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 셀라무스 최강의 전사 -4 >
* * *
이클립스는 물론, 이안을 제단으로 인도한 장본인인 카이자르조차 생각지도 못했던 결과가 만들어졌다.
부서졌던 그 자리에서 다시 푸른 빛이 되어 나타난 이클립스와, 히죽히죽 웃으며 정보창을 확인하고 있는 이안.
두 사람을 번갈아 본 카이자르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
“놀랍군, 이안. 설마 저 노인네를 이겨 버릴 줄이야.”
카이자르는 진심으로 이안의 전투능력에 놀란 표정이었다.
이클립스는, 카이자르가 인정하는 몇 안되는 강자 중 하나였으니까.
그리고 이안은 거만한 표정으로 카이자르를 향해 입을 열었다.
“후후, 내가 이정도야. 이제 무시하지 말라고, 가신님아.”
“흐음….”
카이자르는 별로 탐탁치 않은 표정이었다.
하지만 이안은 나름대로 만족했다.
적어도 비웃음은 면했으니까.
“쳇. 깐깐하기는.”
다시 완전히 모습을 드러낸 이클립스가 이안을 향해 다가왔다.
[놀랍군. 그대의 전투능력에 경의를 표하네.]
말투부터 달라진 이클립스를 보며, 이안은 뿌듯한 미소를 지었다.
“감사합니다. 운이 좋았습니다.”
이안은 어울리지 않게 겸손한 멘트를 날렸다.
‘아직 퀘스트가 끝나지 않았어. 친밀도를 최대한 올려 놔야지.’
이것은 닳고 닳은 게이머의 본능과도 같은 것이었다.
[허허. 이렇게 될 줄은 몰랐네만… 어쨌든 자네는 S등급으로 첫 번째 시험을 통과했군. 축하하네.]
이클립스의 말이 끝남과 동시에, 이안의 시야에 퀘스트 완료를 알리는 시스템 메시지가 떠올랐다.
띠링-
[‘셀라무스 부족의 시험(1)’ 퀘스트를 성공적으로 완수하셨습니다.]
[클리어 등급 : SS]
[1225만의 경험치를 획득하셨습니다.]
[10만의 명성을 획득하셨습니다.]
[셀라무스 부족의 ‘비전 마법 스크롤’을 획득하셨습니다.]
[‘심판의 무기상자’를 획득하셨습니다.]
메시지를 확인한 이안은 서둘러 인벤토리를 열어 보상을 확인했고, 다음 순간 얼굴이 확 구겨졌다.
“아니, 이클립스. 이거 너무한 거 아니에요?”
이클립스는 고개를 갸웃 하며 대답했다.
[뭐가 말인가.]
“스킬이야 그렇다고 치더라도… 무기 종류는 선택할 수 있게 해줘야 하는 거잖아요…!”
이안이 얻은 마법 스크롤은, 셀라무스 부족 비전의 스킬 중 하나를 랜덤으로 획득하는 아이템이었으며, 심판의 무기상자는 말 그대로 ‘심판’ 무기들 중 하나를 랜덤으로 얻을 수 있는 아이템이었던 것이다.
울상이 된 이안을 보며, 이클립스가 고개를 천천히 저었다.
[크흠… 그것은 내가 어떻게 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닐세. 선조께서 내려주신 보물인지라….]
사실 이클립스라고 별 수 있었겠는가.
탓하려면 개발사를 탓해야 하는 것이었지 이클립스를 탓해봐야 달라지는 건 아무것도 없었다.
이안은 한숨을 푹 쉬며 우선 마법 스크롤을 꺼내었다.
‘무슨 스킬이 나오려나…?’
마법스크롤을 손에 든 이안의 입 꼬리가 다시 말려 올라갔다.
투덜거리기는 했지만, 랜덤보상 아이템을 사용할 때 만큼은 항상 설렐 수 밖에 없었다.
“오픈!”
이안의 입이 떨어지고, 그와 동시에 이안의 눈 앞에 새로 획득한 스킬의 정보가 주르륵 떠올랐다.
띠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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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셀라무스 전사의 의지 -
분류 - 엑티브 스킬
스킬레벨 - lv 0
스킬등급 - 전설
숙련도 - 없음
소모값 - 없음
재사용 대기 시간 - 30분
20분간 모든 전투능력치가 40%만큼 상승하며, 시전자의 비전투 능력치를 모두 합한 만큼의 능력치를 원하는 하나의 전투능력치에 부여할 수 있다.
또한 ‘셀라무스 전사의 의지’가 지속되는 동안 모든 무기에 대한 숙련도가 ‘15레벨’ 만큼 증가하며, 무기 숙련도 증가로 인한 전투 보정효과도 전부 받을 수 있게 된다.
* ‘셀라무스 전사의 의지’가 지속되는 동안은 다른 어떤 스킬도 사용할 수 없다.
* 스킬 습득 조건 : 셀라무스 부족에게 인정받은 소환술사에 한해서만 스킬을 익힐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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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킬을 꼼꼼히 읽고 난 이안은 머릿 속이 조금 복잡해졌다.
‘좋은 스킬인 건 분명한데… 진짜 잘 사용해야겠네.’
일단 스킬등급은 전설.
이안이 보유하게 된 첫 번째 전설등급의 스킬인 것이었다.
그리고 그 등급에 걸맞게 엄청난 버프효과를 가지고 있었다.
‘전투능력 40% 뻥튀기에 비전투 능력치까지 전투능력으로 돌릴 수 있다니….’
이안은 비전투 능력치가 엄청나게 높았다.
생산 직업까지 생긴 뒤에는 짬 날 때 마다 부적제작 노가다를 해왔기 때문에 통솔력, 친화력 등의 직업능력치를 제하고라도 손재주, 운, 지구력 등 잡다하게 수많은 능력치들을 가지게 된 것이었다.
하나하나의 수치 자체는 높지 않았지만 워낙에 종류가 많다보니 전부 합하면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의 능력이 되었다.
‘어디보자… 다 더하면….’
이안은 열심히 능력치들을 하나하나 더하기 시작했고, 결과를 확인한 후 놀랄 수 밖에 없었다.
‘다 합해서 순발력에 투자하면 지금 능력치의 두 배 가까이 되겠는데?’
게다가 그 때 그 때 필요에 따라서 공격력이나 방어력으로 돌릴 수도 있는 것이었으니, 활용방법도 무궁무진했다.
하지만 그 아래쪽에 쓰여있는 부가효과는 능력치 버프보다도 더 사기적인 것이었다.
‘모든 종류의 무기 숙련도의 15레벨 증가.’
이 말인 즉, 처음 쥐는 무기를 들어도 중급5레벨의 숙련도가 기본적으로 주어진다는 소리였다.
숙련도는 초급, 중급, 고급. 그리고 마스터까지 네 단계로 나뉘어져 있는데, 각 단계별로 10레벨로 구성되어있기 때문이었다.
‘이 스킬 하나만으로도 여기에서 온 목적은 달성한 거나 마찬가지네.’
이안의 판단으로 이 스킬은, 지금껏 구경조차 해보지 못한 어마어마한 버프스킬인 것이 분명했다.
‘버프스킬이라기보다는 태세변환 스킬이라고 해야하나…?’
이안의 시선이 이번에는 스크롤의 아래쪽으로 향했다.
[* ‘셀라무스 전사의 의지’가 지속되는 동안은 다른 어떤 스킬도 사용할 수 없다.]
확실히 대단한 버프능력들을 가진 만큼, 패널티 또한 분명히 치명적이었다.
셀라무스 전사의 의지 상태가 지속되는 20분 동안 아무 스킬도 사용할 수 없다는 것은 상황에 따라서 정말 크리티컬할 수 있었다.
‘셀라무스 전사의 의지 스킬을 사용하기 전에 다른 모든 버프스킬을 먼저 돌려야 하니 스킬 재사용 대기시간 관리를 더 잘해야겠고….’
실수로 셀라무스 전사의 의지 스킬을 먼저 사용하면 20분동안 아무런 버프도 받지 못한 채 전투를 치러야 하는 것이었다.
이안은 머리를 열심히 굴렸다.
‘소환수 소환이나 해제도 20분간은 못한다는 얘기겠지?’
사실 이안은 이 부분이 가장 마음에 걸렸다.
그는 지금까지 전투 중에 위험한 소환수가 보이면 항상 소환해제를 통해 소환수들을 보호해 왔었다.
그런데 전사의 의지가 발동되어있는 상태라면 소환수가 죽게 될 상황이라도 소환해제를 사용해 줄 수 없는 것이다.
‘하지만 확실한건, 패널티를 감안하고서라도 난 이 스킬을 쓸 수 밖에 없을 것이라는 거지.’
이안은 이 스킬의 용도를 정확하게 파악했다.
소환술사가 직접적으로 전투에서 활약할 수 있는 최적화된 상태로 만들어주는 것.
그게 이 스킬의 역할이었다.
소환술사는 다른 직업들과 달리 모든 종류의 무기를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었다.
소환술사는 어떤 종류의 무기도 패널티 없이 사용할 수 있는 유일한 직업이었으며, 반대로 직업보정을 받을 수 있는 전용무기 라는 것도 존재하지 않는 유일한 직업인 것이다.
당연히 무기 특성과 관련된 공격스킬은 존재하지 않았고, 그렇다면 스킬 사용불가도 ‘소환술사의 직접적인 전투’에 한해서는 큰 패널티가 아닌 것이었다.
계속해서 생각에 빠져있는 이안을 향해 이클립스가 물었다.
[무슨 생각을 그리 오래 하는가?]
정신없이 스킬 운용 방법에 대해 생각중이던 이안은 화들짝 놀라며 대답했다.
“아, 새로 얻은 능력을 어떻게 전투에 활용해야할지 생각하고 있었어요.”
[흐음… 그렇군. 하지만 아직 자네가 할 일이 끝난 것이 아니니, 조금만 서둘러 주게.]
그제야 이 퀘스트가 연계 퀘스트였다는 것을 기억해낸 이안이 뒷머리를 긁적였다.
“아, 알겠습니다. 잠시만요.”
스킬에 대한 생각을 대충 정리한 이안은 이번에는 무기 상자를 꺼내었다.
‘여기서는 어지간하면 활이 나왔으면 좋겠는데….’
상자 위에 손을 얹은 이안이 나직한 목소리로 읊조렸다.
“오픈.”
그러자 고급스러운 문양으로 포장되어있던 상자가 허공으로 떠오르더니, 황금빛 기류를 내뿜으며 오픈되었다.
띠링-
[‘심판의 무기상자’를 오픈하셨습니다.]
[‘정령왕의 심판’을 획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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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령왕의 심판 -
분류 - 장창
등급 - 전설
착용제한 - S등급 셀라무스 전사
공격력 - 1825~2005
내구도 - 2254/2254
옵션 - 모든 전투능력 + 150
통솔력 + 200
친화력 + 150
소환된 모든 소환수의 생명력이 15%, 공격력이 35% 증가한다.
* 감응
적에게 치명적인 피해를 입힐 시, 20%의 확률로 소환된 소환수들의 고유능력중 하나가 랜덤으로 발동된다.
(신체 조건상 발동 불가능한 능력은 발동되지 않는다.)
* 심판의 번개
공격시 10%의 확률로 ‘심판의 번개’를 소환할 수 있다.
‘심판의 번개’는 ‘정령마력’이 높을수록 강한 피해를 입히게 되며, 번개가 소환된 지점을 기준으로 반경 5m 이내의 적에게 50%의 피해를 추가로 입힌다.
* 유저 ‘이안’ 에게 귀속된 아이템이다.
다른 유저에게 양도하거나 팔 수 없으며 캐릭터가 죽더라도 드랍되지 않는다.
고대 셀라무스 부족을 수호하던 정령왕의 무기이다.
모든 정령왕의 무기들 중 가장 귀하고 강력한 무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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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하얗게 빛나는 ‘정령왕의 심판’.
이안은 창대를 쥔 채로 멍하니 아이템 정보를 읽어 내려갔다.
‘이건… 지금부터라도 창술을 연마해야 될 수준인데…?’
사실 붙어있는 부가옵션은 오래 전 이안이 사용했던 ‘고대 소환술사의 강철너클’과 무척이나 비슷했다.
소환된 소환수들의 생명력과 공격력을 뻥튀기 시켜주는 것도 비슷했으며, 특히 소환수들의 고유능력을 발동시킬 수 있는 ‘감응’은 완벽히 판박이 능력이라 할 수 있었다.
하지만 기본적인 무기 공격력 자체가 너클과는 비교조차 되지 않을 정도로 어마어마했고, 특히 심판의 번개는 당장이라도 발동시켜보고 싶어서 몸이 근질거릴 정도였다.
‘외형도 완전 내 스타일이잖아?’
날의 끝 부분이 뱀처럼 구부러져 있어 ‘사모(蛇矛)’라는 이름이 붙었던 장비의 장팔사모처럼, 번개모양으로 멋들어지게 구부러져있는 창날은 이안의 시선을 완벽히 사로잡았다.
이안의 옆에 다가온 이클립스도 한 마디 거들었다.
[이안, 자네 운이 엄청나게 좋군.]
무슨 말인지 이해하지 못한 이안은 두 눈을 깜빡이며 되물었다.
“네? 무슨 말이죠?”
이클립스의 말이 이어졌다.
[지금 자네가 손에 들고 있는 그 창 말이야.]
“…?”
[심판의 무기 중에 가장 강력하다고 알려진 전설의 무기일세. 심판의 무기를 대표하는 무기라고 생각하면 될 거야.]
이안은 새삼스러운 표정이 되어 창을 만지작거렸다.
‘심판검이나 심판장궁처럼 따로 무기 종류가 이름에 언급되어있지 않은 이유가 그 때문인가…?’
후웅- 훙-!
창을 이리저리 휘둘러 본 이안은 만족스런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확실히 대단한 무기를 얻은 것 같네요. 잘 쓰겠습니다.”
이클립스가 씨익 웃으며 입을 열었다.
[물론 그 창은 지금도 엄청난 위력을 가진 무기이지만, 자네가 마지막 관문까지 통과한다면 몇 가지 능력을 더 부여받을 수 있다네.]
“…!!”
이안은 더욱 의지가 불타오르는 것을 느꼈다.
‘여기에 추가능력까지 부여받으면… 정말 졸업아이템이겠는데…?’
의욕 넘치는 이안을 보며 이클립스가 피식 웃었다.
[이제 좋은 무기도 얻었으니, 다음 관문을 알려줘야겠군.]
이안은 자신감 넘치는 목소리로 대답했다.
“물론입니다. 어떤 관문이든 통과해 보이도록 하죠.”
하지만 다음 순간 이안은 적잖이 당황할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지금 바로 도전할 수는 없을 거야.]
“네? 그게 무슨…?”
[자네의 능력이 아직 부족하기도 하고… S등급의 관문은 이 곳에 없기 때문이지.]
“…?”
의아한 표정을 짓고 있는 이안의 눈 앞에 새로운 퀘스트 알림창이 떠올랐다.
띠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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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라무스 부족의 시험(히든, 연계 퀘스트)-
당신은 셀라무스 부족의 수호자인 이클립스로부터 최고의 등급인 S등급 전사임을 인정받았고, 역대 최고의 성적을 거두었다.
이제 당신은 누구도 도전한 적 없었던 임무에 도전해야 한다.
셀라무스 부족 제단의 비룡(飛龍)을 깨우면, 그가 당신을 인도해 줄 것이다.
퀘스트 난이도 : SSS
퀘스트 조건 :
이클립스가 인정한 S등급의 셀라무스 전사.
레벨 200이상의 소환술사 유저.
제한 시간 : 없음.
보상 - ‘정령왕의 심판’ 무기의 진화.
‘정령왕 소환’ 마법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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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셀라무스 최강의 전사 -4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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