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테이밍 마스터-69화 (100/1,027)

< (4). 내기의 결과 -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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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전화를 받을 수 없어, 음성녹음 시스템으로....]

뚜- 뚜-

스마트 폰으로 여러 번 전화를 시도하던 유현은 인상을 찌푸리며 중얼거렸다.

“아니, 이 놈은 왜 전화를 안 받는 거야. 학교는 와야 될 것 아냐?”

개강 첫날.

수업에 가기 위해 과실에 앉아 진성을 기다리던 유현은 결국 진성을 더 기다리지 못하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가 투덜거리며 전공서적들을 챙기자 옆에서 그 모습을 본 과 동기 세원이 물었다.

“유현아 왜 그래? 누구 기다려?”

세원은 동기였지만 학교를 늦게 들어와, 나이는 유현보다 한 살 많은 형이었다.

“아, 형. 오셨어요?”

“응, 방금 와서 수업 가려는 중이었지. 넌 왜 안가고 있어?”

“진성이가 안와서요. 이 자식 며칠 전부터 연락도 잘 안되더니….”

그런 그의 말에 세원이 피식 웃었다.

“에이, 너무 걱정하지 마. 늦잠 자나보지. 그리고 사실 이번 주는 수강변경 기간이라 출석 안 해도 크게 상관없잖아?”

유현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 말이 맞긴 했기 때문이었다.

“그렇긴 한데… 전 진성이 생사가 걱정이 되서….”

“뭐? 웬 생사?”

유현은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말을 이었다.

“진성이 아마 지금 캡슐 속에서 기절했을 지도 몰라요. 어젠가 확인해보니까 거의 50시간째 접속 중 이더라구요.”

세원은 당황한 목소리가 되었다.

“카일란이 재밌기는 하지만... 50시간 연속 접속이라니, 유현이 네가 뭘 잘못 본 거 아니야?”

“아뇨, 똑똑히 봤어요. 빨간 색으로 50시간 이라고 찍혀 있는 거요.”

“허….”

카일란과 같이 캡슐로 접속해서 플레이하는 가상현실 게임의 경우, PC게임처럼 접속시켜놓고 다른 일을 할 수 있는 시스템이 아니었다.

심지어는 게임 중에 캡슐 속에서 잠이 들어도 자동으로 접속종료 되도록 설정되어 있었다.

유저의 생체리듬을 측정해 수면 중인 것으로 판단되면 자동 로그아웃이 되어버리는 것이다.

이는 유저의 건강을 위해 법으로 제정되어있는 부분이기도 했다.

결론적으로 접속시간에 50시간이 찍혀있다는 이야기는 정말 50시간동안 쉼 없이 게임을 플레이하고 있다는 이야기였다.

“뭐 알아서 하겠죠. 있다가 수업 다 끝나면 연락 한번 더 해 보던가 해야겠어요.”

세원은 떨떠름한 표정이 되었다.

“그, 그래… 네가 걱정할 만 하네.”

두 사람은 가방을 챙겨 강의실로 걸어가며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형, 그런데 형은 방학동안 레벨 좀 많이 올리셨어요? 어때요?”

세원은 신규 업데이트 이후 카일란을 시작한 후발주자 유저였다.

그리고 그의 직업은 흑마법사였다.

“하하, 방학 때 진짜 열심히 했지. 지금 레벨이… 아마 65일걸?”

자랑스럽게 이야기하는 세원을 보며 유현 또한 조금 놀란 표정이 되었다.

‘오, 이 형 그래도 의외로 레벨업이 빠르네. 역시 흑마법사라 그런가?’

지금 커뮤니티에 공식적으로 알려진 흑마법사 유저의 최고 레벨은 80이 조금 넘는 수준이었다. 그리고 알려지지 않은 유저들 중에는 90레벨에 근접한 유저가 있을지도 모른다는 이야기도 많았다.

그렇지만 사실 최고레벨대의 유저들은 정말 미친 듯이 게임만 하는 폐인인데다 게임에 대한 재능도 남다른 이들이었기 때문에, 세원의 레벨인 65도 충분히 대단한 것이었다.

“형, 있다가 저녁에 접속하시면 연락 주세요. 길드 가입 시켜드릴게요.”

유현의 말에 세원은 반색했다.

“오, 정말? 그런데 너희 길드 레벨제한 70 아니었어? 나 그래서 70레벨 찍으려고 열심히 사냥 중이었는데.”

그 말에 유현은 피식 웃었다.

“맞아요. 제한이 70레벨이기는 한데… 형 레벨 업 속도 보니까 70레벨 정도는 금방 찍으실 수 있을 거 같고, 직업도 신규직업인 흑마법사니까 길드원들도 딱히 반대하는 사람은 없을 거예요.”

신규직업의 자원은 기존 직업들에 비해 귀한 편이었기에, 다른 길드들도 조금 레벨 제한을 완화해서 받아주는 편이었다.

5레벨 부족한 정도를 받아주지 못 할 이유가 없었다.

유현의 승락에 세원의 표정이 밝아졌다.

“크, 좋아. 나도 드디어 거점지 있는 길드에 들어가 보는구나!”

거점지를 소유한 길드의 일원이 되면 얻을 수 있는 혜택은 생각보다 많았다.

기본적으로 길드 소유의 거점지에서는 여러 가지 소모품들을 다른 마을보다 무척 저렴한 가격에 구입할 수 있었으며, 거점지의 NPC들이 양질의 퀘스트도 많이 제공했기 때문이었다.

지금 로터스 길드를 비롯한 대부분의 길드 거점지 등급은 ‘촌락’ 이었는데, 촌락 등급의 거점지에는 ‘촌락’ 등급부터는 길드원들이 거점지 안에 자신의 집도 하나 가질 수 있었다.

하우징 시스템으로 얻을 수 있는 버프들도 사냥하는데 꽤나 도움이 되었으니, 거점지를 보유한 상위 길드들의 입지는 더욱 좋아질 수 밖에 없는 것이었다.

‘확실히 북부원정에서 거점지를 얻은 건 행운이었지.’

세원과 카일란에 관한 이런 저런 얘기를 하던 유현은 문득 진성의 레벨이 궁금해졌다.

‘그나저나 이놈은 지금쯤 몇 레벨이나 찍었을까?’

레벨을 비롯한 모든 정보를 항상 비공개로 해 놓고 다니는 진성이었기에, 유현조차 그의 정확한 레벨을 알지 못했다.

‘마지막으로 물어봤을 때가 80레벨 정도였던 것 같은데….’

유현은 거점지 근처에 아예 말뚝을 박고 몬스터를 쓸고 다니던 진성을 떠올렸다.

‘길마 입장에선 좋지만, 좀 쉬엄쉬엄 하지… 근 몇 주일동안 왜 이렇게 달리는 거야? 길게 보려면 체력관리도 좀 하고 해야 할 텐데….’

게임을 해도 항상 계획적으로 체력관리도 해 가며 플레이하던 진성이었기에 유현은 최근 그의 플레이를 이해할 수 없었다.

유현이 진성의 내기에 대해서 알지 못하는 이상 그것은 당연한 의문이었다.

*          *          *

“라이, 이쪽으로 유인해! 떡대는 기다렸다가 어비스 홀 써서 묶어 버리고.”

북부대륙의 어느 던전 깊숙한 곳.

이안은 무려 3일 째 이 곳에서 나오지 않고 사냥 중 이었다.

최하층 까지 전부 클리어 하고나면 다시 최상층으로 올라가 몰이사냥으로 쓸어 담으며 내려가기를 벌써 수 차례.

작열의 대지에서 용암의 수호자로부터 얻은 라바 드레이크 킹은 이안이 항상 아쉬워하던 광역 데미지 딜링을 차고 넘칠 정도로 잘 해 주고 있었다.

라바 드레이크의 이름은 ‘레이크’ 였다.

드레이크의 뒤 세 글자를 따서 만든 이름.

뿍뿍이는 새로 생긴 친구의 이름만 너무 멋있다고 생각했는지 투덜거렸었지만, 이안이 준 마약미트볼 앞에 입을 닫았더라는 슬픈 이야기도 있었다.

“레이크, 브레스!!”

이안의 외침과 함께 구석에서 명령을 기다리고 있던 라바 드레이크 킹 ‘레이크’가 숨을 크게 들이쉬었다.

그리고….

화아아악-!

마치 용암의 소용돌이를 연상케 하는 용암의 숨결이 떡대의 어비스홀에 묶여있는 십 수 마리의 몬스터들을 덮치고 지나갔다.

키에에엑-!

무려 90레벨 초반대의 몬스터들인 스노우 가고일들이 일시에 회색빛으로 변하며 녹아내리듯 사라져가는 엄청난 광경.

가고일들은 민첩성 위주로 능력치가 구성된 몬스터들이었기 때문에 생명력 자체가 무척이나 낮은 편이었다.

게다가 빙계 속성을 가진 몬스터였기 때문에 라바 드레이크의 화염 브레스에는 취약할 수 밖에 없는 것이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입이 쩍 벌어질 만한 광경임에는 분명했다.

그리고 브레스가 지나간 자리에 마침표라도 찍듯, 차징이 끝난 어비스홀이 굉음을 내며 터져나갔다.

콰아아앙-!

누가 보아도 짜릿할 수 밖에 없는 엄청난 쾌감이 느껴지는 몰이사냥의 현장!

그리고 이안의 명령이 이어졌다.

“라이, 도망가는 놈들 잡아”

크릉- 크르릉-

가고일들은 인간형 몬스터는 아니었지만 AI가 뛰어난 편해 속했기 때문에 불리하다 싶으며 재빨리 도주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라이가 잽싸게 추격하여 도망가는 가고일들을 물어뜯었다.

콰악-

그리고 공중으로 날아올라 라이가 잡을 수 없는 곳으로 도망가는 가고일들은 레이크가 쫓아갔다.

평소라면 작고 날렵한 가고일보다 빠르게 날 수 없는 레이크였지만, 생명력이 얼마 남지 않은 데다 이안의 전류증식으로 인해 마비 효과까지 남아있는 가고일 정도는 충분히 잡아낼 수 있었다.

가고일의 지근거리까지 쫓아간 레이크는 거대한 꼬리를 휘둘렀다.

퍼억-

둔탁한 타격음과 함께 레이크의 꼬리에 제대로 격중당한 가고일은 속절없이 지상으로 추락해 내려갔다.

쾅-

그리고 낙하로 인한 데미지와 함께 그대로 회색 빛으로 변해 버렸다.

그와 동시에 이안이 그토록 기다리고 기다렸던 레벨 업 메시지가 떠올랐다.

[레벨이 올랐습니다. 90레벨이 되었습니다.]

“아자!!”

이안은 환호했다.

‘드디어 90레벨…!’

레벨이 오른 것 자체에도 의미가 있었지만, 90레벨이라는 것의 의미가 더 컸다.

90레벨은 직업 특수스킬을 얻을 수 있는 중요한 레벨이었으니까.

‘제발, 레벨업에 더 도움이 될 만한 스킬로 나와야 할 텐데…!’

이제 93레벨까지는 3레벨만이 남은 상태.

오늘이 벌써 개강일 이라는 것은 이안도 알고 있었다.

하지만, 수강변경기간과 주임교수의 수업 날 까지 시간을 최대한 벌어보면 아직 10일 정도는 시간을 벌 수 있었다.

그렇지만 10일을 한계치까지 다 사용한다고 해도 절대로 넉넉하다고는 할 수 없는 촉박한 시간이었다.

이안은 조금이라도 사냥 속도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새로운 스킬이 간절했다.

‘잠재력 폭발 정도로 좋은 스킬은 바라지도 않으니까 제발 도움 되는 스킬로…!’

잠재력폭발 스킬은 60레벨에 얻었으나, 이안이 보기에 버프 계열 스킬 중에서는 거의 최고 등급의 스킬이라 보아도 무방했다.

이안이 '훈련'스킬에 항상 모든 초점을 맞추고 캐릭터를 육성해 왔기에 ‘잠재력’에 직업스킬의 포커스가 전부 맞춰져 버려서 비교적 낮은 레벨에 그런 고급 스킬을 획득할 수 있었던 것이었다.

그리고 걱정 반 기대 반으로 획득할 스킬들을 기다리고 있던 이안의 눈 앞에, 직업 특수 스킬을 획득했다는 시스템 메시지가 울려 퍼졌다.

[‘동화’ 스킬을 획득했습니다.]

[‘링크’ 스킬을 획득했습니다.]

그리고 떠오른 스킬명에 이안은 의아한 표정이 되었다.

‘뭐지?’

스킬이름만으로는 어떤 스킬일지 짐작이 잘 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이안은 스킬창을 열어 새로 획득한 스킬들의 정보를 확인하였다.

‘일단 링크 스킬부터 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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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링크 -

분류      -  엑티브 스킬

스킬레벨  -  lv 0

숙련도    -  0%

재사용 대기 시간 - 180분

지속 시간 - 링크 대상을 바꾸기 전까지 지속

사용조건  - 서로의 거리가 10m 이내인 유저 혹은 소환수 끼리만 가능하며 링크 적용 후 10m이상으로 간격이 벌어지더라도 링크가 풀리지는 않지만, 그 동안 효과가 적용되지 않습니다.

(타 유저나, 타 유저의 소환수에게 적용 불가능.)

두 개체를 링크시켜 입는 피해를 공유하게 만듭니다.

입는 피해의 70%를 직접적으로 타격당한 개체가 받게 되고, 나머지 30%를 링크가 걸려있는 개체가 나눠 받게 됩니다.

처음 링크 스킬 시전 시 최초 1회에 한해 링크된 두 개체의 체력이 같은 비율로 맞춰집니다.

* 숙련도가 올라갈수록 재사용 대기시간이 줄고 링크 가능 범위가 증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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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내기의 결과 -2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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