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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이밍 마스터-227화 (253/1,027)

< (4). 최초의 듀얼 클래스 -2 >

*          *          *

최초로 듀얼클래스를 얻는 데 성공한 이안은, 클래스에 대해 살펴볼 겨를 조차 없이 곧바로 접속을 종료하고 취침에 들어갔다.

세르비안의 과제들을 빠른 시간 내에 전부 다 해 내느라 잠을 제대로 자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 와중에도 이안이 잊지 않은 것이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테이밍 마스터 클래스의 티어가 올라가면서 얻은 히든스킬인 ‘교감 Ⅰ’ 스킬이었다.

교감스킬은 바로 이안이 접속종료한 동안에도 소환수들에게 사냥을 시킬 수 있는 무시무시한(?) 스킬!

이 때문에 최근 이안의 소환수들은, 정말 죽을 맛이었다.

“크허어엉! 주인은 쉬면서 왜 우리는 사냥하라고 시키는 거냐!”

“딱 5시간만 더 사냥하고 돌아가서 쉬어. 나도 안 쉬고 사냥하고 싶은데, 눈이 감겨서 어쩔 수가 없네.”

“으어! 주인아, 우리도 졸립다…!”

“나 나갔다 들어오면 쉬게 해 줄게.”

“거짓말…!!”

이안은 마치 바람난 마누라를 내쫓기라도 하듯, 소환수들을 죄다 연구소 바깥으로 내 쫓은 뒤 접속을 종료했다.

그리고 이안의 소환수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연구소 앞마당의 마수들을 사냥하기 시작했다.

“흐어엉, 주인 나쁘다. 밉다!”

빡빡이의 불평에 카르세우스가 동조했다.

“맞다, 주인 놈은 변태가 분명하다.”

꾸룩- 꾸꾹-!

말을 하지 못하는 핀도 강력하게 항의했으며,

크릉- 크르릉-!

할리 또한 울상을 짓고 있었다.

다만 묵묵히 사냥중인 유일한 소환수가 하나 있었으니….

“크르르, 난 주인을 정말 잘 만난 것 같다. 크큭.”

바로 사냥중독에 빠진 펜리르의 제왕, 라이였다.

빡빡이가 질린 표정을 지었다.

“라이가 이상하다, 카르세우스.”

빡빡이의 말에, 카르세우스가 고개를 끄덕였다.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 어쩌면 주인 놈의 또 다른 자아가 라이에게 들어가 있는 것 같기도 하군.”

“그래도 라이가 있어서 우리가 좀 놀아도 돼서 좋긴 하다.”

“맞다. 우린 라이에게 고마워해야해.”

설렁설렁 라이를 도와가며 사냥을 하는 빡빡이와 핀.

그리고 할리가 열심히 모아온 하급마수들을 향해, 카르세우스가 브레스를 뿜어내었다.

화르륵-!

불평이 많긴 했지만, 이안의 소환수들은, 이안 없이도 나름 체계적인(?) 사냥을 하고 있었다.

소환수들은 그동안의 이안과의 사냥방식이 몸에 베어 있었기에, 따로 생각지 않아도 각자의 역할에 따라 움직이고 있었던 것이다.

그런데, 이안의 소환수들과 달리, 그들이 이렇게 근무시간 외 노동(?)에 투입되자, 신난 이들이 따로 있었다.

“크으, 영주놈은 정말 대단하다.”

바로 카이자르를 비롯한 이안의 가신들!

가신들은 따로 소환하거나 하는 개념이 아니었기 때문에, 이안이 없을 때도 항상 사냥을 해왔었던 것이다.

그들은 동지(?)가 생긴 것이 무척이나 기뻤다.

“와아, 우리끼리 사냥할 땐 내 치유술을 쓸 대상이 부족해서 아쉬웠는데 잘 됐어요.”

원래부터 이안의 소환수들을 좋아하던 세리아부터….

“으음, 확실히 빡빡이가 앞에서 버텨주면 전투가 한결 수월하지!”

평소에는 말수도 별로 없던 폴린까지, 소환수들의 합류를 무척이나 기뻐했다.

그런데 그 슬픈 야근(?)의 현장을 지켜보는 한 쌍의 눈빛이 있었다.

‘뿍…! 역시 돌아가면 안되겠뿍!’

그 시선의 주인공은, 바로 이안과 친구들이 그리워 근처에까지 돌아왔던 불량거북 뿍뿍이!

‘역시 주인은 무섭뿍! 이제 자기가 없을 때도 일을 시키고있뿍!’

뿍뿍이는 다시 걸음을 돌렸다.

친구들이 저렇게 힘든 노역에 시달리고 있는데 자신만 편하게 지내는 것 같아 약간의 양심의 가책이 느껴지기도 했지만, 그렇다고 돌아갈 수는 없었다.

‘뿍…! 나는 저기 끼어봤자 도움도 안될거다뿍. 얼른 약초를 더 먹고 강해져서 빡빡이보다 멋진 거북이 된 후에 돌아가겠뿍!’

뿍뿍이가 걸을 때마다 아래위로 흔들거리는 그의 등껍질이, 어둠 속으로 조용히 사라졌다.

*          *          *

오랜만에 열 시간도 넘게 푹 숙면을 취하고 돌아온 이안은, 게임에 접속하자마자 직업 정보 창을 열었다.

원래는 접속하면 항상 말동무를 해 줄 수 있는 카르세우스를 소환하곤 했지만, 그에게도 조금 더 휴식을 주기로 했다.

‘다시 사냥 나갈 때 까진 푹 쉬게 해줘야지.’

고생한 소환수들을 향한, 이안 나름의 배려!

사실 그렇다고 하기보단, 친밀도가 떨어지면 교감 스킬을 사용할 수 없기 때문에, 어느 정도 소환수들의 눈치를 보는 것 뿐이었다.

‘자, 듀얼 클래스의 정보창이나 열어볼까?’

이안은 직업 정보창의 [테이밍 마스터]라고 쓰여 진 바로 아래 부분에, [마수 연성술사]창이 생긴 것을 보며 뿌듯한 미소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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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환마-召喚魔(마수연성술사)-

직업 분류   - 마계 듀얼 클래스

직업 등급   - 히든 클래스

직업 숙련도 - 초급 (0%)

직업 관련 능력치 목록

1. 마기 - 마수를 통제하는 데 필요하다. 높은 등급의 마수를 보다 많이 소환하기 위해서는 막대한 양의 마기가 필요하다.

2. 마수 친화력 - 높은 등급의 마수를 포획하기 위해 필요하다.

3. 손재주 - 마수 연성의 성공률과 관련이 있다.

보유중인 직업 관련 스킬 목록

1. 마수 소환술 (상세 정보 열기)

2. 정신집중 (상세 정보 열기)

3. 마수 연성술 (상세 정보 열기)

4. 마수 분해술 (상세 정보 열기)

엘프 최초의 반마이자, 소환마인 세르비안이 수백년 간의 노력 끝에 만들어낸 히든 클래스이다.

세르비안은 금단의 비술인 ‘마수 연성술’을 개발해 내었으며, 그를 통해 엄청나게 강력한 마수들을 만들어 내었다.

마수 연성술을 마스터한다면, 상상하기 힘들 정도로 강력한 마수를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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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창에서 이안의 눈에 가장 먼저 들어온 부분은, 역시 ‘직업 관련 능력치’ 였다.

‘소환마 클래스에서는, 통솔력 대신에 마기가 쓰이는구나.’

소환술사는 높은 등급의 소환수를 많이 소환하기 위해 ‘통솔력’ 능력치가 필요하다.

그리고 듀얼 클래스인 소환마에게 통솔력과 같은 역할을 하는 것이 마기 인 셈이었다.

하지만 마기는 마나처럼 소모되는 능력치가 아니었기 때문에, 마수를 소환한다고 해서 마기의 고정데미지가 줄어드는 것은 아니었다.

‘마수 친화력은 원래 가지고 있던 친화력 스텟의 마계 버전이라고 생각하면 될 것 같고….’

이안은 마수 친화력 바로 아래 떠 있는 손재주 능력치를 확인하고는 한숨을 푹 쉬었다.

‘으으… 나 손재주 잼병인데, 마수 연성술에도 손재주 스텟이 필요한 거였어?’

현재 이안의 손재주 스텟은 500이 조금 넘는 정도.

이것도 그동안 소환수 전용 아이템들을 지속적으로 제작하면서 제법 많이 늘린 것이었지만, 아직까지 다른 스텟들에 비해 많이 부족한 수치였다.

‘후우, 별 수 있나. 노가다로 극복해야지.’

이안은 틈틈이 노가다를 더 열심히 해야겠다고 다짐하며, 이번에는 스킬 목록을 살펴보았다.

“음? 마수 소환술이야, 딱 봐도 뭔지 알겠고… 정신집중은 뭐지?”

마수 소환술은 소환술사 클래스에 있는 소환술과 같은 역할을 하는 스킬일 것이었다.

그렇기에 이안은 마수 소환술을 패스하고 바로 아래 있는 정신집중의 상세 정보를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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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신집중 -

분류      -  액티브 스킬

스킬레벨  -  lv 0

숙련도    -  0%

재사용 대기 시간 - 60분

지속 시간 - 없음

사용조건  - 재사용 대기 시간이, 최대치의 절반 이하로 남아있는 모든 스킬.

소환마는 정신을 집중하여 ‘정신집중’ 스킬을 제외한 자신의 모든 스킬과 전투중인 소환수들의 모든 고유능력의 재사용 대기시간을 초기화시킬 수 있다.

정신집중을 사용하는 즉시, 재사용 대기 시간이 절반 이하로 남은 모든 스킬이 활성화 상태가 된다.

보유한 스킬들의 남아있는 재사용 대기 시간을 잘 고려한다면, 전투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는 보조스킬이다.

* 스킬의 숙련도가 올라가면, 정신집중의 재사용 대기 시간이 조금씩 줄어든다.

* 정신집중을 사용하면, 소환마 본인은 30초간 아무런 행동도 할 수 없다. (정신집중의 숙련도가 올라갈수록, 움직일 수 없는 시간도 줄어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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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이 스킬은 히든 클래스인 마수 연성술사 에게만 있는 스킬이 아니고, 소환마 클래스를 듀얼 클래스로 얻은 모든 소환술사들이 갖는 스킬인가보네.’

정신집중 스킬을 정독한 이안은, 자신의 스킬 빌드를 머릿속에서 빠르게 한 바퀴 돌려보았다.

‘확실히 유용한 스킬이야. 30초 동안 아무 행동도 할 수 없다는 게 큰 위험요소이긴 하지만… 숙련도를 많이 올리고 나면 정말 전투에 많은 도움이 되겠어.’

모든 스킬을 가장 효율적으로 굴리는 데 도가 튼 이안에게, 정신집중 스킬은 무척이나 매리트가 있는 스킬이었다.

정신집중에 대해 대충 파악이 끝난 이안은, 이제 그 아래에 있는 ‘마수 연성술’ 스킬의 세부정보를 열어보았다.

‘이 스킬이야 말로 내 히든클래스의 존재 이유, 그 자체 일 테지.’

이안의 눈 앞에 마수 연성술의 스킬정보가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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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수 연성술 -

분류      -  액티브 스킬

스킬레벨  -  lv 0

숙련도    -  0%

재사용 대기 시간 - 없음

지속 시간 - 없음

사용조건  - 충성도가 50 이상인 두 마리 이상의 마수를 보유하고 있어야 한다.

마수 연성술은, 두 마리 이상의 마수를 연성하여 더 강력한 마수를 만들어 낼 수 있는 금단의 비술이다.

시전자의 손재주가 높을수록 연성된 마수가 높은 등급으로 태어날 확률이 높아지며, 마수 연성의 성공률 또한 상승한다.

기본적으로 마수 연성을 위해서는, 연성으로 태어날 마수의 본체가 될 메인 마수가 하나 필요하며, 추가로 재료가 될 하나 이상의 마수가 필요하다.

마수 연성에 성공한다면, 메인 마수를 베이스로 한층 강화된 마수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 본체가 될 마수는, 항상 재료가 될 마수보다 등급이 높거나, 혹은 같아야만 한다.

* 마수 연성술에 실패한다면, 재료가 될 마수는 사라진다. 하지만 본체가 될 마수는 사라지지 않는다.

* 마수 연성술의 스킬레벨은 최대 10까지 성장시킬 수 있으며, 스킬레벨에 따라 다룰 수 있는 마수의 등급이 달라진다.

- 스킬레벨 0 ~ 1 : 최대 ‘중급’ 등급까지의 마수 연성 가능

- 스킬레벨 2 ~ 3 : 최대 ‘상급’ 등급까지의 마수 연성 가능

- 스킬레벨 4 ~ 5 : 최대 ‘영웅’ 등급까지의 마수 연성 가능

- 스킬레벨 6 ~ 8 : 최대 ‘전설’ 등급까지의 마수 연성 가능

- 스킬레벨 9 ~ 10 :  모든 등급의 마수 연성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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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안이 열심히 마수 연성술의 정보를 읽고 있을 때, 작업실 안쪽에서 불쑥 세르비안이 문을 열고 나왔다.

“푹 쉬고 왔는가, 이안.”

이안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습니다.”

“마수 연성술에 대해 살펴보는 중인가보군.”

이안이 말 없이 다시 한번 고개를 끄덕이자, 세르비안의 말이 이어졌다.

“얼른 연성술의 숙련도를 올려야 할 거야. 숙련도가 낮은 상태로는, 하급마수들조차 제대로 연성해 낼 수 없지.”

마수들의 등급은 소환수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일반과 희귀, 그리고 유일 이라는 일반 소환수들의 등급 명칭만, 하급 중급 상급으로 바뀌어 있을 뿐 이라고 생각하면 이해하기 편했다.

이안이 세르비안을 향해 물었다.

“제가 정보를 확인해 보니, 0~2레벨의 스킬레벨로도 중급 마수까지는 연성이 가능하다고 쓰여 있는데… 하급마수도 연성하기 힘들다는 건 무슨 말인가요?” 세르비안이 피식 웃으며 대답했다.

“물론 지금도 중급 마수들을 연성하는걸 ‘시도’는 할 수 있겠지. 하지만 백 번이면 백 번. 모두 다 실패 하고 말거야.”

이안의 질문이 곧바로 이어졌다.

“실패를 하더라도 높은 등급의 마수들을 계속 연성해야 숙련도가 빨리 오르지 않을까요?”

세르비안은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그렇지 않아. 연성에 실패한다면 자네의 연성술 숙련도는 조금도 오르지 않을 걸세. 물론 높은 등급의 마수를 연성하는 데 성공할수록 숙련도가 많이 오르기는 하네만… 빠르게 숙련도를 올리고싶다면, 초반에는 낮은 등급의 마수들을 계속 연성하는 것이 더 유리할 거야.”

이안의 머릿속이 또다시 바빠졌다.

‘그렇다면 지난번에 포획해 놓은 상급 마수 라키엘은 한동안 쓸 일이 없겠군.’

그리고 그런 이안을 보며, 세르비안이 진지한 표정으로 말을 이었다.

“마수 연성술사의 길은 결코 쉽지 않을 걸세. 끝없는 인내와 노력이 있어야 뛰어난 연성술사가 될 수 있어. 게다가 마법사들 못지 않은 탐구정신 또한 필요하다네. 마수 연성술이 성공하는 데는 스킬의 숙련도나 자네의 손재주도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지만, 본체와 재료로 어떤 마수를 넣느냐도 엄청나게 큰 요소로 작용하기 때문이지. 아마 자네는 마수를 연구하는 데 재미를 붙여야만 할 거야.”

세르비안은 이안을 겁주기 위해 한 말이었지만, 그 말을 들은 이안의 표정은 전혀 겁먹은 표정이 아니었다.

오히려 이안의 표정은 싱글벙글했다.

‘연구와 탐구, 그리고 노가다라니…! 완전 내 취향이잖아!’

취향을 완벽하게 저격당한 이안의 두 눈이 더욱 더 초롱초롱 빛나기 시작했다.

< (4). 최초의 듀얼 클래스 -2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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