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테이밍 마스터-17화 (50/1,027)

(5). 라이의 성장 -4

진성은 한층 무거워진 마음으로 다시 접속했다.

접속종료 할 때 라이를 소환해제 하지 않은 채 종료했었는지, 접속하자마자 라이도 같이 소환되었다.

진성은 그렁그렁한 눈빛으로 라이를 응시했다.

“라이야.”

크릉-?

“우리 더 열심히 해야겠다.”

이안의 밑도 끝도 없는 말에 라이는 고개를 갸웃거렸고, 이안은 말없이 라이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정신적 데미지를 함께 나눌 수 있는 라이가 있어 다행이었다.

‘으… 생각도 못 했네. 교수님께서 날 알고 계실 줄은….’

이진욱 교수와 실랑이를 벌이던 이안은 10여분이 넘는 장시간의 통화 끝에 그와 내기를 하기로 했다.

알고보니 이진욱 교수도 카일란을 즐겨하는 유저여서 내기 라는 것이 성사될 수 있었다.

내기 내용은, 개강 전까지 초기화 전의 레벨인 93을 만드는 데 성공하면 이안이 이기는 것이었고, 실패하면 교수가 이기는 것이었다.

‘원래 목적이 방학 끝나기 전에 이전 레벨 복구하는 거긴 했었는데….’

단지 목표 였을 때와는 조금 다른 느낌.

‘그래도 일단 첫 학기 학사경고는 면했으니 다행인가?’

내기를 제안하는 이안의 패기에 일단 이진욱교수는 이번 학기 학사경고는 면하게 해 주었다.

하지만 내기에서 만약 이안이 지게 되면, 이번학기는 물론, 다음 학기의 성적표까지 고스란히 부모님에게 발송하기로 했다.

게다가 군말 않고 모든 학과 행사에 참석하기로 약속까지 한 상황.

‘무조건… 해내야 해…!!’

이안으로서는 무조건 내기에서 이겨야 했다.

내기에서 지면 그의 게임인생에 미래는 없었다.

반면, 내기에서 이안이 이겼을 경우 특전도 상당했다.

일단 앞으로 이진욱교수가 자신의 모든 수업에 출결 무관하게 A+학점을 주겠다고 약속했던 것.

그는 절대로 불가능하다 생각해서 그런 조건을 걸었을 것이었지만, 이안의 생각은 달랐다.

‘할 수 있어. 충분히.’

원래 목표이지 않았던가?

이안은 마음을 가다듬었다.

우황청심환 이라도 한 알 삼키고 싶었지만, 아무리 현실 구현이 잘 되있는 카일란이라도 그런 것 까지 있을 리는 없었다.

‘일단 마을로 가자.’

정신적 데미지는 데미지고, 계획했던 것들은 진행해야 했다.

오히려 더 철저하고 더 빨리 움직여야했다.

“라이, 소환해제!”

마을에 가기 위해 귀환석을 사용해도 라이는 같이 이동되지 않았기에, 일단 소환 해제를 했다.

이안은 곧바로 마을로 귀환했다.

마을에 돌아온 그가 가장 먼저 한 것은 바로 길드 관리인을 찾는 것이었다.

‘일단 길드가입부터 해야지.’

이안이 몸담았던 로터스 길드는 상위 5% 안에 드는 뛰어난 길드였다. 굳이 다른 길드를 찾을 이유도, 그러고 싶지도 않았다.

그리고 이안이 길드가입부터 신청하는 이유는, 좋은 길드에 들어 놓으면, NPC들의 신뢰도가 올라가서 좋은 퀘스트를 얻을 확률도 높아지고, 귀찮은 일에 휘말리는 것을 미연에 방지할 수도 있었기 때문이었다.

길드원들로부터 얻는 도움들은 부가적인 부분이었다.

“무슨 일로 찾아오셨나요?”

“길드에 가입하려고 합니다.”

관리인 NPC는 고개를 끄덕였다.

“레벨 20이 되셨나보군요.”

“네.”

말과 동시에 이안의 눈 앞에 길드 목록이 주르륵 펼쳐졌다.

“생각해 둔 길드는 있으신가요?”

NPC의 말에 이안은 곧바로 대답했다.

“로터스 길드요.”

잠시 목록을 살피던 NPC는 고개를 갸웃하며 말을 이었다.

“로터스 길드의 신입 길드원 희망레벨은 60으로 되어있군요. 길드신청을 넣어드릴 순 있으나, 거부당하실텐데… 그래도 괜찮나요?”

이안은 고개를 끄덕였다.

길드마스터가 절친인데다 주요 길드원들과 전부 친한 그의 입장에서 별로 문제될 부분이 아니었다.

“가입 요청 넣었습니다. 길드마스터가 수락하면 자동으로 가입됩니다.”

“감사합니다.”

길드 가입요청을 넣은 이안은, 곧바로 헤르스에게 귓말을 넣어 수락해 달라 하려 했지만, 그럴 수 없었다.

헤르스가 오프라인이었던 것.

‘딱히 급한 것도 아닌데 뭐, 보면 수락하겠지.’

다음으로 이안이 한 일은, 경매장에 가는 일이었다.

‘장비 싹 다 바꿔줘야지. 후후.’

부유한 초보의 특권!

이안은 무기부터 시작해서 방어구까지 전부 다 지금 능력치로 사용할 수 있는 최상급의 아이템으로 갈아치울 생각이었다.

‘이제 곧 캐릭터 전투력은 떨어지기 시작할 텐데….’

전사나 궁사, 마법사 등의 캐릭터가 직접 전투력을 발휘하는 직업들은, 직업보너스 스텟 이라는 것이 있었다.

레벨업시 오르는 5.5 정도의 스텟 이외에도 추가로 직업과 관련된 스텟이 더 오르는 것.

게다가 무기 숙련도 같은 패시브 스킬들이 있어서 아무리 초반에 77포인트의 추가 능력치 포인트를 가지고 시작한 이안일지라도, 30레벨 정도가 되면 캐릭터의 전투 능력치 자체는 다른 직업들에게 따라잡힐 것이었다.

물론 이안은 직업 보너스 스텟이 주요 전투 능력치에 추가되는 대신 통솔력, 조련술 등 소환술사에게 필요한 스텟으로 추가되기 때문에 불만은 없었다.

이제 갈수록 사냥에서 소환수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질 것이었다.

‘소환수 능력치를 상승시켜줄 만한 아이템은 없나…? 버프 마법이 인챈트 되어있다던가….’

한동안 경매장을 검색하던 이안은 처음 보는 종류의 아이템을 발견했다.

---------------------------------------

- 대자연의 머리띠 -

분류      -  머리장식

등급      -  영웅

착용제한  -  레벨 25 이상

방어력    -  24

내구도    -  224/224

옵션      -  생명력 + 25%

소환된 모든 소환수의 생명력이 20%, 공격력이 15% 증가한다.

소환수의 투사체 회피율이 5% 증가한다.

---------------------------------------

‘대박!!’

이안은 고민할 것도 없다는 듯 곧바로 구매를 눌러버렸다.

‘일단 사고 본다!’

레벨제한이 25였지만, 5레벨 정도는 금방 올릴 자신이 있었다.

가격은 확인하지도 않고 일단 구매를 눌렀는데, 다행히(?) 그리 비싼 가격도 아니었다.

15만 골드.

일반적인 25레벨대의 영웅등급 머리장식과 비슷한 가격이었기에, 이안은 만족스러웠다.

‘이제 드디어 소환술사용 아이템도 풀리기 시작하는구나!’

이안은 날아갈 듯 기뻤다.

맘에 드는 아이템을 보니 좀 전까지 있던 약간(?)의 근심도 잊혀지는 기분이었다.

‘타이밍 괜찮네.’

이제 슬슬 라이의 전투력이 자신의 전투력을 추월하려는 시점이었다.

능력치는 아직 부족했지만, 이안은 전투형 스킬이 거의 없는 인간형 캐릭터였고, 라이는 전투에 특화된 야수형 몬스터였다. 실질적인 전투력은 비슷해진 것이었다.

이런 시점에 소환수의 능력치를 올려주는 아이템은 이안에게 정말 필요한 물건이라 할 수 있었다.

‘대자연의 머리띠라… 혹시 대자연 수식어가 붙어있는 다른 부위의 아이템들도 소환술사용이 아닐까?’

이안은 대자연이라는 수식어를 가진 아이템들을 검색했다.

그리고 10분 정도 경매장을 뒤진 결과, 예상대로 하나를 더 찾을 수 있었다.

========================================

(5). 라이의 성장 -5

이안은 대자연이라는 수식어를 가진 아이템들을 검색했다.

그리고 10분 정도 경매장을 뒤진 결과, 예상대로 하나를 더 찾을 수 있었다.

---------------------------------------

- 대자연의 지팡이 -

분류      -  지팡이

등급      -  영웅

착용제한  -  레벨 20 이상, 힘 40 이상.

공격력    -  150~165

내구도    -  201/201

옵션      -  지능 + 21

통솔력 + 35

친화력 + 20

소환된 모든 소환수의 공격력이 35% 증가한다.

소환수의 치명타 확률이 15% 증가한다.

---------------------------------------

‘으… 이건 좀 고민인데….’

지팡이는 무기였다.

지팡이를 선택하는 순간, 이안이 가지고 있는 궁술은 무의미해진다.

하지만 생각은 일단 구매한 뒤에 하기로 했다.

“구매!”

레벨제한이 머리띠보다 낮아서 그런지 10만골드 정도에 물건을 구입할 수 있었고, 인벤토리에 들어온 지팡이를 보며 이안은 생각에 잠겼다.

‘지금 당장에야 확실히 활이 좀 더 매리트가 있는 건 사실인데….’

당연한 이야기였다.

지팡이를 사용한다면, 궁술 관련된 패시브를 모조리 사용할 수 없게 되어 버리는 것은 물론, 이안의 활을 이용한 전투능력 자체를 활용할 수 없게 되어버리는 것이었으니까.

하지만 언제까지고 활을 사용할 수는 없다는 것 또한 중요한 사실이었다.

‘조금 이르긴 하지만, 이 기회에 전투스타일을 바꿔가면서 적응하는 것도 나쁘지 않겠어.’

그나마 숙련도를 많이 올려놓은 ‘약점포착’ 스킬은 활을 사용하지 않더라도 발동하는 전 직업 공용 패시브 스킬 이라는 점이 작은 위안이었다.

그리고 ‘지팡이’라는 무기 분류의 특성상 모든 스킬을 사용할 때 재사용 대기시간과 마력 소모량이 10% 감소한다는 장점도 있었다.

‘라이를 좀 더 강하게 키워야겠어. 슬슬 소환수를 한 마리 더 늘릴 생각도 해야겠고.’

지팡이를 쓰기로 결심한 이안은 곧바로 쓰던 활을 경매장에 올려버렸다.

이런 확실한 추진력이 이안의 장점 중에 하나였다.

“지팡이 들고 있으니 뭔가 좀 어색하네… 쩝….”

카일란을 처음 시작했을 때부터 지금까지 쭉 들고 다녔던 활 대신 지팡이를 처음 들었으니 어색한 것이 당연했다.

이안은 몇 분간 더 검색을 했지만, ‘대자연’ 수식어를 가진 아이템은 더 찾지 못했고, 미련 없이 경매장을 빠져나왔다.

그때 이안의 가방 속에서 알람이 울렸다.

띠링- 띠링-

“아차.”

그 소리를 들은 이안은 곧바로 ‘라이’를 소환했다.

“라이, 소환!”

라이는 소환되자마자 여느 때 처럼 하울링을 하려다가 움찔 했다.

항상 숲 속에서 소환되다가 대도시에서 소환되니 어색한 모양이었다.

그리고 이안은 곧바로 중급훈련 스킬을 시전 했다.

[‘중급훈련’ 스킬을 사용하셨습니다. (재사용 대기시간 : 25분)]

[소환수 ‘라이’가 10분간 소환술사의 명령을 더욱 잘 이해하게 되며, 학습합니다.]

[훈련을 거듭할수록, 소환수의 ‘잠재력’이 증가합니다.]

[소환수 ‘라이’의 현재 잠재력 : 98]

이안의 알람은 다름 아닌 중급훈련 스킬의 재사용 대기시간에 맞춰놓은 알람이었다.

‘휴, 알람 맞춰놓길 잘했어. 아니었으면 깜빡할 뻔 했군.’

이안은 비전투 기간도 허투루 낭비할 생각이 없었다.

비전투 시간이 쌓이고 쌓이면 나중엔 잠재력이 얼마나 차이 날지 모르는 일.

훈련스킬의 재사용 대기시간이 돌아왔는데, 모르고 있다가 10분정도 허비했다간, 억울해서 잠도 안 올 것 같았다.

“라이, 여기는 사냥터 아니니까 얌전히 나만 따라다녀야 해.”

크릉- 크르릉-

라이는 알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며 이안의 옆에 바짝 붙어 섰다.

낯선 환경에 조금 긴장한 모양이었다.

“와, 저기 봐 저 사람 소환술사야!”

아직까지는 소환술사가 많지 않았기에 신기하다는 듯 쳐다보는 사람도 있었다.

“늑대를 소환수로 쓰네. 아직 레벨은 별로 안 높은가봐.”

“소환술사 레벨 업 난이도가 극악이래. 난 아직 15레벨 찍은 사람도 본 적이 없어.”

“아, 그래?”

이런 관심이 부담스러워 라이를 평소에 소환해놓지 않고 있었지만, 훈련 스킬을 위해서라면 이 정도 귀찮음은 감수해줄 생각이었다.

‘이제 퀘스트를 받으러 가볼까?’

이안은 자신의 20레벨에서 30레벨 중반까지를 순식간에 해결해 줄 괜찮은 퀘스트를 하나 알고 있었다.

물론 일반적인 유저들은 40레벨이 넘어야 도전해봄직한 퀘스트.

‘고블린 야영지 토벌 퀘스트가 어디서 시작이었더라?’

사실 고블린 야영지 퀘스트는 호불호가 많이 갈리는 퀘스트였다. 비슷한 등급의 퀘스트들 중에는 압도적으로 높은 난이도를 가지고 있는데다, 금전적 측면에서의 보상이 안 좋은 편이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안이 노리는 건 다른 부분 이었다.

‘내 기억에 고블린 야영지 퀘스트를 하는 동안은 고블린을 죽이면 경험치가 두 배 였어.’

바로 막대한 경험치.

‘초기화 전에는 여유가 없어서 토벌군 사이에서 사냥했지만… 이번엔 혼자서 싹 쓸어 담아야지.’

고블린 야영지의 일반 고블린들의 레벨은 40이 조금 안 되는 수준이었고, 고블린전사들의 레벨은 40대 초반. 보스급 몬스터인 고블린 족장은 레벨45의 주술사형 몬스터였다.

고블린은 특성상 수십 마리씩 군집해 있는 경우가 많았고, 이안은 여기서 경험치를 쓸어 담을 계획이었다.

레벨을 빨리 올려야 되는 이유가 하나 더 생긴 지금.

망설임도 사치였다.

‘찾았다.’

이안은 마을 외곽의 성벽에서 어슬렁거리는 한 중년의 사내를 발견했고, 그를 향해 다가갔다.

이안에게 고블린 야영지 토벌 퀘스트를 줄 자경단장 라페르였다.

“라페르님, 오랜만입니다.”

이안은 라페르에게 다가가 친근하게 말을 걸었다.

‘혹시 초기화 했다고 NPC가 날 잊은 건 아니겠지?’

그리고 다행히도 라페르는 이안을 기억하는 듯 했다.

“오, 이게 누구야. 이안 아닌가.”

“잘 지내시지요?”

라페르는 자경단장 이라는 직책답게, 초중반에 제법 많은 퀘스트를 물어다 줄 중요한 NPC였다.

‘NPC와 쌓아놓은 친밀도는 초기화되지 않은 모양이야. 다행이군.’

속으로 안도하는 이안을 보며 라페르는 다시 말을 이었다.

“그럼, 자네가 일전에 오우거 워리어를 처치해준 덕에 필립으로부터 감사 인사도 받았지 뭔가. 하하.”

필립은 다른 지역의 자경단장이었고, 이안이 초기화 전 그의 의뢰를 처리해 준 적이 있었다.

이안은 NPC와 말을 길게 나눌 생각이 없었다.

“그렇군요. 단장님 혹시 요즘 고블린들은 잠잠한가요?”

이안의 말에 라페르의 안색이 대번에 밝아졌다.

“오, 그렇지 않아도 고블린 야영지 때문에 골머리를 앓던 참이었는데… 토벌군의 전력이 부족했거든. 혹시 소개해줄 만한 뛰어난 용병이 있는가?”

“제가 직접 하려합니다.”

“자네가 직접? 오… 그러면 나야 환영이네! 그런데 사람이 더 있으면 좋겠는데….”

동시에 이안이 기다리고 있던 퀘스트 알림이 울렸다.

띠링-

---------------------------------------

소무르 협곡의 고블린 야영지 토벌-

루카인 마을의 자경단장 라페르는 고블린 야영지를 토벌대의 인원을 모집하고 있다.

토벌대에 참여하여 고블린 야영지를 소탕하라.

퀘스트 난이도 -  E

퀘스트 조건   -  2인 이상의 파티.

보상 -  기여도에 비례하여 골드를 획득합니다.

퀘스트를 진행하는 동한 고블린을 처치하면 두 배의 경험치를 획득할 수 있습니다.

퀘스트를 수락하시겠습니까?

---------------------------------------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