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테이밍 마스터-41화 (73/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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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의문의 던전 -4

“떡대, 라이, 양 옆으로 흩어져!”

그 말과 동시에 카오스 드레이크의 입에서 시커먼 브레스가 뿜어져 나왔다.

화아아악-!

그리고 이안은 재빨리 몸을 돌려 등을 가져다 대었다.

쾅- 콰콰광-

커다란 폭음과 함께 시스템 메시지들이 연속해서 떠올랐다.

[‘카오스 드레이크’의 브레스에 공격당했습니다.]

[생명력이 1795 감소합니다.]

[소환수 ‘뿍뿍이’가 치명적인 피해를 입었습니다.]

[‘뿍뿍이’의 생명력이 578 감소합니다.]

뿍뿍이의 등껍질로 방어하긴 했지만, 브레스의 범위가 넓어 어느 정도 피해를 허용할 수 밖에 없었다.

대부분의 피해를 뿍뿍이가 막아주었음에도 불구하고, 최대 생명력의 1/3이 넘는 어마어마한 데미지가 들어왔다.

‘뿍뿍이 생명력도 500이나 감소했네…!?’

뿍뿍이의 생명력은 거대화 버프까지 적용된 상태였기 때문에 500 정도의 데미지가 위협적인 수준은 아니었다.

하지만 뿍뿍이의 미친 방어력에도 불구하고 500이나 피해가 들어왔다는 건, 직격당하면 바로 골로 간다는 의미였다.

‘저 놈도 고스트 드레이크랑 비슷한 류 라면, 방어력이나 생명력은 약하겠지…?’

이안은 소환수들에게 명령을 내렸다.

포기할 때 포기하더라도 일단 최선을 다 해볼 생각이었다.

“떡대, 아이스웨이브!! 라이는 광폭화 쓰고 뒤를 노려!”

그리고 이안은 정면으로 드레이크에게 달려들어 드레이크의 시선을 자신에게 집중시켰다.

[‘약점포착’ 스킬이 발동됩니다. 대상의 약점이 표시되며 명중률이 19% 상승하고 치명타 확률이 23.5% 증가합니다. 약점을 공격할 시 추가로 97%의 피해를 더 입힙니다.]

사용할 수 있는 버프 및 스킬은 전부 다 사용한 뒤, 이안은 드레이크에게 달려들었다.

그리고 그때, 드레이크가 거대한 꼬리를 거칠게 휘둘렀다.

쾅-!!

커다란 굉음과 함께 미처 피하지 못한 떡대의 정면에 꼬리가 작렬했고, 무지막지한 데미지가 들어왔다.

[소환수 ‘떡대’가 치명적인 피해를 입었습니다.]

[‘떡대’의 생명력이 4782 감소합니다.]

“허억-!”

이안은 당황했다.

드레이크의 공격력이 예상보다도 훨씬 강력한 수준이었다.

‘미친!! 아무리 70레벨 대 보스몬스터라 해도 그렇지, 너무하잖아 이건…!’

저런 공격에 한 두 대만 더 맞으면 떡대는 곧바로 사망이었다.

‘일단 떡대는 소환 해제 해야겠어…!’

드레이크는 몸집이 커서 파괴력에 비해 움직임이 조금 둔한 편이다.

민첩성이 높은 자신과 라이라면 어느 정도 피하면서 상대할 수 있었지만 떡대의 느릿느릿한 움직임으로는 드레이크의 공격을 도저히 피할 수가 없었다.

어차피 한 두 방에 죽는다면 떡대의 몸빵도 의미가 없는 상황이었고, 판단을 마친 이안은 곧바로 떡대를 소환해제 했다.

“떡대 소환해제!”

그의 주문과 함께 떡대가 하얀 빛으로 변하며 허공에서 사라졌다.

그리고 이안이 떡대를 소환해제 하느라 주춤한 사이, 라이가 카오스 드레이크의 어깻죽지를 물어뜯었다.

[소환수 ‘라이’가 ‘카오스 드레이크’에게 치명적인 피해를 입혔습니다!]

드레이크의 약점을 공격하자 곧바로 발동하는 치명공격!

이안의 약점포착 스킬과 가장 손발을 많이 맞춰본 라이는, 표시된 약점을 놓치는 법이 없었다.

[카오스 드레이크의 생명력이 1776 감소합니다.]

이어서 라이의 고유능력인 출혈이 곧바로 발동되었다.

[카오스 드레이크가 ‘출혈’ 상태가 되어 10초간 초당 355의 피해를 입습니다.]

그리고 출혈이 끝이 아니었다.

라이의 광폭화 스킬이 활성화된 상태였기 때문에, 추가로 공격력도 상승하였다.

[소환수 ‘라이’가 ‘카오스 드레이크’에게 치명적인 피해를 입혀, ‘라이’의 공격력이 5초간 추가로 상승합니다!]

버프의 중첩과 치명타 공격 덕분에 순간적으로 공격력이 극대화된 라이가 연속해서 카오스 드레이크를 공격했다.

[카오스 드레이크의 생명력이 1352 감소합니다.]

[카오스 드레이크의 생명력이 2087 감소합니다.]

그리고 드레이크는 고통에 찬 목소리로 울부짖었다.

크아아오오!!

순식간에 5천이 넘는 데미지를 입은 드레이크였지만, 그 정도로는 어림도 없다는 듯, 격렬한 반격이 이어졌다.

후웅-!

듣기만 해도 소름이 돋는 묵직한 바람소리와 함께, 드레이크의 꼬리가 또 다시 휘둘러졌고, 라이는 가까스로 그 공격을 피해 몸을 날렸다.

[소환수 ‘라이’가 벽에 몸을 부딪쳐, 생명력이 217 감소합니다.]

공격은 피해 냈지만, 벽과 충돌하면서 라이는 바닥을 굴렀고, 그것을 본 드레이크는 2차 공격을 하기위해 몸을 움직였다.

“라이! 조심…!!”

하지만 이번에는 라이도 공격을 피하기 힘들어 보였다. 몸을 미처 추스르기도 전에 드레이크의 공격이 이어졌기 때문.

드레이크의 공격을 제대로 맞는다면, 아마 한방에 생명력이 전부 사라질 것이었다.

하지만 이안이 그렇게 되도록 두고만 볼 리 없었다.

“공간왜곡!!”

이안의 외침과 함께, 공간왜곡 스킬이 발동되며, 라이와 이안의 위치가 뒤바뀌었다.

그리고 날아드는 앞발을 향해 이안은 뿍뿍이의 등껍질을 들이대었다.

까가강-!

카오스 드레이크의 발톱과 뿍뿍이의 등껍질이 부딪히며 듣기 거북한 마찰음이 울려 퍼졌다.

[소환수 ‘뿍뿍이’가 치명적인 피해를 입었습니다.]

[‘뿍뿍이’의 생명력이 118 감소합니다.]

‘아니 무슨 공격만 하면 치명타가 뜨는 거야 이 망할놈에 드레이크는!!’

이안은 속으로 궁시렁 거렸지만, 뿍뿍이의 생명력이 100 정도밖에 달지 않는 것을 보고 한편으로는 안도했다.

역시 뿍뿍이의 방어력은 위대했다.

“라이, 물어뜯어!!”

드레이크가 이안에게 정신 팔린 사이, 이안과 자리가 바뀌어 어느새 드레이크의 등 뒤로 돌아간 라이가 목덜미를 향해 달려들었다.

[소환수 ‘라이’가 ‘카오스 드레이크’에게 치명적인 피해를 입혔습니다!]

[카오스 드레이크의 생명력이 2576 감소합니다.]

또다시 치명타가 터졌지만, 카오스 드레이크의 생명력은 아직 절반도 넘게 남아있는지, 무척이나 멀쩡해 보였다.

그리고 그때 드레이크의 꼬리가 또 다시 날아들었다.

이번에는 이안을 향한 공격이었다.

퍼억-!

가까스로 등을 돌려 꼬리를 막아내긴 했지만, 이안은 벽으로 날아가 볼썽 사납게 뒹굴어야 했다.

[벽에 몸을 부딪쳐 생명력이 521 감소합니다.]

이안은 눈을 질끈 감았다.

역시 70레벨대의 영웅등급 몬스터는 무지막지한 강력함을 자랑했다.

‘후, 역시 이기는 건 무리였나? 죽기는 싫었는데….’

게임오버와 함께 사라질 경험치와, 24시간 접속불가 패널티를 생각하니 온 몸에 힘이 쭉 빠지는 걸 느꼈다.

‘그래도 라이는 살려야지.’

이안은 라이를 소환해제 하기 위해 손을 뻗었다.

어찌어찌 조금 더 피해를 입힐 수는 있을 것 같았지만, 괜히 무리하다가 더 많은 것을 잃고 싶지는 않았다.

그런데 그 때,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라이가 카오스 드레이크의 목덜미를 연속해서 물어뜯은 것이었다.

[소환수 ‘라이’가 ‘카오스 드레이크’에게 치명적인 피해를 입혔습니다!]

[상처입은 부위을 공격하여 피해량이 36% 증가합니다.]

[카오스 드레이크의 생명력이 3269 감소합니다.]

“…?!”

이제껏 카일란을 하면서 처음 보는 시스템 메시지.

‘상처 입은 부위를 다시 공격하면 추가 피해가 들어가는 건가? 이걸 왜 이제껏 몰랐지?’

사실 이안이 몰랐던 것은 당연했다.

단지 같은 부위를 정확히 공격한다고 발동하는 추가 데미지가 아니었으니까.

시스템 메시지에서 친절히 설명해 주지는 않았지만, ‘출혈’ 이라는 고유능력이 있어야만 발동하는 추가효과였다.

한편, 이안이 놀라는 것과는 별개로, 막대한 피해를 입은 드레이크는 고통스러운지 괴성을 질렀다.

키아아오오!!

그리고 카오스 드레이크의 이름이 드디어 천천히 깜빡이기 시작했다.

생명력이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는 뜻이었다.

하지만 이안은 한숨이 나왔다.

반대로 생각하면 이제야 생명력을 절반 정도 소모시켰다는 소리였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막대한 데미지를 입혔는데 아직도 반절에 가까운 생명력이 남아있는 놈이 더욱 괴물 같아 보였다.

이안은 냉정하게 판단했다.

응급처치로 체력을 회복할 여유도 없었고, 전투가 길어져 몸이 무거워지면, 계속해서 드레이크의 공격을 피해내는 것도 불가능했다.

“라이야 수고했어, 소환해제!”

이안은 라이를 소환해제 했다.

지금은 피해를 최소화 시켜야 할 때였다.

새하얀 빛과 함께 라이 또한 던전 안에서 사라졌다.

그리고 이안은 겸허한(?) 자세로 게임오버를 받아들였다.

‘으… 1레벨 다운에 24시간 접속불가라니….’

이미 알고 있는 데스 패널티를 몇 번이나 곱씹는 이안.

지금 그에게는 1레벨 다운보다도 24시간 접속불가 패널티가 더욱 치명적이었다.

던전 최초발견 버프를 1일 통째로 날리는 것이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이안이 모든 것을 체념한 그 순간…!

[오오… 정말 대단하구만.]

전투를 지켜보던 노인이 지팡이를 허공에 휘저었다.

그러자 이안을 공격하려던 카오스 드레이크가 새하얀 빛으로 변하며 허공에서 흩어졌다.

그리고 시스템 메시지가 떠올랐다.

[혼돈의 던전을 클리어 하셨습니다.]

[경험치를 174320 획득합니다.]

[레벨이 올랐습니다. 43레벨이 되었습니다.]

이안은 멍한 표정이 되었다.

‘크… 클리어…?’

그리고 동시에 고개가 끄덕여졌다.

저 무지막지한 혼돈의 드레이크는 애초에 죽이라고 이 던전에 등장하는 녀석이 아니었던 것.

‘그나저나 경험치는 정말 짜네. 최초 발견 버프 받고도 20만이 안되다니….’

레벨이 올랐지만, 던전 클리어 경험치가 많아서 오른 것이라기 보다 오를 때가 돼서 오른 것이었다.

‘고스트 드레이크 한 50마리 정도 경험치네.’

긴장이 풀린 이안은 그 자리에 털썩 주저앉았고, 그런 그를 향해 노인이 천천히 다가왔다.

그는 무척이나 흥분한 표정이었다.

[대단해! 정말 대단해! 카오스 드레이크를 상대로 이렇게나 선전하다니!]

하지만 맥이 탁 풀린 이안은 초점 풀린 눈으로 노인을 바라보며 중얼거렸다.

“뭐가 대단해요, 이렇게 졌는데.”

[아닐세, 아니야. 애초에 자네의 능력으로 이길 수는 없는 소환수였다네.]

노인의 말에 이안은 어이없는 표정이 되었다.

‘그걸 말이라고 지금….’

이안의 입장에선 약 올리는 소리로밖에 들리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안이 속으로 무슨 생각을 하던, 노인의 말은 계속해서 이어졌다.

[자네의 이름이 뭔가?]

이안은 별 생각 없이 대답했다.

“진성… 아니, 이안인데요.”

[그래, 이안이로군.]

그는 수염을 쓰다듬으며 말을 이었다.

[축하하네. 자네는 나의 시험을 훌륭히 통과했다네.]

이안의 퉁명스런 목소리가 이어졌다.

“시험이요?”

노인, 오클리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시험.”

“그래서요?”

[내 가르침을 한번 받아보지 않겠나?]

노인, 오클리의 예상치 못한 말에 이안은 당황했고, 그의 눈 앞에 더욱 당황스러운 메시지가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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