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탑매니지먼트-191화 (191/218)

< 적성에 맞는 길로 (3) >

“매니저?”

2팀장이 거칠게 숨을 몰아쉬었다. 여전히 정신이 오락가락한 얼굴이다.

“이 놈이 왜 네 매니저야!”

“임시로라도 그렇게 불러야죠. 그 사람이 잡아온 미팅이니까.”

손채영이 내 쪽으로 걸어오며 대답했다. 2팀장이 손채영의 팔을 낚아챘다.

“미팅? 무슨 미팅!”

“서병희 감독님 신작이요.”

“너, 이······!”

2팀장의 낯빛이 더 시뻘게졌다. 건드리면 화상 입을 것 같다.

나는 한가로운 생각을 하며 관전했다.

“너 작품 안 한다며! 누가 와서 매달려도 차기작 할 마음 없다면서!”

“할 마음이 생겼어요.”

“뭐?”

“설득당했다구요.”

2팀장의 손을 걷어내고 다가온 손채영이 내 팔을 툭 두드렸다.

“일을 잘하네요, 이 사람이.”

그리고 싱긋 웃는다. 청순함의 대명사다운 웃음이지만, 내 눈엔 나라 하나쯤 거뜬히 말아먹을 웃음으로 보인다. 하지만 내심이야 어쨌든 겉으로는 손채영이랑 꼭 닮은 웃음을 올렸다.

서로 이용해먹기로 합의도 했겠다, 장단은 맞춰줘야지.

웃는 거야 쉽다. 눈앞에 좋은 볼거리가 있으니까.

2팀장은 숫제 부들부들 떨었다. 나와 서지준의 투샷이 그의 뒤통수를 때렸다면, 나와 손채영의 투샷은 그의 뒤통수를 도끼로 찍은 모양이다. 시종 통나무처럼 꼿꼿하던 그의 모가지가 꺾여서 우스꽝스럽게 달랑거렸다.

거기다대고 손채영이 슬근슬근 톱질까지 했다.

“일 잘하는 사람 있으면 그 사람이랑 일하는 거죠. 그렇잖아요, 팀장님.”

여상하게 말하고, 손채영이 등을 돌렸다.

“나 먼저 들어가요. 남은 거 있으면 해결보고 오시든가.”

“채영아!”

“누가 들어요, 팀장님.”

뒤도 안 돌아보고 멀어진다. 이봉준 실장은 벽에 딱 붙어서 길을 터줬다. 안절부절 못하던 조 실장이 따라가며 말을 붙였지만, 그것도 몇 발짝 못 갔다. 2팀장은 손채영의 발소리가 사라지고 나서야 오락가락하던 정신 줄을 잡았다.

그리고 갈 곳 잃은 노여움을 내 쪽으로 퍼부었다.

“너 이러고도······!”

“제가 뭐 잘못했습니까?”

고개를 기울이며 물었다.

“손채영 씨 설득하라고 저 붙인 거 아닙니까? 팀장님이 저한테 잘 해보라고 하셨던 것 같은데. 음, 잘 돼가고 있네요.”

표면적으로는.

“아니면 지준씨 때문에 이러세요?”

“······네가 지준이 이 자리에 끌어다 앉혔어?”

“끌어다 앉힌 게 아니라 부탁했죠. 지준씨가 빚 갚는다고 나와 준거고.”

사실 굳이 서지준한테 부탁할 필요까진 없었다. 그런데도 전화를 걸었다. 발을 동동 구르는 AA스튜디오 직원들에게 생색을 내려던 것도 아니고, 그 사람들 앞에서 서지준과의 인맥을 과시하려던 것도 아니다.

순전이 2팀장의 저 표정을 보고 싶어서.

“아, 제가 지준 씨 옆에서 얼쩡거리는 게 심기에 거슬린다고 하셨죠.”

나는 치지도 않은 뒤통수를 자꾸 맞았다고 주장하시길래, 이렇게 해야 내가 덜 억울할 것 같았거든. 내가 서지준하고 손채영, 두 사람과 함께 미팅자리를 만든 사실을 알리면 2팀장의 표정이 어떻게 구겨질지 기대도 됐고.

그 표정을 보면 몸속에서 탄산이 튀는 상쾌한 기분일줄 알았는데.

“그런데.”

아니다. 그것보다 훨씬 좋다.

“생각해보니까 제가 2팀장님 그런 심기까지 일일이 신경써야하나 싶어서.”

“뭐?”

“그냥 신경 안 쓰려고요.”

속삭이듯이 덧붙이고 웃었다.

2팀장이 서슬 퍼렇게 노려본다. 살이 다 따끔거린다. 그 어느 때보다도 살벌한 눈초리다. 솔직히 말하자면, 그 눈빛은 꽤 쾌감을 돋우는 맛이 있었다. 위험하지만 아주 짜릿하고 흥미로운 쾌감.

익스트림 스포츠를 즐기는 사람들이 벼랑 끝에서 맛볼 것 같은 그런 거.

“너 지금 맨 정신으로 지껄이는 거야?”

“저야 맨 정신이죠. 술은 팀장님이 취하신 것 같은데요.”

“이 새끼 봐라, 이게 이제 막 나가네. 채영이 변덕스런 마음 좀 돌렸다고 이제 내가 만만해 뵈는 모양인데.”

2팀장의 얼굴이 차갑게 식었다.

“너 이거 다 감당할 수 있겠어?”

오늘부로 날 엿 먹이기 위해 열과 성을 다하겠다는 협박으로 들린다.

물론 나도 2팀장을 엿 먹이기 위해 뼈와 살을 불태울 준비가 돼 있다.

나는 모처럼 환하게 웃으며 되물었다.

“팀장님은요?”

*

“그럼 들어가세요.”

“네, 팀장님. 잘 좀 부탁드립니다.”

AA스튜디오 대표가 내 손을 붙들고 몇 번이나 허리를 굽혔다. 대표가 그러고 있으니 다른 직원들의 머리도 파도타기를 한다. 인사를 돌려주느라 내 허리가 뻐근할 지경이다.

“손채영 씨랑 상의해보고 최대한 빨리 연락드리겠습니다.”

배웅을 마치고 돌아서는데 대표가 다시 내 팔을 붙들었다.

“팀장님! 정 팀장님, 저, 팀장님.”

나한테도 아직 어색한 호칭이 우르르 쏟아진다.

“말씀하세요.”

“서지준 씨는, 아무래도 성사되기는 좀 어렵겠죠?”

미팅하는 내내 말을 꺼낼까 말까 망설이는 눈치더니, 욕망이 망설임을 이긴 모양이다. 하긴 욕심을 낸 건 대표뿐만이 아니다. 작감은 서지준 손채영 투샷을 명화 보듯이 쳐다봤고, UBS부장은 입이 찢어졌다.

“지준씨는 제 담당이 아니라. 의향은 물어보겠습니다.”

“정 팀장님 전화 한통에 당일 미팅자리에 나오는 배운데, 팀장님 말고 누구한테 부탁드리겠습니까. 성사만 되면 개런티나 배우 요구조건은 가능한 전부 수용하겠습니다. 조금만, 조금만 긍정적으로 말씀해주세요.”

이럴게 아니라 조용한 곳으로 옮겨서 2차, 3차를 계속하자고 붙드는 대표를 겨우 떼어냈다. 이송하덕분에 끈질긴 러브콜에 대응하는 것도 익숙해졌다고 생각했는데, 이건 끈질긴 정도가 아니라 애걸복걸이다.

AA스튜디오 직원들을 보내고 다시 레스토랑으로 들어갔다. 카운터가 시끌시끌하다. 서지준이 직원들에게 사인을 해주는 중이었다. 위치가 방송국 코앞이니 연예인이야 수없이 봤을 텐데, 남녀불문 서지준의 얼굴과 몸을 훔쳐보며 얼굴을 붉힌다. 비명을 참는 게 용할 정도다.

그쪽으로 다가가자 이봉준 실장이 내 팔을 잡았다.

“야, 너, 야, 괜찮겠냐?”

“뭐가요.”

“뭐가요? 야, 내가 너 팀장님이랑 언제 한번 부딪칠 줄은 알았는데, 이렇게 정면충돌할 줄은 몰랐지. 팀장 달면 간도 업그레이드 되냐? 아주 브레이크도 안 잡고 들이박더만.”

이봉준 실장이 혀를 내둘렀다.

“팀장님 거, 척지면 피곤한 사람인데. 자칫하면 인생도 꼬여.”

“척은 한참 전에 졌고요. 깔짝깔짝 간만 보는 것보단 이게 나아요.”

서지준은 직원들과 사진까지 찍어주고 왔다. 뒤에서 아쉬운 한숨이 터지자 손도 흔들어준다. 직원들이 더는 다가오지 못하고 멀찍이서 발을 동동 굴렀다.

“무서운 놈. 너는 이런 상황에서도 팬서비스가 나오냐?”

“형, 팬서비스는 단축번호 같은 거야. 누르면 바로바로 나와야지.”

서지준이 이봉준 실장의 어깨에 팔을 걸쳤다.

“어디 누르면 나오냐? 나도 서비스 좀 받아보자.”

이봉준 실장이 서지준의 옆구리와 팔을 손가락으로 찔러댔다. 서지준이 킬킬거리며 웃었다. 그는 아까 2팀장과 예고 없이 맞닥뜨렸을 때도 웃는 얼굴이었다. 곁으로 가서 말했다.

“오늘 나와 줘서 고맙습니다. 갑작스러운 부탁이었는데.”

“몸으로 갚겠다고 했잖아요. 나 필요할 때 데려다 쓰라고.”

서지준이 눈을 휘며 웃었다.

“난 빚 달아둔 거 언제 쓰나 기다리고 있었는데.”

나는 물끄러미 서지준을 바라봤다. 입술을 두어 번 쓸고, 다시 말했다.

“안에서 한잔 더 할래요? 얘기도 하고.”

서지준이 흔쾌히 고개를 까딱였다. 이봉준 실장과 배를 긁적이며 움직였다.

사람들이 썰물처럼 빠져나간 프라이빗룸은 조용했다. 텅 빈 테이블에 손채영이 홀로 앉아 기획안을 보고 있었다. 문 열리는 소리에 기다렸다는 듯 돌아보더니, 서지준을 보자마자 이맛살을 찌그러뜨린다.

룸 안에 묘한 공기가 흐른다. 문을 닫고, 그 안으로 들어갔다.

***

실장 한명이 도망치듯 계단을 뛰어올라왔다.

“밑에서 귀신 쫓아오냐?”

“아니, 손채영.”

아래층으로 내려가던 실장들이 몸을 돌렸다. 그동안 시달릴 대로 시달린 2팀 직원들 사이에선 손채영은 귀신을 넘어 재난이었다. 출몰하면 긴급재난문자라도 돌려야하는.

“걘 또 왜 왔대?”

“팀장님 보러 왔나? 대표님 출근하셨으니까 대표님 보러 왔을 수도 있겠네.”

“보러 왔겠냐? 지랄하러 왔겠지.”

2팀 실장들과 로드매니저 몇몇이 피난민들처럼 4층에 있는 라운지로 모였다. 괜히 손채영 주변에서 기웃거리다가는 봉변당하기 십상이었다. 튄 불똥에 얻어맞거나, 잘못 걸려 손채영 임시 담당으로 배정되거나. 뭐든 봉변이다.

“뭐야? 2팀에 뭔 일 났어?”

사무실에서 3팀장이 하품을 하며 나왔다. 김현조와 이관우도 함께였다.

피난민들 속에서 누군가 대답했다.

“아니, 밑에 손채영 왔다고 해서요.”

“난 또 뭐라고. 뭔 배우 하나를 관리 못해서 우르르 피해 다녀? 역병이야?”

3팀장이 자판기에 동전을 넣으며 킬킬거렸다. 그 웃음소리가 2팀 실장들의 신경을 갉았다. 3팀장이 블랙커피 한잔을 뽑아 들어가고 김현조와 이관우만 남자, 2팀 실장들 사이에서 불만이 새나왔다.

“하도 진전이 없어서 3팀장님도 잊어버리셨나본데, 지금 손채영 컨트롤해야 될 사람은 정선우 아니야?”

개중 연차가 가장 높은 실장이 비아냥거렸다.

“그 놈은 뭘 하고는 있나?”

눈빛에 부러움과 시기, 못마땅한 감정들이 스쳤다.

그가 포문을 열자 다들 한마디씩 쑥덕거렸다.

“손 놓고 날짜만 세고 있는 거 아니에요? 대표님 앞에서 한다고 나선 건데, 바로 그만두면 생색을 못 내니까.”

“염병, 생색은. 손채영 성질만 더 긁어놨다던데.”

“그래놓고 어디 가서 손채영 담당했다고 떠들면 진짜 양심도 없는 거지.”

“벌써 밖에서는 정선우가 손채영 담당실장인 줄 아는 사람도 있던데요.”

“스케줄 관리는 이장현이가 다 하는 것 같던데. 날로 먹네, 아주.”

누군가 ‘확 손채영이 거기다대고 지랄 한번 했으면 좋겠네.’ 하고 중얼거렸다. 악의적인 기대가 섞여있었다. ‘그거 제대로 겪고나면 설득이고 나발이고 그만두겠다고 대표님 바짓가랑이 잡을 걸?’ 수군대는 소리가 계속 이어졌다.

제들 딴에는 수군거림이지만 김현조와 이관우에게 안 들릴 정도는 아니었다. 김현조가 와작 낯을 찌푸렸다. 눈이 쳐져서 언제나 순한 인상이던 이관우도 미간에 금이 갔다.

김현조가 팔짱을 풀고 2팀 실장들에게로 다가갔다.

“이놈저놈 하진 말아야 되는 거 아닙니까? 직함이 이제 팀장인데.”

“뭐, 팀장 일을 해야 팀장이지.”

연차 높은 실장이 구시렁거렸을 때. 4층 엘리베이터가 열렸다. 무의식적으로 돌아본 이들이 마른하늘에 벼락을 본 것처럼 놀랐다. 그들이 피하려던 인간재해, 손채영이었다.

왜 2팀장실이나 대표실로 안 가고 4층으로 왔지? 라운지에서 쉬려고 그러나? 피난장소를 잘못 잡은 건가? 2팀 실장과 로드매니저들이 말 대신 정신없이 시선을 주고받았다.

하지만 필요 없는 일이었다. 손채영은 그들에게는 관심이 없었다. 그녀는 손에 네모 납작한 정체불명의 상자를 쌓아들고 사무실 안을 슥 훑었다. 그리고 성큼성큼 김현조 앞으로 다가갔다.

“어딨어요?”

“······누구, 선우요?”

“아니면 내가 여기서 누구 찾겠어요?”

손채영이 시큰둥하게 말했다. 김현조의 눈짓에 이관우가 부랴부랴 전화를 걸었다. 숙직실에서 자고 있던 정선우가 4층으로 올라올 때까지, 손채영은 라운지 테이블 하나를 차지하고 앉아있었다.

김현조와 이관우가 얼떨떨한 얼굴로 옆 테이블에 앉았다. 3팀장도 나왔다.

슬금슬금 자리를 피하려던 2팀 실장들은 도로 엉덩이를 붙였다. 그리고 손채영과 엘리베이터를 번갈아 힐끔거렸다. 두 사람이 마주치면 어떤 대화를 할지, 정확하게는 어떤 일이 벌어질지 궁금해 못 견디겠다는 기색이었다.

몇몇은 재빨리 핸드폰을 꺼냈다. 그리고 구경거리를 놓치게 된 동료들에게 소식을 전달했다. 답장으로 핸드폰들이 요란하게 진동했다.

곧 엘리베이터의 전광판 숫자가 4층에서 멈췄다.

정선우가 헝클어진 머리를 쓸어내리며 내렸다. 그는 잠이 덜 깬 눈으로 라운지를 채운 사람들을 돌아보더니, 곧장 손채영이 앉은 자리로 다가왔다. 그리고 그녀의 앞자리 의자를 빼서 털썩 앉았다.

“왜 이렇게 일찍 왔습니까? 대표님하고 약속 잡은 시간은 꽤 남았는데.”

“난 거기 안 들어가요. 그냥 그쪽이 얘기하고 와요.”

“회의 안 들어갈 거면 회사엔 뭐하러 왔어요?”

“줄게 있어서요.”

주고받는 대화는 지극히 평범했다. 하지만 지켜보는 사람들에겐 아니었다. 평범해서 더 기괴했다. 자금 눈앞에 있는 광경은 대본이 허공을 날아다니고 욕지거리가 철철 쏟아지는 광경보다 훨씬 더 비현실적이었다.

사람들은 숨겨진 함정이라도 찾으려는 것처럼 눈을 부릅떴다.

손채영이 테이블에 올려놨던 상자를 정선우 쪽으로 밀었다. 정선우가 의아한 얼굴로 상자뚜껑을 열었다. 동시에, 사람들은 함정보다 더 해괴한 걸 발견했다. 박스 안에 든 건 초콜릿과 시럽을 입은 알록달록한 도넛들이었다.

“이건 뭡니까?”

정선우가 도넛박스를 내려다보며 물었다.

“생각나서 하나 샀어요. 먹으라고요.”

“이거 주러 왔다고요?”

그가 약 먹었느냐는 표정으로 손채영을 주시했다.

손채영이 빙긋이 웃으며 대답했다.

“내가 내 사람을 좀 챙기는 스타일이라서.”

고요한 쓰나미가 라운지를 휩쓸었다. 누군가 커피를 마시다가 엎었는지 테이블 아래로 물 떨어지는 소리만 들렸다. 2팀 실장들이 말문을 잃고 앉아있는 동안, 그들의 핸드폰은 줄기차게 진동했다.

어떻게 돼가고 있는지, 손채영이 무슨 지랄을 하는 중인지, 현장중계를 해달라는 외부요청이 쇄도했다. 답장은 하나도 돌아가지 못했다.

이윽고 얼이 빠진 2팀 실장들이 2층으로 돌아갔다.

손에는 도넛을 하나씩 얻어든 채로.

정선우가 손채영을 설득하는 데 성공했다. 손채영이 도넛을 사들고 왔다. 그리고 손채영의 입에서 ‘내 사람’이라는 말이 나왔다. 소문은 삽시간에 회사 지하주차장부터 대표실까지 속속들이 퍼졌다.

그야말로 회사가 들썩일만한 이슈였다.

***

손채영이 마음을 먹자 일은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눈 깜짝할 사이에 AA스튜디오, UBS측과 몇 차례 미팅이 이뤄졌다. 아직 계약서에 도장 찍기 전인데도 UBS는 손채영이 안방 복귀작으로 UBS드라마를 긍정적으로 검토 중이라며 성미 급한 기사를 터뜨렸다.

하지만 손채영의 기사는 그들의 기대만큼 큰 반응을 얻지는 못했다. 손채영이 아니라 누구의 기사가 떴더라도 묻혔을 거다. 언제부턴가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 그리고 연예부 기자들의 눈이 한 곳으로 쏠리기 시작했다.

개봉작 러브어게인.

그리고 신인배우 송인호.

누구도 짐작하지 못한, 어마어마한 파도가 밀려왔다.

< 적성에 맞는 길로 (3) > 끝

ⓒ 장우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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