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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이밍 마스터-310화 (333/1,027)

< (1). 각성 -3 >

반전에 반전이 거듭된 차원전쟁 최후의 전투.

그것은, 그 안에 참전한 유저들은 물론, 방송을 통해 영상으로 지켜보던 유저들 또한 실시간으로 심장이 쪼그라드는 것을 느낄 수 밖에 없는 그런 극적인 전개였다.

차원전쟁에 한번이라도 발을 담근 유저는 승리 진영이 어디가 되느냐에 따라 보상 자체가 달라지기 때문에 몰입해서 볼 수 있었으며, 그러한 이익관계와 관계없는 유저라고 하더라도 충분히 마음 졸이며 보게 되는 그런 전투였다.

그리고 가장 많은 이들이 몰입해 있던 유저는, 당연히 이안이었다.

모든 전투의 중심에서 활약했으며, 모든 이벤트의 시발점이 된 유저.

게다가 컨트롤 또한 가장 스타성 넘치는 화려함을 가지고 있었으니, 모두가 열광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라 할 수 있었다.

특히 전투가 종료되기까지 1분도 채 남지 않았던 시점에서 칼리파의 숨통을 끊어놓던 장면은, 따로 하이라이트 영상으로 제작되어 곧바로 배포가 되었을 정도였다.

몇몇 이안의 안티들이, 신룡들이 다 잡아 놓은 걸 막타만 친 게 아니냐며 비아냥거렸지만, 그런 댓글들은 수많은 찬양 글에 묻혀 잘 보이지도 않을 지경이었다.

- 와 이안 저 운빨 템빨 꿀빨러새끼 또 막타만 쏙 빼먹네.

- 뭐지?? 윗분 뭐임? 저거 지금 제정신으로 하는 소린가?

- 저런 뻘글은 그냥 무시하는 게 상책임요.

- 지가 같은 스펙으로 저 자리에 있었으면 칼리파 막타는 커녕 발록 한 마리는 잡을 수 있었을 줄 아나 ㅋㅋ

- ㅋㅋ그러니까요. 저게 어딜 봐서 템빨이야. 그냥 컨트롤이 답이 없는 건데.

- 이안 아니었으면 칼리파 머리털도 못 보고 전쟁 끝날 뻔 했구만 저건 또 무슨 참신한 개소리래?

물론 이안 말고도 화제 된 유저들은 제법 많았다.

대표적으로 샤크란이나 레미르, 레비아와 같은 최상위의 랭커들의 활약이 영상으로 돌아다니기 시작했으며, 그 중에서도 가장 높은 뷰가 찍힌 영상은 레미르와 샤크란의 스킬연계 영상이었다.

신의 버프를 받은 레미르의 광역마법이 제대로 들어가자, 범위 안에 있던 모든 마수들과 마족들의 생명력이 절반 이하로 떨어졌고, 그 순간 발동된 샤크란의 분신들이 순식간에 마계 진영을 초토화 시켜버린 그림같은 장면!

특히 이 영상의 백미는, 샤크란이 자신의 분신들을 동시에 컨트롤 하여 각기 다른 스킬들을 발동시키는 부분이었다.

어찌되었든 차원전쟁은 인간계의 승리로 마무리되었다.

마족으로 전향한 모든 유저들은 전부 마계로 소환되었으며, 마계와 인간계는 다시 완전히 단절되어 버렸다.

그리고 그에 따라, 마족 유저들의 불만이 여기저기서 터져 나오기 시작했다.

마계에는 100레벨 이하의 저 레벨 유저들이 사냥할 만한 사냥터가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개발사에서 부랴부랴 120구역보다 더 하위구역인 120~200구역까지의 필드를 오픈했지만, 그것으로는 모든 마족 유저들을 수용하기에 부족함이 있었다.

반면, 당연한 이야기겠지만, 인간종족을 그대로 유지한 인간계의 유저들은, 모두 승전의 혜택을 만끽하고 있었다.

우선 차원전쟁 기간에 얻은 모든 보상이 어마어마하게 뻥튀기 되었으며, 획득한 공적치는 제국에서 스킬북이나 고급 아이템으로 교환받을 수 있었다.

그리고 마지막까지 치열했던 공적치 순위 전쟁에서, 압도적인 차이로 1위에 랭크된 것은 당연히 이안이었다.

*          *          *

“후우, 아이템 정리하는 것도 진짜 일이네 일이야.”

로터스 영지의 영주집무실.

오랜만에 자신의 방에 돌아온 이안은, 오전부터 방에 틀어박혀 한 발자국도 나오지 않았다.

그 이유는 당연히, 차원전쟁을 통해 얻은 보상들을 확인하고 정리하기 위함이었다.

이안은 마수들이나 마족들이 드랍하는 아이템들 중, 유일등급 이하의 잡템들은 아예 거들떠보지도 않았다.

줍지도 않고 그대로 버려 버린 것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안의 수 백 칸이 넘는 인벤토리에는, 아이템들이 꽉 들어 차 있었다.

전부 보랏빛과 금빛으로 반짝이는 인벤토리 창을 보고 있노라면, 이안은 웃음이 절로 나올 지경이었다.

‘크으, 특히 칼리파 막타가 정말 꿀맛이었지.’

이안이 칼리파를 처치하고 얻은 보상은, 그야말로 어마어마했다.

일단 장비류 아이템만 보더라도 영웅등급의 대검 하나에, 전설등급의 방어구와 장신구. 게다가 신화 등급의 대궁까지 하나 드랍 된 것이었다.

거기에 히든 클래스로의 전직을 가능하게 해 주는 희귀한 잡화 아이템인 롤랑의 단검까지.

사실 롤랑의 단검은, 이안에게는 필요 없는 아이템이었다.

하지만 롤랑의 단검은 최소 2티어 이상의 히든클래스로 전직시켜주는 아이템이었기 때문에, 그야말로 부르는 게 값인 아이템이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값을 매길 수 없는 아이템이 하나 더 있었다.

이안은 양 손에 꽉 들어 찰 정도의 크기인 검붉고 투명한 수정을 조심스레 꺼내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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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룡 칼리파의 영혼결정 -

분류      -  잡화

등급      -  신화

마룡 칼리파가 소멸하기 직전에 남긴, 영혼의 결정체이다.

마수 연성술을 익힌 이라면 누구나 꿈에 그릴 법 한 최고의 연성재료.

뛰어난 마수 연성술사라면 이 영혼결정을 통해 칼리파를 부활시킬 수도 있으며, 전혀 다른 또 다른 마룡을 탄생시킬 수도 있을 것이다.

이 영혼결정을 사용한 연성술에 성공하기만 한다면, 최강의 마수를 만들어낼 수 있으리라.

* 마수 연성술이 10레벨에 이른 연성술사만이 사용할 수 있는 재료입니다.

* 마신의 제단에 공양하면 신화등급의 장비상자와 교환받을 수 있습니다.

* 유저 ‘이안’ 에게 귀속된 아이템입니다.

다른 유저에게 양도하거나 팔 수 없으며 캐릭터가 죽더라도 드랍 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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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흐…! 그동안 잠재워뒀던 나의 노가다 본능을 일깨우는 아이템이란 말이지.’

현재 이안의 마수 연성술은, 6레벨 정도였다.

그동안 틈나는 대로 숙련도를 올렸지만, 워낙에 전투와 퀘스트로 바빴다 보니 많이 올리지는 못한 것이었다.

물론 6레벨도 낮다고는 할 수 없는 수치였지만, 현재의 이안에게 도움 될 만한 마수를 만들어내기에는, 턱 없이 부족한 숙련도라고 할 수 있었다.

‘마신의 제단에 공양? 어림없는 소리지. 이걸로 마룡 한 마리 만들면 신화등급 무기 열 개 이상의 값어치를 할 텐데 말이야.’

이안은 싱글벙글 웃으며 영혼결정을 다시 인벤토리에 집어 넣었다.

“자, 이제 얼추 정리는 끝난 건가?”

이안은 마지막으로, 아직 감정하지 않은 십수 개의 전설등급의 장비들과, 칼리파가 드랍한 신화등급의 대궁을 탁자 위에 가지런히 올렸다.

‘물이라도 떠 와서 제사 한번 지내고 까 봐야 하나?’

속으로 실없는 생각을 한 이안은, 전설등급의 아이템들부터 차례대로 감정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장비를 하나 하나 감정할 때 마다, 짧은 탄식이 흘러나왔다.

‘으, 나쁘지는 않은데, 뭔가 2% 부족하단 말이야.’

사실 이안이 획득한 전설장비들은, 대부분 훌륭한 아이템들이었다.

다만 지금 이안이 착용중인 장비에서 대체할 만큼 좋은 물건이 없었을 뿐.

게다가 죄다 계정귀속장비였기 때문에, 팔아먹을 수도 없는 물건들이었다.

‘크윽…. 왠지 가신들 좋은 일만 해주고 있는 것 같은데….’

이안이 쓰기 애매한 전설장비들 중, 계정귀속이 걸려있는 장비들은 전부 가신들의 몫이었다.

특히 카이자르는, 언제나 하이에나처럼 이안의 아이템들을 호시탐탐 노리고 있었다.

‘그래, 기왕 이렇게 된 거, 카이자르 충성도나 좀 더 올려봐야지.’

이안은 카이자르에게 생색이나 제대로 내야겠다고 생각하며, 마지막 아이템인 신화등급의 대궁을 집어 들었다.

“그래, 너만 옵션 기가 막히게 뽑히면 다른 템들은 의미 없다.”

무려 신화등급의 무기인데다, 이안이 원래 즐겨 사용하던 병종인 대궁.

정말 감정 결과만 괜찮다면, 정령왕의 심판과 번갈아가며 사용할 수 있을 터였다.

이안은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감정석을 사용했다.

“감정!”

띠링-

[아이템 감정에 성공하셨습니다.]

[신화등급의 아이템, ‘마신의 분노’를 획득하셨습니다.]

짧은 알림 메시지와 함께, 이안의 눈 앞에 기다란 아이템 정보 창이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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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신의 분노 -

분류      -  대궁

등급      -  신화

착용제한  -  명성 1500만 / 노블레스 등급 이상의 마족 (노블레스 등급 이상의 반마 또한 착용 가능)

공격력    -  3125~3544

내구도    -  1525/1525

옵션      -  모든 전투능력 + 8%

항마력 관통 +4.3%

마기 발동률 + 5.5%

마기 +30%

항마력 +3.7%

* 무영시(無影矢)

화살 대신 마기를 이용해 화살을 만들어낼 수 있는 능력이다.

마신의 분노를 사용하는 유저는 화살이 없이도 활을 이용한 공격이 가능하게 되며, 마기를 많이 보유하고 있을수록 더욱 강력한 공격을 하게 된다.

(마기 50당, 고정 피해량 1 증가)

* 영혼흡수

적에게 화살을 세 번 연속으로 명중시킬 때 마다 발동하는 능력이다.

영혼흡수 능력이 발동하게 되면, 세 번째 화살이 입힌 피해량의 50%를 생명력으로 흡수하게 되며, 5초 동안 유저의 공격력이 15%만큼 증가한다.

또한 영혼흡수에 당한 적이 가지고 있던 모든 버프효과를 빼앗아 오며, 10초간 방어력을 15%만큼 감소시킨다.

* 공간격(空間擊)

대상에 정신을 극도로 집중하여 발동시킬 수 있는 능력이다.

공간격이 발동되면 10초 동안 시야가 500%만큼 증가하며, 사거리가 100%만큼 증가하고, 공격력이 50%만큼 증가한다.

또한 어떤 장애물이 있더라도 지속시간 동안 공간격을 발동시킨 대상의 위치를 확인할 수 있으며, 공간격의 효과가 지속되는 동안은, 마기발동률이 100%로 조정된다.

하지만 지속시간동안 유저는 움직일 수 없고, 공격속도가 절반으로 줄어든다.

* 폭발시(爆發矢)

화살이 대상에 명중할 때, 10%의 확률로 ‘마기폭발’ 효과가 발동한다.

* 유저 ‘이안’ 에게 귀속된 아이템이다.

다른 유저에게 양도하거나 팔 수 없으며 캐릭터가 죽더라도 드랍되지 않는다.

태초의 마계.

창조신이 마계의 모든 피조물들을 만들어낼 때 마신의 권능을 담아 만들어냈다고 알려진, 신화 속의 대궁이다.

화살 대신 마기를 쏘아낸다고 알려진 이 활은, 한때 마왕들이 가장 가지고 싶어 했던 수집품 중의 하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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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템 정보를 다 읽은 이안의 입이 쩍 벌어졌다.

“허얼….”

그리고 아이템에 붙어 있는 고유능력들을 재차 정독한 이안은, 열심히 머리를 굴리기 시작했다.

‘무영시 능력에 붙은 마기 추뎀도 나쁘지 않은 옵션이지만… 영혼흡수 능력이 진짜 사기적인 것 같은데?’

이안이 영혼흡수 능력을 사기라고 생각하는 이유는, 생명력 흡수나 버프효과에 있지 않았다.

이안이 생각하는 가장 사기적인 능력은, 버프 효과를 빼앗아 오는 것이었다.

‘내가 알기로 무적이나 대인보호막도 버프의 일종이라고 알고 있는데… 이 활만 있으면 그런 효과들도 빼앗아 올 수 있는 거야?’

게다가 이안이 계속해서 명중만 시킨다면, 대상은 이안의 공격에 맞는 동안 어떤 버프효과도 받을 수 없다는 이야기나 다름없었다.

그리고 공간격 능력 또한 무척이나 재밌어 보이는 고유능력이었다.

‘이건 궁사 클래스의 저격 스킬이랑 비슷한 고유능력인 것 같은데….’

발동 시 10초나 지속되는 이동불가 디버프 때문에, 전투 중에는 사용할 수 없는 능력이었지만, 생명력이 낮고 공격력이 강한 적을 암살할 때 유용하게 쓸 수 있을만한 능력이었다.

마지막으로 폭발시 능력은, 피해 종류는 조금 다르지만 정령왕의 심판에 붙어있던 심판의 번개와 비슷한 능력이라고 생각하면 될 것 같았다.

“좋아, 아주 좋아…!”

이안은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고개를 주억거렸다.

사실 하나하나 떠져보면, 고유능력 자체는 정령왕의 심판보다 많이 좋은 수준은 아니었다.

하지만 고유능력들을 차치하고라도, 기본옵션과 무기 데미지도 어마어마했기 때문에, 이안은 만족할 수 있었다.

“보자, 기본 무기데미지 평균이 3300이면….”

3300이라는 수치는 4차 초월로 인해 행성파괴 무기가 되어 버린 이안의 ‘정령왕의 심판’ 보다는 확실히 떨어지는 수치였다.

그러나 그것은 강화된 상태를 기준으로 비교했을 때 였고, 지금 ‘마신의 분노’ 아이템은, 아직 노강이었다.

‘정령왕의 심판이 노강이었을 때 무기데미지가 2천 정도였던 걸로 기억하는데… 이 활도 만약 4차초월까지 할 수 있으면 그야말로 미친 무기가 되겠군.’

어차피 이 무기는 아직 이안이 착용할 수도 없는 상태였다.

‘노블레스’라는 조건을 아직 충족시키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만약 이안이 아닌 다른 인간계 유저가 이 아이템을 획득했더라면 절망했을 것이었다.

마계로 가는 길이 모두 단절되어 버렸기 때문에, 인간 유저가 노블레스라는 조건을 달성하는 것이 불가능해졌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안은 달랐다.

이안에게는 차원의 구슬 이라는 아티펙트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흐흐, 할 일이 태산이다, 태산이야. 전쟁이 끝났는데 왜 난 더 할게 많아진 기분이지?”

이안은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늘어놓았던 아이템을 다시 인벤토리에 주워 담았다.

그리고 거의 반나절 만에, 영주 집무실을 빠져 나왔다.

“자, 일단 마수 연성 노가다부터 시작해 볼까?”

차원전쟁이 완벽히 종료되었으니, 이제 한동안은 카일란에 평화가 지속될 것이었다.

‘카이몬 제국에서 갑자기 미쳐서 쳐들어오거나 하진 않겠지. 다크루나 길드도 마계로 옮겨간 마당이니까.’

이안은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인벤토리에서 차원의 구슬을 꺼내어 들었다.

이안의 목적지는 마계 107구역.

마수 연성술의 스승(?) 세르비안의 연구소였다.

< (1). 각성 -3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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