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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이밍 마스터-62화 (93/1,027)

< (2). 두 번째 진화 -4 >

떡대의 진화체의 명칭을 들은 이안은 순간 뭔가가 떠올랐다.

‘어비스? 왠지 익숙한… 아! 뿍뿍이!’

뿍뿍이의 원래 명칭이 ‘어비스 터틀’ 이었던 것.

‘아하, 심연의 섬과 관련된 몬스터가 유일 등급이 되면 어비스 라는 수식어를 갖게 되는 건가?’

그리고 이안이 이런 저런 생각을 하는 동안 기분 좋은 시스템 메시지가 연달아 울려 퍼졌다.

[소환수가 성공적으로 진화하여, ‘중급훈련’ 스킬의 숙련도가 상승합니다.]

[‘중급훈련’ 스킬의 스킬레벨이 상승하여 ‘고급훈련’ 으로 업그레이드됩니다.]

[‘고급훈련’ 스킬이 LV0으로 상승하였습니다. (다음 레벨까지 98.7%)]

숙련도가 속이 터지도록 오르지 않던 중급훈련 스킬도 진화로 인한 경험치 증가로 드디어 고급훈련 스킬이 되었다.

이안은 기쁨을 만끽하며 달라진 떡대의 능력치를 확인하고 싶었지만, 산적들이 그러도록 놔두지 않았다.

“죽어라!”

이안은 속으로 투덜거렸다.

‘아, 떡대 정보창 빨리 확인하고 싶은데 이것들이 귀찮게 구네…!’

그리고 활 시위를 당기던 이안은 놀라운 광경을 목격해야 했다.

쾅- 콰콰쾅-!!

돌연 떡대가 주먹을 뻗은 것.

그리고 떡대의 주먹을 중심으로 무지하게 거대한 진동파가 전방을 향해 퍼져 나간 것이었다.

게다가 진동파가 지나간 자리의 산적들이 모조리 떡대의 앞으로 끌려 들어오기 시작했다.

정확히는 떡대 앞에 생겨난 시퍼런 소용돌이 속으로.

[소환수 ‘떡대’가 ‘어비스 홀’ 스킬을 시전 합니다.]

[‘포르칼 산적’의 생명력이 175 감소했습니다.]

[‘포르칼 산적’의 생명력이 208 감소했습니다.]

:

:

이안의 입이 쩍 벌어졌다.

떡대가 시전한 어비스 홀에 영향을 받기 시작한 산적들이 바둥 거리며 속절없이 빨려 들어갔기 때문이었다.

데미지로 떠오르는 숫자 하나 하나의 크기 자체는 1~200 정도로 높은 편이 아니었지만, 1초에 거의 2~3번 정도 데미지가 빠르게 들어가다 보니 천 이상의 생명력을 순식간에 갉아먹은 것이었다.

그리고 잠시 후….

쾅-!!

거대한 굉음과 함께 떡대가 만들어낸 심연의 소용돌이가 퍼져나가며 커다란 폭발을 일으켰다.

[‘포르칼 산적’의 생명력이 2508 감소했습니다.]

“와아….”

폭발과 함께 떡대의 주변에 있던 모든 산적들이 회색 빛이 되며 사라진 것.

가히 장관이라 할 수 있는 광경이었다.

‘물론 전류증식으로 계속 지져놔서 이미 생명력이 얼마 남지 않은 놈들 이었지만….’

아직 정보 창 조차 확인하지 못했지만, 이안은 진화된 떡대의 성능이 기대 이상일 것임을 믿어 의심치 않았다.

“라이, 주술사 잡자!”

크르릉-!

이안과 라이는 홀로 남아 열심히 화염마법을 캐스팅하는 주술사를 손쉽게 잡아냈다.

주변을 지켜주는 산적들이 있을 때나 까다로운 상대였지, 홀로 남은 주술사는 오히려 일반 산적보다 더 잡기 쉬운 적이었다.

그렇게 전투는 일단락되었고, 이안은 바닥에 털썩 주저 앉았다.

“후우, 힘들다 힘들어. 그래도 떡대가 진화도 하고 뿌듯하네.”

이안은 한계치까지 몰아붙인 자신의 사냥 결과에 무척이나 흡족했다.

“그나저나 떡대는 레벨이 올라서 진화한 거겠지? 65레벨이 진화 조건이었던 거고….”

그 외에 달리 설명할 길이 없었다.

그렇다면 20레벨에 진화한 라이는 진화 조건이 20레벨 이하였다는 이야기였다.

‘일단 떡대 정보창이나 확인해 보자.’

이안은 기대되는 마음으로 떡대의 정보창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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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떡대 -

레벨      :  65

분류      :  골렘

등급      :  유일

성격      :  우직한

진화불가

공격력    :  625

방어력    :  1464

민첩성    :  113

지  능    :  154

생명력    :  31456 / 31456

마  력    :  4765 / 4765

고유능력

- 어비스 홀

전방으로 양 팔을 뻗어 원뿔 형태로 20미터 범위에 커다란 충격파를 쏘아 보낸다.

충격파가 쏘아지고 나면 10초간 전방에 심연의 소용돌이가 생성되며, 범위 내의 적들이 지속시간동안 소용돌이 안으로 빨려 들어오게 된다.

소용돌이에 영향을 받는 적들은 0.4초 마다 공격력의 35%에 해당하는 피해를 입게 되며, 소용돌이의 지속시간이 끝나면 소용돌이가 폭파하며 사방 10미터 이내의 적에게 방어력의 150%에 해당하는 피해를 입힌다.

(재사용 대기 시간 5분)

- 심연의 보호

줄어든 생명력에 비례하여 추가로 방어력이 상승한다.

생명력이 10% 이하가 되면 10초 동안 최대 생명력의 50%에 해당하는 보호막이 발동한다.

심연의 호수를 수호하는 고대의 가디언이다.

거대한 몸집과 강력한 파괴력을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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떡대의 정보를 본 이안은 먼저 살짝 시무룩해 졌다.

‘진화불가’ 라는 문구가 먼저 들어왔기 때문.

‘라이는 진화 이후에도 또 진화가능 옵션이 붙어 있었는데… 좀 아쉽네….’

하지만 아쉬움은 정말 잠깐이었다.

그 외에 모든 능력치들이 너무도 훌륭했기 때문!

일단 등급부터가 한 번에 희귀 등급을 건너뛰고 유일등급으로 진화한 것이었다.

‘캬, 방어력 미쳤네! 뿍뿍이 만큼은 아니지만… 그래도 이정도면 어지간한 공격력으론 박히지도 않겠는데?’

방어력 뿐만이 아니었다. 진화하면서 체력도 3만이 넘어갔고, 이제 공격력도 제법 쓸 만한 수준이 되었다.

이안은 문득 라이의 능력치와 비교해 보고 싶어졌다.

‘라이 정보창이나 한번 열어볼까?’

그리고 능력치를 비교할수록 놀라움이 커졌다.

“와, 확실히 등급 차이가 나니까 비교가 안 되는구나….”

라이의 능력치도 무척 훌륭했다.

공격력은 거의 900이었으며, 민첩성도 700이 넘는 수준.

하지만 방어력만 1464인 떡대와 비교하니 좀 떨어지는 것은 사실이었다.

‘그리고 어비스 홀? 이게 방금 전에 사용한 스킬인가?’

아이스웨이브가 사라지고 그 자리에 생긴 스킬인 어비스 홀.

이미 스킬의 강력함은 확인했지만, 자세한 정보를 보니 더욱 마음에 들었다.

‘재사용 대기 시간도 크게 긴 편이 아니고… 정말 유용하게 써 먹을 수 있는 스킬이겠어.’

마지막으로 심연의 보호 특성도 만족스러웠다.

그렇지 않아도 엄청난 떡대의 몸빵을 한층 더 강화시켜주는 특성이었으니까.

정말 중요한 마지막 순간에 한번 더 버텨줄 수 있는 보험 같은 것이 생긴 것이었다.

떡대의 탱킹을 좀 더 마음 편히 쓸 수 있게 된 것.

“크… 좋다, 좋아.”

진화된 떡대의 정보를 확인하며 잠시 휴식을 취한 이안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없던 힘도 샘솟는 기분이었다.

“자, 이제 산채 본진을 털러 가 볼까?”

제법 많은 병력들을 유인해서 잡았으니, 이제 산채 본진에는 남은 병력들이 많지 않을 것이었다.

이안은 한 층 가벼운 발걸음이 되어 걸음을 옮겼다.

그리고 떡대로 인해 한층 향상된 전투력을 갖게 된 이안은 순식간에 산채를 토벌(?) 해 나갔다.

원래의 계획대로라면 계속해서 계곡으로 유인해서 각개격파를 했어야 하지만, 떡대 덕에 좀 더 과감한 선택을 할 수 있게 된 것이었다.

“잠깐 쉬면서 치료 좀 하자.”

한쪽 진영의 산적들을 모조리 잡아 낸 이안은 응급처치 스킬을 시전한 뒤 바위에 걸터앉았다.

그러자 이안의 등에 매달려 있던 뿍뿍이가 등에서 내려와 쪼르르 기어서 이안의 앞에 앉았다.

뿍-!

뿍뿍이가 고개를 치켜들며 재촉하자, 이안은 피식 웃으며 인벤토리에서 미트볼을 꺼내었다.

"뿍뿍이 너 미트볼 오후 할당량 이게 마지막인 거 알지?"

냉정한 이안의 말에 뿍뿍이는 시무룩해졌다.

뿍- 뿍-

“그렇게 불쌍한 표정을 지어 봐야 소용없어.”

이안은 미트볼을 건네주었고, 뿍뿍이는 상심한 표정으로 미트볼 앞으로 다가갔다.

오늘의 마지막 미트볼이라니, 이 얼마나 슬픈 말인가?!

그래도 미트볼을 먹기 시작하자 금방 표정이 밝아지는 뿍뿍이를 보며, 이안은 피식 웃었다.

'귀여운 녀석... 다음에 하린 님 만날 땐 좀 더 맛있는 걸 만들어 달라고 부탁해 봐야겠어.'

하린에게서 받은 미트볼도 이제 일주일 정도면 다 떨어질 것 같았다.

이안은 포르칼 산맥을 넘기 전에 하린을 한번 만나야 겠다고 생각했다.

‘산맥 근처 마을 귀환석은 이미 사 놨으니까.’

응급처치 스킬을 열심히 돌려서 모든 소환수들의 생명력을 전부 회복시킨 이안은 다시 걸음을 옮겼다.

"일단 그 전에 70레벨 찍는 게 우선이지."

목적지는 중앙 산채였다.

*          *          *

보이는 몬스터들을 닥치는 대로 사냥하며 중앙 산채로 이동하던 이안은, 산 중턱에서 운 좋게 희귀등급의 몬스터인 ‘클로피아’를 발견할 수 있었다.

정말 기대조차 않았던 우연한 만남.

클로피아는 새하얀 깃털을 가진 커다란 맹금류 몬스터였는데, 포르칼 산맥에만 서식하며 개체수가 무척이나 적어 찾기 힘든 몬스터로 유명한 녀석이었다.

원래 유저들 사이에서 클로피아가 유명한 이유는 클로피아만이 드랍하는 특별한 아이템 때문이었다.

클로피아를 사냥하면 가끔 드랍되는 ‘클로피아의 깃털장식’ 이라는 아이템이 그것 이었는데, 깃털장식에는 마법사들의 마법 캐스팅 속도를 빠르게 해 주는 특수한 옵션이 붙어있었다.

마법의 캐스팅 속도가 빨라진다는 것은 곧 마법사들의 딜량이 늘어난다는 소리와 일맥상통했기 때문에, 한 때 대부분의 마법사들이 클로피아를 눈에 불을 켜고 찾으러 다녔던 적이 있었다.

‘지금은 클로피아의 깃털장식이 아니더라도 캐스팅 속도를 증가시켜주는 다른 아이템들이 많이 나왔기 때문에 좀 시들해졌지만 말이지.’

이안은 클로피아를 포획하면서 속으로 중얼거렸다.

70레벨이 넘는 희귀등급의 몬스터여서 잡는데 조금 애를 먹긴 했지만, 15분여 정도 씨름한 끝에 포획하는데 성공했다.

‘휴, 통솔력 여유가 별로 없구나 이제.’

그동안 항상 넉넉했던 통솔력이었지만, 희귀등급에 레벨도 이안보다 높은 녀석은 제법 높은 통솔력을 필요로 했다.

그러자 자연스럽게 봉인되어있는 ‘드래곤 테이머의 깃털장식’의 능력치들이 생각났다.

‘빨리 머리장식에 붙어있는 봉인을 다 풀어야 하는데….’

이안은 투덜거리며 클로피아의 정보창을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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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클로피아 -

레벨      :  72

분류      :  맹금류

등급      :  희귀

성격      :  소심한

진화불가

공격력    :  467

방어력    :  275

민첩성    :  1052

지  능    :  347

생명력    :  15760 / 15760

마  력    :  7950 / 7950

고유능력

- 바람 타기

클로피아는 바람의 결을 느낄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5초 이상 공격받지 않고 날면 이동속도가 70% 빨라진다.

포르칼 산맥에 서식하는 희귀한 새이다.

새하얗고 아름다운 깃털을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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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두 번째 진화 -4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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