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테이밍 마스터-26화 (58/1,027)

========================================

(7). 고블린 야영지 -4

[‘고블린 야영지 토벌’ 퀘스트의 조건을 충족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기분 좋은 메시지가 하나 더 떠 올랐다.

[레벨이 올랐습니다. 30레벨이 되었습니다.]

[30레벨이 되어 직업 특수 스킬을 획득합니다.]

[특수 스킬 ‘소환수 스킬부여’를 획득합니다.]

[특수 스킬 ‘공간왜곡’을 획득합니다.]

이안은 입이 헤벌쭉 벌어지려는 걸 겨우 참았다.

토벌대장인 휴고가 기여도가 가장 높은 그에게 다가왔기 때문이었다.

“고맙네. 이안이라고 했나?”

“예, 대장님.”

“자네 덕에 큰 피해 없이 야영지를 토벌할 수 있었네.”

“아닙니다. 자경단원들이 용맹하여 성공적으로 임무를 수행할 수 있었습니다.”

이안과 악수를 나눈 뒤, 휴고는 차례로 다른 유저들에게도 고마움을 표했다.

“임무를 완수했으니 이제 돌아가야겠군.”

휴고는 검을 치켜들었다.

“제군들 수고했다! 우리는 마을로 돌아간다!”

“와아아아!!”

자경단원들이 말머리를 돌려 마을로 향하기 시작했고, 이안은 긴 전투로 지친 몸에 조금 휴식을 주기 위해 바닥에 털썩 주저 앉았다.

‘획득한 스킬이나 확인해 볼까?’

이름만 봐서는 두 개의 스킬 모두 무척이나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것들이었다.

이안은 앉아서 쉴 겸 스킬창을 열었다.

---------------------------------------

- 소환수 스킬부여 -

분류      -  엑티브 스킬

스킬레벨  -  lv 0

숙련도    -  0%

재사용 대기 시간 - 24시간

소환수에게 랜덤으로 하나의 스킬을 부여합니다.

한번 스킬부여를 사용할 때 마다 대상 소환수의 잠재력을 20 소모하며, 한번 스킬이 부여된 소환수에게 다시 스킬부여를 사용할 경우, 기존에 부여되었던 스킬이 새로운 스킬로 변환됩니다.

* 스킬부여의 레벨과 숙련도가 높을수록 소환수가 고급 스킬을 획득할 확률이 높아집니다.

---------------------------------------

첫 번째 스킬을 열어본 이안은 고개를 끄덕였다.

‘역시! 잠재력과 연관된 스킬이 하나 생성되네.’

그리고 곧 속으로 탄성을 내질렀다.

‘소환수에게 스킬부여라니…! 라이에게도 새로운 스킬을 하나 부여해 줘야겠어.’

이안은 라이의 잠재력이 몇인지 확인했다.

‘라이 잠재력이 아직 6밖에 안되네.’

진화를 하는 데에 100의 잠재력을 소모했기 때문이었다.

‘잠재력이 20이 되면 일단 스킬부여부터 한번 해 봐야겠어.’

잠재력을 100까지 빨리 모아 다음 진화를 보고 싶은 마음도 있었지만, 그래도 스킬 하나는 먼저 부여해두는 게 유리할 것 같았다.

대충 첫 번째 스킬에 대해 파악한 이안은 두 번째 스킬을 열었다.

---------------------------------------

- 공간왜곡 -

분류      -  엑티브 스킬

스킬레벨  -  lv 0

숙련도    -  0%

재사용 대기 시간 - 3분

소환술사가 소환되어있는 소환수 중 원하는 소환수 하나와 위치를 바꿉니다.

스킬이 발동되는 0.5초~1초 동안 아무런 공격도 받지 않아야 정상적으로 발동됩니다.

* 스킬부여의 레벨과 숙련도가 높을수록 재사용 대기시간이 줄어듭니다.

---------------------------------------

‘공격스킬이나 포획 관련 나오지 않은 게 좀 아쉽긴 하지만…, 그래도 전투에 유용하게 활용할 만한 스킬이 나왔네.’

이안은 두 스킬 모두 읽어보며 충분히 만족했다.

이 정도면 훌륭한 스킬들을 얻었다고 생각했다.

이안이 획득한 스킬과 아이템들을 정리하고 있을 때, 하린이 뿌듯한 표정으로 그에게 다가왔다.

“이안님 고마워요, 덕분에 퀘스트 클리어 했네요.”

하린은 지쳐보였지만, 표정만은 무척이나 밝았다.

“하하, 아닙니다. 하린님도 충분히 1인분 이상 하셨는 걸요.”

“그래도 이안님 아니었으면 클리어 못 했을 거예요. 정말 수고 많으셨어요.”

이안은 어느새 자신의 옆에 와 앉아있는 라이를 쓰다듬으며 대꾸했다.

“저보다는 여기 이 녀석이 수고 많았죠, 정말.”

하린은 동의했다.

“그러게요, 라이 보고 정말 놀랐어요. 전투력이 대단하더라구요.”

라이를 향해 시선을 돌린 하린은 환하게 웃으며 그 앞에 쪼그려 앉았다.

“라이야, 오늘 고마웠어.”

하린의 말에 기분이 좋아졌는지, 라이는 기분 좋게 그로울링했다.

크릉- 크르릉-

그런데 그때, 막사 건너편에서 획득한 아이템들을 정리하던 루킨과 그의 일행들이 이안을 향해 다가왔다.

‘뭐지? 수고했다 통성명이라도 하려 그러나.’

인상이 썩 좋아 보이는 유저들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다가오는 것을 모른 척 할 수는 없었기에, 이안은 엉덩이를 털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루킨은 이안을 향해 손을 내밀며 인사했다.

“반갑습니다. 루킨이라고 합니다. 퀘스트 때문에 정신이 없어서 이제야 인사드리네요.”

이안은 손을 맞잡으며 대답했다.

“저도 정신이 없었네요. 반갑습니다, 이안이라고 합니다.”

이안과 간단하게 통성명을 한 루킨은 천천히 본론을 꺼내었다.

“그런데 이안님, 혹시 저희와 함께 퀘스트 하나 더 하실 생각 있으신가요?”

“퀘스트요?”

루킨은 고개를 끄덕였다.

“네. 저희가 야영지 퀘스트랑 연계되는 히든 퀘스트를 하나 더 알고 있거든요.”

순간 이안의 눈에 이채가 스쳐 지나갔지만, 그 찰나간의 표정 변화는 아무도 발견하지 못했다.

‘야영지 연계 히든 퀘스트라면 제사장 퀘스트 일건데….’

제사장 퀘스트는 이안도 이미 알고 있는 히든 퀘스트였다.

원래는 난이도 때문에 포기하고 가려 했었지만, 야영지 퀘스트 중에 레벨이 생각보다 많이 올라서, 그렇지 않아도 조금 고민하던 중이었다.

그러던 차에, 이들이 다가온 것이었다.

이안은 의아했다.

‘그런데 이놈들… 대충 봐도 저 둘은 50랩 이상으로 보이는데 왜 제사장 퀘스트에 우리를 끌어들이려 하는 거지?’

이안은 전투 중에 팔콘과 밀런이 싸우는 것을 보고 두 사람의 레벨을 어느 정도 짐작하고 있는 상태였다.

특히 밀런은 궁사였기 때문에, 쓰는 스킬 조합만 몇 번 봐도 그의 레벨을 짐작해 낼 수 있었다.

‘이거 뭔가 촉이 안 좋은데….’

이안은 뭔가 이상한 낌새를 눈치 챘지만, 일단 모른 척을 했다.

“오, 연계되는 히든퀘스트가 있어요?”

이안의 순박한(?) 표정에 루킨은 속으로 쾌재를 불렀다.

“네. 고블린 제사장 퀘스트라고, 막사 뒤쪽 터널 돌아서 들어가면 고블린 제사장이 있거든요. 놈만 처치하면 되는 퀘스트에요.”

옆에서 팔콘이 거들었다.

“족장보다는 약한 놈이긴 한데, 저희끼리는 좀 힘들 것 같아서요. 전투하시는 것 보니까 강력한 소환마법 아티펙트도 있으신 것 같고… 사제분도 합류하면 충분히 깰 수 있을 것 같아서요.”

팔콘은 나름 이안이 아티펙트를 가진 것인지 떠보기 위해 한 말이었지만, 이 말로 인해 이안은 상대의 의중을 확신할 수 있게 되었다.

‘어라, 이놈들 봐라. 라이가 소환마법 아티펙트로 소환한 소환수인 줄 알았다는 거지?’

이안의 입 꼬리가 슬쩍 말려 올라갔다.

‘아티펙트는 비싸니까, 날 잡아서 크게 한탕 해 보시겠다…?’

이안이 아무것도 모르던 초보시절이었으면, 아무 의심 없이 그들의 제안을 받아들였겠지만, 그는 이미 초기화 전에도 이런 일들을 너무 많이 봐온 베테랑 유저였다.

그런 이안이 보기에 루킨 일행은 너무도 허술했다.

‘역으로 한번 조져볼까?’

생각을 정한 이안은 하린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이안 : 하린님.]

갑작스런 메시지에 하린은 움찔 했지만, 눈치가 없는 편은 아니었던 그녀는 곧바로 메시지로 대답했다.

[하린 : 네 이안님. 갑자기 왜 메시지로…?]

[이안 : 잠시….]

너무 오래 대답을 안 하면 상대가 의심할 수도 있었기에, 이안은 일단 환한 미소를 지으며 루킨의 제안에 대답했다.

“저는 정말 좋은데, 파티원에게도 한번 물어볼게요. 잠시만 기다려 주시겠어요?”

루킨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야 물론이죠.”

그리고 이안은 하린에게 다가갔다.

“하린님 루킨님 말 들었죠? 어떻게 생각하세요?”

“에… 전….”

이안은 말을 하며 동시에 하린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이안 : 하린님. 저 놈들 우리 피케이 하려고 하는 거 같거든요?]

[하린 : 네에? 피케이요?]

[이안 : 네. 제사장 퀘스트 하다가 아마 기회 봐서 우릴 죽이려 할 거예요.]

정확히는 ‘우리’ 라기 보단 ‘이안’ 자신이었지만.

[하린 : 그럼 어떻게 해요?]

[이안 : 일단 제 질문에 알겠다고 대답해 봐요.]

하린은 생각지도 못한 상황에 당황했지만, 이안의 표정이 너무도 태연했기에 금방 정신을 차리고 그의 장단에 맞춰 주었다.

“좋아요. 저도 히든 퀘스트 까지 공유해 주신다는 데 거절할 이유가 없죠.”

하린은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를 표한 후, 재빨리 다시 메시지를 보냈다.

[하린 : 어쩌시려고 그러세요?]

[이안 : 어쩌긴요, 역으로 우리가 저 멍청이들 잡아야죠.]

[하린 : 네? 괜찮겠어요?]

[이안 : 네, 걱정 말아요. 저한테 다 생각이 있거든요.]

하린을 안심시킨 이안은 루킨에게 돌아가 입을 열었다.

“하린님도 좋다고 하시네요.”

“하하, 역시 승낙하실 줄 알았습니다. 감사합니다.”

이안은 루킨을 안심시키기 위해 더 과장되게 고마움을 표했다.

“히든퀘 공유해 주신다는 데, 저희가 정말 감사하죠. 히든보스 아이템 세트 중에 뭐라도 하나 나오면 루킨님 드리겠습니다.”

“하하… 그러지 않으셔도 되는데….”

루킨은 속으로 다시 한 번 쾌재를 불렀다.

‘순진한 놈… 크큭. 소환마법 아티펙트까지 가지고 있을 정도로 부자인 놈이니, 제사장 세트는 아이템으로 보이지도 않겠지.’

제사장 세트는 레벨 40~50정도의 유저가 쓸 만한 마법사용 장비 세트였다. 시세는 부위 당 50~80만 골드 정도로, 제법 괜찮은 아이템이었다.

반면에 이안은 속으로 혀를 끌끌 찼다.

‘이 머저리 같은 놈들을 어떻게 요리해야 속이 후련할까?’

이안은 지금이라도 먼저 기습하면 놈들을 제압할 수 도 있을 것 같았지만, 좀 더 좋은 방법을 찾기 위해 열심히 머리를 굴렸다.

괜히 리스크를 감수할 필요는 없었다.

‘악명이 오르는 리스크를 감수할 만한 가치도 없는 놈들인 것 같은데….’

그때 이안의 머릿속에 괜찮은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좋아, 이 방법이라면…!’

스스로도 흡족한 방법이 떠오른 이안은 속으로 실실 웃었다.

그의 입가에 사악한 미소가 걸렸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