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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이밍 마스터-235화 (260/1,027)

< (7). 폭풍전야 -1 >

[‘마군-魔君(악마의 술사)’로의 전직에 성공하셨습니다.]

[‘마군-魔君’으로의 전직에 최초로 성공하셨습니다.]

[명성이 10만 만큼 증가합니다.]

[‘마군-魔君’으로의 전직에 성공하여, 듀얼 클래스가 생성되었습니다.]

[직업 정보창에 ‘마군-魔君’직업에 대한 정보가 추가로 생성됩니다.]

[‘마군-魔君’클래스의 기본스킬인 ‘마력의 소용돌이’스킬을 배우셨습니다.]

[‘마군-魔君’클래스의 기본스킬인 ‘마기환원’스킬을 배우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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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미르는 떠오르는 시스템 메시지들을 보며 뿌듯한 미소를 지었다.

“비록 전 직업 기준으로는 최초 타이틀을 빼앗겼지만… 아무래도 마법사 중에는 내가 최초로 듀얼 클래스를 얻은 것 같군.”

중얼거리듯 말하는 레미르를 보며, 카산드라가 피식 웃었다.

[그렇긴 하네. 그렇지만 그게 이제 와서 새로울 것 있어? 넌 언제나 가장 뛰어난 마법사였잖아. 오히려 모든 인간들을 통틀어 가장 빠르게 성장하던 네가 이안이라는 녀석한테 자꾸 최초 타이틀을 빼앗기니까 심술이 났던 거 아니야?]

정곡을 찌르는 카산드라의 말에, 레미르가 살짝 얼굴을 찌푸렸다.

“곧 다시 내가 앞지를 거야. 걱정하지 말라고.”

레미르는 듀얼클래스가 생기면서 새로 얻은 스킬들과, 스텟들의 정보들을 열심히 읽어 내려갔다.

그녀는 듀얼 클래스와 기존의 클래스를 어떻게 조합해야 최고의 효율을 낼 수 있을지 머릿속으로 그려보고 있었다.

새로운 힘이 생겼다고 해도, 그것을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발휘할 수 있는 전투력은 천차만별이었으니까.

카산드라는 그런 레미르를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그래도 확실히 넌, 나를 놀라게 하는 재주가 있어. 레미르.]

“무슨 말이지?”

[이렇게 빠르게 ‘마군-魔君’이 되는 걸 성공할 줄은 몰랐거든. 그것도 악마의 술사라니.]

레미르가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입을 떼었다.

“이제 와서 그런 위로 따위 필요 없으니까, 태양의 보석이 잠들어 있는 위치나 알려 줘, 카산드라.”

[호홋, 성질 급하긴….]

“빨리 얘기 안하면, 계약이고 뭐고 다 없던 걸로 해 버릴 거야!”

레미르의 어깃장에, 카산드라가 손사래를 치며 비굴한 표정을 지었다.

[에이, 장난 좀 쳤다고 너무하는 거 아니야?]

“확… 그냥….”

[워, 워 알겠어. 말할 게 말할 게.]

카산드라가 잠시 뜸을 들이더니, 천천히 입을 열었다.

[일단, 내가 왜 빨리 듀얼 클래스를 얻으라고 했는지는 알고 있지?]

레미르가 고개를 끄덕였다.

“저번에 말했잖아. 80구역인가에 있는 악마의 성으로 들어가기 위해선 듀얼 클래스가 꼭 필요하다며.”

[맞아, 그럼 내가 왜 그 말을 했을까?]

잠시 생각한 레미르가 카산드라를 향해 되물었다.

“악마의 성 안에 태양의 보석이 잠들어 있는 거야?”

카산드라가 씨익 웃으며 대답했다.

[빙고. 바로 그렇지. 좀 더 정확히 말하자면, 악마의 성 안에 태양의 보석의 위치를 알고 있는 인물이 갇혀있다고 해야 할까…?]

레미르가 의아한 표정으로 카산드라를 향해 물었다.

“응? 그게 누군데?”

[이름을 말하면 네가 알 수도 있겠다. 그는 인간계의 영웅이었으니까.]

“음…?”

[그의 이름은 솔라르야. 천년 전 마계와 인간계의 전투에서 포로로 잡혀 들어왔던 인간계의 영웅이라고 알고 있어.]

“…?!”

카산드라의 말처럼, 레미르는 확실히 솔라르 라는 이름을 알고 있었다.

‘뭐야, 천년 전 마계와의 전투에서 활약했던 솔라르라면… 그 대마법사 솔라르가 맞는 것 같은데…?’

레미르의 반응과 관계없이, 카산드라의 말이 이어졌다.

[어쨌든 그를 알고 있다면, 그가 태양의 보석에 대한 정보를 알고 있을 것이라는 것 쯤은… 너도 당연히 짐작이 가겠지?]

‘대마법사 솔라르’ 라는 이름은 마법사의 직업 퀘스트를 하다 보면 뻔질나게 등장하는 이름이었다.

인간 중에서 8서클의 마법을 최초로 구사했던 전설적인 마법사.

천년 전 마족들과의 전쟁에서 가장 큰 활약을 한 인간 영웅 중의 한명.

그리고 지금 레미르의 클래스가 바로 마법사였으니, 그를 모를 수가 없었다.

‘마계 몬스터 웨이브가 30일 남았다고 했지? 그 안에 태양의 보석을 얻을 수 있을까?’

태양신의 힘을 얻기 위한 가장 핵심 퀘스트.

레미르의 마음이 조금 더 조급해졌다.

*          *          *

이안은 머릿속이 복잡해졌다.

그러고 보면 지금껏 뿍뿍이의 행보(?)에는 석연치 않았던 구석이 한 두 가지가 아니었다.

‘처음 북부대륙에서 오클리가 잠들어있던 던전을 발견했던 것도 바로 이 녀석이었어…!’

그때는 그냥 우연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카카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그것조차 우연이 아니었다.

뿍뿍이가 카르세우스의 영혼에 이끌린 것은, 그야말로 본능과도 비슷한 것이었던 것이다.

‘뿍뿍이가 이렇게 중요한 녀석이었다니….’

이안의 머릿속에 그려져 있던 뿍뿍이의 이미지가, ‘미트볼만 축내는 식탐 거북이’에서 ‘중요한 녀석’ 으로 단숨에 격상되는 순간!

뿍뿍이는 이게 무슨 상황인지 모르겠다는 듯, 커다란 두 눈을 꿈뻑이며 열심히 미트볼을 우물거리고 있었다.

“여의주가 뭐냐뿍. 나 그거 있으면 진화 할 수 있는거냐뿍.”

지금까지 들은 내용을 어디로 다 흘려버렸는지, 답답한 소리를 하는 뿍뿍이를 보며, 카카가 한숨을 푹 내쉬었다.

“지금까지 설명 뭐 들은 거야?”

뿍뿍이가 곧바로 대답했다.

“미트볼 맛을 음미하느라 못들었뿍. 역시 마약미트볼은 맛있뿍.”

“하아….”

아무런 버프나 아이템 보정효과 없이 순수 지능만 7천이 넘는 브레인(?) 카카와 170레벨이 넘었음에도 지능이 두 자릿수인 뿍뿍이의 만남!

이안은 왠지 모르게 둘이 어울린다는 생각을 하며, 지금까지 들은 정보들을 열심히 머릿속으로 정리해 보았다.

‘그러니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천년 전 마계의 침공을 막는 주역이었던 일곱 전설 중에 셋이 나에게 있는 거잖아?’

카르세우스와 카이자르, 그리고 뿍뿍이.

이안은 무척이나 들뜨기 시작했다.

‘그렇다는 건 이번 마계 몬스터 웨이브에도 내 지분이 가장 클 수 밖에 없다는 소리!’

심지어 뿍뿍이에게 여의주를 물려주면, 카르세우스가 각성까지 할 수 있다고 한다.

뿍뿍이가 드디어 진화함은 물론, 카르세우스까지 신화등급으로 각성하게 되는 일석이조의 상황!

‘게다가 나머지 신룡들도 한 자리에 모이면… 혹시 몰라! 그 용가리들까지 내가 테이밍 해 버릴 수 있을지도…!’

그렇게 이안이 김칫국을 제대로 한 사발 흡입하고 있을 때, 카카가 이안의 뇌 내 망상을 중지시켰다.

“주인아. 주인은 뿍뿍이랑 다르게 똑똑하니까, 이제 뭘 해야 할지 알겠지?”

뿍뿍이가 카카를 무섭게(?) 째려봤지만, 카카가 그런 것을 신경 쓸 리 없었다.

“흠… 내가 먼저 해야 할 일이라면….”

이안의 시선이 뿍뿍이를 향했다.

“얘를 진화시켜 귀룡으로 만드는 거?”

카카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그렇지. 역시 주인은 똑똑하다.”

이안이 뒷머리를 긁적였다.

‘뭐지…? 게임 상이지만 노예에게 칭찬받는 이 기분…. 뭔가 묘한데…?’

카카의 말이 이어졌다.

“일단 뿍뿍이가 귀룡으로 진화해야, 여의주를 얻어 승천할 수 있으니, 당연히 그걸 먼저 해야 한다.”

“뿍뿍이가 진화하고 나면 여의주부터 얻어야 하고?”

카카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지.”

“그런데 얘 진화는 어떻게 시키는데?”

“그건 빡빡이에게 물어봐라 주인아.”

이안이 다시 입을 열기도 전에, 빡빡이가 기다렸다는 듯 끼어들며 대답했다.

“뿍뿍이가 진화하기 위해서는, 수백 년 이상 묵은 강력한 영기를 가진 영초가 필요하다.”

“음… 영초라고?”

이안의 시선이 다시 뿍뿍이를 향했다.

“그런 거라면 얘가 알아서 잘 찾아서 먹잖아?”

빡빡이가 조금 당황한 표정으로 대답했다.

“그, 그렇다.”

“그럼 얘 가만 두면 알아서 진화하는 거야?”

빡빡이가 머뭇거리자, 옆에 있던 뿍뿍이가 힘차게 대답했다.

“그렇뿍. 나 이제 금방 진화한다뿍. 귀혼 레벨이 벌써 99레벨이다뿍.”

“….”

뿍뿍이의 말이 무슨 말인지 알 길이 없는 이안은, 잠시 여기에 대한 생각을 접어 두고, 다른 궁금한 부분에 대해 카카에게 물어보았다.

“일단 뿍뿍이 진화는 잠깐 접어두고… 궁금한 게 있는데, 카카.”

“응, 말해라 주인아.”

“그럼 과거에 그랬던 것처럼, 뿍뿍이가 승천해서 어비스 드래곤이 되면, 각지에 은거해 있던 신룡들이 뿍뿍이에게로 모이는 거야? 마계의 침공을 막기 위해서?”

이안은 당연히 그럴 것이라고 생각해서 물어본 것이었지만, 카카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그건 아니다, 주인아.”

“응? 왜 그렇지?”

“왜냐하면, 그때랑 지금은 상황이 다르기 때문이지.”

“…?”

카카의 설명이 이어졌고, 그것을 간단히 요약하면 이러했다.

1. 귀룡이 승천하여 어비스 드래곤이 되면, 아직 각성하지 못한 신룡들이 각성하기 위해 어비스 드래곤에게로 모인다.

2. 어비스 드래곤에게 모인 드래곤들은 여의주의 힘을 나눠받으며 진정한 신룡으로 거듭나게 된다.

3. 천년 전에는 전쟁의 신룡을 제외한 네 마리의 신룡이 모두 각성 전 단계에 있었기 때문에, 여의주의 힘을 느끼고 나타난 것이었다.

4. 그러나 지금은 카르세우스를 제외한 나머지 네 마리의 신룡이 이미 각성한 상태이기 때문에, 뿍뿍이가 어비스 드래곤이 된다고 해도 나타나지 않을 것이다.

이야기를 다 들은 이안이 입맛을 다셨다.

“쩝… 뭐야. 아쉽네.”

아쉬워하는 이안을 보며 카카가 낄낄 웃었다.

“주인아, 너무 욕심부리는 거 아니냐.”

“뭐, 뭐가.”

“다섯 신룡을 전부 테이밍하고 싶었던 것 아니야?”

“…!”

정곡을 찔린 이안은 잠시 표정관리를 하지 못하고는 헛기침을 하였다.

“크흠, 흠. 그런 것 아니다. 단지 의문점이 생겨서 그래.”

카카가 의아한 표정을 지으며 되물었다.

“의문점? 그게 뭔데? 난 설명 잘 해 준 것 같은데?”

이안이 손사래를 치며 대답했다.

“아니, 방금 말한 것에 대한 의문점이 아니고.”

“그럼?”

“과거에는 신룡들의 힘이 모두 모여서 마족의 침략을 막아냈었는데… 그러면 이번에는 그들의 힘 없이 막아내야 하냐는 거지. 그리고 만약 그래야 한다면, 신룡들의 힘 없이도 막아낼 수 있을지도 궁금하고.”

카카가 워낙 방대한 지식을 가지고 있다보니, 이안은 앞뒤 생각 않고 궁금한 것들을 모조리 물어보았다.

그리고 카카의 표정이 사뭇 진지해졌다.

“흐음… 그건 나도 알 방법이 없지. 난 과거의 지식들을 가지고 있을 뿐, 미래가 어떻게 바뀔지 예언하는 능력은 없으니까.”

이안이 뒷머리를 긁적였다.

“흠, 그건 그러네.”

“하지만, 그건 알아.”

“뭐?”

“나머지 네 신룡의 힘이, 어떤 방식으로든 마계의 공격을 막기 위해 나타날 것이라는 것.”

“…?”

이해하지 못했다는 표정을 하고 있는 이안을 위해, 카카가 몇 마디 더 부언했다.

“그들은 항상 이계의 침략으로부터 인간계를 지켜내기 위해 노력해 왔고, 마계가 침공했다는 사실을 안다면 어떻게든 힘을 더 보탤 것이라는 이야기야.”

이안은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뭐야, 그럼 결국 그들도 나타날 거라는 얘기잖아.”

카카가 고개를 저었다.

“그건 모르지. 다른 누군가에게 자신의 권능을 쥐여줄지도.”

“흠…? 신룡의 권능…?”

옆에서 가만히 얘기를 듣고 있던 카이자르가, 피식 웃으며 이안에게 핀잔을 줬다.

“인간들 중에 난놈이 너 밖에 없다고 생각하는 거냐?”

“뭐?”

카이자르의 말이 이어졌다.

“그들은 아마도 제각각, 자신들의 기준에 부합한다고 생각하는 뛰어난 인간에게 자신들의 권능을 내어주어 인간계를 지킬 수 있게 도와줄 거야.”

카카도 동의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 (7). 폭풍전야 -1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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