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테이밍 마스터-25화 (57/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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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고블린 야영지 -3

팔콘과 밀런은 루킨의 말이 뭔지 정확히 깨달았다.

“그럼 놈을 pk라도 하자는 거야?”

밀런의 말에 루킨은 입에 검지손가락을 가져다대며 조심스러운 어투로 말을 이었다.

“좀 조용히 말해, 밀런.”

“아, 알았어 미안.”

팔콘이 약간 불안한 표정으로 말했다.

“그런데 좀 섣부른 판단 아닐까?”

사실 그들은 전문 PK(Player Kill)꾼 들은 아니었지만, 필요에 따라 종종 서슴지 않고 유저를 죽여 본 경험이 있는 이들이었다.

이런 정도로 양심에 찔려 할 사람은 세 사람 중에 아무도 없었다.

단지 피케이 했을 때의 패널티에 비해, 죽인 유저가 너무 값어치 떨어지는 장비를 가지고 있을까봐 불안한 것이었다.

한번 떨어진 악명은 쉽게 되돌릴 수 없었기에 신중해야 했다.

“잘 생각해봐. 소환마법 아티펙트 하나 주워다 팔면 최소 이천만골드야. 우리 셋이 나눠도 1인당 육칠백만 골드는 먹을 수 있다고.”

소환마법 아티펙트가 엄청난 고가의 물건이 된 이유는, 아티펙트로 소환할 수 있는 소환수가 성장가능한 몬스터이기 때문이었다.

꿀꺽-

밀런은 자신도 모르게 침을 삼켰다.

레벨 50대 정도인 그들에게 2천만 골드는 정말 천문학적인 액수였다.

그냥 현금비율로만 환산해 봐도 4천만원에 육박하는 거액.

저절로 욕심이 동했다.

“한탕 하면 우리 최소 80레벨까지는 장비 걱정 없는 거야. 이 기회를 놓치자고?”

“….”

두 사람 모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하지만 루킨은 눈빛만 봐도 그들의 욕망을 읽을 수 있었다.

거의 넘어왔다 생각한 루킨은 자신의 계획을 말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나한테 기막힌 생각이 있어.”

그의 은근한 목소리에 밀런이 입을 열었다.

“뭔데?”

“저 허접들은 분명 제사장 퀘스트에 대해 모를 거란 말이지?”

“아마 그렇겠지? 꽤 고급정보니까 말이야.”

이안 일행의 전투력은 사실 라이를 제외하면 별 볼일 없었다.

적어도 그들이 보기에는.

“저들에게 제사장 퀘스트를 알려주면서 선심쓰는 척 하면 우리에 대한 경계를 풀거야 아마.”

“그리고?”

“그 다음에야 뭐, 같이 퀘스트를 깨는 척 하다가 결정적인 순간에 뒤를 치는 거지 뭐. 저 늑대가 도와준다면 고블린 전사들도 다 잡아낼 수 있을 것 같고…. 우린 제사장 죽기 직전에 놈들 뒤통수만 치면 되는 거야.”

루킨의 계획은 크게 대단할 건 없었지만, 그럴 듯 해 보이는 작전임에는 분명했다.

그리고 밀런과 팔콘은 이미 욕망에 눈이 멀어 있었다.

“좋아, 그렇게 하자.”

그들이 대화를 하는 사이 퀘스트의 두 번째 파트가 시작되었다.

눈빛을 교환한 그들은 일단 퀘스트를 진행하기 위해 움직였다.

어차피 고블린 족장을 잡을 때 까지는 하던 대로 하면 되는 것이었다.

*          *          *

어느새 퀘스트는 막바지에 도달하고 있었다.

마지막 남은 고블린 전사들과 족장만 잡아내면 완료되는 퀘스트.

하린도 생각보다 잘 해 주었고, 라이의 폭발적인 활약으로 인해 이안은 레벨 30을 목전에 두고 있었다.

‘직업 특수스킬이 뭐가 나올까?’

모든 직업은 30레벨, 60레벨, 90레벨이 될 때, 그 때마다 두 개의 직업 특수 스킬을 얻게 된다.

이때 얻게 되는 스킬은 정해진 것이 아니라 사람마다 달라서, 유저들은 30단위의 레벨을 되게 중요하게 생각했다.

초반부터 좋은 스킬이 획득되면 성장하기가 쉬워짐은 물론 좋은 스킬의 숙련도를 미리부터 올려놓을 수 있었기 때문.

커뮤니티에는 어떤 직업 특수스킬이 생기느냐가 100% 랜덤이라고 알려져 있었지만, 이안은 그 것이 틀렸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직업 특수스킬은 30레벨이 되는 시점에 가장 숙련도가 높은 스킬과 연계되거나 관련 있는 스킬로 하나가 생기고, 완전 랜덤으로 하나가 더 생기는 거지, 둘 다 랜덤은 아니야.’

이안은 궁수였을 때 30레벨이 되면서 ‘저격’ 과 ‘집중’ 이라는 두 가지 스킬을 획득했었다.

당시 이안이 가장 높은 숙련도를 가지고 있었던 스킬이 사거리증가였고, 그의 예상대로 저격 스킬이 획득되었었다.

이것은 이안 자신 뿐 아니라 수 많은 유저들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이안이 추론한 결론이었고, 그는 거의 이 공식에 대해 확신을 가지고 있었다.

‘지금 내 스킬중에 가장 숙련도가 높은 스킬은….’

이안은 스킬창을 쭉 살펴보았다.

그리고 곧 가장 숙련도가 높은 스킬이 눈에 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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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급 훈련 -

분류      -  엑티브 스킬

스킬레벨  -  lv 3

숙련도    -  79%

재사용 대기 시간 - 25분

15분간 지정한 소환수를 ‘훈련’ 상태로 만듭니다.

‘훈련’ 상태의 소환수는 평소보다 명령에 대한 이해도가 증가하며, 명령을 학습합니다.

훈련을 거듭할수록 소환수의 ‘잠재력’이 증가합니다.

‘중급훈련’의 스킬레벨이 높아질수록 잠재력 증가폭도 커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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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일하게 중급 3레벨까지 올라있는 스킬은, 역시나 이안이 가장 신경 써서 사용했던 ‘중급 훈련’ 이었다.

‘중급 훈련은 결국 잠재력을 성장시켜주는 스킬이니까… 잠재력 관련 스킬이 하나 생기려나?’

생각만 해도 두근거렸다.

‘나머지 하나는 어차피 랜덤이지만… 포획 관련 스킬 같은 게 나왔으면 좋겠네.’

이안은 그렇게 기분 좋은 상상을 하며, 눈 앞의 고블린 전사들을 때려잡고 있었다.

이제는 레벨이 올라서 그런지, 전투방식이 익숙해져서 그런 건지, 이안도 지팡이로 고블린들을 곧잘 상대하는 중이었다.

“이안님, 신성력 5%밖에 안 남았어요!”

하린의 말을 들은 이안은 곧바로 라이에게 명령을 내렸다.

“라이, 하린님을 도와드려! 그리고 하린님은 뒤로 좀 빠지세요!”

처음 사냥을 시작할 때는 라이가 하린 옆에 붙어서 하린에게 달려드는 고블린들을 처치하는 방식으로 사냥했었다.

하지만 라이와 이안의 레벨이 높아지면서 라이가 더욱 강해지자, 아예 라이는 좀 더 깊숙이 들어가서 싸우고 있었던 것이었다.

이안의 명령에 라이는 쏜살같이 점프하여 하린이 상대하던 고블린을 물어 죽였다.

[소환수 ‘라이’가 고블린 정찰병에게 치명적인 피해를 입혔습니다!]

[고블린 전사의 생명력이 1675(총 체력의94%) 감소했습니다.]

[고블린 전사를 처치했습니다. 921의 경험치를 획득했습니다.]

더욱 강해진 라이의 가공할 공격력에 하린을 공격하려전 고블린 전사는 순식간에 회색빛으로 변했다.

“고마워 라이야.”

크릉 크르릉-

하린과 다정한 대화(?)를 나누는 라이를 보며 이안은 잠깐 질투심을 느끼기도 했지만, 곧 다시 눈 앞의 경험치 사냥에 손발이 바빠졌다.

그리고 곧, 퀘스트의 최종 종착지인 고블린 족장이 막사 안에서 등장했다.

“켈켈-! 인간들이 감히 여기까지 오다니! 다 죽어버려라!”

고블린 족장이 지팡이를 치켜들자, 사방에서 화염이 솟아 올랐다.

화르륵-!

불의 장벽이 여기저기서 솟구치자, 그 열기에 자경단원들이 비명을 질렀다.

“으악!”

“내 갑옷에 불이 붙었어!!”

“살려줘!!”

원래 고블린 족장이 등장할 쯤 되면, 자경단의 인원은 처음 인원의 30%도 채 남지 않는 것이 일반적 이었다.

그래서 이 산발적인 화염 스킬에 적중당하는 인원이 많지 않은 것이 보통이었지만, 이번 퀘스트에 참여한 이안과 루킨 두 파티 모두 일반적인 전력보다 훨씬 뛰어난 활약을 해서 그런지, 아직도 반절이 넘는 전력이 보존된 상태였다.

덕분에 화염마법에 적중된 자경단원이 생각보다 많았다.

그리고 전방에서 싸우던 토벌대장 휴고가 사자후를 터뜨렸다.

“전군 돌격하라! 저놈만 죽이면 이 전투가 끝난다!!”

휴고의 사자후와 동시에 상태 메시지가 떠올랐다.

[아군의 사기가 30% 상승합니다.]

[20분 동안 모든 능력치가 10% 증가합니다.]

광역버프까지 받은 자경단원들이 일제히 고블린 족장을 향해 달려들었다.

이안도 마찬가지로 고블린 족장에게 맹공을 퍼붓기 시작했다.

약점 포착 스킬이 발동되면서, 동시에 라이가 쏜살같이 고블린 족장의 어깻죽지를 물어 뜯었다.

[소환수 ‘라이’가 고블린 족장에게 치명적인 피해를 입혔습니다!]

[고블린 족장의 생명력이 1215(총 체력의0.7%) 감소했습니다.]

[고블린 족장이 ‘출혈’ 상태가 되어 10초간 초당 243의 피해를 입습니다.]

고블린 족장은 보스몬스터라 그런지, 마법사형 몬스터임에도 불구하고 체력과 방어력이 뛰어났다.

하지만 곧 남은 고블린 전사들도 전부 사망하고, 수많은 인원에게 집중포화를 받자 체력이 급격히 줄어들기 시작했다.

[고블린 족장의 체력이 52071(총 체력의 30%) 남았습니다.]

[고블린 족장이 ‘광폭화’ 상태로 변합니다.]

“크아아아아-!!”

고블린 족장이 분노에 찬 괴성을 내지르며 지팡이를 휘둘렀다.

콰콰쾅-!!

그러자 여기저기서 폭발이 일어나며 또 수많은 자경단원들이 사망했다.

[연쇄폭발에 적중 당했습니다. 684의 피해를 입었습니다.]

이안도 폭발을 미처 피하지 못해 무지막지한 데미지를 입었다.

“아오! 이거 겁나 아프네.”

이안이 투덜거리며 응급처치 스킬을 발동시키려고 할 때, 새하얀 빛이 그의 몸을 감싸며 스며들었다.

[파티원 ‘하린’이 치유의 빛을 시전합니다.]

[1020의 체력이 회복되었습니다.]

기대도 하지 않았던 힐이 들어와서 잠깐 당황했지만, 이안은 하린을 향해 고개를 살짝 숙여 보이고 다시 전투에 집중했다.

전투가 막바지로 치닫으며 고블린 족장이 더욱 난폭해졌기 때문에, 자칫 실수하면 허무하게 죽어버릴 수도 있었다.

그리고 그렇게 10분여가 더 지나자, 결국 고블린 족장의 신형은 회색 빛이 되며 무너져 내렸다.

[고블린 족장을 처치했습니다. 6740의 경험치를 획득했습니다.]

[‘고블린 야영지 퀘스트’에 가장 큰 기여를 했습니다. 명성이 124 증가합니다.]

[‘고블린 야영지 토벌’ 퀘스트의 조건을 충족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기분 좋은 메시지가 하나 더 떠 올랐다.

[레벨이 올랐습니다. 30레벨이 되었습니다.]

[30레벨이 되어 직업 특수 스킬을 획득합니다.]

[특수 스킬 ‘소환수 스킬부여’를 획득합니다.]

[특수 스킬 ‘공간왜곡’을 획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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