 말이다.
‘엘이나 카르세우스를 얻었을 때는 이런 게 없어서 좋았는데…….’
두 눈을 감은 채 고뇌에 빠진 이안.
그리고 잠시 후, 이안이 자신 있게 입을 열며 피닉스를 불렀다.
“닉! 네 이름은 이제부터 닉이다.”
* * *
피닉스를 소환하여 이름까지 지어 준 이안은, 다시 녀석을 아공간으로 돌려보냈다.
어차피 98레벨인 녀석이 이 퀘스트를 진행하는 동안 할 수 있는 것은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제 결계를 지나가고 나면 엘리카 왕국의 왕성이기 때문에, 인원을 최소화시켜야 하기도 했다.
왕성으로 들어가기 전 이안이 남겨놓은 소환수는 총 넷.
엘카릭스와 카르세우스 그리고 라이와 뿍뿍이 정도였다.
몸집이 조금이라도 큰 소환수는 잠입할 때 짐이 될 수 있었기에, 폴리모프할 수 있는 세 드래곤과 라이만 남겨 놓은 것이다.
물론 루가릭스와 헬라임, 그리고 카카는 함께였다.
이안 일행은 거대한 세계수의 뒤쪽으로 빙 돌아 들어갔고, 기둥으로 둘러싸인 공간을 지나자 거대한 성벽이 시야에 들어왔다.
이안이 레무스에게 물었다.
“여기가 엘리카 왕국의 왕성인가?”
“그렇다, 이안. 이쪽으로 오라.”
레무스는 선두로 나서며 이안 일행을 인도했다.
그렇게 성벽을 따라 10분 정도 걸었을까?
성벽의 지하로 파고드는 조그만 계단이 나타났고, 그 앞의 공간은 붉은 빛으로 일렁이고 있었다.
레무스가 이안을 향해 다시 입을 열었다.
“여기가 바로 결계다.”
그에 이안이 뒷머리를 긁적이며 물었다.
“흠, 결계를 지나기 위해선 피닉스를 다시 소환해야 하는 거야?”
레무스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아니, 그럴 필요 없다. 그대는 이미 피닉스의 주인. 이 결계는 그대를 위해 기꺼이 문을 열어 줄 것이다.”
말을 마친 레무스는, 결계를 향해 손짓했다.
이어서 이안은 그 안을 향해 조심스레 다가갔고, 그와 동시에 작은 공명음이 울려 퍼졌다.
우웅- 우우웅-!
둥근 타원을 그리며 조용히 회전하던 붉은 기운들이, 점차 물결처럼 퍼져 나가더니 공간을 벌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안의 눈앞에, 새로운 시스템 메시지가 떠올랐다.
띠링-!
-‘엘리카 왕국의 꼭두각시 Ⅱ (히든)(연계)’퀘스트가 발동합니다.
-‘엘리카 왕국의 꼭두각시 Ⅱ (히든)(연계)’
지하뇌옥 던전을 클리어한 당신은, 뇌옥에 갇혀 있던 엘리카 왕국의 국왕 ‘레무스’를 구출했다.
레무스의 사연을 들은 당신은 그를 도와 엘카릭 왕국의 ‘꼭두각시’ 국왕을 처치하기로 하였고, 레무스만이 알고 있는 비밀통로를 지나 엘리카 왕성에 도착하였다.
리치킹 샬리언의 주술에 의해 만들어진 꼭두각시 국왕을 처치하고, 레무스를 다시 왕좌에 앉히도록 하자.
*‘꼭두각시 레무스’를 처치하기 전에, 그를 조종하는 어둠의 심령술사들을 먼저 처치해야 합니다. 만약 심령술사를 전부 처치하기 전에 그를 먼저 처치한다면, 샬리언이 꼭두각시 레무스의 죽음을 알아차릴 것입니다.
(처치한 어둠의 심령술사 : 0/5 )
*퀘스트가 완전히 끝나기 전에 왕국군에게 발각된다면, 퀘스트에 실패하게 됩니다.
퀘스트 난이도 : SSS
퀘스트 조건 :
전설의 신수 피닉스의 인정을 받은 유저.
엘리카 왕국의 국왕, 레무스의 신임을 얻은 유저.
‘라타펠 지하 뇌옥’ 던전을 클리어한 유저.
제한 시간 : 없음
*어둠의 성소를 파괴하면 퀘스트가 완료됩니다.
보상 : 레무스와의 친밀도 +10
대마법사의 기록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