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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이안의 설계 -1
“역시, 카일란의 맑은 공기는 언제 마셔도 상쾌하군.”
50대 쯤 되었을까?
적당히 히끗히끗한 머리에 깐깐한 인상을 가진 한 중년 남성이 커다란 바위에 걸터앉아 기지개를 켰다.
“이 엄청난 가상현실을 구현한 과학자들이 정말 경이롭군.”
남자가 앉아있는 곳은 로보스 산의 가장 높은 봉우리인 메르칸 봉우리였다.
봉우리 위에서 내려다보는 풍경은 가히 장관이라 할 수 있었다.
깎아지는 듯 날카로운 절벽과 기암괴석. 그리고 울긋불긋한 단풍과 계곡을 따라 굽이쳐 쏟아지는 폭포수까지!
“다음 달 부터는 기필코 등산 동호회 사람들을 설득해서 카일란에서 함께 등산을 해야겠어.”
바위에 걸터앉아 운치를 느끼던 남자는, 배낭에서 도시락을 꺼내어 우물우물 먹기 시작했다.
한 줄에 10실버 밖에 하지 않지만, 맛은 일품으로 유명한 트럼본 먹거리 상회 표 김밥!
그는 김밥의 맛에 연신 감탄하며, 메르칸 봉우리의 풍경을 감상하고 있었다.
그런데 그때.
“늑돌이 소환!”
그가 주문을 외치자, 한 마리 검은 늑대가 나타났다.
아우우-
늑대는 하울링을 하더니 얌전히 그의 옆에 앉아 머리를 기대었다.
“늑돌아 이거 하나 먹거라.”
남자는 배낭에서 올라오는 길에 사냥한 사슴고기 한 점을 넘겨주었다.
그러자 늑대는 행복한 표정으로 고기를 한 입 베어물고 잘근잘근 씹기 시작했다.
“정말 여유 넘치고 좋아.”
그는 생각했다.
‘카일란은 한낱 게임으로 치부할 것이 아니야. 그야말로 또다른 세계! 진정한 의미에서의 가상현실!’
그는 가상현실을 연구하는 과학자는 아니었다.
그가 연구하는 것은, 가상현실이 현실에 미칠 사회적 문화적 영향력, 그리고 그 가능성에 대한 학문들.
그의 정체는 한국대학교의 가상현실과 주임교수, 이진욱 이었다.
“늑돌아 슬슬 내려가 볼까?”
크릉- 크릉-!
현실에서 그는 등산과 자연, 그리고 동물들을 무척이나 좋아하는 환경애호가 이기도 했다.
그리고 카일란에는 그런 그에게 꼭 맞는 직업이 있었으니, 바로 소환술사였다.
“다음엔 폴라니안 봉우리를 올라가 보고 싶은데, 거기는 17레벨이나 되는 위험한 몬스터들이 등장한다 했었지?”
진욱은 그의 옆을 졸졸 따라오는 늑돌이를 보며 푸근한 미소를 지었다.
카일란을 플레이하는 조교들을 닦달해서 겨우겨우 잡은 귀중한 소환수였다.
“늑돌아, 우리 레벨 업 열심히 해서 다음에는 폴라니안 봉우리 등산 가자!”
크릉- 크릉-!
늑돌이는 신난다는 듯 허공을 껑충껑충 뛰었다.
진욱은 가벼운 발걸음으로 걸음을 옮겼다.
그리고 문득, 당돌하게 자신에게 말도 안 되는 내기를 걸던 신입생 한 명이 생각났다.
‘그 거짓말쟁이 녀석은 지금도 게임을 하고 있겠지? 녀석 직업이 뭔지 라도 물어볼 걸 그랬나?’
진욱은 흥얼거리며 계속 걸음을 옮겼다.
오늘따라 카일란의 하늘이 더 맑은 것 같았다.
* * *
“이안님, 그쪽 좀 막아주세요!”
“하린님 이쪽에 힐좀!”
루킨 일행과 이안, 하린. 총 다섯명은 착실히 고블린 야영지의 히든 퀘스트인 제사장 퀘스트를 해 나가고 있었다.
다섯명의 전력이 제법 강력했기 때문에, 퀘스트는 막힘없이 진행되고 있었다.
표면적으로 퀘스트에 대해 잘 알고 있는 사람은 루킨이었기에, 이안과 하린은 묵묵히 그의 요구를 잘 따라주며 움직이고 있었다.
‘이제 슬슬 퀘스트 막바지가 보이는군. 천천히 준비해 볼까?’
루킨은 자신의 계획대로 일이 착착 진행되어 가는 것 같자, 기분이 좋았다.
이제 곧 히든보스인 고블린 제사장이 등장할 것이고, 힘을 합쳐 싸우는 척 하다가 마지막에 두 년놈의 뒤를 쳐서 같이 잡아버리면 될 것이었다.
자신의 수중에 곧 들어올 수천만원짜리 아티펙트를 생각하니, 벌써부터 표정관리 하기가 힘들 정도였다.
반면에 이안은 그 나름대로 속으로 실실 웃고 있었다.
‘곧 보스 페이지가 나올 테니, 하린님께 슬슬 언질을 해 줘야겠어.’
이안은 슬쩍 하린쪽을 응시하며 메시지를 보냈다.
[이안 : 하린님, 이제 슬슬 보스 페이지에요.]
[하린 : 그럼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이안은 루킨 일행이 눈치 채지 못하도록 자연스럽게 전투를 계속하며 메시지를 이어 보냈다.
[이안 : 저기 저 쪽 감옥같이 생긴 곳 보이시죠?]
[하린 : 네.]
[이안 : 저 입구에 아무나 발을 딛고 나서 5초쯤 후에 보스가 등장해요. 그러면서 입구가 창살로 막히게 되죠.]
하린은 열심히 전투를 계속 하며 이안의 말을 듣고 있었고, 이안은 말을 이었다.
[이안 : 우리 둘은 일행 뒤쪽에 있다가 제가 신호를 주면 뒤로 잽싸게 빠지면 돼요.]
[하린 : 저들이 의심하지 않을까요?]
[이안 : 의심할 수 없게, 라이를 맨 앞에 세워서 들여보낼 거예요.]
그 말에 하린은 조금 당황했다.
[하린 : 네에? 그럼 라이는 어떡해요?]
[이안 : 라이는 보스 페이즈가 시작되는 순간 소환해제 하면 돼요, 걱정 마세요.]
이안은 무척이나 자세하게 계획을 세워 놓았다.
뒤통수 치는 것도 치밀하게!
‘역관광의 짜릿함은 영웅등급 아이템을 먹었을 때 보다 행복하지.’
이안의 치밀한 역공작은 눈치채지도 못한 채, 루킨과 아이들은 신나게 퀘스트를 진행하고 있었다.
“자, 주변 정리가 대충 끝난 거 같군요!”
루킨의 말에 이안은 적당히 맞장구를 쳐 주었다.
“그런 거 같네요. 이제 보스가 등장하나요?”
“네, 이안님. 저기 보이시죠? 저기에서 이제 제사장이랑 광전사 둘이 등장할 겁니다.”
“아, 그렇구나!”
이미 다 알고 있는 내용이지만, 정말 처음 듣는다는 듯, 완벽한 연기력.
이안은 자신이 짜 놓은 각본 안에 완전히 몰입해서 메소드 연기를 펼치고 있었다.
“자 어서 움직이죠!”
루킨의 말에 이안은 고개를 끄덕이며 라이에게 명령했다.
“라이, 가자! 네가 앞장서.”
크르릉!
라이는 이안의 명령대로 가장 앞장서서 움직이기 시작했고, 루킨과 팔콘, 그리고 밀런은 그 모습에 완벽히 의심을 지우고 신나게 라이를 따라갔다.
그리고 이안은 온 신경을 곤두세우고, 라이가 감옥의 입구를 밟는 순간을 포착했다.
‘5… 4… 3… 지금…!!’
[이안 : 하린님! 지금이에요!!]
이안의 메시지와 동시에 하린과 이안은 뒤로 빠르게 몸을 날렸고, 이안의 계획대로 감옥의 입구에 커다란 쇠창살이 내리꽂히며 입구가 봉쇄되었다.
촤라락- 쾅-!
그리고 붉은 빛과 함께, 감옥 안에 세 마리의 히든 몬스터가 소환되기 시작했다.
“뭐, 뭡니까? 왜 안 들어오시는 거죠?”
생각지도 못한 상황에 당황한 루킨은 이안을 돌아보며 외쳤다.
라이가 안에 들어와 있으니, 두 사람이 실수로 바깥으로 빠져나간 것이라 생각한 듯 했다.
‘지금 곧바로 계획을 진행해도 되지만, 그러기엔 아직 좀 찜찜하니까….’
심증은 확실했지만, 아직 물증이 없었다.
저들이 자신을 PK하려 했다는 확실한 증거가 있어야 둘을 죽여도 기분이 후련할 것 같았다.
이안은 다시 혼신의 연기를 펼치기 시작했다.
말투도 달라졌다.
“후후… 사실 내가 아까 네놈들 하는 이야기를 들었거든.”
그 말에 루킨의 안색이 확 굳었다.
“무, 무슨…!”
“우리를 피케이하고 소환마법 아티펙트를 차지하려고 짜고 들어온 거, 이미 다 알고 있다.”
말을 하며 이안은 루킨과 두 사람의 표정을 살폈다.
아직까지 반응이 없자, 이안은 한 마디를 더 날렸다.
“여기까지는 경험치를 위해 따라왔지만, 끝까지 네놈들의 장단에 놀아나 줄 이유가 없지. 하하 우리는 이제 밖으로 나갈 테니, 셋이서 잘 해 보라고.”
그 말에 들통 났음을 확신한 루킨의 태도도 달라졌다.
루킨은 비열한 미소를 지었다.
“멍청한 놈.”
“뭐?”
“네놈은 그 이야기를 들었으면, 진즉에 도망쳤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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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이안의 설계 -2
“멍청한 놈.”
“뭐?”
“네놈은 그 이야기를 들었으면, 진즉에 도망쳤어야 했다.”
이안은 짐짓 모르는 척 되물었다.
“왜지?”
“네놈이 이 퀘스트에 대해 잘 몰랐기 때문이지. 이 퀘스트는 제사장 몬스터가 죽거나 파티원이 전멸하기 전에는 외부로의 통로가 열리지 않는다. 제사장 몬스터를 죽인 자리에 유일한 외부로의 통로가 열린단 말이지.”
물론 다 알고 있던 내용이기에, 이안은 여유가 넘쳤다.
“그래서?”
“그래서 라니? 정말 멍청하군. 우리가 제사장을 잡고 나서 감옥 문이 열리면 너희들을 잡으면 된다는 소리다. 크크큭.”
옆에 있던 팔콘도 고개를 끄덕이며 웃었다.
“후후… 멍청한 놈. 나와 밀런은 50레벨이 넘는다. 너희들이 돕지 않는다고 해도 제사장 정도는 우리 힘으로 잡을 수 있지.”
밀런이 맞장구 쳤다.
“목 씻고 기다려라. 제사장 잡은 다음에 두 년놈을 죽여줄 테니까!”
하지만 이안의 반응은 그들이 원했던 반응이 아니었다.
이안의 한쪽 입 꼬리가 씨익 말려 올라갔다.
그것은 썩은 미소였다.
“하하, 실토해줘서 고맙다.”
“뭐?”
이안은 곧바로 파티에서 탈퇴했다.
그리고 그것을 본 하린도 잽싸게 파티에서 나왔다.
이안은 밀런을 가리키며 소리쳤다.
“라이, 물어!”
그리고 기다렸다는 듯, 라이는 밀런의 목덜미를 물어뜯었다.
[소환수 ‘라이’가 ‘밀런’에게 치명적인 피해를 입혔습니다!]
[‘밀런’의 생명력이 1077(총 체력의32%) 감소했습니다.]
[‘밀런’이 ‘출혈’ 상태가 되어 10초간 초당 215의 피해를 입습니다.]
생각지도 못한 기습공격에 미처 대비하지 못한 밀런은 그대로 라이에게 치명적인 공격을 허용했고, 막대한 데미지를 입었다.
레벨은 50이 넘었지만, 궁수 클래스의 특성상 방어력과 체력이 낮았기에, 라이의 공격력이 좀만 더 강했더라면 출혈 데미지로 사망할 수도 있었던 수준이었다.
“이, 미친 똥개 새끼가…!”
당황한 세 명이 라이를 향해 무기를 치켜들자, 이안은 재빨리 라이를 역소환했다.
“소환해제!”
라이는 팔콘의 도끼가 도달하기 직전에 하얀 빛이 되며 허공으로 사라졌고, 세 사람은 이안을 찢어 죽일 듯 노려보았다.
“이 새끼!! 이런다고 우리가 제사장을 못 잡을 것 같냐!”
이안은 어느새 감옥 안의 상황을 관전이라도 하듯, 느긋하게 자리에 앉아 있었다.
“응, 못 잡을 것 같은데?”
그리고 상황이 이안의 계획대로 무사히 흘러가는 것 같자, 안심한 하린이 그의 옆에 와 다소곳이(?) 앉았다.
루킨이 씩씩 거리며 뭐라 욕을 하려 할 때, 히든 몬스터들의 소환이 완료되었다.
“조금 후에도 그렇게 여유로울 수 있는지 두고 보자!”
루킨은 밀런이 상처를 좀 입긴 했지만, 포션으로 체력을 회복하면서 싸우면 아직까지는 희망이 있다고 생각했다.
그때, 세 사람을 절망케 하는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바람의 축복! 야만전사의 축복!!”
그리고 암울한 시스템 메시지가 울려 퍼졌다.
[‘바람의 축복’이 발동됩니다. ‘타락한 고블린 제사장’의 민첩성이 42% 증가합니다.]
[‘타락한 고블린 광전사’의 민첩성이 42% 증가합니다.]
[‘야만전사의 축복’이 발동됩니다. ‘타락한 고블린 제사장’의 공격력이 35% 증가합니다.]
[‘타락한 고블린 광전사’의 공격력이 35% 증가합니다.]
이안이 히든 몬스터들에게 버프를 걸어버린 것!
루킨은 안 그래도 창백한 표정이, 새 하얗게 질려 버렸다.
그냥 싸워도 여유있게 상대할 수준은 아니었는데, 밀런은 라이에게 기습까지 당한데다 적 몬스터는 버프까지 받은 상태였다.
“이, 미… 미친놈!!”
팔콘과 밀런도 절망에 빠졌다.
“으… 으으…!”
50레벨이 넘는 유저가 사망하면 최소 하루에서 이틀 정도의 경험치는 날리는 것이라고 봐야 했다.
게다가 들고 있던 장비들도 잃어버릴 테니, 엄청난 손해였다.
팔콘은 분노에 부르르 떨며 제사장을 향해 덤벼들었다.
승산이 희박하긴 했지만, 그래도 그냥 죽어줄 수는 없기 때문!
하지만 곧 이어진 하린의 해맑은 한 마디에, 세 사람 모두 전투 의지를 상실할 수 밖에 없었다.
“이안님, 저는 힐을 하면 되는 거죠?”
물론 힐의 대상은 루킨 일행이 아니었다.
* * *
“룰루~”
이안은 콧노래를 부르며 경매장을 향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의 옆에는 하린이 엉거주춤한 자세로 라이의 등에 올라 타 라이의 머리를 쓰다듬고 있었다.
‘덜떨어진 놈들이 템은 제법 괜찮은 것들을 떨궜단 말이지?’
전투 의지를 상실한 루킨과 아이들은 힘없이 죽으며 괜찮은 아이템들을 제법 남겼고, 그 후 사냥한 고블린 제사장과 광전사도 각각 제사장 세트 하나와 광전사 세트 하나를 떨궜다.
얻은 아이템들을 하린과 적절히 분배해서 나눠 갖은 상태였고, 지금 그것들을 팔기 위해 경매장으로 향하는 중이었다.
“이안님, 고마워요. 덕분에 퀘스트도 깨고… 수입도 짭짤한데요?”
마냥 착하고 순수해 보이기만 했던 하린도 루킨 일행이 당하는 모습을 보며 아이처럼 좋아했다.
그 모습을 본 이안의 등에는 약간의 식은땀이 흐르기도 했다.
‘저 선한 얼굴로 그러니까 조금 섬뜩하긴 했지만… 좋은 게 좋은 거니까.’
“저야 뭐…. 하린님도 고생 많으셨어요.”
이안은 빙긋 웃었다.
처음 생각했던 것 보다 무척이나 다사다난했던 퀘스트가 되었다.
하지만 결과적으론 남는 것도 더 많아진 착한 퀘스트!
‘여기서 고블린 제사장의 목걸이가 나와 줄 줄은 몰랐어. 이건 배가 좀 아프네….’
고블린 제사장의 목걸이는 마법사와 사제 클래스가 70레벨까지 써도 괜찮은 최상급 목걸이였다.
시세도 최소 70만골드부터 시작하는 40레벨대의 아이템 중 최고가의 아이템.
이안은 경매장에 팔아서 한 몫 챙기고 싶었지만, 초롱초롱한 눈빛으로 자신을 응시하는 하린을 차마 외면할 수가 없었다.
‘그래도 다른 아이템들은 대부분 내가 다 가져왔으니 뭐… 손해는 아니지.’
이런 저런 얘기를 하면서 걷다 보니 마을에 금방 도착했다.
두 사람은 퀘스트를 완료하기 전에 먼저 경매장으로 이동했다.
“하린님은 팔 거 없으시죠?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템들 금방 처분할게요.”
이안의 말에 하린은 고개를 끄덕였다.
“네, 천천히 하세요. 저도 요리 재료들 좀 살 거 있어서 괜찮아요.”
“넵.”
이안은 이번 퀘스트 동안 획득한 아이템들을 하나씩 처분하기 시작했다.
하나 하나 경매장에 올려놓고 가격을 계산해 보니, 액수가 제법 되었다.
‘다 팔리고 경매장 수수료 떼고 나면… 총 합해서 66만 골드네.’
초기화 하고 나서 처음으로 만족스런 액수를 손에 쥐었다.
대부분이 마지막에 루킨 삼인방이 죽으면서 드랍한 아이템들로 얻은 수익이었다.
이안은 뿌듯해 졌다.
‘그런데 이 돌맹이는 뭘까?’
이안의 손에는 누런 빛이 맴도는 조금 큰 조약돌 모양의 물건이 하나 들려 있었다.
특이한 점은 돌에서 따뜻한 기운이 흘러나온다는 것이었다.
‘겨울에 핫팩 대신 쓰면 되는 물건인가?’
덜떨어진 삼인방이 죽으면서 남긴 물건 중에 있던 것이었는데, 이안으로서는 도저히 뭔지 짐작되는 것 조차 없었다.
아이템 정보를 열어도 온통 알 수 없음이라는 문구만 쓰여 있었고, 경매장에서도 비슷한 물건은 찾을 수가 없었다.
그렇다고 버리기는 뭔가 찜찜해서 이안은 돌을 품 속에 집어넣었다.
대충 아이템 정리가 다 된 이안은 하린을 불렀다.
“다 됐어요, 하린님. 이제 퀘스트 마무리 하러 가죠.”
진즉에 필요한 물건을 다 사고 대기하고 있던 하린은 이안의 부름에 쪼르르 다가왔다.
“네!”
두 사람은 퀘스트를 마무리 짓기 위해 자경단장 라페르에게 갔다.
“오, 이안. 잘 왔네. 휴고에게 자네의 활약은 전해 들었어! 역시 자네는 믿음직스럽군.”
라페르와 악수를 하자, 곧이어 시스템 메시지가 울려퍼졌다.
[퀘스트를 완료하셨습니다. 퀘스트에 가장 큰 기여를 하셨습니다. 클리어 등급 : SS ]
[재화를 56700골드 획득합니다.]
[경험치를 1743200 획득합니다.]
[레벨이 올랐습니다. 32레벨이 되었습니다.]
[레벨이 올랐습니다. 33레벨이 되었습니다.]
[레벨이 올랐습니다. 34레벨이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