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 위험한 도박 -3 >
사령관의 말이 계속해서 이어졌다.
“아마 이제까지보다는 적들의 저항이 드셀 것으로 예상되니, 방심은 금물이다.”
자리에서 일어난 그가 이라한을 향해 시선을 돌렸다.
“이라한 후작, 그대가 이쪽으로 나와 우리 군대가 맞서야 할 적들에 대해 분석해 보시게.”
이라한은 마젤란의 증표를 이용해 지속적으로 커다란 공을 세웠고, 그랬기에 사령관의 신임을 얻을 수 있었다.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일어난 이라한이 앞으로 나가 지도를 짚으며 설명하기 시작했다.
“여기 이쪽이 루스펠 제국군의 본대가 주둔해 있는 지역입니다. 우리가 1km 정도만 전진하면 만날 수 있는 바로 그 지형이죠.”
좌중의 시선이 지도를 향해 고정되었다.
“하지만 이곳은 동고서저의 지형으로, 이곳에서 싸운다면 우리는 필연적으로 적을 올려다봐야 하는 불리함 속에서 전투를 치러야 합니다.”
사령관이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다.
“확실히 그렇긴 하군.”
이라한의 말이 이어졌다.
“게다가 입구가 그리 넓지 않아서 한 번에 많은 부대가 진입하기에는 적절치 못한 지형이기도 합니다.”
“그 또한 맞는 말이지.”
지도의 앞으로 한 걸음 더 가깝게 다가간 이라한이 손가락으로 짚고 있던 부분의 아래위에 번갈아가며 붉은 잉크를 묻혔다.
“그래서 우리는 병력을 나눠서 이렇게 세 군대로 진입해야 합니다.”
이라한의 이야기를 듣던 장교 한명이 의아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흐음… 그렇게 하면 중앙 지역에 주둔해 있는 루스펠 제국군에 비해 병력이 너무 많이 부족하지 않겠습니까?”
이라한이 고개를 끄덕였다.
“물론 그렇습니다. 그래서 중앙지역에서는, 우린 싸우는 ‘척’만 할 겁니다.”
“싸우는 척이라…?”
“중앙 지역에서는 최소한의 병력으로 루스펠 본대의 시선을 끌어 주면서, 아래위로 주력 병력을 보내 단숨에 방어선을 뚫어내자는 겁니다.”
그의 설명을 가만히 듣고 있던 사령관이 천천히 입을 열었다.
“괜찮은 작전일세. 하지만 자네가 표시한 그 지역에는 루스펠 소속 길드들의 거점지가 길목 길목을 막고 있지. 그 거점들을 먼저 점령해야 자네가 말한 작전이 가능할 텐데… 계획은 있는가?”
이라한은 기다렸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물론입니다. 저희 다크루나 길드와 샤크란 후작의 타이탄 길드가 책임지고 거점을 공격하도록 하겠습니다.”
이 부분은 샤크란과 미리 이야기가 되어있던 부분이었다.
제대로 된 방어력조차 갖추고 있지 않을 게 분명한 어중간한 루스펠 길드들의 거점지를 두 거대길드가 사이좋게 나눠먹기로 합의했던 것이었다.
사령관이 샤크란을 향해 시선을 돌리며 물었다.
“샤크란 후작, 믿어도 괜찮겠는가?”
샤크란이 살짝 고개를 숙여 보이며 예를 취했다.
“그렇습니다, 사령관님. 실망시켜드리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 * *
전략회의가 끝난 뒤, 루스펠 제국의 길드 거점지 공략을 맡은 샤크란과 이라한이 야영지를 천천히 걸으며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두 길드에서 어떻게 병력을 나눠 분담할지 정하기 위함이었다.
“그러니까, 다크루나 길드에서 북쪽을 공략하겠다… 그 말인 겁니까?”
샤크란의 말에 이라한이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그렇습니다. 저희가 북쪽을 맡도록 하죠.”
“흐음….”
샤크란은 미심쩍은 눈초리로 이라한을 슬쩍 쳐다보았다.
‘대체 무슨 꿍꿍이인거지…? 북쪽 진입로가 남쪽보다 공략하기 훨씬 힘들 텐데….’
북쪽 진입로는 바로 로터스 길드의 거점지가 자리한 곳이었다.
로터스 길드에서 거금을 들여 방어진을 구축하고 있다는 이야기는 커뮤니티를 통해서 이미 파다하게 퍼진 상태였고, 그렇기에 샤크란은 의아할 수 밖에 없는 것이었다.
‘물론 다른 거점들보다 건물도 많이 올라가 있고 자리가 잡혀있는 로터스의 거점지를 얻으면 좋기는 하겠지만… 그게 리스크를 감수할 정도는 아닐 것 같은데….’
이라한도 분명, 미리 정보를 수집하여 루스펠 제국의 최전방 거점지들의 방어력을 조사해 놓았을 것이었다.
‘물론 로터스 영지가 아무리 방어타워를 많이 지어놓았다고 해도 못 뚫을 정도는 아니겠지만 피해가 제법 클 텐데… 분명히 내가 모르는 뭔가가 있어…!’
샤크란은 속내를 숨기고 일단 고개를 끄덕였다.
표면적으로는 당연히 공략하기 쉬운 남쪽 진입로를 맡는 것이 훨씬 이득이었으니까.
남쪽 진입로에 들어서 있는 거점지들은, 로터스 길드의 거점지에 비하면 무주공산 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방어력이 부실했다.
“뭐, 다크루나길드에서 어려운 공격로를 맡아주신다고 하면, 저희야 고맙지요.”
이라한이 사람 좋은 미소를 지어보이며 입을 열었다.
“하하, 마젤란의 징표 덕에 길드 병력도 제법 많이 모았고… 이럴 때 한번 희생하는 게 랭킹 1위 길드의 덕목 아니겠습니까? 후후….”
샤크란은 기분이 언짢아 지는 것을 느꼈지만, 그것을 티낼 정도로 어리숙한 인물은 아니었다.
“그럼, 행운을 빕니다, 이라한님. 무사히 북부 진입로를 뚫고 삼일 뒤에 봅시다.”
이라한이 고개를 끄덕였다.
“예, 타이탄 길드도 무운을 빕니다.”
샤크란이 피식 웃으며 걸음을 돌렸다.
“남부 진입로는 어차피 허수아비밖에 없을 텐데… 무튼 고맙군요.”
샤크란이 천천히 타이탄 길드의 진영을 향해 멀어져 가자, 잠시 그 뒷모습을 보고 있던 이라한이 낮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후후… 내가 왜 북부 진입로를 고집하는지 궁금하겠지.”
사실 이라한도 처음에는 남부 진입로에 무혈입성 하려는 계획을 가지고 있었다.
한데 루스펠 제국 진영 쪽에 심어놓은 세작으로부터 엄청난 정보를 듣게 된 것이었다.
‘길드랭킨 100위에도 들어가 있지 못한 허접한 길드에서 전쟁교역소를 독점하고 있을 줄은 생각도 못했지.’
바로 로터스 길드의 거점 내부에 전쟁교역소가 위치해 있다는 정보.
이라한은 마젤란의 징표를 얻었음에도 불구하고, 전쟁의 탑을 타이탄 길드가 거의 독점하다시피 하고 있었기에 차이를 크게 벌리지 못한 것이 계속해서 불만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전쟁의 탑에 버금가는 중립시설인 전쟁교역소를 얻을 수 있는 기회는 천금보다 값어치가 큰 것이었다.
‘후후… 로터스 길드라고 했었나? 어리석은 놈들. 100위권 길드가 아무리 성벽을 쌓고 방어타워를 짓는다고 해 봐야 전력차이를 극복할 수 없을 텐데… 쯧.’
로터스 길드의 방어성 구축은 커뮤니티 안에서도 제법 여러번 이슈가 됐었기 때문에, 이라한도 알고는 있었다.
하지만 이라한에게는 그저 재롱으로 보일 따름이었다.
이라한이 입 꼬리를 슬쩍 말아 올리며 중얼거렸다.
“힘의 차이를 확실히 보여줘야겠군.”
* * *
띠링-!
[로터스 촌락의 등급이 ‘영지’로 승급을 위한 모든 조건을 충족하였습니다.]
[기존에 ‘로터스 영지’라는 이름이 존재하기 때문에 영지의 새로운 이름을 설정해야 합니다.]
[지명을 따 ‘파이로 영지’ 라는 이름을 부여할 수 있습니다. 부여하시겠습니까?]
이안은 고개를 끄덕였다.
“‘파이로’ 로 한다.”
[거점의 이름이 ‘파이로’로 설정되었습니다.]
[거점지 등급을 ‘영지’로 승급하려면, 귀족 작위를 가진 영주가 필요합니다.]
지금까지는 촌락 등급이었기 때문에 임시로 일반 유저가 촌장을 맡고 있었지만, 이제는 계속해서 영지의 내정을 맡아 줄 영주를 정해야 했다.
이안은 옆에 서있던 헤르스와 피올란을 향해 고개를 돌리며 물었다.
“헤르스, 네가 여기 영주 할래?”
중부대륙에 입성한 뒤, 제국군으로부터 제국퀘스트를 지속적으로 받았기 때문에, 헤르스를 비롯한 몇몇 수뇌부 유저들은 준남작 이상의 작위까지는 얻은 상태였다.
“아니면 피올란님이 하실래요?”
이안이 두 사람을 번갈아 쳐다보며 묻자, 헤르스가 잠시 고민한 뒤 입을 열었다.
“으음… 아무래도 피올란님이 하시는 게 낫지 않을까? 난 길드 업무만 처리하는 것도 골치 아프거든.”
길드의 규모가 커지면 커질수록 길드마스터의 할 일은 늘어날 수 밖에 없다.
그렇기에 헤르스는 굳이 영주 자리까지 욕심내고 싶지는 않았다.
“그럼 피올란님?”
이안의 물음에 피올란이 천천히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뭐… 그러도록 하죠. 제가 헤르스님 보다는 확실히 한가하니까요.”
대답을 듣자마자 이안은 피올란을 파이로 제국의 영주로 임명했다.
띠링-!
[파이로 촌락의 거점 등급이 ‘영지’로 승격되었습니다.]
[유저 ‘피올란’이 파이로 영지의 영주로 임명되었습니다.]
[‘영지’ 등급의 거점지를 3군데 이상 확보하여 길드 명성이 5만 만큼 증가합니다.]
[‘대영지’로의 승급을 위한 조건 중 하나를 충족했습니다.]
연이어 떠오르는 메시지들.
피올란은 그것을 읽어 내려가며 피식 웃었다.
“그래도 감투 쓰니까 뭔가 기분이 좋네요. 과연 이 감투가 며칠이나 갈지는 모르지만요.”
카이몬 제국군에 의해 영지를 빼앗기면 말짱 도루묵이 되는 것이었기에 하는 소리였다.
그리고 이안도 그녀의 말이 무슨 말인지 알기에 실소를 지었다.
“너무 그렇게 비관하지 마세요, 피올란님. 끝까지 지켜낼 생각을 해야죠.”
“그렇긴 하지만… 저쪽 병력이 너무 엄청나니까 하는 말이죠.”
피올란의 말과 함께 세 사람이 멀찍이 보이는 카이몬 제국의 깃발을 향했다.
마치 개미떼를 연상시킬 정도로 새까맣게 진을 치고 있는 카이몬 제국의 군대는 멀리서 보아도 그 위용이 엄청났다.
헤르스가 입을 열었다.
“그런데 쟤들 왜 하루 종일 저기서 가만히 있는 거지? 쉬지 않고 어제 저녁에 그대로 쳐들어왔으면 우리 요새 완공도 못한 채 전투가 시작됐을 텐데….”
헤르스의 말처럼, 카이몬 제국군이 하루 동안 움직이지 않은 덕에 파이로 영지의 요새가 무사히 완공될 수 있었던 것이었다.
이안이 대답했다.
“뭐, 어찌됐던 우리한텐 좋은 거니까.”
그런데 그 때, 멀찍이 카이몬 제국군의 진영을 응시하던 이안의 눈에 대규모 움직임이 포착되기 시작했다.
이안이 벌떡 일어서며 입을 열었다.
“어, 쟤들 이제 움직이나본데?”
이안이 손가락으로 가리킨 곳에는 뽀얀 흙먼지가 일어나고 있었고, 너무 멀어서 정확히 보이지는 않았지만, 일단의 무리들이 이동하기 시작한 듯 했다.
그것을 확인한 피올란이 재빨리 성벽에 설치된 망원경으로 뛰어가 눈을 들이밀었다.
“맞네요, 움직이기 시작했어요.”
헤르스가 물었다.
“피올란님, 쟤들 깃발 혹시 보이세요?”
“음, 잠시만요.”
망원경을 이리저리 움직이며 깃발을 찾던 피올란이 한 지점에 망원경을 고정시킨 뒤 천천히 입을 열었다.
“음… 저건… 다크루나 길드 깃발인 것 같은데요?”
이번에는 이안이 의아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에…? 카이몬 제국군 사령관 깃발이 아니구요?”
피올란이 고개를 끄덕였다.
“네, 분명히 다크루나 길드 깃발이에요. 우리 영지 쪽으로 오고 있네요.”
이안은 묘한 표정이 되었다.
‘왜지? 루스펠 제국군이 방어중인 지형보다는 만만한 길드거점부터 공격할 거라고 생각하긴 했지만… 제국군이 아니라 길드들이 먼저 움직일 줄은 몰랐는데….’
하지만 제국군 보다는, 길드전력이 상대하기는 더 수월할 것이기 때문에 이안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다크루나 길드에서 우리 영지가 탐났다고 밖에는 해석이 안 되는데…. 뭐, 상관은 없지.’
이안이 헤르스를 보며 입을 열었다.
“유현아, 다들 전투준비 하라고 연락하고, 접속해제 되어있는 길드원들 전부 불러줘. 아마 저기서 여기까지 도착하는 데 삼십분도 채 안 걸릴거야.”
“오케이, 알겠어.”
그리고 피올란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피올란님은 영지 내부에 남아있는 외부 유저들에게 곧 전투 시작된다고 알려주세요.”
요새 공사가 끝난 지 시간이 얼마 지나지 않았기 때문에, 공사에 참여했던 유저들이 아직까지 영지 내에 대부분 남아있었던 것.
고마운 그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해서, 미리 영지를 빠져나가라고 언질을 줄 필요가 있었다.
“알겠어요. 그런데 혹시 참전하고 싶어 하는 유저들이 있으면 어떡할까요?”
“음….”
거기까지는 생각지 못했던 이안은 살짝 당황했지만, 곧바로 다시 입을 열었다.
“이 위험한 전투에 참전하고 싶은 유저들이 얼마나 될지는 모르겠지만… 용병으로 고용하도록 하죠.”
“옙!”
짧게 대답한 피올란이 곧바로 걸음을 돌려 사라졌고, 망루 위에 혼자 남은 이안이 눈을 감고 생각에 잠겼다.
‘상대는 한국서버 랭킹 1위 길드… 쉽지만은 않을 테지.’
북부대륙의 영지전처럼 인원제한이 있거나 다른 변수를 만들 수 있는 ‘룰’이 있으면 좋았겠지만, 중부대륙에는 그런 것이 없었다.
오로지 전투의 승패에 모든 것이 갈리는 것.
그런데, 그렇게 십분 정도가 지났을까? 효율적인 전투를 위해 골머리를 싸매고 있는 이안의 시야에 한 줄의 메시지가 떠올랐다.
- 안녕하세요, 이안님. YTBC방송국 기획팀장 이한성입니다. 곧 다크루나 길드와 로터스 길드간의 공성전이 있을 것이라는 정보를 듣고 이렇게 연락드렸습니다.
메시지를 본 이안은 당황스러운 표정이 되었다.
‘아니, 뭐 이렇게 빨라? 방송국에서 벌써 어떻게 안 거지?’
이안은 몰랐지만, 요새 증축 공사에 참여했던 유저들 중에 YTBC방송국 소속의 유저가 있었던 것.
‘뭐, 방송타면 나쁠 건 없으니까.’
이안은 곧바로 대답했다.
- 네, 이한성 팀장님. 말씀하세요.
- 짐작하셨겠지만, 저희 YTBC 방송국에서는 단독으로 이 공성전을 영상으로 담고 싶습니다. 로터스 길드의 진영에서 말입니다.
- 100위권 길드인 저희보다는 이길 확률이 높은 다크루나 진영에서 촬영하는 것이 더 이득 아닌가요? 왜 제게 연락하신 거죠?
- 글쎄요. 전력이야 확실히 다크루나 길드가 앞서겠지만, 공성전인 만큼 여러 가지 변수가 있고… 무엇보다도 이번에 크게 화제가 된 로터스 길드의 방어요새에서 적들의 공격을 막아내는 전투를 영상으로 담고 싶었습니다.
- 음… 그렇군요.
이한성이 곧바로 다시 메시지를 보냈다.
- 광고수익이나 다른 추가수익에 따른 인센티브는 로터스 길드의 길드계좌로 입금해 드릴 겁니다. 아시겠지만 저희 YTBC 채널은 다른 게임방송 채널들보다 압도적인 점유율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로터스 길드에도 큰 도움이 될 겁니다.
이안은 고개를 주억거리며 생각했다.
‘그건… 확실히 그렇겠지.’
생각을 정리한 이안이 다시 입을 열었다.
- 뭐 알겠습니다. 그렇게 하도록 하죠. 하지만 조건이 하나 있습니다.
- 조건이요?
- 네. 방송독점은 허용하겠지만, 제 개인 전투영상은 제가 따로 관리해서 배포하도록 하겠습니다.
- 음….
잠시 동안 생각중인 건지, 아니면 상부에 승인을 받는 건지 메시지는 돌아오지 않았고, 이안은 전투를 준비하기 위해 망루에서 천천히 걸어 내려갔다.
그리고 5분 정도가 지났을까?
YTBC 측에서 다시 메시지가 날아왔다.
- 좋습니다, 이안님. 그렇게 계약하도록 하죠.
이안은 만족스러운 표정이 되어 메시지를 보냈다.
- 예, 그럼 좋은 영상으로 잘 부탁드립니다, 팀장님.
- 물론입니다. 계약서는 이안님과 메시지를 주고받은 내용을 저장하여 작성하겠습니다.
< (5). 위험한 도박 -3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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