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테이밍 마스터-28화 (60/1,027)

========================================

(8). 이안의 설계 -3

[퀘스트를 완료하셨습니다. 퀘스트에 가장 큰 기여를 하셨습니다. 클리어 등급 : SS ]

[재화를 56700골드 획득합니다.]

[경험치를 1743200 획득합니다.]

[레벨이 올랐습니다. 32레벨이 되었습니다.]

[레벨이 올랐습니다. 33레벨이 되었습니다.]

[레벨이 올랐습니다. 34레벨이 되었습니다.]

퀘스트에 대한 비상식적인 기여도 때문에 엄청난 경험치가 쏟아져 들어왔다.

골드 보상도 제법 짭짤했다.

‘으흐흐.’

이안의 입이 귀에 걸렸다.

“어, 이안님! 저 레벨 올랐어요!”

45레벨이나 되는 하린도 레벨이 하나 올라 46이 되었다.

얼마나 많은 경험치를 얻었는지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는 부분이었다.

“축하드려요!”

“이안님은 레벨 안 오르셨어요?”

아직 이안은 하린에게 자신의 레벨을 공개한 적이 없었고, 하린은 대충 이안이 자신과 레벨이 비슷할 것이라 짐작했던 것이었다.

“네, 저도 레벨 올랐어요.”

굳이 이런저런 설명을 하기 귀찮았던 이안은 대충 얼버무리고 다시 라페르에게 말을 걸었다.

아직 받을 보상이 남아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단장님.”

“왜 그러는가?”

“제가 야영지 뒤편에서 고블린 제사장을 만났습니다.”

말을 하며 이안은 품 속에서 고블린 제사장의 머리장식을 꺼내어 라페르에게 건네었다.

그것을 본 라페르는 눈이 휘둥그레졌다.

“아니, 이것은!! 자네가 고블린 제사장을 처치했단 말인가!”

“그렇습니다.”

“오오… 대단하군!”

그의 말이 끝나자마자, 이안과 하린의 눈에 또다시 퀘스트 완료 시스템 메시지가 떠올랐다.

[퀘스트를 완료하셨습니다. 클리어 등급 : B+ ]

[경험치를 674000 획득합니다.]

[레벨이 올랐습니다. 35레벨이 되었습니다.]

제사장을 죽이는 데 시간이 오래 걸려서인지, 클리어 등급이 B+ 등급밖에는 되지 않았지만, 진행한 퀘스트 대비 레벨이 무척이나 낮은 이안은 또 한번 레벨업을 할 수 있었다.

싱글벙글하는 이안에게 라페르의 말이 이어졌다.

“자네 정말 놀라워. 고블린 제사장까지 찾아내서 처치해 줄 줄은 정말 몰랐네. 자경단에서 몇 달 째 찾고 있던 녀석이었거든. 대체 어떻게 찾은 건가?”

기분이 좋은 이안은 겸손을 떨었다.

“운이 좋았습니다.”

“아닐세, 아니야.”

라페르는 품 속에서 뭔가를 꺼내어 이안에게 건네었다.

[‘루스펠 제국 용병심사 추천서’를 획득합니다.]

이어서 떠오르는 시스템 메시지에 이안은 고개를 주억거렸다.

제사장 퀘스트를 완료하면 라페르가 용병심사 추천서를 준다는 것은 원래부터 알고 있었던 사실이었다.

‘뮤란에 갈 일이 있을 때, 용병심사를 받아서 용병패를 얻어놔야 겠어.’

가상현실게임 카일란에는 다섯 개의 거대한 대륙이 있었다.

그 중 지금까지 오픈된 지역은 대부분의 유저들이 활동하고 있는 ‘콜로나르대륙’과 얼마 전 업데이트로 인해 오픈된 ‘말라카대륙’ 이렇게 두 곳이었고, 아직 말라카 대륙은 10%도 개척되지 못한 상태였다.

이안이 지금 활동하고 있는 곳은 물론 콜로나르대륙 이었다.

콜로나르 대륙에는 두 개의 거대한 제국이 존재했다.

그 중 하나가 루스펠 제국이었고 뮤란은 루스펠 제국의 수도였는데, 루스펠 제국의 건국영웅인 뮤란의 이름을 본 따 만들어진 거대한 도시였다.

‘50레벨 전에는 뮤란에 갈 일이 없겠지만….’

추천서를 받아 챙긴 이안은 라페이의 손을 맞잡았다.

“이 추천서를 가지고 가면 루스펠 제국의 용병심사를 볼 수 있다네. 자네에게 훌륭한 용병의 자질이 보여 이 추천서를 주는 것이니, 꼭 뮤란에 가서 용병심사를 받게나.”

이안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감사합니다 단장님. 꼭 용병심사를 받도록 하겠습니다.”

“그래그래, 앞으로도 루스펠 제국의 치안을 위해서 힘써 주시게나.”

파티원으로 같이 퀘스트를 클리어한 하린에게도 똑같은 보상이 주어졌다.

이안과 달리 제사장 퀘스트를 처음 클리어해본 하린은 추천서에 대해 이안에게 물어왔다.

“이안님, 이 추천서 뭐예요? 혹시 아세요?”

“네. 이거 들고 뮤란에 있는 용병길드에 가면 용병심사를 볼 수 있어요.”

“오… 심사를 보면 뭐가 좋은데요?”

“전투력에 따라 자신의 실력에 맞는 등급의 용병패를 받을 수 있어요. 용병패가 있으면 NPC들에게 퀘스트 받기도 더 쉬워지고, 용병길드에서도 괜찮은 의뢰들을 많이 얻을 수 있어요.”

하린의 눈이 반짝였다.

“와, 좋은 거네요. 근데 어차피 저는 이제 한동안 요리만 할 거라서….”

“요리요?”

“네. 저 요리 직업 메인퀘스트 막히기 전까지는 다시 요리 스킬만 올릴 생각이에요.”

이안은 하린의 최 우선순위가 요리에 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끼고 속으로 감탄했다.

‘하린님은 다른 건 몰라도 요리 레벨은 분명 카일란에서도 순위권 안에 들 거야.’

이안이 이렇게 생각하는 가장 큰 이유는 하린이 준 음식으로 라이의 능력치가 잠깐이지만 상승하는 걸 봤기 때문.

‘지금까지 커뮤니티를 통틀어 어디에서도 요리를 먹으면 능력치 버프가 걸린다는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없어.’

이안은 문득 하린의 요리 숙련도가 궁금해졌다.

“하린님 혹시 요리 직업 숙련도 좀 물어봐도 될까요?”

개인적인 정보를 물어보는 것이라 이안은 조심스러웠지만, 하린은 별 것 아니라는 듯 웃으며 대답했다.

“네, 비밀로 할 것도 없는 데요 뭘. 지금 숙련도가 몇 이더라….”

정보창을 확인하는지 잠시 뜸을 들인 하린이 다시 입을 열었다,

“고급 1레벨 이네요. 얼른 열심히 해서 빨리 더 좋은 상위 스킬들도 배워야겠어요.”

“오오…!!”

이안이 알기로 가장 인기가 많은 생산직업인 대장장이의 경우 알려진 사람 중 직업 숙련도가 가장 높은 사람이 고급 3레벨 이라고 들었었다.

요리는 인기가 그보다 더 없는 직업이었으니, 하린이 거의 순위권 유저일 게 분명했다.

그리고 NPC들과의 친밀도를 쌓기 위해 평소에 연마해 놨던, 이안의 아부스킬이 발동했다.

“응원해요 하린님. 생산직업 숙련도 올리기 정말 힘들다고 들었는데… 대단해요! 다음에도 제 도움이 필요하시면 연락 주세요.”

이안의 말에 하린의 얼굴이 순간 환해졌다.

“정말 고마워요 이안님. 그 말, 꼭 지키셔야 해요!”

이안은 순간 움찔 했다.

‘내가 말실수를 한 건… 아니겠지?’

하린이 이것저것 부탁하며 귀찮게 할까봐 조금은 불안해졌다.

하지만 그녀가 해맑게 좋아하자, 이안의 기분도 곧 좋아졌다.

“그럼요, 물론이죠.”

그리고 말하는 순간 이안의 시야에 시스템 메시지가 떠올랐다.

[‘하린’ 님이 친구등록을 요청하셨습니다.]

물론 이안은 수락했다.

“그럼 다음에 봐요 이안님. 저는 게임을 너무 오래 해서 이제 나가봐야 할 것 같아요.”

하린과 이안이 고블린 야영지 퀘스트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하린과 함께 플레이한 시간은 이제 8시간에 육박했다.

이안같은 폐인에게야 대수롭지 않은 시간이었지만, 일반적인 유저들의 입장에선 엄청난 장기간 접속이라 할 수 있었다.

“네, 하린님. 그럼 다음에 뵙겠습니다.”

그런데 나가려던 하린이 갑자기 뭔가 생각났는지, 가방을 뒤지기 시작했다.

“이안님, 이거 선물이에요.”

하린의 손에는 두 통의 도시락이 들려 있었다.

“이게 뭐에요?”

“제가 이안님 기다리는 동안 요리한 거예요.”

기다리는 동안 심심했던 하린이 요리스킬을 사용해서 금방 만들어낸 인스턴트 음식.

사실 요리라고 할 만큼 대단한 것도 아닌 수준이었지만, 하린은 왠지 ‘요리했다’는 말을 하니 부끄러워졌는지 얼굴을 살짝 붉혔다.

‘이안님이 이상하게 생각하시는 건 아닐까?’

하린은 붉어진 양 볼을 슬쩍 가리며 이안을 슬쩍 응시했다.

하지만 이안의 눈엔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도시락밖에 보이지 않았다.

이안의 얼굴에 화색이 돌았다.

‘역시, 하린님은 천사였어…!’

“위에건 스테이크인데 이안님 드시면 되구요, 밑에 들어있는 미트볼 같이 생긴 건 라이 주면 돼요. 가끔 한 알씩 주면 라이가 좋아할 거예요.”

“넵, 배고플 때 먹을게요.”

이안의 말에 하린은 고개를 저었다.

“아뇨, 배고플 때 말고 전투 하기 전에 드세요. 스텟 상승 효과가 있잖아요.”

그 말에 이안은 멋쩍은 웃음을 지었다.

“아… 맞다.”

하린은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네. 그리 많은 스텟은 아니지만, 그래도 무시할 정도는 아닐걸요?”

이안은 그 말에 충분히 동의할 수 있었다.

체력200의 차이가 꽤 크다는 건 야영지 퀘스트를 하는 동안에도 느꼈으니까.

“감사합니다. 잘 먹을게요 하린님.”

“뭘요, 이안님이 저 도와주신 거에 비하면 별것도 아니죠.”

몇 마디를 더 나눈 뒤, 하린은 접속을 종료했다.

그리고 혼자 남은 이안은 시간을 확인했다.

“아직 잘 시간까지 5시간 정도 남았네. 오늘은 생각보다 레벨업도 빨리 했으니 저녁 정도는 챙겨먹고 들어와도 되겠지?”

고블린 야영지 퀘스트는 반복해서 수행할 수 있는 퀘스트였다. 퀘스트를 받을 때 마다 공격하는 야영지의 위치가 달라지기는 했지만, 퀘스트의 내용 자체는 비슷했다.

원래 이안은 35레벨 까지 2일 정도 잡고 있었다.

두 번 정도의 야영지 퀘스트를 생각하고 있었던 것.

그런데 기여도와 히든퀘스트 까지 맞물리면서 한 번에 목표 레벨을 달성하니 무척이나 뿌듯했다.

“오랜만에 치킨 한 마리 시켜먹어야겠다.”

오늘 하루 성실한 자신에게 치킨 한 마리 정도의 상은 줘도 될 것 같았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