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테이밍 마스터-349화 (371/1,027)

< (7). 퓨전 클래스의 등장 -1 >

위이잉-

단잠에 빠져있던 진성은, 스마트폰이 진동하는 소리에 슬며시 눈을 떴다.

“으으… 아침부터 누구야….”

진성이 눈을 뜬 시각은, 정말로 이른 아침이였다.

눈을 돌려 시계를 확인하니, 무려 아침 7시였던 것이다.

하지만 잠에 든 시각이 전날 오후 6시 정도였다는 것을 생각한다면, 충분히 많은 시간을 숙면한 것이기도 했다.

진성은 투덜거리며 몸을 일으켜, 스마트폰을 집어들었다.

“으…! 오늘은 정말 20시간 채워서 자려고 했는데, 무려 일곱 시간이나 일찍 깨어버렸잖아?”

흰소리를 투덜대던 진성은, 뻑뻑한 눈을 비벼 눈꼽을 떼어내었다.

어쨌든 진동소리에 잠이 달아나버린 이상, 다시 누울 생각은 없었으니까.

그리고 정말 숙면을 취한 덕분인지, 몸도 무척이나 개운했다.

‘그나저나 이 아침부터 누가 메시지를 보낸 거지? 하린이가 이렇게 일찍 일어났을 리는 없는데….’

하린이는 진성이 아는 모든 지인들 중에 잠이 가장 많았다.

‘유현이나 피올란님도 아닐 거고… 누구지?’

그리고 메시지를 확인한 진성은, 의아한 표정이 될 수 밖에 없었다.

[훈이 : 형, 일어났어? 빨리 좀 들어와 봐! 아주 급한 일이야! 빨리 빨리!]

평소에 메시지를 보내는 일이 거의 없는 훈이가 진성을 다급히(?) 부르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뭐지? 이제 퀘스트도 다 끝났는데 뭐 이렇게 다급한거야? 아주 급한 일이라고?’

속으로 투덜대기는 했지만, 이안은 곧바로 침대에서 일어났다.

씻고 토스트를 대충 구워먹은 뒤, 곧바로 접속할 생각이었다.

*          *          *

“야, 일찍 일어났네?”

낯익은 목소리에, 뭔가에 열중해 있던 훈이의 고개가 옆으로 돌려졌다.

그리고 멀찍이서 걸어오는 이안을 발견한 훈이가, 다급히 뛰어와서 그의 팔을 끌어당겼다.

“형 접속하는 데 왜 이렇게 오래 걸려.”

이안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되물었다.

“야, 방금 일어났는데 씻고 뭐하고 이정도면 엄청 빨리 접속한 거지. 그러는 넌 아침 댓바람부터 접속해서 뭐하는 거냐?”

훈이는 그에 대한 대답 대신, 이안을 다시 재촉했다.

“형 어제 얻은 스킬북 있지?”

“뭐? 어둠의 소환술 스킬북?”

훈이가 끄덕이며 재빨리 대답했다.

“일단 그거부터 빨리 오픈해봐. 어서…!”

이안은 훈이의 성화에 못 이겨 인벤토리를 열었다.

‘퓨전 스킬’이라는 얘기에 그렇지 않아도 궁금하던 참이었는데, 훈이가 이렇게 극성을 피우니 더욱 궁금해졌다.

‘여기 있네. 퓨전스킬이라고는 해도 스킬 등급이 일반등급 밖에 안 되는데, 뭐 대단한 능력이 있는 건가?’

이안은 스킬북을 오픈했다.

그러자 이안의 눈 앞에 시스템 메시지가 떠올랐다.

띠링-

[‘퓨전스킬’을 처음으로 습득하셨습니다.]

[스킬록록에 ‘퓨전스킬’ 메뉴가 추가됩니다.]

[‘어둠의 소환술’ 스킬이 스킬목록에 생성되었습니다.]

이안은 곧바로 스킬창을 열어 보았다.

그리고 두 눈에 살짝 이채가 어렸다.

“어…? 이거 그냥 일반스킬인 줄 알았는데, 아예 대분류 스킬이네?”

옆에 있던 훈이가 씨익 웃으며 말했다.

“얼른 스킬 정보 오픈해봐. 더 놀랄걸?”

이안은 별 생각 없이, ‘어둠의 소환술’ 스킬정보창을 오픈했다.

아니, 오픈하려 했다.

[‘어둠의 소환술’ 스킬은 봉인된 스킬입니다. 스킬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봉인을 해제해야 합니다.]

이안은 어리둥절한 표정이 되었다.

‘봉인… 이라고?’

하지만 메시지는 거기서 끝이 아니었다.

[봉인해제를 위해서는, ‘흑마법사’ 클래스의 ‘어둠의 인장’이 필요합니다.]

이안의 시선이 자동으로 옆에 있던 훈이를 향해 움직였다.

훈이가 바로, 현존하는 흑마법사 유저들 중 랭킹 1위의 유저였으니까.

훈이와 눈이 마주친 이안이 물었다.

“훈이, 너 어둠의 인장 이라는 거 있어?”

“응, 물론이지. 형은 어떻게 됐는지 모르겠지만, 난 스킬북 오픈하자마자 어둠의 인장 이라는 스킬이 생기더라고.”

“오호…?”

“그리고 그 어둠의 인장을, ‘어둠의 소환술’을 익힌 소환술사에게 사용하라네.”

그제야 이안은, 훈이가 자신을 그렇게도 찾던 이유를 깨달을 수 있었다.

“그래서 아침부터 날 찾았던 거였고만?”

“헤헤, 맞아. 형이 있어야 이 퓨전스킬인지 뭔지를 써 볼 수 있으니까…. 근데 형도 궁금하지 않아?”

이안은 순순히 고개를 끄덕였다.

이제는 이 퓨전스킬 이라는 것의 의미를 대충 깨달은 상태였고, 덕분에 흥미가 더욱 커졌기 때문이었다.

“자, 각설하고…. 그 어둠의 인장인지 뭔지, 한번 시전 해 봐.”

“알겠어!”

훈이는 완드를 들며 어둠의 인장 스킬을 시전 했다.

그리고 그 순간, 허공에 기이한 문양이 생성되더니 어두운 그림자가 불쑥 튀어나왔다.

“…!” 이안은 조금 당황했는지 놀란 표정이었고, 허공에 나타난 그 그림자의 입에서, 놀랍게도 거친 중저음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태초부터 이어져 온 어둠의 원혼이, 그대들의 영혼을 잇는 징검다리가 되어줄 것이나니….]

후우웅-!

그림자를 중심으로, 허공에서 묵직한 공명음이 울려퍼진다.

그리고 이안의 눈 앞에, 시스템 메시지가 연신 떠오르기 시작했다.

띠링-

[흑마법사 ‘간지훈이’ 유저가 당신에게 어둠의 맹약을 제안합니다.]

[‘어둠의 맹약’이 성사된다면 앞으로 두 사람의 위치가 서로에게 공유되며, ‘영혼소환술’ 스킬이 개방됩니다.]

[‘어둠의 맹약’의 효력은, 계약을 해지하기 전까지 계속해서 지속되며, 그 동안은 다른 흑마법사와 어둠의 맹약을 맺을 수 없습니다.]

[‘어둠의 맹약’을 받아들이시겠습니까? ( Y/N )]

이안은 잠시 멈칫 했지만, 딱히 받아들이지 않을 이유가 없었기에 고개를 끄덕였다.

“받아들인다.”

그리고 그 순간, 어둠의 기운이 이안의 오른손을 빨려 들어가기 시작했다.

휘이이잉-!

이안의 시선은 자동으로 오른팔을 향했고, 그의 두 눈은 살짝 커졌다.

“어어…?”

어두운 기운을 빨아들인 오른팔에, 검 보랏빛의 알 수 없는 문양이 새겨진 것이다.

그리고 메시지가 이어졌다.

띠링-

[‘어둠의 인장’을 획득하셨습니다.]

[흑마법사 ‘간지훈이’유저와의 ‘어둠의 맹약’이 성사되었습니다.]

[퓨전 클래스, ‘어둠의 소환술사’로 전직합니다.]

[퓨전 클래스는, 듀얼 클래스와 마찬가지로 기존의 ‘소환술사(테이밍 마스터)’클래스와 별개의 클래스이며, 상호간에 영향을 주지 않습니다.]

[보유하고 있던 퓨전스킬, ‘어둠 소환술’의 봉인이 해제됩니다.]

[이제부터 ‘어둠의 소환수’를 포획하거나 소환할 수 있게 됩니다.]

[‘어둠의 소환술사’ 클래스가 활성화되어, 하부 스킬로 ‘영혼 소환술(퓨전 스킬)’ 스킬이 등록됩니다.]

[‘어둠의 소환술사’ 클래스가 활성화되어, 하부 스킬로 ‘어둠 소환술(퓨전 스킬)’ 스킬이 등록됩니다.]

[‘어둠의 소환술사’ 클래스가 활성화되어, 하부 스킬로 ‘어둠의 속박’ 스킬이 생성됩니다.]

:

:

이안은 계속해서 이어지는 메시지들을 꼼꼼히 읽어봤다.

그리고 자연스레, 가지고 있던 클래스들을 떠올리게 되었다.

‘듀얼 클래스로 끝인 줄 알았는데, 또 얻을 수 있는 클래스가 있었다니….’

이안은 ‘소환마(마수 연성술사)’라는 이름의 듀얼 클래스를 가지고 있었다.

그런데 의도치 않았음에도, 새로운 클래스를 또 얻게 된 것이다.

게다가 기존의 클래스들에게 미치는 영향도 없었으니, 나쁠 것이 전혀 없었다.

이안의 입 꼬리가 슬쩍 말려 올라갔다.

“이거 진짜 재밌는데…?”

훈이가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다.

“나도 그렇게 생각해.”

그리고 이 새로운 클래스가 개방되면서, 그동안 가지고 있었던 의문점도 하나 풀리게 되었다.

‘어둠의 소환수를 다루기 위한 열쇠가 바로 이거였군.’

어둠의 소환수는, 아무리 마기가 높고 친화력이 좋아도 포획되지 않는다.

이안은 처음 퀘스트를 받고 데이드몬의 신전을 나섰을 때 그 주변에 서식하는 어둠의 마수를 포획해 보려 했던 적이 있었다.

하지만 역시나, 잡을 수 없었다.

[‘어둠의 소환수’는 포획할 수 없습니다.] 라는 메시지만 계속해서 떠올랐던 것이다.

그리고 이번에 퀘스트 때문에 사냥했던 전설 등급의 마수 ‘샤켈리크’도 어둠의 마수였다.

원래대로라면 당연히 포획이 불가능했을 마수.

하지만 이안은, ‘어둠의 보주’ 덕에 무려 네 마리나 포획할 수 있었다.

‘어둠의 보주가 그 열쇄인 줄 알았는데… 이렇게 근본적인 해결책이 따로 있었네.’

어둠의 소환수는, 어둠의 소환술사가 되어야만 다룰 수 있는 소환수였던 것이다.

어둠의 소환술사 라는 클래스에 대해 대충 정리가 끝난 이안은, 이제 스킬들을 살펴보기 시작했다.

‘그럼 퓨전 스킬이라는 건, 두 명의 다른 직업을 가진 유저가 연계해서 사용해야 하는 스킬 같은 건가?’

클래스가 오픈되며 새로 생긴 스킬은 세 개였다.

퓨전 스킬 두 개와, 일반 스킬 한 개.

이 스킬들을 전부 살펴보려면 시간이 좀 걸릴 것 같았다.

그리고 그 중에서도, 이안은 퓨전 스킬들이 어떤 식으로 발동되는 스킬일지가 가장 궁금했다.

이것은 완전히 처음 보는 것이었기 때문에, 감도 잘 잡히지 않았던 것이다.

그런데 그 때.

이안과 훈이의 눈 앞에 새로운 시스템 메시지가 떠올랐다.

그리고 그것은 일반 메시지가 아닌, 카일란을 플레이 중인 모든 유저들에게 나타나는 월드 메시지였다.

띠링-!

[유저 ‘이안’과 ‘간지훈이’에 의해, 최초로 ‘어둠의 소환술’의 봉인이 해제되었습니다.]

[닫혀있던 차원의 결계가 오픈됩니다.]

[이제부터 ‘인간계’에도 어둠의 소환수가 등장합니다.]

“뭐지…? 이건 좋은 건가?”

메시지를 읽은 훈이의 중얼거림에, 이안이 대답했다.

“글쎄, 마수가 아닌 일반 소환수들 중에도 어둠의 소환수의 개체가 나타난다는 이야기인 것 같은데…?”

그런데 월드메시지가 또 다시 울려 퍼지기 시작했다.

[숨겨져 있던 퓨전 클래스의 비밀이 오픈되어, ‘흑마법사’클래스와 ‘소환술사’클래스의 퓨전클래스인 ‘어둠의 소환술사’ 클래스가 오픈됩니다.]

[이제부터 ‘대영지’이상의 도시에, ‘어둠의 소환술사’ 클래스로 전직할 수 있는 전직소를 건설할 수 있게 됩니다.]

[차원계에 숨겨진 퓨전 클래스의 비밀이 최초로 발견되었습니다.]

[현재까지 발견된 퓨전 클래스 ( 1/??? )]

이안과 훈이는 놀란 표정이 되었다.

이 퀘스트가 카일란 전체에 이렇게까지 큰 영향을 미치리라고는 생각지도 못했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월드메시지를 확인한 수 많은 다른 유저들은, 두 사람이 놀란 것 이상으로 엄청나게 경악하고 있었다.

이 월드메시지가 떠오르자마자, 카일란 공식 커뮤니티의 트래픽이 폭발적으로 상승하기 시작한 것이다.

*          *          *

< (7). 퓨전 클래스의 등장 -1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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