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 기지 방어전 -3 >
* * *
[사막의 경계탑 (Lv1)이 완성되었습니다.]
[숙련된 건축가의 뛰어난 건설능력으로 인해, 모든 전투능력치가 20%만큼 추가됩니다.]
[영지의 치안도가 5 만큼 상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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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제부터 ‘원소마법 방어탑’을 건설할 수 있습니다.]
[사막의 경계탑 (Lv1)의 정보를 확인하시겠습니까?]
새하얀 빛에 휘감기며, 성벽 한쪽에 우뚝 솟아오른 경계탑 앞에 선 이안.
경계탑의 건설완료와 함께 떠오르는 메시지들을 쭉 훑어보며, 이안이 고개를 끄덕였다.
“확인한다.”
그러자 이안의 눈 앞에, 경계탑에 대한 정보가 떠올랐다.
띠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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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막의 경계탑 -
Lv 1 ( 0 / 98500000 )
(레벨업에 필요한 조건이 충족되지 않았습니다.)
공격력 : 6500 ( +1300 )
방어력 : 4500 ( +900 )
생명력 : 200000 ( +40000 )
공격속도 : 0.85 / Sec ( +0.05 )
시야 : 2,652 m
고유능력
* 강철쇠뇌
공격시 15%의 확률로 적의 방어력을 50%만큼 무시하는 강철쇠뇌를 발사한다.
강철쇠뇌의 파괴력은, 기본 공격의 150%만큼 적용된다.
사막부족들이 거점지에 건설할 수 있는 가장 기본적인 방어건물이다.
공격속도가 느린 편이기는 하나, 격중 당하면 커다란 피해를 면치 못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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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으…!”
설명을 다 읽은 이안의 입에서 절로 탄성이 흘러나왔다.
단일타겟에 그다지 뛰어난 고유능력을 가지지도 못한 평범한 방어타워였지만, 그 능력치가 어마어마했기 때문이었다.
‘역시… 아무리 기본타워라고 해도 중부대륙이라 이건가?’
애초에 거점지가 생성되는 맵 자체가 북부대륙과는 클래스가 다른 곳이었으니, 기본 타워도 이렇게나 어마어마한 전투능력치를 가진 것이리라.
게다가 북부대륙 영지의 거의 모든 건설을 도맡아 해 온 뛰어난 건축가NPC를 데려온 덕에 추가스텟도 부여받았으니, 기본방어타워라기에는 무시무시한 능력치를 갖게 된 것이었다.
‘공격력만 7800이면… 빡빡이는 몰라도 떡대는 한… 두 세방에 골로 갈 수도 있겠어. 고유능력이라도 터진다면…?’
고유능력인 강철쇠뇌가 발동된 공격을 제대로 맞는다면, 어지간한 탱커도 한방에 골로 보낼 수 있을 것 같은 무시무시한 공격력!
“이제 차례로 쭉 완성되겠지?”
이안은 중얼거리며 성벽을 따라 건설되고 있는 방어타워들을 한차례 훑어 보았다.
그리고 곧, 그의 말처럼 시계방향으로 순서대로 완공되기 시작했다.
[사막의 경계탑 (Lv1)이 완성되었습니다.]
[사막의 경계탑 (Lv1)이 완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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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안은 뿌듯한 표정이 되었다.
“퍼부은 돈이 아깝지 않구나!”
이제는 어지간한 사막전사들의 공격은 눈 감고도 막아낼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 이안의 입에서는 계속해서 웃음이 흘러나왔다.
옆에서 이안과 함께 방어타워들이 완성되는 장관을 지켜보던 피올란이 이안을 향해 물었다.
“이안님, 이제 그럼 상위타워 올리실 건가요? 조련소 덕분에 자금에 여유는 충분히 있는데….”
이안이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그래야죠. 기본 경계타워도 성능은 만족스럽기는 한데… 아무래도 단일 타겟형 인데다 공속이 느리다보니, 떼거지로 몰려오면 분명히 한계가 있을 거예요.”
기본타워의 바로 윗단계 방어타워인 원소마법 방어탑은 광역 마법공격이 가능한 방어타워였다.
단일타겟형 타워들을 충분히 배치했으니, 이제는 당연히 광역공격타워를 지을 차례였다.
이안이 말을 이었다.
“그리고 원소마법탑 지으면서 성벽도 더 증축하도록 하죠. 방어벽이 최소 세겹은 되야 안심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전.”
그 말에 피올란의 두 눈이 살짝 커졌다.
“세 겹이나요? 그러려면 들어가는 자원이나 노동력이 어마어마할 텐데요?”
이안이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요. 외벽으로 두 번 쌓을 거니까 부피도 기존 성벽보다 더 늘어나겠죠. 하지만 꼭 필요합니다. 지금 너무 불길해요.”
“뭐가요?”
“루스펠 제국 방어선이 어디까지 밀려 내려갈지 모르겠다는 소립니다.”
피올란이 뒷머리를 긁적이며 말했다.
“에이, 그래도 우리 거점지 있는 선보다 더 뒤로 밀려 내려가진 않겠죠. 제 생각엔 저희 거점지 있는 라인에 다른 길드들도 방어선 구축하고 있으니까, 이쯤에서 방어선이 형성되면 한동안은 막을 수 있지 싶은데요?”
하지만 이안은 무척이나 비관적(?) 이었다.
“글쎄요….”
피올란이 다시 입을 열었다.
“그런데 자원은 그렇다고 쳐도 노동력이 부족해요. 성벽 증축까지 하려면 있는 노동력 전부 고용해도 몇 달 걸릴 것 같아요.”
사실 이안도 이 부분이 가장 걱정이었다.
돈을 들여서 외부에서 노동력을 끌어오는 데에도 한계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그 때, 잠자코 두 사람의 대화를 듣기만 하던 헤르스가 입을 열었다.
“진성아, 나한테 괜찮은 생각이 있어.”
그리고 피올란과 이안의 시선이 동시에 헤르스를 향했다.
“무슨 생각?”
이안의 물음에 헤르스가 씨익 웃으며 대답했다.
“네 팬클럽에 좀 도와달라고 하자.”
“팬클럽? 그게 무슨 말이야?”
영문을 몰라 어리둥절한 표정인 이안을 대신해, 피올란이 맞장구를 치며 목소리를 높였다.
“아 맞아요. 그런 방법이 있었네요. 그 분들이라면 조금 기꺼이 우릴 도와줄지도 몰라요.”
“후후… 소정의 대가만 치른다면 말이죠.”
헤르스와 피올란이 북 치고 장구 치며 신나서 계획(?)을 세울 동안, 팬클럽의 존재자체를 모르는 이안은 계속해서 어리둥절할 수 밖에 없었다.
“아무튼, 유현아. 그럼 노동력 문제는 해결할 수 있단 얘기야?”
헤르스가 고개를 힘차게 끄덕였다.
“응. 충분히!”
이안은 조금 미심쩍은 표정이었지만, 헤르스가 워낙 확신에 찬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이기에 믿어보기로 했다.
“그럼 이제 완벽한 방어요새를 위한 설계도를 만드는 작업만 남았군.”
이번에는 헤르스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이안에게 되물었다.
“무슨 설계도? 외벽 쌓는데 설계도까지 필요해? 그냥 쌓으면 되지.”
이안이 고개를 저으며 대답했다.
“노노, 그렇게 단순한 성벽 만들 생각 없어. 요새로 만들 거라니까?”
피올란이 흥미로운 표정으로 이안에게 물었다.
“그럼 설계도를 이안님이 직접 그리시게요?”
이안이 검지 손가락을 흔들어 보였다.
“노노, 제가 무슨 설계도를 그려요.”
“그럼?”
“전문가를 모실 겁니다.”
“전문가요?”
“네. 이미 이진욱교수님께 의뢰해 놨어요.”
헤르스가 어이없는 표정으로 물었다.
“그건 또 무슨 말이야?”
이안이 씨익 웃으며 대답했다.
“우리학교 건축과 교수님도 카일란 유저시래. 이진욱 교수님이 영입제의 하러 가셨어.”
“….”
“가상현실이기는 하지만, 이정도로 대규모 요새의 설계도를 짜는 일이라면 무조건 하고싶어하실 거라고 걱정 말라 하시던데?”
“그… 그렇군요.”
헤르스와 피올란은 이안의 치밀함에 고개를 혀를 내두를 뿐이었다.
* * *
중부대륙 동쪽 사막지대의 한복판.
세 개의 커다란 길드깃발이 펄럭이는 가운데, 임시로 세워진 막사의 원탁 앞에 세 남자가 앉아 있었다.
그들은 각각 루스펠 제국의 3대 거대길드인 스플렌더 길드와 오클란길드, 그리고 밸리언트 길드의 길드마스터였다.
그리고 세 사람의 표정은 무척이나 심각했다.
“타이탄 길드와 다크루나 길드의 전력이 생각보다 무척이나 강력합니다. 아직까지는 어찌어찌 버티고 있지만… 저희 길드도 손실이 너무 커요. 이러다가 중부대륙 2/3 이상을 저들에게 넘겨줘야 할지도 모르겠어요.”
오클란 길드의 길드마스터인 사무엘 진의 말에, 스플렌더 길드의 마스터인 마틴이 대답했다.
“그렇다고 무슨 뾰족한 수가 있는 건 아니지 않습니까? 어떻게든 최전선에서 버텨 내야지요. 또 모르지 않습니까. 신비상점에서 마젤란의 징표에 버금가는 아티펙트라도 얻을 수 있을지 말이예요.”
신비상점은, 중부대륙 랜덤한 좌표에 한번씩 등장하는 상인NPC였다.
그에게서는 전공포인트를 소모해 도박성 아이템을 구매할 수 있었는데, 얼마 전 마틴이 신비상인으로부터 괜찮은 아이템을 얻은 것이었다.
사무엘진이 얼굴을 살짝 찌푸리며 대답했다.
“마틴님이 운이 좋으셨던 거지… 신비상점에서 좋은 아티펙트를 얻었다는 이야기를 마틴님을 제외하면 들어본 적이 없어요.”
“그건 그렇지만… 흠….”
가만히 두 사람의 대화를 듣고 있던 밸리언트 길드의 마스터 로이첸이 입을 열었다.
“아니면 이런 방법은 어떻습니까?”
“어떤 방법이요?”
“제가 알아보니, 비교적 경쟁이 적었던 최전방의 거점지들을 50위권 정도 되는 상위권 길드들이 점령해서 방어선을 쌓고 있더군요. 의도적으로 그들의 거점지가 있는 곳 까지 후퇴해서 전선을 형성시키고 난 뒤에, 그들의 방어벽과 방어타워를 이용해서 수성하는 방식으로 전쟁을 이끌어 나가는 건 어떨지요.”
일리 있는 로이첸의 말에, 나머지 두 사람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
제법 긴 시간동안 침묵이 이어졌고, 가장 먼저 입을 연 것은 사무엘진 이었다.
“괜찮은 생각이기는 하지만… 전 그것조차 위험하다고 생각합니다.”
로이첸이 되물었다.
“왜죠?”
“50위권의 길드들이라고 해 봐야, 전력이 뻔하지 않습니까. 방어타워랑 성벽 쌓는 데 한두 푼 들어가는 것도 아니고, 그들도 여차하면 버리고 후퇴할 생각으로 임시로 거점지 점령하고 있는 것일 확률이 높아요. 아마 방어선의 역할도 제대로 못 해줄 겁니다. 보니까 50위권이 아니라 100위 바깥쪽에 있는 길드도 있던데요?”
“흐음….”
역시 충분히 일리 있는 설득.
잠시 머릿속의 생각들을 정리한 사무엘진이 다시 입을 열었다.
“제 생각에는 말입니다.”
“말씀하세요.”
“차라리 10~20위권 이내에 있는 길드들의 거점지가 주로 형성되어있는 중 후방 지역을 중심으로 견고하게 방어성을 구축해서, 거기서 적들을 막아내는 게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말 없이 앉아있던 마틴이 고개를 주억거리며 사무엘진의 말에 동의했다.
“저도 진님과 같은 생각입니다. 100위권 길드들이 구축해놓은 방어선으로는 제국군과 카이몬 거대길드들의 공세를 막아낼 수 없을 거예요.”
비교적 안정적으로 거점지를 키워낼 수 있는 후방지역일수록, 더 랭킹이 높은 길드에서 선점했으니 자연스레 거대길드들의 거점지가 뒤쪽에 형성되게 된 것이었다.
두 사람의 말에 로이첸은 갈등에 빠졌다.
얼핏 합리적으로 보일 수 있는 주장이었지만, 무척이나 이기적인 생각이기도 했기 때문이었다.
‘어쩐다…. 우리가 아예 손을 놔버리면, 전방에 자리잡은 어지간한 중소길드들은 죄다 전멸해 버릴 텐데….’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그들 자신의 이익이었고, 결국 로이첸 또한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게 하죠, 그럼. 어쩔 수 없지만 이게 최선의 선택인 것 같군요.”
로이첸의 승낙에 사무엘진이 고개를 끄덕이며 씨익 미소를 지었다.
“오케이. 그럼 여기 계신 분들은 모두 동의하신 걸로 알고… 우린 내일부터 전방에 지원나가있던 길드원들을 조금씩 뒤로 빼겠습니다.”
마틴이 고개를 주억거리며 입을 열었다.
“너무 빨리 방어선이 무너지면, 후방 방어기지 구축할 시간이 부족할지도 모르니, 병력은 천천히 빼는 거로 하죠.”
로이첸이 조금 찜찜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럽…시다.”
< (4). 기지 방어전 -3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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