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테이밍 마스터-38화 (70/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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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의문의 던전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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던전 지하1층의 생김새는 1층과 다른 형태를 띠고 있었다.

수많은 작은 공터들이 철문을 통해 이어져 있는 특이한 형태.

마치 지하 감옥 같은 느낌이었다.

좁은 공터 안의 몬스터들을 전부 잡으면 다음 공간으로 넘어가는 문이 열리는 방식으로 맵은 진행되었고, 덕분에 1층에 비해 전투에 고려해야 할 변수가 더 적은 편이었다.

몬스터들의 레벨은 1층보다 1~2레벨 정도 더 높았지만, 이안은 더 안정적으로 사냥할 수 있었다.

“좋아 좋아, 역시 최초발견자 버프가 꿀이지!”

이안은 끊임없이 샘솟는 경험치에, 표정 관리가 힘들 정도였다.

아이템 드랍율이 두 배인데도 불구하고 아직 쓸 만한 아이템을 하나도 건지지 못했지만, 별로 속상하지 않을 정도였다.

이안은 전투에 전투를 거듭하며 점점 던전의 깊숙한 곳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지금까지와는 다른 거대한 철문을 발견했다.

“뿍뿍아, 여긴 뭐 있어 보인다, 그지?”

뿍-?

이안은 여태 그래왔던 것처럼 문을 열어젖히려다가 잠시 멈칫 했다.

왠지 보스 급 몬스터가 안에 있을 것만 같았기 때문이었다.

‘잠시 정비 좀 하고 움직여야겠다.’

이안은 자신의 직감을 믿는 편이었다.

‘라이 광폭화 스킬 쿨타임도 돌아올 때 됐고….’

이안은 몬스터들의 상태를 체크하던 중, 뿍뿍이의 잠재력이 20에 도달한 것을 발견했다.

‘어? 얘 잠재력이 왜 벌써 20이나 됐지?’

그리고 잠깐의 생각으로 곧 그 이유를 깨달을 수 있었다.

‘맞다, 어제 만드라고라 한 뿌리 캐먹었지….’

잠시 만드라고라에 대한 아쉬움이 스쳐지나갔지만, 곧 잊어버렸다.

그리고 기왕 이렇게 된 이상. 이안은 문을 열고 들어가기 전에 뿍뿍이에게도 스킬을 부여해 주기로 결정했다.

“뿍뿍아 이리와봐.”

뿍-?

뿍뿍이는 아장아장 이안의 앞으로 기어왔다.

계속된 이안의 칭찬과 미트볼선물로 인해, 이제 제법 순종적인 뿍뿍이었다.

‘어그로 끄는 스킬이라도 하나 생기면 최곤데 정말.’

어그로 스킬이란 일시적으로 스킬의 시전자에게 주변 모든 적들의 시선을 강제로 집중시키는 스킬을 말하는 것이었다.

탱커들에게 필수라 할 수 있는 스킬.

‘뿍뿍이의 특이한 울음소리도 괜찮은 어그로 스킬이기는 하지만….’

뿍뿍이의 울음소리가 강제적으로 시선을 끌어내는 것은 아니었기에, 어떨 때는 뿍뿍이가 아무리 이리 저리 뛰어다녀도 몬스터들의 거들떠보지도 않을 때도 있었다.

그렇기에 이안은 어그로 스킬을 간절히 원하며 스킬부여를 시전했다.

“소환수 스킬부여!”

그리고 이안이 스킬을 시전하자, 예의 그 하얀 빛의 덩어리가 뿍뿍이에게 빨려 들어갔다.

그리고 시스템 메시지가 떠올랐다.

[‘뿍뿍이’에게 ‘소환수 스킬부여’를 사용하셨습니다.]

[‘뿍뿍이’의 잠재력을 20 소모합니다.]

[소환수 ‘뿍뿍이’가 ‘등껍질 거대화’스킬을 획득합니다.]

크게 기대하고 스킬을 부여한 것은 아니었지만, 어쩐지 쓸모없어 보이는 스킬명에 이안은 알 수 없는 불안감을 느꼈다.

그리고 스킬정보가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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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껍질 거대화 -

분류      -  액티브 스킬

스킬등급  -  일반

재사용 대기 시간 - 없음

등껍질 거대화 상태가 되면 생명력과 방어력이 50% 증가하며, 민첩성과 이동속도가 30% 하락됩니다.

* 스킬을 한번 더 사용하면 거대화 상태가 해제되며, 몸집이 본래의 크기로 돌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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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킬 정보를 읽은 이안은 허탈한 표정이 되었다.

어그로 스킬을 간절히 원하기는 했지만, 다른 일반적인 스킬도 크게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다.

사실상 그 수많은 종류의 스킬들 중에 어그로 관련 스킬이 나올 확률은 높지 않았으니까.

그리고 괜찮은 스킬이 생기면 너클의 고유효과로 끌어와서 쓸 수 있으니 본인의 전투력 향상에 도움이 되리라 생각했던 것이었다.

하지만 이 거대화라는 스킬은 이안의 신체조건상 발동될 수도 없을뿐더러, 발동되면 더 문제였다.

상대의 공격을 맞아주면서 싸우는 방식이 아니라, 피해가면서 빠르게 움직여 약점을 공략하는, 민첩성 위주의 전투방식을 선호하는 이안에게는 오히려 디버프나 마찬가지인 스킬인 것이었다.

“하아….”

이안의 입에서 깊은 한숨이 새어나왔다.

‘스킬 삭제 같은 건 없나…?’

그런 게 있을 리가 없었다.

거대화 스킬을 삭제하려면 뿍뿍이의 잠재력을 다시 모아 스킬부여를 하는 수 밖에 없었다.

이안은 고민에 빠졌다.

‘이 등껍질 거대화 스킬 어떻게라도 써 먹을 데가 없을까?’

이안은 아련한 눈빛으로 뿍뿍이를 응시했다.

뿍-?

영문을 모르겠다는 듯 한 뿍뿍이의 표정에 이안은 절로 힘이 빠졌지만, 그래도 포기하지 않았다.

어떻게든 뿍뿍이를 전투에 사용할 방법을 찾아내고 싶었다.

“뿍뿍아, 새로 배운 스킬 한번 써보자.”

이안의 말에 뿍뿍이는 고개를 끄덕이더니 스킬을 시전했다.

뿍-

뿍뿍이가 명령을 잘 듣는 것이 그나마 위안거리랄까.

“흐음….”

뿍뿍이가 스킬을 사용하자, 뿍뿍이의 머리가 먼저 등껍질 안으로 쏙 들어갔다.

그리고 몸집이 천천히 커지며 작았던 몸이 그래도 커다란 방패 정도의 크기로 커졌다.

이안은 한숨을 푹푹 쉬었다.

‘딱 라운드 쉴드 사이즈네.’

그런데 그 때, 이안의 머릿속에 번뜩이는 아이디어가 스쳐지나갔다.

‘가만… 방패…?!’

이안의 머리가 맹렬히 회전하기 시작했다.

‘뿍뿍이 고유능력까지 발동되면 어지간한 데미지는 들어오지도 않을 거고…. 방패로 쓰면 딱 이겠는데?’

드디어 뿍뿍이를 써먹을 방법이 생각난 이안은 실실 웃었다.

‘문제는… 커진 뿍뿍이를 한 손으로 들기에는 너무 무겁다는 점… 그리고 내 무기가 양손 너클 이라는 점인데….’

문제는 금방 해결되었다.

이안은 음흉한 미소를 지으며 뿍뿍이에게 다가갔다.

“뿍뿍아.”

뿍-?

“우리, 어부바… 할까?”

*          *          *

“휴, 드디어 잡았네요.”

거대한 아이스 오우거의 사체 앞에서, 헤르스는 털썩 주저앉아 이마에 흐르는 땀을 닦았다.

“헤르스 수고했다. 이제 ‘촌락’ 으로 승급시킬 수 있는 최소 요건 달성한 거지?”

클로반의 물음에 헤르스는 고개를 끄덕였다.

“네 형. 이제 영토 가치가 1000이네요.”

헤르스는 로터스 거점지의 상태 정보를 열어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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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터스 거점지-

분류 : 영토

등급 : 거점 (승급 요건 충족)

넓이 : 3582m^2

인구 : 175명

로터스 길드의 거점지이다.

몬스터의 위협으로부터 위험한 상태이며, 경제 문화적으로 고립되어있다.

영토가치 : 1007

치안점수 : 12

경제점수 : 7

기술점수 : 4

문화점수 : (아직 오픈되지 않았습니다.)

외교점수 : (아직 오픈되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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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일란에서 처음 거점지를 얻게 되면, 영토의 등급은 해당 길드의 ‘거점’ 으로 표시된다.

마을이 유지될 수 있는 가장 기본 요건인 치안과, 영토의 넓이가 일정 기준이 달성되면 ‘촌락’ 으로 승급이 가능했고, 상위 요건을 충족할 때 마다 더 높은 단계로 승급할 수 있는 시스템이었다.

아직 촌락 이상으로 승급된 유저들의 영토는 존재하지 않았기 때문에, 지금까지 알려진 가장 높은 등급은 촌락의 다음 등급인 ‘영지’ 였다.

현재 영지의 등급 바로 다음 등급까지 확인이 가능했기 때문.

“이제 승급시켜 볼까…?”

로터스 길드는 몇 일 간 길드원들을 총 동원해서 영토 주변의 몬스터를 토벌하며 영향력을 높인 결과 겨우 ‘촌락’ 단계로 승급할 조건을 충족시킬 수 있었다.

“영토승급!”

정보를 확인한 헤르스는 곧바로 영토를 승급시켰고, 그러자 거점에 있던 모든 길드원들의 시야에 시스템 메시지가 떠올랐다.

[‘로터스거점지’가 ‘로터스촌락’으로 등급이 상승했습니다.]

모두의 얼굴에 뿌듯함이 떠오를 때, 하나의 메시지가 더 생성됐다.

[‘로터스촌락’의 촌장에 자동으로 길드마스터인 ‘헤르스’가 임명됩니다.]

그 메시지를 본 클로반이 웃음을 터뜨렸다.

“푸하핫, 이거 뭐냐 헤르스. 네가 촌장이래! 크크큭….”

옆에 있던 카윈또한 웃겨 죽겠다는 얼굴로 헤르스를 보았다.

“촌락의 대빵이면 촌장 맞지 뭘 그래요 형. 그나저나 헤르스형 촌장이라니까 뭔가 어울리는데?”

피올란도 맞장구쳤다.

“우리 길마님 외모가 좀 조숙하긴 하죠. 후훗.”

헤르스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평소에도 좀 삭았다는 이야기를 종종 듣긴 했지만, 촌장 이미지와 어울린다니….

“아 피올란님, 촌장은 너무하잖아요. 제가 좀 삭아 보이긴 해도 주름지고 흰 수염 난 할아버지 외모도 아니고….”

조금 더 놀렸다간 삐질 것 같은 분위기였기에 카윈과 피올란은 서둘러 헤르스를 달래주었다.

“그나저나 촌장님, 우리 영지로 승급하려면 다음 조건은 뭡니까?”

클로반의 장난기 어린 말에, 카윈이 과장되게 손사래를 치며 말했다.

“아 형, 계속 놀리면 헤르스형 삐져요!”

하지만 원래 야단치는 시어머니보다 옆에서 거드는 시누이가 더 얄미운 법.

헤르스는 카윈을 한 차례 째려보고는, 한숨을 푹 쉬며 체념한 듯 입을 열었다.

“영지 승급은 아마 한동안 힘들 거예요.”

피올란이 물었다.

“왜요?”

“일단 기본적으로 ‘영주’가 될 조건을 가진 유저가 한명이라도 있어야 하는데, 영주가 되려면 최소 ‘준남작’의 작위가 있어야 되거든요.”

헤르스의 말에 카윈이 당황한 표정으로 중얼거렸다.

“허얼…. 준남작 작위 얻으려면 제국 퀘스트 해야 되는데… 그거 퀘스트 받으려면 명성 최소 40만인가 필요할걸?”

헤르스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맞아. 40만 명성. 그리고 90레벨 이상이어야 제국 퀘스트 받을 수 있어. 지금 제국퀘 할 수 있는 사람 많지 않을 거야. 많아야 이삼십 명 정도…? 그리고 지금 시점에 준 남작 작위 받은 사람은… 진짜 열 손가락에 꼽을 건데?”

그 말에 피올란이 고개를 갸웃하며 물었다.

“명성 40만이 쉬운 건 아니지만…, 그렇게까지 적나요? 그 정도는 않을 것 같은데요?”

“물론, 명성 40만 이라는 기준만 놓고 보면 그럴 거예요. 그런데 제국 퀘스트 수준이 레벨도 95 이상은 되어야 손이라도 대 볼 난이도 일 텐데… 명성이 40만 넘으면서 레벨도 95 이상인 유저는 거의 없을 것 같아요.”

레벨이 높은 상위랭커라고 해서 다 명성이 높은 것은 아니었다.

오히려 레벨 최상위권의 유저들은 비교적 명성이 높지 않은 편이었다.

카일란에서 명성을 올리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었지만, 가장 주가 되는 것은 퀘스트를 많이 하는 것이었다.

그런데 퀘스트를 주로 클리어하고 다니는 것 보다는 사냥이 레벨업에 효율이 좋기 때문에 최상위권 레벨의 유저들이 명성까지 최상은 아닌 것이었다.

그런데 잠자코 그들의 대화를 듣던 클로반이 의아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야, 근데 광휘의 기사 세일론이라던가, 홍염의 마도사 레미르 같은 것들은 엄청 오래전부터 제국퀘 하고있지 않았어?. 레벨도 최상위권이고.”

그 말에 헤르스는 쓴웃음을 지으며 대답했다.

“그 괴물들은 예외로 쳐줬으면 좋겠어요, 형.”

클로반이 말한 유저들은 각 직업별 랭킹이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유명한 유저였다.

그들처럼 각 직업별로 최상위에 있는 몇몇은 랭커이면서 명성도 괴물같이 높은 상식 밖의 유저들이 있기는 한 것이었다.

피올란이 고개를 끄덕이며 수긍했다.

“하긴… 어디까지나 예외는 존재하는 법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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