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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이밍 마스터-39화 (71/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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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전). 뿍뿍이의 하루 -보너스 편

꾸르륵-

심연의 호수 깊숙이 존재하는 어두운 동굴.

머리가 유난히 큰 거북이 한 마리가 어둠 속에서 헤엄쳐 밖으로 빠져 나왔다.

뿍- 뿍-

그의 정체는, 심연의 호수를 수호하는 어비스 터틀!

오늘은 오랜만에 섬으로 올라가서 맛있는 별식인 심연의 이끼를 뜯어먹을 계획이었다.

‘뿍! 쫀득하면서도 입 속에서 녹아내리는 부드러운 이끼를 잘 찾아야겠뿍!’

이끼의 쫀득한 식감을 떠올린 거북이는 벌써부터 행복한 표정이 되어 엉금엉금 뭍으로 기어 올라갔다.

‘오늘은 좀 더 멀리 모험을 떠나야겠뿍.’

그는 원래부터 게으른 성격 때문에 멀리 움직이는 것을 싫어했다.

하지만 오늘은 더 맛있는 먹이를 찾기 위해 모험을 떠나기로 결정했다.

그는 모험을(?) 좋아하는 멋진 거북이였으니까!

뿍- 뿍-

거북은 뿍뿍거리는 요상한 소리를 내며 리듬에 맞춰 기어가기 시작했다.

그런데 한참 엉금엉금 기어가던 거북은 멀리서부터 자신을 향해 다가오는 누군가를 발견했다.

‘뿍? 못생긴 인간이다 뿍!’

거북은 살짝 긴장했지만, 걸음을 멈추지는 않았다.

그 누구도 용맹한 심연의 거북을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았으니까!

그런데 잠시 후, 그 인간이 그에게 다가와 지팡이로 그의 등껍질을 건드렸다.

툭- 툭-

‘뿍! 감히 날 건드렸뿍!’

찌릿!

인간을 한번 째려본 거북은 쏜살같이 등껍질 안으로 몸을 숨겼다.

“얘 뭐야?”

남자는 어처구니없다는 표정이 되어 거북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나 지금 맛있는 이끼 먹으러 가야된다, 뿍! 귀찮게 하지 말고 빨리 지나가라 뿍뿍!’

거북은 남자가 얼른 지나가기를 기다리며 속으로 투덜댔다.

그런데 남자는 지나가기는커녕, 갑자기 이상한 주문을 외우기 시작했다.

“포획!”

그리고 그의 손에서 뻗어나간 하얀 빛이 거북의 몸을 향해 다가왔다.

거북은 그 이질적인 기분이 마음에 안 들었다.

‘뿍! 귀찮뿍!’

거북이 빛을 거부하자, 그 빛은 허공으로 흩어졌고, 남자는 당황스러운 표정으로 중얼거렸다.

“뭐지? 이런 적은 없었는데?”

거북은 귀찮은 인간이 빨리 자신에게서 관심을 껐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그 때, 남자가 자신의 지팡이를 들어 올리더니 거북의 등껍질을 내려쳤다.

퍽-!

거북은 별로 충격을 받지는 않았지만, 기분이 상했다.

‘뿍! 감히 날 때리다니!’

남자는 의아한 표정으로 중얼거리더니 계속해서 등껍질을 내리치기 시작했다.

“너무 약했나?”

퍽- 퍽- 퍽-

하지만 거북이 느끼기에는 별 차이 없는 의미 없는 두들김이었다.

‘귀찮! 귀찮뿍!’

그리고 남자는 더욱 당황했다.

“뭐야 이거?”

그리고 오기가 생겼는지, 또 다시 지팡이를 휘둘렀다.

퍽-!

하지만 지금까지와 별 다를 것은 없었다.

“이거 뭐하는 녀석이야?”

남자가 중얼거리자, 옆에 있던 늑대도 다가와 고개를 갸웃거렸다.

크르릉-?

“라이야 한번 물어봐.”

그가 말하자, 늑대는 거북에게로 다가와 등껍질을 깨물었다.

크릉-!

그에 거북은 분노했다.

‘내 명품 등껍질에 기스 난다, 뿍! 누가 이것들 좀 데려가라 뿍뿍!!’

하지만 거북의 등껍질은 단단했다.

등껍질을 물은 늑대만 오히려 이빨이 아픈지 낑낑거렸다.

이 쯤 되었으면 포기할 법도 했는데, 인간은 갑자기 거북의 앞에 쪼그려 앉았다.

‘얘는 안가고 뭐하냐뿍!’

눈 앞에 쫀득하고 야들야들한 이끼가 아른거리는데, 이상한 인간 때문에 껍질 속에서 나갈 수 없자, 거북은 짜증이 났다.

그런데, 그 때.

쪼그려 앉아서 뭔가를 생각하던 인간이 갑자기 벌떡 일어났다.

그리고 가방 속에서 뭔가를 주섬주섬 꺼내기 시작했다.

킁- 킁킁-

그리고 곧, 거북의 코 안으로 향긋한 냄새가 스며들어오기 시작했다.

‘뿍-? 이게 무슨 냄새냐 뿍!’

거북은 슬쩍 껍질 밖을 향해 눈을 돌렸다.

그리고 그 곳에는 생전 처음 보는 동그란 고깃덩이가 놓여 있었다.

“거북아, 이거 진짜 맛있는 거야. 안 나오면 후회할걸?”

남자는 거북을 유혹하기 시작했다.

거북은 고민했다.

‘엄청 맛있어 보인다. 뿍! 어쩌면 이끼보다 맛있을지도 모르겠뿍!’

거북은 남자가 가면 고깃덩이를 먹어볼 생각으로 기다렸다.

하지만 그는 가지 않고 계속 그의 앞에서 기다렸다.

‘뿍! 먹고싶뿍!’

거북은 갈등했다.

당장이라도 고개를 내밀어 향긋한 고기 덩어리를 입에 한가득 물고 싶었다.

그런데 머리를 내밀면 인간이 자신을 공격할 것만 같았다.

‘뿍! 참기 힘들다!! 뿍뿍!!’

하지만 이십 평생 거북 인생에 처음 느끼는 향긋한 고기의 향기는, 식탐거북인 그로서는 참을 수 없는 유혹이었다.

결국 거북은 조심스레 머리를 내밀었다.

빼꼼-

거북은 남자의 눈치를 봤다.

그리고 그가 가만히 있자, 미트볼을 향해 입을 벌렸다.

꿀꺽-

미트볼을 한 입 베어 먹은 거북은 엄청난 충격을 받았다.

‘이… 이건! 엄청난 맛이다뿍!’

이끼는 상대도 되지 않는 부드러운 고기의 식감과 그 사이사이에 느껴지는 향긋한 양념의 향기까지!

거북은 정신을 못 차리고 미트볼을 먹어치웠다.

이미 그의 머릿속에 앞에 쪼그려 앉아있는 인간은 지워진 듯 했다.

‘아, 대왕새우보다 더 맛있뿍!!’

거북은 미트볼을 남김없이 다 먹어 치웠다.

그리고 다시 껍질 속으로 들어간 거북은 입 안에 남은 미트볼의 여운을 음미했다.

한 알로는 너무 부족했다.

‘더… 더 먹고싶뿍…!’

거북이 아쉬움에 입맛을 다시고 있을 때, 조금 떨어진 곳으로 간 남자가 그곳에 미트볼을 하나 더 내려놓았다.

껍질 안에서 그것을 본 거북은 이성을 잃었다.

뿍-!!

거북은 머리를 쑥 내밀었다.

그러자, 그가 말을 걸었다.

“거북아 이거 먹으려면 일로 와야지.”

거북은 얼른 미트볼을 향해 기어갔다.

뿍- 뿍- 뿍-

‘뿍, 맛있겠뿍.’

천상의 맛을 가진 고깃덩어리를 하나 더 먹을 수 있다는 생각에 거북은 신이 나서 기어갔다.

그런데 거북이 미트볼의 바로 앞까지 도달했을 때.

남자의 손이 그의 눈 앞을 빠르게 지나갔다.

휙-!

그리고 거북의 두 눈이 왕방울 만하게 커졌다.

눈 앞에서 미트볼이 사라져 버린 것!

찌릿-

거북은 남자를 째려보았다.

하지만 그는 싱글벙글 웃을 뿐이었다.

“이거 먹고 싶으면 나랑 같이 가자.”

유치하고 치사하기 짝이 없는 작전!

거북은 등껍질을 부르르 떨었다.

뿍- 뿍-!

‘너무 치사한 거 아니냐뿍! 미트볼 내놔라뿍!’

항변하듯 고개를 들어 소리도 내 보았지만, 그는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거북아 형이랑 같이 가자. 맛있는 거 많이 줄게.”

그리고 그 말에 거북의 마음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뿍? 이런 맛있는 고기가 더 있뿍?’

하지만 거북은 이내 고개를 픽 돌려 버렸다.

미트볼이 맛있긴 하지만 그는 심연의 호수에 자존심이었다.

한낱 유혹에 넘어갈 순 없었다.

그런 그를 보며, 남자는 실실 웃으며 포획 스킬을 시전했다.

“포획-!”

하얀 빛이 다시 거북을 향해 다가왔다.

그리고 그는 그 빛을 받아들이면 남자를 따라가야 한다는 것을 본능적으로 느꼈다.

‘뿍… 엄청난 유혹이다 뿍.’

거북은 잠시 망설였지만, 일단 빛을 거부했다.

그러자 남자는 다시 협상을 시도했다.

“거북아. 이거 먹고 싶지 않니?”

남자는 미트볼을 손으로 집어 허공에서 흔들었다.

그리고 거북은 자신도 모르게 고개를 슬쩍 돌려 미트볼을 바라봤다.

“이 척박한 땅에서 이거보다 맛있는 걸 찾을 수 있을 것 같아?”

남자의 공격이 이어졌다.

“형이랑 가면 이거보다 더 맛있는 것도 있어.”

더 맛있는 것이라니!

거북의 동공이 가늘게 떨렸다.

뿍- 뿍뿍-

남자의 말은 엄청나게 설득력 있었다.

‘지금 저 못생긴 인간을 따라가지 않으면 미트볼을 다시 못 먹을지도 모른다뿍!’

그런데 그 때, 남자가 머리를 탁 짚으며 고민에 빠졌다.

그는 중얼거리듯 말했다.

“하, 이러면 형이 좀 손해긴 한데.”

그러고는, 품 속에서 미트볼 두 개를 더 꺼내었다.

거북의 두 눈이 커졌다.

“일단 계약하는 순간 미트볼 세 개 먼저 선 지급 한다!”

그리고 세 개의 미트볼을 본 순간.

거북은 이성을 잃고 말았다.

엉금엉금 기어오던 짧은 다리가 갑자기 길어지기라도 한 듯, 거북은 쪼르르르 달려가 남자의 앞에 섰다.

그리고는 미트볼을 향해 고개를 치켜들었다.

뿍- 뿍뿍-!

‘뿍! 날 데려가라뿍! 미트볼을 줘라뿍!’

그리고 남자는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으며 다시 주문을 외웠다.

“포획!”

그의 손에서 쏘아진 빛이 거북에게로 날아갔고, 거북은 그 기운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그러자 거북의 몸이 알 수 없는 힘에 의해 어디론가 빨려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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