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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이밍 마스터-416화 (435/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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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룡 칼리파의 비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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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일란의 모든 범위 공격 스킬과 논 타깃팅 스킬은 ‘적’으로 인지하지 않는 대상에게 피해를 입히지 않는다.

그렇기에 PK를 할 때에도, 일단 타깃팅 스킬이나 일반 공격으로 대상을 공격하여 ‘적대’상태로 만들고 시작하는 것이다.

그리고 당연한 이야기겠지만, 이안은 이러한 스킬 시스템을 완벽히 이해하고 있었다.

때문에 어비스 홀을 이용하여 투사체들을 끌어당긴다는, 기상천외한 발상을 해낼 수 있었던 것이었다.

데스 메테오를 아무리 많이 빨아들이더라도 훈이와 같은 파티원인 떡대는 조금도 피해를 입지 않을 테니 말이다.

그렇다면 이안은, 과거에 가신에게 맡겨 두었던 떡대를 어째서 가지고 있었을까?

그 답은 의외로 간단했다.

가신인 세리아에 비해 이안의 통솔력 수치 여유가 많이 남아 있었던 것이다.

떡대를 맡긴 이후 100레벨도 넘게 레벨 업을 하는 동안, 이안이 늘린 소환수라고는 크르르 하나뿐이었다.

통솔력은 당시에 비해 두 배 가까이 늘었는데 소환수는 늘리지 않았으니, 여유가 생길 수밖에 없는 것.

물론 보유하고 있던 소환수들이 진화하기도 하고 레벨도 오르면서, 필요 통솔력 자체가 많아지기는 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두 배까지 증가하지는 않았다.

하여 결론적으로 지금의 이안에게는 신화 등급의 소환수 하나 정도는 유지시킬 수 있는 통솔력이 남아 있었다.

때문에 떡대를 말 그대로 ‘가지고 있었던 것’이었다.

‘이런 식으로 쓰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지만 말이지.’

이안의 명령을 받은 떡대가 양손을 살짝 들더니 칼리파의 등짝을 그대로 내려쳤다.

쾅-!

그러자 원뿔의 형태로, 강력한 충격파가 널찍하게 뻗어 나갔다.

-소환수 ‘떡대’의 고유 능력 ‘어비스 홀’이 발동합니다.

-마룡 ‘칼리파’에게 27,983만큼의 피해를 입혔습니다.

어비스 홀의 광역 피해량은 초라하기 그지없었다.

심지어 이안이 쏘아 대던 화살보다도 약한 수준이었으니, 칼리파의 입장에서는 간지러울 수준인 것이었다.

하지만 문제는 충격파 위에 소환되는 강력한 소용돌이였다.

콰아아아-!

전방에 뻗어 나간 파장들이 커다란 소리를 만들어 내며 거세게 몰아친다.

그리고 파랗게 빛나는 그 섬광들은 회오리가 되어, 주변의 모든 물체들을 끌어당기기 시작했다.

그러자 당황한 칼리파가 소용돌이를 빠져나가기 위해 발버둥 쳤다.

캬아아오-!

거대한 몸을 꿈틀대며 있는 힘을 다해 날개를 펄럭였지만, 전혀 소용이 없었다.

떡대라는 거대한 짐짝을 몸에 달고 있는 지금, 최강의 CC기인 어비스 홀의 인력引力을 극복해 내는 것은 불가능했기 때문이었다.

게다가 어비스 홀이 소환된 위치가 아예 칼리파의 몸통 위였으니, 그야말로 외통수라 할 수 있었다.

콰쾅- 콰콰쾅-!

일차적으로 근처에 인접해 있던 일곱 개 정도의 죽음의 운석들이, 어비스 홀이 발동되자마자 칼리파의 몸으로 빨려 들어와 폭발했다.

-칼리파의 생명력이 40,982만큼 감소합니다.

-칼리파의 생명력이 34,421만큼 감소합니다.

-칼리파의 생명력이 1,315,122만큼 감소합니다.

-칼리파의 생명력이 1,279,830만큼 감소합니다.

-칼리파의 생명력이 34,421만큼 감소합니다.

-칼리파의 생명력이 1,198,754만큼 감소합니다.

이안 파티의 눈앞에 피해량을 알리는 수많은 시스템 메시지들이 정신없이 밀려 올라갔다.

다섯 자리 수의 대미지들 사이에 정확히 일곱 개의 백만 단위 대미지가 섞여 있었다.

3~4만 정도밖에 되지 않는 대미지는 어비스 홀 스킬의 지속 대미지였고, 백만이 넘어가는 어마어마한 대미지가 바로 데스 메테오로 인한 것이었다.

그리고 이 한 방으로, 칼리파의 생명력 게이지가 뭉텅이로 잘려 나갔다.

그도 그럴 것이, 1초 만에 들어온 대미지가 천만 단위가 넘었던 것이다.

레이드 보스인 칼리파의 생명력은 억대가 넘는 괴랄한 수준이었지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천만이라는 피해는 무시할 수 있을 만한 수치가 아니었다.

캬아아악-!

칼리파가 고통에 몸부림치며 괴성을 뿜어내었다.

하지만 이것은 시작일 뿐, 어비스 홀의 인력에 이끌리기 시작한 수십 개가 넘는 메테오들이 칼리파를 향해 다가오고 있었다.

후우웅-!

기본적으로 어비스 홀의 스킬 정보에는, 어비스 홀의 ‘인력’이 영향을 미치는 범위가 명시되어 있지 않다.

지속시간 이후 폭파 대미지의 범위는 사방 10미터로 정확히 명시되어 있었으나, 끌어당기는 힘이 미치는 범위는 그보다 훨씬 광범위했던 것이다.

물론 20, 30미터 밖으로 넘어가게 되면, 인력은 현저히 약해진다.

지나가던 고블린조차도 콧방귀를 뀌며 지나갈 수 있는, 미미하기 그지없는 수준이 되는 것이다.

하지만 애초에 허공에 뜬 채 느릿느릿하게 움직이고 있는 데스 메테오의 경우, 약한 인력만으로도 궤도가 조금씩 바뀔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어비스 홀과 가까워질수록 엄청난 가속도가 붙게 된다.

하여 지금의 상황을 설계한 이안으로서도 상상하지 못했던, 어마어마한 광경이 연출되고 말았다.

쾅- 콰콰쾅- 콰쾅-!

-칼리파의 생명력이 1,199,454만큼 감소합니다.

-칼리파의 생명력이 1,175,945만큼 감소합니다.

-칼리파의 생명력이 1,351,742만큼 감소합니다.

그리고 허공에 뜬 채 이 광경을 지켜보던 레비아는, 입을 쩍 벌리고 말았다.

“대, 대체 이게 뭐야……?”

수천만이 남아 있던 칼리파의 생명력이 눈 깜짝할 사이에 어디론가 사라져 버린 것이다.

하지만 레비아의 놀라움에 비견할 수 없을 정도로, 경악에 빠진 한 사람이 있었다.

그는 바로 이 데스메테오들을 소환한 장본인, 훈이였다.

“미, 미친……!”

훈이의 시야 한 쪽에 떠올라 있는 전투 정보창.

그 안에 떠올라 있는 DPS(Damage Per Sec)의 수치를 확인한 것이다.

-레이드 평균 DPS : 520,983

최근 1분간 평균 DPS : 1,652,151

순간 최대 DPS : 32,517,512

일반적인 300레벨대 랭커들이 보스 레이드 파티를 구성할 시, 딜러들에게 기대하는 DPS는 10~15만 정도이다.

필드 사냥에서야 100만이 넘는 DPS를 뽑아내는 랭커들이 많았지만, 그것은 많은 몬스터들을 한 번에 공격할 수 있는 광역기 때문에 뻥튀기된 DPS일 뿐이었다.

물론 저레벨의 허접한 보스를 상대할 때야 50만이 넘는 DPS도 뽑아낼 수 있겠지만, 레벨에 맞는 레이드를 기준으로 할 때의 이야기.

조금 더 파티의 수준을 올린다고 하더라도 큰 차이는 없었다.

각 클래스 랭킹 10위권의 최상위권 유저들로만 구성된 파티에서도, 딜러에게 20만 이상의 DPS를 바라지는 않으니 말이다.

보스 레이드에서 20만의 이상의 DPS는 훈이조차도 전력을 다해야 뽑아낼 수 있는 수치라는 이야기다.

그런데 지금 훈이의 눈앞에 떠올라 있는 DPS는, 그야말로 상식을 파괴하는 것이었다.

‘일, 십, 백, 천, 만……. 뭐야, 3천만이라고?’

비록 순간 최대 DPS이기는 하지만, 3천만이라는 말도 안 되는 수치가 전투 정보 창에 찍힌 것이다.

수십 발의 메테오가 한순간에 터져 나가면서 비정상적인 DPS가 만들어진 것.

훈이의 개인 화면을 시청하고 있던 유저들은 그야말로 난리가 났다.

-ㅋㅋㅋㅋㅋㅋ잠깐만요. 나 지금 잘못 본 거 아니지?

-왘ㅋㅋㅋㅋㅋ 돌았다. 지금 어이가 없어서 헛웃음이 나오네 ㅋㅋㅋㅋㅋ

-아니, 님들ㅋㅋ 제가 어제 진땀 빼며 사냥했던 레이드 보스 생명력이 3천만이었거든요? 방금 훈이 정보창에 뜬 DPS대로라면, 저 폭발 한 방에 제가 사냥했던 레이드 보스는 삭제된단 얘기네요. ㅋㅋㅋ

-윗 님ㅋㅋ 그건 님이 사냥했던 레이드 보스 레벨이 낮아서 그런 거고요 ㅋㅋ 아무튼 진짜 말이 안 나오네. 순간 DPS는 그렇다 치고, 평균 DPS도 50만이 넘잖아요, 지금ㅋㅋ

-혹시 방금 대폭발 일어나기 전에 훈이 평균DPS 본 사람 있나요?

-여기 있음. 방금 전까지 훈이 DPS 8만인가 그랬어요ㅋㅋㅋ 폭발 한 방에 DPS가 50만까지 뻥튀기 되어버림ㅋ

-답 없네, 진짜. 오늘만큼은 정말 훈이 간지 인정해야 되나 이거.

-ㄴㄴ 왜 훈이가 간지임, 이안이 다 떠먹여 준 건데. 난 오늘도 이안느님만을 찬양합니다. 이안 갓!

-인정합니다. 이안 갓!

이제는 제법 유명해져 팬클럽도 생긴 훈이였지만, 훈이의 팬들은 이안의 팬들과 조금 달랐다.

이안을 찬양하기 바쁜 이안의 팬들과 다르게, 훈이의 팬들은 훈이를 디스하는 재미로 팬을 자처하는 이들이었다.

그렇다고 안티는 아니다, 단지 훈이를 놀려먹는 게 재밌을 뿐.

어쨌든 이안의 설계는 기가 막히게 맞아떨어졌고, 어비스 홀이 유지되는 10초 동안 거의 대부분의 데스 메테오들이 남김없이 칼리파의 몸뚱이로 빨려 들어갔다.

정확히 계산하기는 힘들어도, 얼추 6천만 정도의 대미지가 10초 만에 들어간 것이다.

그리고 한없이 많아만 보였던 칼리파의 생명력 게이지는, 바닥까지 떨어지고 말았다.

-크아아, 이놈들……!

허공을 향해 고개를 치켜든 칼리파가 포효했다.

하지만 그것은 반격을 위한 포효가 아니었다.

소멸하는 레이드보스의 마지막 발악이었을 뿐.

쿠쿵- 쿠쿠쿵-!

맵 전체가 흔들리기 시작하며, 칼리파의 거구를 중심으로 시커먼 기운이 휘몰아친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일행의 눈앞에 새로운 시스템 메시지가 떠올랐다.

띠링-!

-마룡 ‘칼리파’의 잔재를 소멸시키는 데 성공하셨습니다!

-프릴라니아 협곡을 잠식하고 있던 마魔의 기운이 정화되기 시작합니다.

-용신 ‘세카이토’의 축복이 프릴라니아 협곡에 다시 내립니다.

-‘마룡의 잔재’ 퀘스트를  완료하셨습니다!

-명성을 30만 만큼 획득합니다.

퀘스트 완료 메시지를 확인하는 순간은, 언제나 뿌듯하고 벅차오른다.

더해서 성공시킨 퀘스트가 이렇게 하드코어한 퀘스트일 때에, 그 뿌듯함은 배가될 수밖에 없었다.

소멸하는 칼리파의 이펙트를 보며, 이안 일행은 환한 미소를 지었다.

주변을 둘러싸고 있던 결계도 사라져서, 그들은 어느새 협곡의 땅을 밟고 서 있었다.

퀘스트의 주체였던 카노엘이, 먼저 입을 열었다.

“와, 난 거의 포기하고 있었는데…….”

이안 일행이 나타나기 전, 혼자 퀘스트를 진행하고 있던 카노엘은 퀘스트를 포기하려던 참이었다.

칼리파가 등장하는 순간, 홀로 클리어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깨달았기 때문이었다.

퀘스트를 포기한 뒤 이안을 비롯한 로터스의 랭커들에게 지원을 요청하여 다시 시도하려고 했던 것이다.

하지만 기적적으로 이안 일행이 프릴라니아 협곡에 등장했고, 덕분에 클리어하게 된 것이다.

옆에 있던 훈이와 레비아도 한 마디씩 거들었다.

“그러게, 형. 나도 사실 포기하고 있었거든. 이건 못 깨는 퀘스트라고 생각했어.”

“저도요. 진짜 마지막 한 수는, 상상도 못 했네요, 저도.”

그리고 그들이 몇 마디 대화를 나누는 사이, 칼리파를 휘감고 있던 이펙트가 천천히 잦아들기 시작했다.

뿌듯한 표정을 짓고 있던 이안이 카노엘에게 물었다.

“그런데 노엘아.”

“네, 형.”

“넌 이 퀘스트 클리어 보상이 뭐야?”

“아, 저는요…….”

일행은 전부 같은 퀘스트를 클리어했으나, 각자 얻는 보상은 달랐다.

물론 조력자로서 퀘스트에 참여한 세 명의 보상은 엇비슷했으나, 퀘스트를 발동시킨 카노엘의 경우 완전히 다른 보상을 받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것은 ‘드래곤 테이머’ 클래스의 히든 퀘스트였으니까.

시스템 메시지를 다시 한 번 확인한 카노엘이 멋쩍은 웃음을 지으며 입을 열었다.

“신화 등급 머리 장식 하나랑 스킬 북 하나 그리고 신화등급 드래곤 알이네요.”

그리고 카노엘의 말을 들은 순간, 이안 일행의 신형이 일시에 휘청거렸다.

“뭐……?”

“헐.”

“대박.”

카노엘의 보상이 엄청날 것이라는 부분은 예상했던 것이었으나, 이것은 상상 이상이었기 때문이었다.

한데 이어지는 카노엘의 말은 더욱 놀라운 것이었다.

“어? 그러고 보니 원래 보상은 이게 아니었는데……? 아! 이거 퀘스트 초과 달성 보상이라는데요?”

“뭐라고?”

순간 무슨 말인지 이해하지 못한 이안이 곧바로 되물었고, 카노엘이 다시 입을 열었다.

하지만 카노엘이 그에 대한 대답을 하기 전, 이안의 눈앞에 시스템 메시지가 한발 먼저 떠올랐다.

-‘마룡의 잔재’ 퀘스트를 초과 달성하셨습니다.

-용신 ‘세카이토’와의 친밀도가 대폭 상승합니다.

-‘용신 세카이토의 망토’ 아이템을 획득합니다.

-‘마룡 칼리파의 비밀’을 발견하였습니다.

-숨겨진 히든 에피소드가 발동합니다.

메시지를 확인한 이안의 시선이 본능적으로 칼리파를 향해 움직였다.

강렬한 이펙트와 함께 소멸되고 있었던 아니, 소멸되고 있는 줄로 알았던 칼리파.

하지만 칼리파는 소멸되지 않았고, 커다란 날개를 쫙 펼치고 있었다.

“……!”

그런데 그 모습은 지금까지 이안 일행과 혈투를 벌이던 시커먼 마룡의 모습이 아니었다.

검붉은 비늘들로 뒤덮여 있던 기괴한 형상의 드래곤 대신, 눈이 부실 정도로 새하얀 빛을 반사하는 아름다운 드래곤이 나타나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그 드래곤은, 이안에겐 무척이나 낯익은 녀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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