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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이밍 마스터-260화 (10/1,027)

< (7). 심연의 귀룡, 뿍뿍이 -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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뿍뿍이는 뭐에라도 홀린 마냥, 맑게 빛나는 물방울 모양의 보석 앞에 서서 그것을 올려다보았다.

“뿍… 뿌뿍….”

그리고 이안은, 한 걸음 물러서서 뿍뿍이를 주시했다.

‘자, 뿍뿍아… 이제 진화하자 제발…!’

이안의 바램이 뿍뿍이에게 닿은 것일까?

뿍뿍이의 등껍질이 다시 푸른 빛으로 빛나기 시작했다.

우웅- 우우웅-!

그런데 바로 그 때!

뒤쪽에 쓰러져 있던 거인의 사체에서, 새파란 빛과 같은 무언가가 스르르 빨려나와 뿍뿍이와 심연의 인장 옆에 섰다.

그리고 그 파란 빛은, 점점 인간과 비슷한 형체가 되더니 천천히 입을 열었다.

[놀랍군, 놀라워. 어비스 드래곤이 인간계를 떠난 지 채 30년도 되지 않았는데… 조건을 모두 충족한 새로운 어비스 터틀이 나타나다니….]

알 수 없는 말을 중얼거린 그는, 이안을 힐끗 바라 보며 다시 말했다.

[혼자의 힘으로 내 시험을 통과한 괴물 같은 인간도 처음이고…. 놀라움의 연속이군.]

이안은 뭐라 대답해야할지 몰라 어정쩡한 표정으로 뒤를 힐끗 보며 물었다.

“야, 카카. 쟤 지금 무슨 말 하는거냐?”

어느새 이안의 살아있는 백과사전이 되어버린 카카.

하지만 자신의 지식(?)을 뽐내는 것을 좋아하는 카카는, 우쭐거리며 입을 열었다.

“어비스 드래곤은 천년이 지나면 천상계로 완전히 승천한다고 알려져 있다.”

“그래서?”

“아마 천년 전 마계의 침략을 막아 낸 어비스 드래곤이 승천한 지가 30년이 되었다는 얘기인 것 같다. 어비스 드래곤은 한 차원계에 둘 이상 존재할 수 없는 신적인 존재이기 때문에, 전대의 어비스 드래곤이 승천해야만 어비스 드래곤의 전신인 새로운 어비스 터틀이 탄생할 수 있는 거지.”

“아하….”

“그리고 이건 나도 빡빡이 덕에 알게 된 건데, 보통 귀혼이 전부 모이는데 수백 년이 걸린다고 한다. 그런 의미에서, 아직 30살도 채 되지 않은 것으로 추정되는 뿍뿍이가, 벌써 귀혼을 다 모았다는 것이 놀라운 부분인 거지.”

“그렇군….”

카카의 완벽한 설명에 이안은 고개를 주억거리며 그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고, 카카는 뿌듯한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 그 뒤에서 빡빡이는 안타까운(?) 표정으로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고 있었다.

‘카카, 너도 똑똑한 줄 알았더니 결국 주인놈의 술수에 넘어가고 있구나….’

제 삼자가 보기에 카카는, 이안에게 그가 가진 모든 지식을 제공하는 진정한 노예였던 것.

한편 카카와 이안의 대화에 전혀 신경을 쓰지 않는 푸른 영혼은, 뿍뿍이에게로 천천히 다가가 손을 뻗었다.

[생각지도 못했지만… 이렇게 빨리 심연의 귀룡이 탄생하게 된 것도 어쩌면 신의 뜻일 터.]

우우웅-

영혼이 뻗은 손에서 새하얀 빛이 흘러나와 심연의 인장을 감싸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빛은 점점 강해지더니, 종래에는 사방으로 갈래갈래 뻗어나가기 시작했다.

[심연의 비동을 지키는 군주로서… 새로운 심연의 귀룡의 탄생을 허하노라…!]

그의 말이 끝남과 동시에, 허공에 떠있던 심연의 인장이 천천히 아래로 내려오기 시작했다.

물방울 모양의 보석은, 보석의 결을 따라 천천히 부서지기 시작했으며, 그 사이사이로 눈이 부실 정도로 강한 빛이 뿜어져 나왔다.

“뿍… 뿌뿍…!”

뿍뿍이는 멍하니 입을 벌린 채 그 빛을 하염없이 바라보았다.

그리고 잘게 조각난 심연의 인장은 허공으로 흩어지더니, 곧 뿍뿍이의 입을 향해 빨려들어갔다.

후우웅-!

이안은 주먹을 불끈 쥐고 그 광경을 지켜보았다.

‘드디어…!’

이안의 눈 앞에, 기다리고 또 기다렸던 시스템 메시지가, 드디어 떠올랐다.

띠링-

[비밀의 던전인 ‘심연의 비동’을 모두 클리어 하셨습니다.]

[최초로 심연의 군주에게 인정받았습니다.]

[‘심연의 전사’ 칭호를 획득하셨습니다.]

[명성이 30만 만큼 증가합니다.]

[소환수 뿍뿍이가 모든 조건을 만족하여 ‘심연의 인장’을 획득하였습니다.]

뿍뿍이의 전신이 새하얀 빛으로 빛나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안은, 재빨리 뿍뿍이의 상태를 확인했다.

[진화 중]

이 얼마나 기다렸던 문구인가!

‘라이가 진화한 이후에, 처음인 건가…?’

너무도 오랜만에 마주하는 문구여서 그런지, 이안은 처음 라이를 진화시켰던 20레벨 소환술사 시절의 감동이 밀려왔다.

빛나는 뿍뿍이의 몸이 점점 커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뿍뿍이의 주변으로, 흩어진 인장의 빛들이 모여들어 주변을 맴돌기 시작했다.

이안은 자신도 모르게 두 주먹을 불끈 말아 쥐고는, 뿍뿍이의 변화에 집중했다.

‘그래, 뿍뿍아…! 너도 이제 밥값을 하는 거야!’

뿍뿍이에게 가져다 바친 미트볼들이 생각나며, 만감이 교차하는 이안!

사실 뿍뿍이는 유일 등급의 소환수에 불과했다.

그리고 아무리 잘 진화해 봐야 지금의 빡빡이 수준의 능력을 가지게 될 것이라는 것을, 이안은 잘 알고 있었다.

그렇기에 원래대로라면, 카르세우스를 얻을 때 보다 기대감이 적어야 하는 게 맞았다.

뿍뿍이가 이번 진화로 아무리 강해 지더라도, 카르세우스보다 강력한 소환수가 될 수는 없을 테니까.

‘물론 여의주를 얻은 다음은 달라지겠지만….’

하지만 라이를 제외하고는 가장 오랜 시간을 함께 해와서 그런지, 이안은 무척이나 벅차오르는 기분이었다.

우우웅-!

이안이 이런 저런 생각을 하는 사이.

드디어 뿍뿍이의 진화가 완료되었다.

그리고 뿍뿍이가 힘차게 포효(?)했다.

뿌아아아앙-!

[소환수 ‘뿍뿍이’가 ‘어비스 터틀’에서 ‘심연의 귀룡’ 으로 진화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소환수가 성공적으로 진화하여, ‘고급훈련’ 스킬의 숙련도가 상승합니다.]

[‘고급훈련’ 스킬이 LV9로 상승하였습니다. (다음 레벨까지 87.7%)]

[최초로 ‘심연의 귀룡’을 소환하셨습니다. 명성이 10만 만큼 증가합니다.]

:

:

진화가 완료되자, 심연의 군주는 짧게 한 마디를 남기고 허공으로 사라졌다.

[그대가 여의주를 얻어 어비스 드래곤이 되는 날, 나를 다시 만날 수 있을 것이다.]

한편 심연의 군주가 뭐라고 하는지는 관심이 하나도 없는 이안은, 뿍뿍이의 특이한 울음소리와, 변화된 외형을 보고는 떨떠름한 표정이 되었다.

‘으음…? 뭐지? 왜 빡빡이랑 다른 거지…?’

진화한 뿍뿍이의 외형은, 뭔가 묘한 위화감이 들게 했다.

빡빡이와 비슷한 생김새를 가지기는 했지만, 네 발로 걷는 빡빡이와는 다르게 두 발로 서 있었고, 등에는 한층 멋들어진 등껍질이 있었지만, 뭔가 어울리지 않는 모습이었다.

게다가 등껍질 사이로 삐져나온, 카카의 날개를 닮은 작은 날개까지.

‘게다가 배는 왜 이렇게 나온 건데?’

뿍뿍이의 모습은, 굳이 비유하자면 ‘뚱뚱한 아기공룡’ 정도로 표현할 수 있었다.

아기공룡이라기에는 조금 덩치가 크긴 했지만, 확실한 것은 이안이 기대했던 모습은 아니라는 것이었다.

‘진성아 침착하자… 원래 소환수가 외형이 다는 아니잖아…?’

일반적으로 멋들어진 외형을 가진 소환수가 강력하다는 정설을 머릿속 구석에서 지워버린 이안은, 빛의 속도로 소환수의 정보창을 열었다.

1초라도 빨리 뿍뿍이의 정보창을 확인해서, 이 알 수 없는 불안감을 지워버리고 싶었다.

띠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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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뿍뿍이 -

레벨      :  196

분류      :  귀룡(龜龍)

등급      :  전설

성격      :  나태한

진화가능

공격력    :  4150

방어력    :  6643

민첩성    :  1025

지  능    :  825

생명력    :  687525/687525

고유능력

- 나태한 드래곤(패시브) -

살이 쪄서 날지 못하는 나태한 드래곤이다.

살이 찔수록 그에 비례하여 방어력과 생명력이 상승한다. (영초나 영단을 먹을 때 마다 방어력과 생명력이 영구적으로 상승한다.)

현재 추가 방어력 : 2768

현재 추가 생명력 : 258798

- 욕심많은 포식자 -

나태한 드래곤이 적을 한 입 크게 깨물어 공격력의 1500%만큼의 피해를 입히고, 입힌 피례에 비례하여 생명력을 회복한다.

생명력이 20%이하인 적은 무조건 한 입에 삼켜버릴 수 있다. (보스 몬스터나 유저에게는 적용 불가.)

삼켜버린 적이 소화가 전부 되기 전에는 다시 사용할 수 없는 능력이다.

재사용 대기 시간 - 3분

- 먹을 땐 방해하지 마! -

식사중에 방해받는 것을 무척이나 싫어하는 드래곤이다.

뿍뿍이가 무언가를 먹을 때 방해한다면, 주변에 생명력의 50%만큼을 가진 보호막이 생성된다.

고유능력인 ‘욕심많은 포식자’ 스킬을 사용할 때도 적용된다.

보호막이 한 번 생성되면 5분이 지나야 다시 생성할 수 있다.

- 심연의 축복 -

‘심연의 귀룡’만의 고유능력인, 심연의 축복이다.

심연의 축복을 사용하면, 반경 30m이내의 모든 아군들에게, 0.33초 마다 자신의 생명력의 2%(13750)만큼의 고정 수치를 회복시켜준다.

심연의 축복이 사용되는 동안 시전자는 아무런 행동도 할 수 없으며, 기절이나 혼란 등의 상태이상이 걸리면 스킬이 중단된다.

지속시간 - 3분

재사용 대기 시간 - 15분

무척이나 식탐이 많고 나태한 드래곤이다.

먹는 것을 좋아하며, 일하는 것을 싫어한다.

가장 좋아하는 음식은 ‘마약 미트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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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척이나 긴 뿍뿍이의 정보창을, 이안은 한 글자도 빠짐없이 집중해서 정독했다.

그리고 마지막 한 줄 까지 읽은 순간, 어처구니 없는 표정이 되어 뿍뿍이를 볼 수 밖에 없었다.

‘이거 뭐지…? 이런 식으로 진화할 수도 있는 건가…?’

뿍뿍이의 평소 성격이 고스란히 반영된 고유능력들, 그리고 소환수에 관한 설명까지.

이런 경우가 처음인 이안은 당황했다.

‘아무리 생각해도 원래 심연의 귀룡이 다 이런 외형에 이런 스킬을 가지고 있지는 않을 것 같은데….’

혼란스러운 이안을 향해, 뿍뿍이가 뒤뚱뒤뚱 걸어왔다.

“뿍, 주인아! 나 멋있어졌냐뿍!”

무척이나 흡족한 표정으로 자신의 몸을 내려다보는 뿍뿍이.

이안은 어이 없는 표정으로 대꾸했다.

“머, 멋있는 것도 같다, 뿍뿍.”

이안의 칭찬(?)에 더욱 우쭐해진 뿍뿍이는 의기 양양한 표정으로 자리에 털썩 주저앉았다.

“뿍, 그런데 나 왜 이렇게 배가 고프냐뿍.”

“오늘 분량 미트볼은 아까 낮에 다 먹었잖아?”

“진화한 기념으로 좀 더 주면 안되냐뿍.”

결국 이안에게서 미트볼을 뜯어내는 데 성공한 뿍뿍이는, 자리에 앉은 채 눈을 감고 미트볼을 음미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안은, 뿍뿍이의 스킬들을 한번 다시 쭉 읽어보며, 이 특이한 녀석을 어떻게 활용해야할지 고민하기 시작했다.

‘외형이 좀 특이하기는 하지만… 고유능력이나 스텟은 내가 기대했던 것 보다 훨씬 훌륭한데…?’

생김새도 자꾸 보니, 귀여운 것 같았다.

‘특히 마지막 고유능력… 심연의 축복이 진짜 엄청난 스킬인 것 같은데….’

그동안 이안의 소환수 파티에서 가장 부족했던 부분은, 힐의 부재였다.

세리아와 다른 사제클래스의 가신들이 힐을 해 주기는 했지만, 항상 아쉬움이 남아있었던 것이었다.

‘이거… 0.33초에 1만이 넘는 힐량이면, 10초면 30만 이상의 생명력이 차는 거잖아?’

30만의 생명력이면, 빡빡이조차도 절반 이상의 생명력이 차오르는 어마어마한 수치.

애초에 ‘나태한 드래곤’이라는 특이한 패시브 때문에 뿍뿍이의 생명력 수치는 어마어마했고, 그에 2%에 달하는 생명력이니 1만이 넘어버린 것이었다.

‘다행이다. 또 진화 전처럼 밥만 축내는 식충이가 된 줄 알았는데… 이정도면 1인분이 아니라 3인분은 거뜬히 하겠어!’

신이 난 이안은 뿍뿍이를 슬쩍 응시했다.

뿍뿍이의 덩치는 족히 10 배 가까이 커졌지만, 조그마한 미트볼을 맛깔나게도 먹는 것은 예전과 다를 바 없었다.

이안은 흐뭇한 표정이 되었다.

‘그래, 뿍뿍아. 형이 그동안 널 키운 보람이 있구나…!’

그런데 문득, 이안은 어정쩡하게 등에 매달려있는 뿍뿍이의 등껍질에게로 시선이 움직였다.

‘그나저나 저 등껍질은… 아무리 봐도 안 어울리는데, 대체 저기 왜 달려 있는 거지? 날개랑 등껍질 중에 하나만 달려있어야 하는 거 아니야?’

그런데 그 순간!

뿍뿍이의 등에 어정쩡하게 매달려 있던 등껍질이, 툭 소리를 내며 바닥으로 떨어졌다.

< (7). 심연의 귀룡, 뿍뿍이 -3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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