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테이밍 마스터-356화 (377/1,027)

< (1). 셀라무스의 절대자 -3 >

*          *          *

“마스터! 드디어 출전(出戰)을 결심하신 겁니까?”

“그렇다, 앞으로 일주일 뒤. 우리도 영지전을 시작한다.”

타이탄 길드의 마스터이자, 현존하는 전사클래스 유저 중 세 손가락에 꼽히는 샤크란.

거의 한 달이 넘는 시간동안 개인퀘스트를 위해 자리를 비웠던 그가 돌아오자, 타이탄 길드에 활력이 넘치기 시작했다.

그의 존재 자체도 큰 힘이 되는 것이었지만, 더 큰 이유는 따로 있었다.

샤크란이 드디어, 그동안 미뤄왔던 대대적인 영지전을 선포했기 때문!

사실 타이탄 길드의 길드원들은, 최근 영지전에 목말라 있었다.

그 이유는 간단했다.

최근 로터스 길드가 영지전에서 연전연승하며 엄청난 존재감을 뿜어내기 시작하자, 몸이 근질거리기 시작한 것이다.

최근까지 랭킹 10위권 안으로 들어온 적이 없는 로터스 길드의 선전이, 랭킹 1위라는 자부심으로 똘똘 뭉쳐있는 타이탄 길드의 길드원들에게 자극을 준 것.

일반 길드원들은 로터스 길드 따위는 타이탄 길드에게 상대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었기에, 영지전에 대한 갈증은 더욱 심했다.

물론 타이탄 길드 내에서도 수뇌부들은 절대로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지만 말이다.

특히나 샤크란은, 로터스를 결코 얕보지 않았다.

‘이렇게 된 이상 왕국선포는 한 발 늦을 지 몰라도… 제국선포 만큼은 로터스 놈들보다 빨라야만 해.’

놀랍게도 이라한은, 아직까지도 길드랭킹 7위에 불과한 로터스 길드가 루스펠의 모든 길드들을 누르고 왕국을 넘어 제국까지 될 수 있는 저력을 가지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었다.

그리고 최후에는, 제국이 된 로터스와 전쟁을 벌이게 될 날까지 염두 해 두는 중이었다.

‘제국간의 전쟁이 언제부터 다시 허용될지는 모르겠지만… 그 때까지는 반드시 압도할 만한 전력을 갖춰 놓아야겠어.’

현재 카이몬 제국과 루스펠 제국은 휴전 상태였다.

차원전쟁이 시작되면서, 아예 다섯 신들이 신탁으로 제국간의 전쟁을 막아놓은 것이다.

‘마계’라는 강력한 적을 눈 앞에 두고, 인간끼리 전력소모를 하게 만들 수는 없다는 신의 안배.

때문에 쉽게 깨어질 수는 없는 휴전이었으나, 이라한은 그렇게 오래 갈 휴전이라고도 생각지 않았다.

카일란 운영진이 마계와 인간계간의 통로를 막아버린 것이, 그 증거라고 생각했다.

마계의 침략위협이 사라진 지금은, 언제고 신탁이 거둬져도 이상할 것 없는 시점이었으니까.

‘그리고 그 때가 되면… 우리 타이탄 길드가 모든 제국을 집어삼키고 카일란의 전 대륙을 통일한다!’

불이 붙은 듯 활활 타오르는 샤크란의 야망!

그런데 그 때, 어느새 다가온 한 남자의 목소리가 그의 상념을 깨웠다.

타이탄 길드의 부 길드 마스터이자, 광휘의 기사 세일론이었다.

“마스터, 말씀하셨던 대로 ‘야크마의 심판검’을 수령해 왔습니다.”

그에 감았던 눈을 뜬 샤크란이, 고개를 끄덕이며 세일론에게서 검을 받아 들었다.

“흐음, 수고했다 세일론.”

“아닙니다 마스터. 생각보다 싼 값에 수령할 수 있어서 다행이었습니다.”

“얼마나 들었지?”

“대략 칠천만 골드 정도 들었습니다.”

“오호, 그 정도라면 확실히 저렴하게 얻었군. 구매하는 데 들어간 대금은 곧바로 입금해 주겠다.”

“감사합니다.”

칠천만 골드는 결코 적은 돈이 아니었다.

오히려 무기 하나의 가격 치고는 정말 입이 쩍 벌어질만한 가격.

카일란의 골드 시세가 많이 떨어졌다고는 해도, 현재 환율을 적용하여 9450만 원 정도인 것이다.

1.1배 정도까지 떨어졌었던 환율이 최근 1.35배까지 다시 올랐기 때문.

‘흠, 같은 전설등급이라 해도… 드워프가 만든 녀석이라 그런지 때깔부터가 다르군.’

검의 자태에 감탄한 샤크란이, 흡족한 표정으로 아이템의 정보를 오픈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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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야크마의 심판검 -

분류      -  장검

등급      -  전설

착용제한  -  레벨 297

공격력    -  2025~2189

내구도    -  1850/1850

옵션      -  모든 전투능력 + 100

치명타 확률 + 15%

치명타 피해 + 75%

힘 + 150

전사클래스에 한해, 모든 공격스킬의 위력이 30%만큼 증가합니다.

* 야크마의 탐욕

피를 갈구하는 야크마의 본성이 발휘됩니다.

적에게 피해를 입힐 경우, 10%확률로 250%만큼의 추가피해를 입히며, 추가 피해량의 50%만큼의 생명력을 빼앗아 와 회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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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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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의 신화에 등장하는 탐욕의 마수 ‘야크마’의 뼈로 제작된 장검입니다.

경험은 부족하나, 실력과 잠재력이 무척이나 뛰어난 드워프 대장장이의 손에서 탄생한 검입니다.

강렬한 마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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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누구에게도 알린 바 없었지만, 샤크란은 퀘스트 중에 작은 드워프의 부락을 발견했다.

이는 물론 카일란 최초의 업적!

그리고 마계를 탐험하던 중 우연히 얻은 야크마의 뼈를 드워프들에게 맡겨 장검 제작을 의뢰했다.

이 야크마의 심판검이 바로 그 결과물이었다.

샤크란이 헛바람을 집어삼켰다.

“허억…! 노강 무기의 기본공격력이 2천이 넘는다니…!”

정보창을 확인한 샤크란은 예상보다도 훨씬 뛰어난 검의 성능에 무척이나 놀랐다.

기존에 사용하던 검들보다 무려 10%이상 공격력이 높은 탓이었다.

“심지어 혈류검보다 더 좋은 것 같은데…?”

샤크란은 쌍검을 사용하는 전사다.

이번에 야크마의 심판검을 구한 것은, 사용하던 두 자루의 검 중 하나의 성능이 나머지 한 자루에 비해 떨어짐을 느꼈기 때문.

샤크란은 흥분해서 계산기를 두들기기 시작했다.

‘어디보자… 강화 수식에 넣고 계산을 한번 해 볼까? 공격력이 2025~2189니까….’

샤크란이 이 야크마의 심판검과 함께 사용할 예정인 혈류검은, 현재 15강. 즉, 3차 초월무기였다.

그리고 그 혈류검의 공격력은 4700~4950정도.

샤크란은 이 야크마의 심판검을 실전에 투입하기 전에 혈류검과 마찬가지로 15강 까지는 만들 생각이었고, 그랬기에 15강 기준으로 예상 공격력을 계산해 보았다.

그러자 입이 쩍 벌어졌다.

‘5063~5473…? 진짜 엄청난데?’

샤크란이 혈류검을 구매할 당시. 혈류검은 무려 1억 2천만 골드 정도의 초 고가 아이템이었다.

물론 전설등급 이상의 아이템 중 계정귀속이 아닌 아이템을 찾기 힘들기에 가격이 비싼 것도 있었지만, 이 혈류검의 성능이 충분히 그 만한 값을 한다는 것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었다.

한데 칠천만 골드 정도에 업어온 드워프 표 전설템이, 훨씬 비싼 값에 구입했던 혈류검보다도 훨씬 강력한 성능을 자랑할 줄은 몰랐던 것이다.

샤크란은 야크마의 심판검을 의뢰하면서, 혈류검의 90%정도 되는 성능만 나와 줘도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었던 것.

샤크란이 두 주먹을 불끈 쥐었다.

‘됐어…! 이제 한동안 무기 걱정할 일은 없겠어!’

레벨 제한이 조금 높기는 하지만, 다행히도 2레벨만 더 올리면 도달할 수 있는 수치였다.

샤크란의 의욕이 활활 불타기 시작했다.

‘일 주일 정도면 2레벨은 올릴 수 있을 테니, 영지전을 시작하기 전엔 이 검을 착용할 수 있겠군. 후후…. 현존하는 무기 중에 과연 이 녀석보다 뛰어난 무기가 있으려나?’

물론 야크마의 심판검보다 정확히 1.5배 정도 강력한 무기를 가진 이안이라는 존재도 있었지만, 다행히(?) 샤크란은 그러한 존재를 알 수도 없었을 뿐더러 상상조차 할 수 없었다.

1.5배라는 차이는, 전설등급과 신화등급의 등급차를 생각하고라도 생각하기 힘들 만큼 어마어마한 차이였으니까.

스르릉-

야크마의 심판검을 거의 신줏단지 모시듯 감상하던 샤크란은, 검집에 그것을 집어넣고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한 시라도 빨리 레벨을 올려서, 이 괴물 같은(?) 검을 휘둘러 보고 싶은 마음 뿐이었다.

그리고 같은 시각.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는 유저가 한명 더 있었다.

*          *          *

“망할…! 레벨제한이 1만 더 낮았어도…!”

빠르게 비행중인 그리핀의 등 위에서, 연신 투덜거리는 한 사내.

그의 정체는 물론 이안이었다.

“아니, 영지전이 삼일 정도만 더 뒤였어도 좋았을 텐데!”

이안이 투덜거리는 이유는 다른 것이 아니었다.

지금껏 잘 쓰고 있던 주 무기를, 졸지에 사용할 수 없게 되어버렸기 때문이었다.

미뤄두었던 셀라무스의 퀘스트를 성공리에 클리어하면서 어마어마한 보상을 얻었고 그 일환으로 우주파괴 무기(?)를 얻었으나, 레벨이 부족하여 착용할 수 없게 된 것이다.

그것도 정확히 1레벨 부족으로 인해서 말이다.

덕분에 당장에 있을 영지전에서 정령왕의 심판을 사용할 수 없게 되어버렸으니, 전력손실이 제법 클 것이었다.

‘당장에 그걸 감안하더라도 말도 안 될 정도로 어마어마한 이득이기는 하지만….’

괴물 같은 정령왕의 심판의 성능이 떠오르자, 투덜거리던 이안이 저도 모르게 히죽 웃었다.

무기를 진화시키면 신화등급이 될 것이라는 정도는 원래부터 짐작하고 있었던 것이지만, 신화등급이 되더라도 이렇게까지 강력할 것이라고는 상상치 못했었기 때문이었다.

상승한 기본 공격력도 공격력이지만, 성장하는 무기라는 부분이 정말 압권이었다.

무기의 성장에 따라 강력해지는 고정데미지의 개념인 영혼력.

레벨을 올려봐야 상승폭을 알 수 있겠지만, 영혼력을 1000 정도까지만 키울 수 있어도 이는 큰 도움이 될 것이었다.

특히 방어력이 높은 탱커형 몬스터나 기사클래스를 상대할 때 그 진가를 발휘하리라.

그리고 여기까지 생각이 미치자, 이번 영지전에서 정령왕의 심판을 사용할 수 없음이 더더욱 아쉬워졌다.

“으으, 역시 그동안 너무 나태했어. 영지전만 끝나면 더욱 열심히 사냥해야지!”

훈이나 카노엘이 듣는다면 공포에 질릴 법 한 소리를 아무렇지 않게 하는 이안!

타고 있는 핀의 깃털이 미세하게 떨리는 듯도 했지만, 이안은 느끼지 못한 듯 싶었다.

그리고, 그동안 사냥을 게을리(?)했던 탓에 이런 시련이 온 것이라 생각하며, 이안은 핀을 더욱 재촉했다.

“핀아, 얼른 움직이자. 영지전 입장시간까지 10분 밖에 남지 않았어.”

꾸룩- 꾸꾹-!

그동안 나태했다는 이안의 무시무시(?)한 중얼거림에 움찔 했던 핀이, 더욱 가속력을 내기 시작했다.

목적지는 시카르 사막의 동부지역.

잠시 후 로터스 길드의 아홉 번째 영지전이 시작될 세르가스 영지였다.

*          *          *

- 님들, 이안은 오늘도 등장하지 않는 건가요?

- 글쎄요. 이제 영지전 시작까지 2분 남았는데 아직까지 안 보이는 걸 보면… 아마 그렇지 않을까요?

- 아 큰일났네. 나 오늘 로터스에 걸었는데 ㅠㅠ

- 윗님, 로터스는 지금까지 이안 없이도 잘 이겼잖아요. 새삼스래 뭘 걱정하고 그래요.

- 걱정하는 게 당연하죠. 지난 8차전에서 로터스도 제법 고전했었잖아요. 그래서 대부분의 전문가들이 이번에야말로 로터스의 패배를 예측하고 있고요.

- 하긴, 지난 영지전에서 와이번 나이트 일곱 기 밖에 안 보이길래 확실히 한계점에 온 거라는 생각은 저도 했어요.

- 으… 지난번에 월드 메시지도 띄우길래, 이안 퀘스트 끝나서 돌아올 줄 알았는데….

카일란 길드랭킹 6위에 빛나는 거대 길드인 퓰리오스 길드.

그리고 랭킹 11위에서 단숨에 7위까지 치고 올라온, 8연승의 무패 신화를 써 내려가고 있는 로터스 길드의 맞대결.

수많은 유저들이 영지전을 직관하러 왔으며, 영지전이 시작하기도 전부터 각종 커뮤니티의 트래픽은 최고치를 갱신하고 있었다.

게다가 오늘은 이안이 합류할 지도 모른다는 추측이 많았기에, 지난 영지전보다도 더욱 지대한 관심이 쏠린 상태였다.

그리고 대부분의 유저들은, 이안이 등장하기를 바라 마지않고 있었다.

- 아 제발! 오늘은 이안갓을 영접할 수 있기를!

- 님, 꿈 깨세요. 이제 40초 남았어요.

카일란 공식 커뮤니티의 메인 페이지에서도, 대문짝만하게 영지전 방영 페이지의 링크를 걸어놓고 있었고, 영지전이 송출되는 영상 바로 밑에는 실시간으로 채팅이 올라오고 있었다.

그런데 그 때.

- 어? 이안이다!

- 어, 정말요? 어디! 어디요!?

- 저기 하늘에 까만 점! 저거 그리핀인 것 같은데?

- 핀! 핀이다! 핀이야!

누구보다 먼저 핀의 실루엣을 알아본 이안의 팬클럽 회원들은 열광하기 시작했고, 채팅창이 폭주하기 시작했다.

- 와 씨! 이렇게 또 극적으로 등장하기 있기?

- 크으, 날 가져요 이안느님!

영상 속의 멀찍한 하늘에서 날아오던 핀의 실루엣은, 차츰 커지기 시작했고.

쎄에엑-!

날카로운 파공성을 뿜어내며 날아든 핀의 위에서, 날렵한 그림자 하나가 바닥으로 뛰어내렸다.

탓-!

로터스 길드의 진영에 가볍게 착지한 이안이 허공을 향해 손을 뻗자, 그의 옆에 핀이 사뿐히 내려앉았다.

그리고 직관을 온 관중들 사이에서, 어마어마한 함성 소리가 울려 퍼졌다.

와아아아-!!!

이안은 핀의 머리를 한 차례 쓰다듬어준 뒤,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자신을 보고 있는 헤르스를 향해 다가갔다.

저벅- 저벅-

그리고 씨익 웃으며 말했다.

“그럼, 시작해 볼까?”

< (1). 셀라무스의 절대자 -3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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