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테이밍 마스터-246화 (271/1,027)

< (3). 몬스터 웨이브의 시작 -1 >

이안의 눈 앞에 새로운 퀘스트 창이 떠올랐다.

띠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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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환마석 파괴(히든) -

세라핌은, 파괴마들이 마룡 칼리파를 봉인에서 풀려나게 하고자 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파괴마들은 마룡 칼리파를 이용해 인간계로 침공하는 차원의 문을 열고자 했고, 세라핌은 그것을 어떻게든 막아보고자 했다.

그래서 그는 마왕 레카르도에게 도움을 구하려 했다.

하지만 그의 서신이 레카르도에게 닿기 전, 마룡 칼리파가 깨어나 버리고 말았다.

이제는 돌이킬 수 없게 되었다.

파괴마들은 힘을 얻었고, 그들은 앞으로 십일 뒤면, 인간계로 통하는, 총 여섯 개의 차원의 문을 여는 데 성공할 것이다.

파괴마들은, 마계 50구역에 있는 총 여섯 개의 ‘소환마석’을 매개체로 차원의 문을 열 것이다.

십일이 지나기 전, 적어도 하나 이상의 소환마석을 파괴하여, 파괴마들의 침공을 최소화하라.

퀘스트 난이도 : SSS

퀘스트 조건   : ‘마족의 태동Ⅲ(히든)(연계)’ 퀘스트 완료. / 마룡 칼리파의 봉인해제.

제한 시간     : 10일

보상 - 상급 마정석 x 50 / 마신의 축복 x 10

* 거절할 수 없는 퀘스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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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미로운 표정으로 퀘스트를 읽어 내려가던 이안은, 보상 텝에 눈이 고정되고 말았다.

‘뭐야…? 상급 마정석이라고? 게다가 50개…?’

두 눈을 의심하게 만드는 엄청난 보상!

심지어 상급 마정석은, 지금 이안에게 꼭 필요한 물건이었다.

‘그렇지 않아도 곧 있으면 정령왕의 심판 아이템은 2차 초월까지 되는데…!’

2차 초월 아이템이란, +10강이 된 장비를 얘기하는 것이었다.

현재 이안의 장비들은 전부 +8~+9강인 상태.

2차 초월을 아직 성공해 본 적은 없었지만, 그동안 사냥으로 인해 쌓인 중급 마정석은 셀 수 없이 많았다.

‘어디보자… 중급 마정석이 몇 개 있는 거지? 인벤에 450개… 마을에 맡겨 둔 게 300개쯤 되니까 … 총 750개 정도?’

강화 확률이 아무리 눈물날 정도로 열악해도, 750개의 중급 마정석이라면 분명 장비 두어개 정도는 2차 초월이 가능할 터였다.

그럼 곧바로 상급 마정석으로 추가강화를 할 수가 있는 것이었다.

‘크으… 이거 무조건 클리어 하고 만다!’

마계 몬스터 웨이브가 시작되기 전까지, 무조건적으로 해 내야 할 과제가 생긴 이안은, 불타오르기 시작했다.

SSS등급이라는 어마어마한 난이도는 눈에 보이지도 않았으며, 심지어 방금 전까지 꽃혀 있던 전설등급의 마수인 발록조차도, 잠시 잊혀 질 정도였다.

두 주먹을 불끈 쥐고 전의를 불태우는 이안을 보며, 레카르도가 입 꼬리를 슬쩍 말아 올렸다.

“후후, 할 수 있겠는가, 이안?”

이안은 고개를 끄덕였다.

“할 수 있습니다. 아니 해야만 합니다.”

이안의 마정석에 대한 열정을, 차원전쟁을 막아내겠다는 열정으로 착각한 레카르도가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좋아, 좋은 자세야.”

“감사합니다…!”

“그럼 지금 바로 움직이도록 하지. 시간이 많지 않으니까.”

그 말에 이안의 표정이 더욱 밝아졌다.

‘이 괴물같이 강한 마왕이 함께 움직인다면… SSS급 난이도 퀘스트도 별 거 아니겠지.’

하지만 이안이 잘못 생각하는 부분이 있었다.

퀘스트의 난이도가 트리플 S등급 이라는 것은, 모든 퀘스트 진행 환경을 고려해서 산정된 등급이라는 것이었다.

*          *          *

카일란 공식 홈페이지와 공식 커뮤니티의 메인 공지창.

마계가 오픈되고 나서 단 한 번도 게시물이 업로드 되지 않았던 그 게시판에, 오랜만에 새 게시 글이 올라왔다.

그리고 그 안에 담긴 내용들은, 유저들을 흥분시키기에 충분했다.

몬스터 웨이브가 시작될 것이라는 내용이야 이미 알고 있었던 것이었지만, 그 구체적인 내용은 두루뭉술하게만 알려져 있었는데, 이번 공지에 무척이나 상세하게 서술되어 있었기 때문이었다.

공지의 내용은 다음과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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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피소드 Ⅰ 마계의 침공 -

지금으로부터 정확히 일주일 뒤인 10월 1일 정오에 마계로부터의 차원문이 열리게 됩니다.

현재 예정된 차원문의 개수는 총 6개이며, 북부대륙과 중부대륙에 각 3개 씩의 차원문이 열려 몬스터 웨이브가 시작됩니다.

몬스터 웨이브는 총 10단계로 진행되며, 10월 한 달 동안 진행 될 예정으로, 몬스터 웨이브에서 승리하지 못한다면 중부대륙과 북부대륙은 마계화 될 것입니다.

마계 몬스터 웨이브 시간표.

1차 웨이브

기간         : 10 / 1 ~ 10 / 15

난이도       : 1~3단계

등장 몬스터  : 하급 ~ 중급 마수  /  하급 마족

2차 웨이브

기간         : 10 / 16 ~ 10 / 25

난이도       : 4~7단계

등장 몬스터  : 하급 ~ 상급 마수  /  하급 ~ 평마족

3차 웨이브

기간         : 10 / 25 ~ 10 / 30

난이도       : 8~10단계

등장 몬스터  : 중급 ~ 전설 마수  /  (알 수 없음)

* 에피소드 기간 동안, 매일 오전 09:00시부터, 3시간 간격으로 총 5회 몬스터들이 소환됩니다.

* 금일(9/24) 오후 6시부터 각 제국의 수도에 가면, 마계 토벌군에 등록할 수 있습니다. (레벨제한 : 100)

* 토벌군에 등록하게 되면, 자신이 등록한 기간 동안은 각 제국의 토벌군에서 벗어날 수 없게 됩니다.

* 토벌군에 등록하게 되면, 매일 최소 1만 골드의 기본급을 받게 되며, 자신이 쌓은 공적치에 비례하여 추가로 막대한 수당을 얻을 수 있습니다.

* 현재 차원문 소환 예정 지역

세인트빌 고원 (중부대륙 중앙지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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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을 먹으며 공식 홈페이지의 공지를 확인하던 유현은 두 눈을 휘둥그렇게 떴다.

차원문 소환 예정 지역이라고 쓰여진 곳에, 어디서 많이 본 지역 이름이 눈에 띄었기 때문이었다.

“뭐야…? 세인트빌 고원…이라고?”

세인트빌 평원은, 로터스 길드의 영지인 파이로 영지에서 무척이나 가까운 필드였다.

게다가 그곳은 뒤쪽이 높다란 산맥으로 둘러싸여있는 지형이었기 때문에, 거기서 소환된 마수들은 무조건 파이로 영지를 향해 밀려들 게 분명했다.

유현이 마른 침을 꿀꺽 삼켰다.

“이거… 좋아해야 하는 거야 말아야 하는 거야?”

유현으로서는 이 상황이 잘 판단되지를 않았다.

‘만약 우리 파이로 영지의 방어력으로 막아낼 수 있을 수준의 웨이브라면… 이건 정말 엄청난 기횐데…!’

하지만 반대의 경우라면, 지금껏 공들여 키워 놓은 파이로 영지가 쑥대밭이 되어 버릴 것이었다.

유현은 공지 글 아래쪽에 벌써부터 수도 없이 달려있는 댓글들을 한번 읽어 보았다.

- 와우, 이제야 제대로 된 공지 하나 띄워 주네요.

- 그러게요. 그런데 사실, 지금까지가 너무 방치형 운영이었음. 새 컨텐츠 업데이트 하면서 이렇게 공지 안하는 게임사도 진짜 처음 봅니다.

:

:

- 헐, 저거 기본급 5만골드 너무 짠 거 아님?

- 윗분, 님이야 말로 너무 날로 먹으려고 하시는 거 아니에요? 1만 골드면 지금 시세로 환산해도 현금 만이천원 정돈데… 등록만 해놓고 하루에 만 이천원씩 굴러 들어오는 거면 개 이득 아님?

- 그런가… 그런데 100레벨 이상의 유저가 하루 플레이하면 만골드 이상이야 너무 쉽게 벌 수 있는 양이라서….

- 뭐 그러면 추가수당이 좀 괜찮겠죠. 카일란이 언제 우리 실망시키는 거 본 적 있습니까?

- 하긴, 그건 그러네요.

:

:

댓글들을 한번 쭉 훑어 봤지만, 유현은 딱히 영양가 있는 댓글을 찾아볼 수 없었다.

“음… 일단 접속해서 파이로 영지부터 가봐야겠다.”

최근 개인 퀘스트를 하느라 영지에 간지 오래됐던 유현은, 피올란과 만나서 뭔가 몬스터 웨이브에 대한 대책을 세워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나저나 진성이 이 놈은, 대체 언제 마계에서 나오는 거야?”

먹고 난 접시들을 대충 정리한 유현은, 서둘러 카일란에 접속했다.

*          *          *

팍-

“허억… 허억….”

이안은 창대를 바닥에 내리 찍어 몸을 지탱한 채, 천천히 숨을 고르기 시작했다.

‘어우, 뭐 이렇게 빡센 퀘스트가 다 있어?’

소환마석 파괴 퀘스트를 진행하기 시작한 지 삼일 째.

어지간히 진빠지는 퀘스트는 전부 다 경험해 봤다고 자부하는 이안이었지만, 그런 그가 느끼기에도 이번 퀘스트의 난이도는 어마어마했다.

‘아니, 난이도라고 하기에는 좀 그런가…?’

정확히 말하자면 퀘스트 자체의 난이도가 높다기보다는, 퀘스트 진행 페이스가 상상초월로 빠른 것이 문제였다.

마왕 중에서도 최고 수준의 무력을 가진 레카르도는 이안의 사정을 봐 주지 않았으며, 정말 무식한 속도로 마계관문들을 돌파해 나간 것이었다.

퀘스트가 시작된 지 고작 3일 만에, 80구역에서 50구역의 관문까지 돌파해 냈다는 사실만 보더라도 알 수 있었다.

‘제길, 나도 그냥 발록 등에 태워주면 좀 좋아.’

심지어 레카르도는 이안이 돌파하기 쉽도록 길을 열어준 것도 아니었다.

그는 마왕의 권능을 이용하여 이안보다 한참 먼저 50구역으로 움직였으며, 그개 이안을 도와준 것은 단지 60구역과 70구역에 있는 두 개의 관문을 미리 클리어 해 놓은 것 뿐이었다.

‘뭐, 이것만으로도 고마워해야 할 수도 있지만….’

어쨌든 스파르타 식으로 무식하게 빠른 속도로50구역까지 돌파해 낸 이안은, 50구역의 포탈 앞에서 자신을 기다리고 있던 레카르도를 만날 수 있었다,

“늦어, 늦어. 정말 시간을 겨우 딱 맞춰서 도착했군.”

레카르도의 핀잔에, 이안이 숨을 고르며 천천히 대답했다.

“후우, 후우, 그래도 늦지는 않았습니다…!”

레카르도가 고개를 끄덕였다.

“하긴, 이제 갓 상급마족 수준인 자네에게 내가 너무 무리한 요구를 한 것이었을지도….”

레카르도의 혼잣말에, 이안은 이를 바득바득 갈았다.

‘으으… 그걸 알면 버리고 가지를 말았어야지…!’

이안의 속 마음이 어떻든, 그것과는 별개로 퀘스트는 계속해서 진행되었다.

정말 조금도 쉴 틈 없이 급박하게 돌아가는 퀘스트!

“자, 그럼 이제 나와 함께 저쪽으로 이동하도록 하지. 저기 남쪽지역에 있는 소환마석부터 파괴하는 게 좋겠어.”

레카르도는 말을 마치자 마자 자신이 가리킨 방향을 향해 걸음을 떼기 시작했고, 이안은 그런 그를 잠시 불러세웠다.

“잠깐만요, 레카르도님.”

“왜 그러는가, 이안?”

이안이 레카르도를 불러 세운 이유는, 조금 쉬고 싶은 마음도 있었지만 사실 다른 이유 때문이었다.

“혹시, 여섯 개의 소환마석이 각각 인간계의 어느 위치에 차원문을 소환하는지 알 수 있겠습니까?”

“음…?”

이안이 이것을 물어본 이유는, 바로 공식 홈페이지에서 확인한 공지사항 때문이었다.

‘세인트빌 고원…! 무조건 거기에 열리는 차원문은 틀어막아야만 해.’

마계에서 가장 많은 마수들과 마족들을 접해 본 이안은, 5단계 이상 난이도의 몬스터 웨이브가 얼마나 강력한지를 잘 알고 있었다.

‘한 6단계까지는 어떻게 될 지 몰라도… 상급 마족들이 나타나기 시작하면 파이로 영지가 아무리 견고해도 쑥대밭이 되어버리고 말거야.’

어차피 중부대륙에 추가로 두 군데의 차원문이 더 열리기 때문에, 그 중앙에 자리하고 있는 파이로 영지는 어떻게든 마계 병력들과 맞부딪힐 수 밖에 없었다.

다만 1차 타겟이 되어버리는 것은 막을 필요가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여유가 좀 더 생긴다면 북부대륙에 열릴 차원문도 하나 정도 막아버렸으면 좋겠고…!’

이것은 로터스 길드 뿐만 아니라 북부대륙에 영지를 가진 모든 길드들을 위한 선택이었다.

중부대륙은 유저들의 힘도 강력하고 장기간 진행된 제국간 전쟁으로 인해 영지들의 방어력이 탄탄하다.

반면 오랜 기간 평화롭게 방치되어 온 북부대륙은 지금 완전히 무방비 상태일 게 분명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이안의 질문을 들은 레카르도가, 잠시 생각을 하더니 천천히 대답했다.

“음… 내가 인간계의 지명을 알 수는 없지만, 자네가 지도를 보여준다면 그 대략적인 위치는 찍어줄 수 있을 것 같군. 아마도 천년 전이랑 같은 위치일 테니 말이야.”

레카르도의 말에, 이안의 표정이이 살짝 밝아졌다.

< (3). 몬스터 웨이브의 시작 -1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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