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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이밍 마스터-351화 (372/1,027)

< (7). 퓨전 클래스의 등장 -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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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부대륙에서 가장 큰 영지인 파이로영지의 영주성.

영주성의 가장 꼭대기에 위치한 영주집무실에서는, 세 사람이 작은 원탁 앞에 둘러앉아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그들은, 다름 아닌 로터스 길드의 길드마스터인 헤르스, 그리고 파이로 영지의 영주인 피올란.

마지막으로 로터스 길드의 정신적 지주(?)인 이안이었다.

“그러니까, 이제 슬슬 힘에 부치기 시작한다는 말이죠?”

이안의 물음에, 피올란이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맞아요. 아직 네 번이나 영지전이 더 남았는데… 아마 다음 영지전까지는 할 만 할 것 같은데, 그 다음부터가 문제에요. 와이번나이트들도 이제 얼마 남지 않았고….”

헤르스가 덧붙였다.

“맞아. 냉정히 말해서 다음 영지전까지가 한계야 진성아.”

피올란과 헤르스가 이안을 부른 이유는, 이안도 충분히 짐작하고 있었던 것이었다.

이제 슬슬 길드의 전력이 부족할 때가 되었다는 것을 이안도 알고 있었으니까.

이안이 속으로 중얼거렸다.

‘시간이 조금만 더 있었으면 좋았을 텐데….’

잠시 생각하던 이안이 헤르스를 향해 물었다.

“지난번에 파이로랑 로터스, 엘리지안 영지에 마탑 짓고 있다던 건 어떻게 됐어?”

“지난주에 전부 완공 됐어. 그래서 이제 마법사들 뽑고 있긴 한데… 다음 주는 되어야 실전투입 가능할 거야.”

‘마탑’은 ‘대영지’단계의 영지에서 건설이 가능한, 가장 상위 티어의 전투병력 생산시설이었다.

이름만 들어도 짐작할 수 있듯, ‘마법사’들을 생산할 수 있는 시설.

마탑을 생산하기 전에는 마법사를 뽑으려면 ‘용병고용’을 통해서만 가능했지만, 마탑이 만들어지고 나면 영지 자체적으로 마법사들을 육성하는 게 가능해지는 것이다.

이 차이는 무척이나 컸다.

용병으로 고용하는 것 보다 훨씬 적은 비용으로 생산이 가능한데다, 5서클 이상의 고위마법사들도 육성이 가능해지는 것이다.

그리고 운이 좋다면, 가끔 마탑에서 7서클 이상의 대마법사가 등장하기도 한다.

게다가 7서클 이상의 대마법사는, 현재 랭킹 1위의 마법사인 레미르에 비견될 정도로 강한 마법사였다.

하지만 마법사들이 아무리 뛰어난 전력이라 하더라도, 지금 당장 활용할 수는 없는 상황.

피올란이 천천히 입을 떼었다.

“이젠 이안님도 합류하셔야 할 것 같아요.”

헤르스도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 이제 마계에 그만 박혀 있고 좀 기어 나와라.”

이안이 뒷머리를 긁적였다.

이안의 원래 계획은, 최강의 마수 연성에 성공한 뒤 영지전의 막바지에 극적으로 등장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생각보다 시간이 오래 걸렸고, 아직도 언제 끝날지 기약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그렇기에 이안은, 결국 고개를 끄덕일 수 밖에 없었다.

“그래 뭐, 알겠어. 다음 영지전부터 합류할게.”

이안의 대답에, 피올란과 헤르스의 표정이 환해졌다.

“잘 생각했어요, 이안님!”

“좋아, 좋아. 이제 걱정 좀 덜었군.”

헤르스가 한 마디 덧붙였다.

“그리고 훈이도 좀 데려와. 걔도 영지전 부르면 맨날 퀘스트 있다고 빼더라고.”

이안이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어, 훈이랑 노엘이도 데려가지 뭐.”

그런데 그 말을 들은 헤르스가, 살짝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노엘이? 걔는 영지전 전력으로 쓰긴 좀 그렇지 않아?”

헤르스의 기억에 있던 카노엘은, 컨트롤도 형편 없고 레벨도 낮았던 과거의 카노엘이었기 때문이었다.

그에 이안이 피식 웃으면서 대답했다.

“그동안 나 따라다니면서 많이 성장했어. 이제 1인분 이상은 충분히 할 거야.”

헤르스가 멋쩍게 대답했다.

“그래, 네가 그렇다면 그런 거지.”

세 사람은 앞으로 남은 네 차례의 영지전에 대한 계획을 구체적으로 세우기 시작했고, 그것은 제법 오랜 시간이 걸리는 작업이었다.

한동안 길드 내정에 손을 떼었던 이안이었기에, 구체적인 길드 전력들을 파악하는 데 시간이 좀 걸릴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그리고 전략회의가 끝난 이안은, 곧바로 경매장을 향해 걸음을 옮겼다.

‘그동안 모아놨던 템도 좀 팔고, 레벨이 많이 올랐으니 장비들도 싹 한번 갈아엎어야겠다.’

현재 이안의 레벨은 290초반.

지금 착용중인 아이템들이 200레벨 초반일 때 장만했던 아이템들이었으니, 한번 쯤 물갈이를 해 줄 때가 된 것이다.

그리고 여기까지 생각이 미치자, 지금까지 미뤄두었던 셀라무스 사막부족의 히든 퀘스트가 머릿속에 떠올랐다.

셀라무스 부족의 퀘스트를 클리어한다면, 정령왕의 심판도 한 단계 업그레이드될 테니까.

‘다음 영지전까지 남은 시간은 2일정도… 오래 걸릴 퀘스트는 아니니까 오늘 내로 그것부터 해치워 버려야지.’

지금도 ‘행성파괴무기’라는 수식이 어색하지 않을 정도의 어마어마한 위력을 가진 무기.

그것이 바로 이안의 주 무기인 ‘정령왕의심판’이었다.

그렇기에 이안은 설레기 시작했다.

지금도 강력한 정령왕의 심판이,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된다면 어떤 미친 무기가 될지 기대되었기 때문이었다.

게다가 정확히 어떤 것인지는 아직 알 수 없었지만,

‘정령왕 소환마법진’ 이라는 아이템도 얻게 된다.

이 또한 분명히 이안의 전력에 도움이 될 터.

이안의 걸음이 바삐 움직이기 시작했다.

*          *          *

‘이쯤이었던 것 같은데….’

홀드림의 무덤 북서쪽에 있는 거대한 바위산.

이안은 거의 반나절 동안을 이 바위산을 헤집으며 다니고 있었다.

‘셀라무스 비룡의 제단’을 찾아야 했기 때문이었다.

이안은 제단의 위치를 찾기 위해, 오랜만에 셀라무스의 퀘스트 창을 오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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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라무스 부족의 시험(히든, 연계 퀘스트)-

당신은 셀라무스 부족의 수호자인 이클립스로부터 최고의 등급인 S등급 전사임을 인정받았고, 역대 최고의 성적을 거두었다.

이제 당신은 누구도 도전한 적 없었던 임무에 도전해야 한다.

셀라무스 부족 제단의 비룡(飛龍)을 깨우면, 그가 당신을 인도해 줄 것이다.

퀘스트 난이도 : SSS

퀘스트 조건   :

이클립스가 인정한 S등급의 셀라무스 전사.

레벨 200이상의 소환술사 유저.

제한 시간     : 없음.

보상 - ‘정령왕의 심판’ 무기의 진화.

‘정령왕 소환’ 마법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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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퀘스트 창을 오픈하자, 우측 상단에 보이는 미니맵의 한 쪽 지점에, 붉은 빛으로 제단의 위치가 표시되었다.

‘맞게 찾아 왔네.’

이안은 다시 성큼성큼 움직이기 시작했다.

이 중부대륙에 이안의 위협이 될 만한 몬스터가 존재할 리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 증거로, 본체로 현신한 카르세우스 한 마리만 이안의 뒤를 따르고 있었음에도, 어떤 몬스터도 이안의 주변에 접근하지 못하고 있었다.

카르세우스가 풍겨내는 위압감을 이겨내지 못한 것이다.

그렇게 오분 정도를 움직였을까?

뒤를 따르던 카르세우스가 이안을 향해 말했다.

“주인, 저 봉우리 위쪽에서 드래곤의 기운이 느껴진다.”

카르세우스의 말에 시선을 돌려 봉우리를 확인한 이안의 두 눈이 살짝 빛났다.

멀찍이 보이는 봉우리의 꼭대기에는, 용의 머리 모양을 한 바위가 웅장하게 솟아있었던 것이다.

“좋았어…!”

퀘스트를 시작하기 위해서 가장 처음에 해야 할 것이 바로 제단의 비룡(飛龍)을 깨워야 하는 것.

처음부터 카르세우스를 소환해 놨던 이유가 드래곤의 흔적을 쉽게 찾기 위함이었고, 카르세우스는 훌륭히 그 역할을 해 주었다.

이안이 카르세우스의 등에 올라타며 말했다.

“데려다 줘, 카르세우스.”

카르세우스가 거대한 머리를 살짝 끄덕이며 대답했다.

“알겠다, 주인.”

이안을 태운 카르세우스가 거대한 날개가 펄럭이기 시작했고, 허공으로 솟구친 그의 거대한 몸체는, 순식간에 하늘을 날아 봉우리를 향해 쏘아져갔다.

*          *          *

[고대 소환술의 역사가 담겨있는 ‘셀라무스의 비룡(飛龍)의 제단’을 최초로 발견하셨습니다.]

[명성이 15만 만큼 증가합니다.]

[모든 전투능력이 25만큼 영구적으로 증가합니다.]

[통솔력과 친화력이 각각 100만큼 영구적으로 증가합니다.]

“크으, 시작부터 좋고!”

이안의 입에서 절로 추임새가 흘러나왔다.

처음 셀라무스 부족의 퀘스트를 발견했을 때도 얻었던 비슷한 보상이었지만, 그때보다도 한층 업그레이드 된 것이었다.

그리고 이안이 카르세우스의 등에서 뛰어내려 봉우리에 발을 딛자, 카르세우스 또한 인간의 모습으로 폴리모프했다.

본체로 내려서기에는, 봉우리가 턱도 없이 좁았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이안이 봉우리에 발을 딛자 마자, 그가 딛고 선 발 밑에서부터 금이 가기 시작했다.

쩍- 쩌적- 쩍-!

“음…?”

이안은 살짝 당황했지만, 곧 흥미로운 표정으로 그 모습을 지켜보고 있었고, 바위의 갈라진 틈 사이로는 연녹빛의 강렬한 빛이 새어나오기 시작했다.

쿠쿠쿵-!

‘이 바위가 설마 비룡이었던 건가?’

이안은 부서져 내리는 바위 위에서 균형을 잡기 위해 이리저리 뛰어다녔으며, 쪼개진 바위 사이로 누런빛의 비늘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그리고 잠시 후.

바위산의 봉우리 중 하나였던 거대한 바위가, 웅장한 모습의 드래곤이 되어 커다랗게 포효했다.

캬아아오오-!!

그와 동시에, 이안의 눈 앞에 새로운 시스템 메시지가 추가로 울려 퍼졌다.

띠링-

[조건이 충족되어, 셀라무스 부족의 비룡이 오랜 잠에서 깨어났습니다.]

그리고 이안과 카르세우스는, 비룡의 등에서 떨어지지 않기 위해 돌기를 움켜쥐어야 했다.

그런데 그 때.

카르세우스의 몸이 새하얀 빛으로 둘러싸이더니 허공에서 자취를 감는게 아닌가!

당연한 얘기겠지만, 이안은 당황할 수 밖에 없었다.

‘뭐, 뭐야?!’

그리고 이어서 떠오른 시스템 메시지들이, 카르세우스가 사라진 이유를 설명해주었다.

[셀라무스 전사, 비룡의 관문 첫 번째 영역에 입장하셨습니다.]

[소환수를 부릴 수 없는 공간입니다.]

[소환된 모든 소환수들이 아공간으로 역소환됩니다.]

[모든 장비의 능력치가 무력화됩니다.(셀라무스 전사의 무기 제외)]

[보유중인 스킬이 모두 봉인됩니다.(셀라무스 전사의 스킬 제외)]

[셀라무스 시험의 관문에서는 관문 내에서 주어진 장비와 스킬만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비룡의 등에 돋아난 돌기를 단단하게 움켜 쥔 이안이, 두 눈을 빛냈다.

‘전사의 관문을 통과할 때와 비슷한 식인가본데…?’

하지만 이안의 생각은 더 이상 이어질 수 없었다.

[몸을 단단히 고정시키도록 하라, 셀라무스의 전사여.]

비룡의 것인 듯 보이는 웅혼한 음성이 이안의 뇌리에 울려 퍼졌고.

펄럭- 펄럭-!

황금빛의 찬란한 광채를 사방으로 뿜어내며, 그의 거구가 움직이기 시작한 것이다.

‘제기랄, 지난번엔 땅속으로 파고들더니, 이번에는 하늘로 솟구치는 건가?’

그리고 이안의 생각이 끝나기가 무섭게.

황금빛 비룡의 몸이 어마어마한 속도로 하늘로 날아오르기 시작했다.

“으아아아악…!”

< (7). 퓨전 클래스의 등장 -3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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