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테이밍 마스터-74화 (105/1,027)

< (5). 차원의 마탑 -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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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헤르스형! 이안형은 며칠 전부터 왜 안 보이는 거야?”

오늘도 거점지의 치안도를 올리기 위해 분주히 사냥중이던 카윈은 문득 이안이 생각났는지 투덜거렸다.

“걔 요즘 미뤄뒀던 퀘스트 한다고 바쁘더라. 그것만 다 하면 금방 돌아온대. 조금만 기다려.”

80레벨~93레벨까지 찍는 동안, 이안은 정말 거점지 주변에서 미친 듯이 사냥만 했었다.

그토록 올리기 힘든 거점지의 치안도가, 이안이 하루 사냥하면 1씩 오를 정도였으니 그의 부재는 제법 체감이 클 수 밖에 없었다.

“아, 이 형 없으니까 진짜 속도 더뎌졌네.”

아직까지는 93레벨인 이안이 100레벨이 넘는 길드원들보다 압도적으로 사냥속도가 빠른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플레이타임이 압도적으로 길었고 정말 쉬지 않고 기계처럼 사냥했기에 3~5인분 정도를 해 왔던 것이었다.

“그래도 이제 치안도 15 정도만 더 올리면 다음 조건 맞춰지네, 조금만 더 힘내자.”

길드원들이 거점지의 치안도에 신경 쓰는 이유는, 그것이 영토확장과 가장 직접적으로 직결되는 수치였기 때문이었다.

카일란의 길드 거점지 시스템은, 처음 거점지를 획득하고 나면 그 주변의 주인 없는 땅들을 일정 비용을 들여서 영토로 만들 수 있게 되어있었다.

이렇게 추가로 획득한 영토의 넓이에 따라 레벨이 매겨지는데, 한 레벨 위의 단계까지 영토를 넓힐 때 마다 치안도 제한이 50씩 높아지는 시스템이었다.

지금 로터스 길드 거점지의 치안도는 185였다.

최초에 거점지를 얻은 뒤 영토를 3차 확장까지 한 셈이었다.

처음 촌락으로 승급시켰을 때의 치안도가 12 였던 것을 생각하면 정말 비약적인 발전이었다.

“알겠어…. 뭐, 그래도 치안도 250 만들고 나면 한동안 여기에 힘 뺄 일은 없을 테니까….”

치안도를 250 만든 뒤 영토를 5차확장까지 끝내면, 거점지 등급이 ‘영지’ 로 승격되기 전 까지는 더 이상 영토 확장이 불가능했다.

카윈은 그것을 말하는 것이었다.

“그래. 그나저나 클로반 형은 명성 열심히 올리고 있으려나? 이렇게 열심히 승급조건 맞춰놔도 그 형이 작위 받는 게 늦어지면 말짱 꽝인데….”

헤르스의 말에 카윈도 동조했다.

“그러니까. 이제 슬슬 그 형 40만 명성 채우고 제국 퀘스트 시작해야 할 텐데… 잘 하고 있나 모르겠네.”

잠시 푸념을 늘어놓으며 쉬던 두 사람은 곧 다시 일어나 전투를 준비했다.

벌써 영지 등급까지 거점지를 승격시킨 길드도 다섯 개가 넘어가고 있었다.

그들로부터 나온 정보에 따르면, 영지 등급부터가 길드 거점지로서 진정한 시작이라 해도 무방할 만큼, 새로운 길드 컨텐츠들이 많이 오픈된다 하였다.

하루라도 빨리 승격시키기 위해선 여유부릴 시간이 없었다.

*          *          *

“휴우… 진짜 위험할 뻔 했어….”

제한시간 내에 겨우 유물 조각을 모두 모은 이안은 차원의 포탈을 타고 마탑에 돌아온 뒤 안도의 한숨을 내 쉬었다.

겨우 15분 남기고 퀘스트를 완료한 것이었다.

‘진짜 커뮤니티에서 정보 못 얻었으면 못 깰 번 한 퀘스트였어.’

이안은 처음 유적지 던전에서 사냥을 시작했을 때 A라는 난이도에 비해 등장하는 몬스터들이 허약하다 생각했었다.

난이도에 비해 쉬운 퀘스트라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하지만 퀘스트를 전부 클리어하고 난 지금, 그런 생각은 쏙 들어간 상태였다.

‘역시 난이도가 높은 데는 다 이유가 있는 거야… 내가 운이 좀 안좋긴 했지만….’

아무튼 가까스로 유물 조각을 전부 모으는 데 성공한 이안은 조각들을 가지고 그리퍼에게로 갔다.

“그리퍼님, 여기 다 모아 왔습니다.”

“오, 좋아 좋아. 역시 기대를 져 버리지 않는구만. 시간이 늦어지기에 조금 걱정했었는데 말이야….”

그리고 그리퍼가 조각들을 받아들자 퀘스트 완료를 알리는 메시지가 떠올랐다.

[‘고대의 유물’ 퀘스트를 완료하셨습니다.]

[클리어 등급 : C]

[8757500의 경험치를 획득합니다.]

이안은 C등급이라는, 평소에 받아본 적도 없는 저급한(?) 퀘스트 등급을 보며 속으로 투덜거렸다.

‘하… 이 썩을 운빨 퀘스트…!’

운만 좋았더라면 몇 시간이 아니라 아예 어제 끝낼 수도 있었던 퀘스트였다.

그랬다면 못해도 B나 A등급은 받을 수 있었을 터.

괜히 억울해졌다.

한편 이안에게 유물 조각들을 받은 그리퍼는 잠시 기다리라는 말만을 남겨두고 연구실 안으로 쓱 들어가 버렸다.

“후, 잠깐 앉아서 쉬어야겠다.”

부족한 시간 때문에 피말리며 퀘스트를 진행한 이안은 피곤했는지 의자에 털썩 주저앉아 꾸벅 꾸벅 졸기 시작했다.

그렇게 이안이 수면 강제 로그아웃을 당하기 직전, 다행히도 유물을 가지고 들어간 그리퍼가 연구실에서 나와 이안을 깨웠다.

“자네 덕분에 드디어 마법 장비를 완성시켰다네. 고맙네.”

“아닙니다. 연구가 성공적으로 끝나셨다니 다행이네요.”

그리고 이안은 기대에 찬 표정으로 그리퍼를 향해 물었다.

“이제 마법장비가 완성되었으니 제가 가져온 신룡의 영혼석을 부활시킬 수 있는 건가요?”

속으로도 ‘이렇게 쉽게 되지는 않겠지’ 라는 생각을 하고 있던 이안이었지만, 혹시나 해서 물어본 것.

하지만 역시나 그럴 리가 없었다.

“아니, 아직 기계가 제대로 작동할지 모르기 때문에 그건 위험하네. 장비가 오작동해서 신룡의 영혼석이 날아가면 큰일이 아닌가.”

이안은 절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지. 신룡의 영혼석이 날아가기라도 하면 아까워서 한동안 잠도 안 올거야.’

오클리에게서 들은 바에 의하면 신룡은 정말 어마어마한 전투력을 가진 소환수였다.

‘어쩌면 전설 등급일지도 모르지….’

이안이 곧 소환하게 될(?) 신룡을 생각하며 상상의 나래를 펼치고 있을 때, 그리퍼의 입에서 다음 연계 퀘스트가 튀어나왔다.

“그래서 말인데, 먼저 다른 고대 몬스터의 영혼석으로 시험을 해 봐야지 않겠나. 그래서 잘 작동되는 것이 확인되면 자네가 가져온 신룡의 영혼석에 사용하도록 할 생각이네.”

퀘스트 알림음이 울려퍼졌다.

띠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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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의 몬스터 복원-

차원의 마도사 그리퍼는 신룡의 영혼석을 깨우기 위해, 먼저 자신의 마법장비를 다른 몬스터로 시험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리퍼가 원하는 고대 몬스터의 영혼석 조각을 모아오면, 그가 마법장비를 이용하여 고대의 몬스터를 되살려낼 것이다.

그리퍼가 만들어낸 차원의 문으로 들어가 그가 원하는 고대 몬스터의 영혼석 조각을 구해 와야 한다.

조각은 총 열 종류로 이루어져 있으며, 종류별로 하나씩 모든 조각을 모아 가져와야 한다.

퀘스트 난이도 : A

퀘스트 조건   : 퀘스트 진행 도중 파티 불가.

제한 시간     : 없음

보상 - 클리어 등급에 따라 그에 맞는 고대의 소환수를 얻을 수 있습니다.

퀘스트를 거부할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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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퀘스트 내용을 찬찬히 읽어 내려가던 이안은 속으로 비명을 지를 수 밖에 없었다.

‘으아악! 이것도 조각 모으기라니…!!’

공포의 4번 조각이 떠오름과 동시에 정신이 아득해졌다.

‘그래도 이번엔 제한 시간이 없어 다행이야.’

이제 자고 일어나면 어느새 일요일이었다.

이진욱 교수를 만나기 위해 잠시 마을에 다녀와야 하는 날이었다.

귀환석을 사용하면 오가는 것은 금방이었지만 그래도 무슨 변수가 생길지 모르니 제한시간이 있었다면 찜찜했으리라.

반면에 흥미로운 부분도 있었다.

‘고대의 소환수를 얻을 수 있다는 부분은 좀 기대되는데…?’

90레벨이 넘어가면서 그동안 통솔력 수치도 많이 높아졌다.

소환수 한 두 마리 정도는 늘릴 수 있을 정도로 여유가 생긴 것이었다.

대충 퀘스트에 대한 정리가 끝난 이안은 그리퍼에게 대답했다.

“예, 구해오도록 하죠.”

그리퍼는 환하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고맙네 이안. 자네만 믿고 있도록 하지.”

*          *          *

일요일 오후.

간단하게 점심을 해결한 뒤, 약속시간에 맞춰 로보스 마을에 도착한 이안은 이진욱 교수를 찾기 위해 두리번거렸다.

‘그러고 보니 교수님 아이디를 못 여쭤봤네.’

조금 난처해진 이안은 접속해제 후 전화라도 걸어 봐야하나 고민했다.

그런데 그 때, 이안의 눈에 한 중년 남성의 모습을 한 유저가 들어왔다.

그리고 그의 아이디를 확인한 이안은 움찔했다.

‘아이디가… 이진욱…?’

왠지 모를 위화감에 식은땀을 흘리며, 이안은 그의 면면을 찬찬히 훑어보았다.

원래 이진욱 교수보다 훨씬 외모가 젊어 보인 탓이었다.

‘아무래도 교수님이 맞는 것 같은데….’

커스터마이징을 제법 많이 건드려 놓아서 생김새도 좀 달라 보였지만, 확실히 이진욱 교수와 많이 닮은 외형이었다.

이안은 조심스레 그에게 다가갔다.

“혹시… 이진욱 교수님이신가요?”

그리고 이안을 발견한 그는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그래, 박진성 학생. 약속 시간에 맞춰서 잘 왔군.”

“예, 교수님. 일찍 나와 계셨네요.”

그리고 이진욱은 진성을 여기저기 훑어보더니 의아한 표정이 되었다.

“그런데 자네는 아이디랑 레벨이 왜 안 보이는가?”

그 말을 들은 이안은 자신의 예상이 맞았음을 직감했다.

‘역시 내 스크린샷을 못 믿으셨던 거였어.’

“아, 잠시만요, 교수님.”

대답을 한 이안은 비공개로 해 놓았던 아이디와 레벨 정보를 공개로 바꾸었다.

그러자 이진욱 교수는 놀란 표정이 되었다.

“오오… 자네 정말 93레벨이 맞군? 아니 그 사이 1레벨을 더 올렸나 보네. 94레벨이라니….”

진심으로 감탄하는 교수의 반응에, 이안은 뿌듯한 표정이 되었다.

“예, 교수님. 제가 방학 때 고생 좀 했죠.”

이진욱은 고개를 끄덕였다.

“확실히 인정할 만 해.”

이안은 이어서 조심스레 물었다.

“그러면 이제… 내기는 제가 이긴 게 맞죠?”

이안은 말을 하면서도 속으로 조마조마 했지만, 의외로 이진욱 교수는 시원하게 대답했다.

“그래. 확실히 내기는 자네가 이겼어. 인정하도록 하지.”

그 말과 동시에 이안의 얼굴에 미소가 번졌다.

‘십 년 묵은 체증이 내려가는 기분이네.’

그리고 목적을 달성한 이안은 이제 미련 없이 퀘스트를 하러 갈 수 있을 것 같았다.

“교수님, 저 그럼 이제 가 봐도 되는 거죠?”

하지만 이진욱은 아직 이안에게 할 얘기가 남아 있는 듯 했다.

“아니, 잠시 날 좀 따라와 봐. 오래 걸리진 않을 테니까 말이야. 내가 자네한테 보여줄 게 있어.”

그리고 앞장서서 걷는 이진욱.

하지만 그가 내기의 결과에 확실히 승복한 상태였기 때문에, 이안은 편한 마음으로 순순히 따라갔다.

‘보니까 소환술사 이신 거 같은데… 나한테 물어볼 거라도 있으신가?’

그런 거라면 성실히 대답해 드릴 생각도 있었다.

지금 이안의 기분은 무척 좋았으니까!

그런데 잠시 후 두 사람이 도착한 곳은 이안이 처음 보는 종류의 장소였다.

게다가 무척이나 흥미가 동하는 곳이었다.

‘뭐지? 이런 곳이 있었나? 몬스터 사육소라고?’

< (5). 차원의 마탑 -3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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