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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이밍 마스터-225화 (251/1,027)

< (3). 노예시장 -3 >

*          *          *

“와아…!!”

“꼬마 놈! 잘한다! 조금만 더!!”

“힐러들 뭐해! 전부 흑마법사한테 힐 몰아주라고!”

100번대 구역으로 넘어가는 길목을 막고 있는 수문장.

즉, 110구역의 포탈을 지키고 있는 수문장인 셀라쿠마는 스무 명의 유저들로 구성된 풀 파티를 상대하는 중이었다.

그리고 결계 바깥에는 수많은 유저들이 있었는데, 그들은 전투를 지켜보며 마치 운동경기 응원이라도 하듯 열렬히 도전자들을 응원하고 있었다.

그야 물론, 도전파티가 셀라쿠마를 처치하는 데 성공하면 관문이 열릴 것이라는 생각 때문이었다.

그리고 그 파티를 주도하는 흑마법사가 하나 있었는데, 다름 아닌 간지훈이였다.

“카노엘형! 광역 스킬 좀 끊어줘!”

“오케이! 오르덴! 드래곤 피어!”

크오오오-!

훈이의 옆에는 역시 카노엘이 함께하고 있었고, 카노엘의 소환수가 된 블랙 드래곤은, 어느새 제법 덩치가 자라 늠름한 모습이 되어 있었다.

[소환술사 ‘카노엘’의 소환수, ‘오르덴’이 ‘드래곤 피어’를 사용했습니다.]

[수문장 ‘셀라쿠마’가 10초간 ‘침묵’ 상태에 빠지며, 3초간 ‘공포’ 상태가 됩니다.]

[수문장 ‘셀라쿠마’의 생명력이 17998만큼 감소합니다.]

훈이는 쉴 새 없이 파티원들과 자신의 언데드들에게 지시를 내렸다.

“발람! 지금이야!”

[알겠다, 주인!]

훈이의 곁을 항상 따라다니는 데스나이트 ‘발람’은 검을 높게 치켜들며 셀라쿠마를 향해 말을 달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발람의 뒤를 따라 둘의 데스나이트들이 함께 돌격했다.

훈이의 레벨과 흑마법의 숙련도가 오르면서, 어느덧 데스나이트도 세 기나 소환할 수 있게 되었던 것이다.

‘후, 이놈을 잡으면 레벨업도 하나 더 할 수 있겠지?’

훈이의 눈이 예리하게 빛났다.

셀라쿠마의 생명력 게이지 바가 빠르게 깜빡이기 시작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1레벨만 더 오르면…! 180레벨. 어쩌면 새로운 스킬이 하나 생길 수도 있어.’

공식 랭킹목록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흑마법사 중, 가장 고 레벨의 유저가 177레벨이었다.

원래도 레벨이 높은 편이었던 훈이였지만, 원래 레벨로 흑마법사 랭킹1위는 넘지 못했었는데, 이제는 넘어서게 된 것이다.

훈이는 광역으로 흩뿌려지는 셀라쿠마의 공격들을 요리조리 피해가며, 쉴 새 없이 손을 움직였다.

펑- 퍼퍼펑-!

그리고 훈이의 완드에서 뻗어나간 묵빛의 광선들은 여지없이 셀라쿠마의 몸통을 뚫고 지나갔다.

[크아아오! 한낱 인간들 따위가…!]

셀라쿠마는 광기에 차 있었지만, 전투의 양상은 거의 훈이 파티의 승리로 이미 기울어져 버린 듯 했다.

훈이는 공격마법이란 공격마법은 죄다 쏘아 내며 재빨리 액티브 스킬들의 재사용 대기시간들을 체크했다.

‘크으, 역시 임모탈의 권능이 좋긴 해. 이렇게 스킬을 난사해도 어둠마력이 마르질 않네.’

그와 동시에 언데드들을 컨트롤하며 엄청난 멀티테스킹 능력을 보여주는 훈이!

관중(?)들은 그런 훈이의 능력을 보며 크게 감탄하고 있었다.

“오오…! 저 꼬마 누구야? 엄청나잖아!”

“그러게, 흑마법사 랭킹 목록에 저런 꼬마는 없었던 것 같은데…!”

“아니야, 그럴 리가 없어. 여기 이 녀석이 흑마법사 랭킹 20위인데, 저 녀석이 얘보다 두 배는 강력한 것 같아!”

“야 씨, 두배라니! 그 정돈 아니잖아!”

그렇게 십여 분 정도가 더 지났을까.

[캬아아오오!!]

셀라쿠마가 쉴 새 없이 쏟아지는 공격들을 광역 쉴드로 막아내며 한 손을 높게 치켜들었다.

그리고 그것을 본 훈이의 두 눈이 빛났다.

‘이거다! 이것만 제대로 튕겨내면 이 전투는 끝이야!’

훈이가 셀라쿠마에 도전하는 것은 처음이었지만, 110구역에 일주일 정도 머물면서 그에게 도전하는 다른 유저들의 전투는 수도 없이 보아왔다.

그래서 이미 셀라쿠마의 공격패턴은 전부 꿰고 있었던 것이다ㅣ.

‘와라! 제대로 타이밍 맞춰서 골로 보내주마!’

훈이의 오른손에도 시커먼 기류가 넘실거리기 시작했다.

지금 셀라쿠마가 사용하려는 것은, 셀라쿠마의 스킬들 중에 가장 파괴력이 강력한 스킬이었고, 훈이는 피해량을 되돌려 주는 스킬인 ‘망자의 보복’을 통해 셀라쿠마를 역으로 처치하려는 것이었다.

이것은 이안과 함께 임모탈을 상대할 때도 썼던 방법이었다.

훈이와 카노엘의 눈이 순간 마주쳤다.

“형, 알지!”

“오케이!”

둘은 이미 전투에 들어오기 전부터 말을 어느 정도 맞춰놓은 상태였기 때문에, 눈빛 교환만으로도 각자의 역할을 이해할 수 있었다.

“용용아! 지금 이야!”

“크르릉!”

카노엘의 명령과 동시에 그의 소환수인 레드 드레이크 용용이가 날개를 펼치며 셀라쿠마를 향해 뛰어들었고.

[크아아아아!!]

용용이를 발견한 셀라쿠마의 손에서 시뻘건 광선이 뿜어져 나왔다.

콰아아!

그리고 그 순간.

훈이의 손에서 쏘아진 어둠의 기류가 용용이를 휘감았다.

“망자의 보복!”

쾅- 콰콰쾅-!

붉은 광선과 어둠의 기류가 마치 허공에서 만난다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로 기가 막힌 타이밍!

당연하겠지만, 붉은 광선은 다시 왔던 길을 되돌아가 셀라쿠마의 심장을 꿰뚫고 있었다.

[크악- 크아악!!]

그리고 자신의 손에서 뿜어져 나온 광선에 격중 당한 셀라쿠마는, 그대로 모든 생명력이 소진되고 말았다.

털썩- 쿠웅-!

셀라쿠마의 거구가 바닥에 무너져 내렸고.

“와아아!!”

“와아! 꼬마 놈! 멋지다!”

“잘생겼다!”

동시에 관중들의 환호성이 터져나왔다.

“아자잣!”

훈이는 두 주먹을 불끈 쥐며 씨익 웃었고, 카노엘이 뛰어와 훈이를 와락 껴안았다.

“이야, 훈이 너 진짜 엄청났어!”

훈이는 카노엘이 내민 주먹에 자신의 주먹을 맞부딪히며 거만한 표정으로 씨익 웃었다.

“난 우주 최강 흑마법사니까.”

훈이와 일행들은 서로에게 수고의 말을 건넨 뒤 포109구역으로 향하는 포탈로 걸음을 옮겼다.

그리고 그들이 사라지자 결계가 해제되며 109구역으로 가는 길목이 오픈되었고, 기다렸다는 듯 수많은 유저들이 그 안으로 물 밀 듯 쏟아져 들어갔다.

훈이는 포탈을 타며 생각했다.

‘이안형을 비롯해서 몇몇 랭커들은 이미 100구역까지 들어간 걸로 알고 있는데… 그럼 왜 아직까지 110구역의 수문장이 남아있었던 거지? 120구역처럼 한번 사라졌다가 다시 생긴건가?’

훈이는 알 수 없었지만, 마지막에 훈이가 시전한 망자의 보복만 아니었더라면, 훈이 일행도 셀라쿠마를 처치하지 않고 109구역으로 넘어가게 되었을 것이었다.

단지 한 번에 너무 강력한 데미지가 들어와서 셀라쿠마가 전투를 중단시킬 겨를도 없이 사망해 버린 것이었다.

덕분에 수많은 유저들이 이득을 보게 된 것.

‘뭐, 아무래도 상관없지. 일단 이안 형이나 찾아야 겠어.’

이안을 떠올린 훈이의 경쟁심이 다시금 불타오르기 시작했다.

*          *          *

“주인, 우리 지금 어디로 가는 거냐.”

“107구역으로 간다.”

“거긴 왜 가는 건데?”

“알 거 없어 인마!”

이안은 지금 무척이나 기분이 언짢은 상태였다.

‘아오 씨! 고집 부리지 말고 카르세우스의 말을 들었어야 했는데…!’

그리고 그 이유는 지금 이안의 뒤에 둥둥 떠 있는 새로운 식구인 ‘카카’ 때문이었다.

카카는 이안이 새로 얻은 노예인 카르가 팬텀의 이름이었다.

‘부가옵션이란 옵션은 다 달려 있는데 메인 옵션이 이 모양이면 어떻게 하자는 거냐고…!’

이안은 카카와 계약하자마자 즉시 블라인드 처리되어 있던 고유능력들을 확인했고, 그 즉시 실망할 수 밖에 없었다.

카카의 고유능력들은 다음과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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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의 후예 (종족고유)(종족특화)(강화능력)

- 어둠의 후예인 카르가 팬텀은, 빛 속성의 공격을 제외한 모든 공격에 면역력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빛 속성의 공격에는 50배 만큼의 피해를 입는다.

욕심많은 몽마(夢魔) (희귀능력)

- 몽마(夢魔)는 꿈속에서 일어났던 일들을 현실화 시킬 수 있는 능력을 가진 마귀이다.

욕심많은 몽마인 카카는, 꿈을 꿀 때 마다 꿈 속에서 희귀한 물건을 하나씩 가지고 나타날 것이다.

봉인되어 있는 능력 (종족고유)(종족특화)(진화능력)(강화능력)

- 알 수 없음

(각성하기 전에는 사용할 수 없는 능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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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우, 어떻게 써먹을 수 있는 능력이 하나도 없냐고.’

첫 번 째 고유능력인 ‘어둠의 후예’는 다크팬텀이 가지고 있다는 능력과 비슷한 것이었다.

다크팬텀은 신성력과 마기를 제외한 모든 공격에 대해 모두 면역인 데 반해, 이 녀석은 신성력에만 피해를 입는다는 이야기였으니, 여기까지만 보면 오히려 더 좋은 수준.

하지만 문제는, 뒤에 붙어있는 ‘빛 속성의 공격에 50배만큼의 피해를 입습니다.’라는 부분이었다.

‘제기랄! 이건 뭐 눈 앞에다 대고 꼬마전구만 켜도 사망하겠네!’

카일란에서 빛 속성의 공격은, 언데드를 제외하고는 거의 데미지를 입히지 못한다.

사실 그렇기에 다크팬텀의 패시브가 의미가 있었던 것이다.

‘마기는 어차피 발동률 자체가 엄청나게 낮고, 마계가 아니면 가지고 있는 적들도 없을 테니까. 또, 다크팬텀은 언데드가 아니고, 그렇다면 빛 속성의 공격에 별로 피해를 입지 않았을 테지.’

사제들의 최상위 광역 공격스킬인 ‘빛의 영역’조차 언데드가 아닌 이들에게는 2천의 데미지도 입히기 힘들다는 것을 생각한다면, 빛 속성의 공격은 사실상 무시해도 되는 수준이었다.

하지만 50배라면 이야기가 달랐다.

‘사제들이 전직 하자마자 배우는 홀리라이트 기본 데미지가 50으로 알고 있는데…. 그거 맞아도 얜 한방에 죽는 거잖아?’

‘카카’의 현재 최대 생명력은 2300정도.

데미지 50짜리 홀리라이트는 50배 뻥튀기된 데미지로 들어올 것이고, 2500의 피해를 입은 카카는 그대로 사망이었다.

이안의 입에서 한숨이 길게 새어 나왔다.

‘후우….’

게다가 두 번째 고유능력은 더욱 문제였다.

처음에는 두 번째 고유능력에 어느정도 기대감이 있었던 이안이지만, 단 한 차례의 대화로 그 기대도 무참히 짓밟히고 말았다.

“카카.”

“왜 불러 주인?”

“너 근데 잠은 언제 자냐?”

“왜?”

“너 고유능력중에 ‘욕심많은 몽마’ 라는 능력 있잖아. 그거 쓰려면 자야 되니까 물어보는 거지. 자고 일어나면 아이템 하나 생기는 거 아니야?”

“음… 저기, 주인아.”

“응?”

“나 자는 방법 모른다.”

“…?”

“우리 어둠의 일족은 잠을 자지 않아. 난 3천년 동안 자 본 적이 한 번도 없어.”

“헐….”

“나도 잠이라는 걸 한번 자 보고 싶다. 그거 되게 좋다던데.”

“….”

이러니 이안이 열불이 나지 않을 수 있겠는가?

그야말로 당장 쓸모 있는 부분이 단 하나도 없는, 관상용 솜뭉치를 데려온 것이었다.

“야, 카카.”

“왜 부르냐, 주인.”

“너 대체 몽마 능력은 왜 갖고 있는 거냐?”

“모르겠어, 주인. 나도 알고 싶어.”

“으으….”

하지만 카카는 이안에게만 외면 받는 존재였지, 이안을 제외한 나머지 이안의 일행들에게는 인기 만점이었다.

특히 카카를 보 는 세리아의 두 눈에는 하트가 한가득 담겨 있는 착각이 들 정도였다.

“어머! 얘 날개 움직이는 것 좀 봐요! 너무 귀엽잖아! 배도 볼록한게 완전 내스타일이야!”

카이자르마저 카카의 귀여운 매력에 흠뻑 빠졌다.

“흠흠, 그렇군. 자세히 보니 날갯짓을 한 번 할 때마다 배도 아래위로 움직이는데?”

다들 이안의 뒤에 둥둥 떠있는 카카를 관찰하기에 여념이 없었다.

“그런데 대체 쟤는 어떻게 날아다니는 거지? 저렇게 작은 날개를 저리 느릿느릿하게 움직이는데… 허공에 어떻게 떠 있는 거야?”

카르세우스의 궁금증을 들은 카카가 순간 뒤로 고개를 홱 돌리더니, 아예 날갯짓을 멈추고는 대답했다.

“난 원래 그냥 날 수 있어.”

“… 날개는 그냥 폼 이었구나….”

세리아가 두 눈으로 하트를 발사하며 또다시 감탄사를 내질렀다.

“어머! 어떡해! 완전 귀여워!”

카카가 세리아를 째려보며 경고(?)했다.

“난 귀엽다는 말이 제일 싫다. 앞으로 조심해 줬으면 좋겠어!”

하지만 그런 것이 통할 리가 없었다.

다섯 살 짜리 꼬마가 저런 대사를 했다고 생각해 보라! 얼마나 귀엽겠는가!

카카가 세리아를 향해 오만상을 찌푸렸다.

“이익…!”

그리고 그 광경을 슬쩍 돌아본 이안만이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터덜터덜 걸음을 옮겼다.

“휴우… 갑자기 암세포가 자라나는 것 같아….”

어쨌든 새로운 활력소(?)를 얻게 된 이안 일행은 빠르게 107구역을 향해 움직였다.

한층 강력해진 전력 때문인지, 반나절도 채 지나지 않아 107구역에 도착할 수 있었다.

그리고 107구역 안에서 어렵지 않게 세르비안의 연구소를 찾은 이안이, 입 꼬리를 씨익 말아 올렸다.

‘어쨌든 듀얼 클래스만큼은 누구보다 빨리 얻을 수 있겠어.’

연구소를 향해 저벅저벅 걸어간 이안이, 힘차게 연구소의 문을 열어젖혔다.

*          *          *

< (3). 노예시장 -3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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