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능하거나, 유능하거나 (4) >
전화를 끊고, 본부장이 다시 찻잔을 들었다. 호기심으로 가득 고인 눈이 백한성 대표를 훑었다. 언제나 그렇듯 겉으로 드러난 표정만으론 속내를 짐작하기 어려웠다. 결국 본부장이 못 견디고 물었다.
“어떻게 하시게요?”
“계획이 있다잖아. 들어보고 판단해야지.”
백한성 대표가 태연히 대답했다.
본부장이 입맛을 다시며 중얼거렸다.
“솔직히 회사 입장에선 리스크를 감당할 만큼의 메리트가 없긴 해요. 이미 복덩이가 남조윤 띄워놓은 전적이 있으니까 언론에선 벌떼처럼 달려들 텐데. 앨범을 낸다고 해도 어중간한 성적으론 죽도 밥도 안 되는 거고. 무조건 음원차트 상위권은 찍고 내려와야 그림이 되지 않겠어요?”
“그래야지.”
“복덩이 그놈 딴엔 성공시킬 자신이 있으니까 밀어붙이는 걸 텐데. 궁금해 죽겠네. 넵튠이랑 엮어서 뭔가 해보려고 그러나? 대표님이 복덩이라면 어떻게 하실 것 같으세요?”
“나라면?”
고민할 것도 없다는 듯, 백한성 대표가 말했다.
“나라면 방송을 하지.”
“방송이요?”
“리얼리티 프로그램으로. 전 국민이 지켜볼 수 있게.”
본부장이 눈을 깜빡였다.
손대는 것마다 성공한 매니저와, 해체 직전의 무명 걸그룹의 만남.
궁금해 할 수밖에 없는 조합이다. 화제성이 높은 만큼 시청률도 기대할 수 있다. 프로그램이 히트하면 무명 걸그룹의 인지도도 올라가고, 결과물인 싱글 곡에 대한 관심도도 높아질 게 틀림없다. 그렇게 되면 음원차트 상위권은 물론, 곡 퀼리티만 받쳐주면 1위도 노려볼 만했다.
정리를 끝낸 본부장이 감탄했다.
“추진해볼 만하겠는데요? 아니, 해보라고 등 떠밀어도 될 정돈데.”
그가 자세를 바로하며 말을 이었다.
“스토리가 좋으니까, 리얼리티 방송으로 나가면 우리 회사 이미지에도 도움될 거고. 복덩이 그놈이 예능 출연하는 걸 안 좋아하긴 하지만, 이런 상황이면 긍정적으로 생각해볼 것 같은데요. 들어오면 얘기 꺼내 볼까요?”
“기다려 봐.”
백한성 대표가 고개를 저었다.
“정선우 계획은 뭔지, 궁금하거든.”
***
“앨범 제작과정을 리얼리티 예능으로 찍어 보면 어떨까요.”
준비해온 말을 던졌다.
김현조랑 3팀장은 그럴듯한 계획이라며 고개를 끄덕였는데.
여긴 반응이 좀 이상하다.
본부장은 괴상한 표정으로 나랑 백한성 대표를 번갈아보고 있다. 그리고 백한성 대표의 시선은 나한테 콱 박혀있다. 준비해온 프리티걸 프로필하고 무대영상, 뮤비를 보는 동안 내내 입간판 세워놓은 것처럼 웃고만 있었는데.
지금은 다르다. 의외라는 표정이다.
뭐지?
목을 가다듬고 계속 말했다.
“제가 해체 위기의 걸그룹하고 앨범을 만든다고 하면, 언론에서 알아서 홍보해 주겠죠. 그 화제성을 방송 끝까지 유지한다면 음원도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 거고요.”
물론 그런 방법을 쓰지 않아도 곡이 좋아서 성공하겠지만.
그렇게 말했다간 당연히 프리티걸은 해체하게 두고 곡만 사오자고 할 테니까. 복잡한 사정만 없었다면 나라도 그렇게 했을 거고. 나와 프리티걸 양쪽에게 이득이 되는 방법, 그리고 회사까지 설득할 방법은 이것뿐인데.
“회사 내의 전문 스텝들이 작업을 도와주면, 그 과정도 잘 포장해서 방송으로 나갈 거고.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 W&U라는 브랜드 이미지도 더 좋아질 거라고 생각합니다.”
2팀장을 저격한 관계자 코멘트 때문에 W&U 이미지가 좀 우스워지기도 했고. 요즘 대형 기획사의 대표나 프로듀서, 작곡가들이 예능프로에 적극적으로 출연하는 추세인데도, W&U는 방송 노출이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었으니까.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
“애들하고 먼저 얘기해봐야겠지만, 넵튠한테 프리티걸 멘토를 부탁해보면 어떨까 생각중입니다. 넵튠도 무명 시절이 길었으니까요. 정규 앨범 전에 이런 리얼리티에 얼굴을 비추면, 팬덤을 뭉치게 하는데도 분명 도움이 될 겁니다.”
왜 가타부타 말이 없지? 슬슬 준비한 말도 떨어져 가는데.
“그거, 네 생각이냐?”
본부장이 대뜸 물어왔다.
“제 생각입니다.”
“그 계획대로 프로그램을 만들면 네가 간판이 되는 건데. 복덩이 너 방송 출연하는 거 안 좋아하는 거 아니었어? 그래서 대표님이 네가 싫다면 떠밀지 말라고, 3팀장한테 얘기까지 하셨던 건데.”
“아직도 안 좋아합니다, 방송 출연. 그런데 생각이 좀 바뀌었어요.”
직접적으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건, 여전히 내 취향은 아니다.
하지만 어제 김현조랑 얘기한 후론 취향보단 필요성에 더 무게를 두게 됐다. 어차피 지금의 유명세는, 내가 실패하고 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 사그라질 거품이나 마찬가지니까.
그러니까 내가 미다스의 손이라고 불리면서 화젯거리가 되는 동안은.
“제가 맡은 연예인들한테 도움 되는 일이라면, 제가 써먹을 수 있는 건 다 써먹으려고요.”
프리티걸 앨범을 성공시키고 나면, 그 다음엔 더 크게 써먹을 수도 있겠지.
더불어 얼마 전에 섭외가 들어왔던 굿프렌드 제작진도 다시 만나보려고 생각중이다. 애들이 예능에서 자리매김하는데 도움이 된다면 출연 못할 것도 없으니까.
뭔가 반응이 오길 기다리고 있을 때.
갑자기 아무 말 없던 백한성 대표가 웃었다. 소리까지 내면서.
“팀을 만들어봐.”
“네?”
“프로젝트 팀. 팀장은 네가 맡고.”
계획이 통과됐다는 것에 기쁨을 느끼기도 전에, 파도가 밀려왔다.
“직접 팀 꾸려서 진행해 봐. 지켜볼 테니까.”
***
“팀장? 팀장이요?”
정선우가 삐걱거리는 팔다리를 움직여 대표실을 나가자마자, 본부장이 득달같이 물었다. 백한성 대표는 뭐가 그리 재미있는지 빙긋이 웃고 있었다. 본부장이 얼마 안 남은 머리카락을 헝클었다.
“팀장 달기엔 경력이나 나이나 너무 이르잖아요? 갑작스럽기도 하고.”
“프로젝트 팀인데, 뭘.”
“스텝 세팅부터 제작, 거기다 프로그램 런칭까지. 이게 보통 일이 아닌데. 복덩이는 경험이 없잖아요. 팀이 제대로 굴러가겠어요? 방송에선 걔가 메인이니까 대외적으로는 팀장 자막 넣더라도, 내부에선 위에 누가 있는 게 안전할 것 같은데요.”
“경험이 없으니까, 이번 기회에 확인하려고.”
백한성 대표가 의미심장하게 덧붙였다.
“팀을 굴릴만한 역량이 있는지.”
*
이태신 실장은 NK엔터테인먼트 사무실에 와 있었다. 핏자국이 그대로 말라붙은 입술, 퉁퉁 부어오른 눈두덩이, 구겨진데다 핏자국까지 묻은 와이셔츠. 그의 행색을 훑어본 여직원이 짜증스럽게 말했다.
“여기서 묻지 마시고, 그 전 멤버들한테 직접 연락을 해보세요.”
“애들은 계속 연결이 안돼서요. 오늘 NK 실장님이랑 미팅이 있다고 했는데, 그 전에 잠깐 얘기만 하면 됩니다. 1분이면 돼요. 언제 어디서 만나기로 했는지 그것만 알려주시면···.”
“저도 모른다니까요.”
“실장님 연락처라도 좀 알려주세요.”
“그건 개인정보라 말씀드릴 수가 없고요.”
여직원의 태도는 심드렁했다. 상대하기 귀찮은 기색이었다.
“그럼 그 실장님한테 대신 말 좀 전해주세요. 오늘 애들 꼭 봐야 합니다. 정말 중요한 일이에요.”
한참이 지나서야 여직원이 전화기를 들었다. 전화는 금방 연결됐다.
“홍 실장님, 여기 프리티걸 매니저라는 분이 와 계시는데요. 실장님이랑 통화하고 싶다고, 아, 지금 바쁘세요? 그럼 그분 연락처 문자로 찍어드릴 테니까 나중에 시간 되실 때···.”
“계약 문제라고 전해주세요.”
이태신 실장이 말했다. 여직원의 안색이 확 변했다.
“실장님, 계약 문제라는데요?”
곧 여직원이 메모지에 뭔가를 적었다. 그리고 전화를 끊자마자 홱 내밀었다.
“그쪽으로 가보세요. 지금 미팅중이시라니까.”
미팅장소는 근처 커피숍이었다. 이태신 실장은 승합차를 타고 정신없이 달렸다. 그가 뛰어들 듯 커피숍 안으로 들어갔을 때. 그가 애태우며 찾아다닌 두 멤버, 박효진과 윤보라는 나란히 앉아 음료수를 마시는 중이었다. 들뜬 얼굴로.
두 사람 맞은편에 앉은, 땅딸막하고 살찐 남자가 말했다.
“지금까진 액땜했다고 생각해. 이제부턴 인생 확 필 테니까. 너흰 운 좋은 거야. 타이밍이 기가 막히잖아. 데뷔곡도 결정됐지, 안무도 다 나왔지. 바로 팀에 합류해서···.”
“효진아, 보라야!”
두 멤버가 돌아봤다. 이태신 실장이 멈칫했다. 그를 보자마자, 박효진과 윤보라가 험하게 인상을 찌푸렸다. 달갑지 않은 불청객을 보는 것처럼. 박효진이 쏘아붙이듯 물었다.
“계약은 안 들먹이겠다고 하시더니. 뭔데요, 계약문제라는 게?”
“그건 너희들 얼굴 보려고 한 말이야. 꼭 할 말이 있어서.”
윤보라가 음료수 잔을 거칠게 내려놨다.
“실장님, 저희한테 진짜 왜 이러세요? 그냥 좋게 헤어지면 안돼요?”
“잠깐만 들어봐. 들어보면 생각 달라질 거야. 너희들 그렇게 가고 나서, 생각지도 못했던 제안이 왔어. 얘기가 잘되면 우리한테는 정말 큰 기회가 될 거야. 내가 그동안 너희들한테 못 줬던, 그런 큰 기회.”
“그게 뭔데요?”
박효진이 헛웃음을 지으며 물었다.
대답하려던 이태신 실장이, 힐긋 맞은편의 남자를 봤다.
“아직 소문나면 안 되는 일이야. 나가서 얘기하자.”
“그냥 여기서 하세요.”
남자가 꼬아 올린 다리를 까딱거리며 말했다.
“우리끼리 얘기하겠습니다.”
“아, 우리끼리. 얘들 우리랑 계약했는데. 이제 제 담당이에요.”
이태신 실장이 숨을 멈췄다.
“그러니까 뭔 얘기를 하던 제 앞에서 하시라고요.”
남자가 가방에서 서류뭉치를 꺼내 놀리듯이 흔들었다. 친필 사인까지 적힌 전속 계약서였다. 이태신 실장이 아연한 눈으로 멤버들을 바라봤다. 그의 속이 뭉개진 순간, 멤버들은 득의의 웃음을 짓고 있었다.
“왜 이렇게, 왜 이렇게 급하게···!”
“기회는 왔을 때 잡아야죠. 실장님이 말씀하시려는 게 뭐든 필요 없어요. 저흰 벌써 잡았으니까. 큰 기회.”
박효진이 남자를 보며 생긋 웃었다. 옆에서 윤보라가 거들었다.
“여기 홍 실장님이, 저희 그동안 허송세월 보낸 거래요. 프리티걸 활동하면서 허비한 시간 아까워 죽겠다고요. 그러니까 이제 그만 좀 하세요. 전화랑 문자랑 대체 몇 통이나 하시는 거예요?”
문득 윤보라의 눈매가 더 사나워졌다.
“혹시 저희만 살길 찾아서 올라가니까 배 아프세요? 그냥 다 같이 시궁창에서 죽자는 거예요?”
이태신 실장이 허탈한 숨을 흘렸다.
그의 주머니에서 핸드폰이 진동했다. 꺼내보니 메시지가 도착해 있었다.
「프로젝트 팀 만들어서 진행하기로 결정됐습니다. 이쪽 문제는 해결했는데, 그쪽 문제는 어떻게 돼가고 있어요?」
이태신 실장이 얼굴을 일그러뜨렸다.
기뻐서인지, 슬퍼서인지 구분할 수 없는 표정이었다.
“이만 가자. 회사 연습실 구경시켜줄 테니까.”
“네!”
남자와 멤버들이 미련 없이 자리를 털고 일어났다. 우두커니 서있는 이태신 실장을 스쳐지나간 박효진이, 뒤를 돌아보며 물었다.
“더 할 얘기 있으세요?”
“······아니.”
그는 고개를 저었다.
***
양손에 두 개씩, 묵직한 비닐 봉투를 들었다. 차를 잠그고 빌라로 들어갔다. 턱과 어깨 사이에 끼운 핸드폰이 미끄러질 것처럼 아슬아슬했다. 귓가로 꽉 눌린 목소리가 띄엄띄엄 들어왔다.
-정말, 죄송합니다. 제가 어떻게든, 다시 데려오려고 했는데···.
“이미 다른 회사랑 계약했으면, 어쩔 수 없죠.”
젖은 한숨소리가 연거푸 쏟아진다.
나는 그래도 한발 떨어져서 생각할 수 있지만, 이태신 실장은 훨씬 복잡한 심장이겠지. 연습생 시절부터 계속 멤버들을 담당했다고 하니까.
“다른 한명은 어때요?”
-재이는 계속 핸드폰이 꺼져있어서, 혹시 고향에 내려갔나 하고 부모님께 연락드려봤는데 팀 탈퇴한 것도 모르시더라고요. 분명 어디서 후회하고 있을 겁니다. 하루만 더 기다려주시면, 재이는 제가 꼭 데려오겠습니다.
“나간 멤버들 때문에 너무 속 끓이지 마세요. 붕어, 아니, 남은 멤버들도 있으니까. 소식은 전해주셨어요?”
-그럼요, 바로 전해줬죠.
이태신 실장의 목소리가 확연히 밝아졌다.
-다음 앨범 낼 거라고, W&U 연습실에서 연습하게 됐다고 했더니 한바탕 난리가 났었어요. 울다가, 웃다가, 방에서 뛰어다니다가. 아마 침대 스프링 나갔을 걸요?
“리얼리티 방송은, 반응 어때요?”
-진짜냐고 백번쯤 물어보더라고요. 애들이 활동한지는 꽤 됐어도 방송출연은 거의 못했거든요. 다들 집에 얘기하고 싶어서 안달이 났어요. 애들 부모님들도 지금까지 속 많이 끓이셨거든요.
씁쓸히 말한 이태신 실장이, 잠시 망설이다가 덧붙였다.
-저는 솔직히, 정 실장님이 많고 많은 무명그룹들 중에 왜 저희한테 이런 제안을 하셨는지 모르겠습니다. 물어보기도 좀 겁나고요.
어떤 결의가 담긴 목소리가 이어졌다.
-다만, 제안해주신 거 후회하시지 않도록 정말 죽을 힘 다해서 해보겠습니다. 애들도 그럴 거고요.
“같이 잘 해봐요. 이제 한 배를 탔으니까.”
통화를 끝내고 현관문 앞에 섰다. 비밀번호를 누르려고 짐을 내려놓는데, 문이 벌컥 열린다.
“오빠, 빨리 들어오세요.”
이송하가 유난히 기분 좋아 보이는 얼굴로 손짓했다. 안으로 들어가니 군침 도는 냄새가 확 풍긴다. 테이블 위에 벌써 치킨과 피자, 족발 따위의 배달음식이 풍성하게 세팅돼 있었다.
애들이 우르르 다가왔다.
“뭘 그렇게 많이 사오셨어요?”
“마실 거랑, 안주랑, 군것질거리 같은 것들. 마트 쓸어왔어.”
손 두 개가 동시에 뻗어왔다. 이송하는 군것질거리 봉투를, 이태희는 술 봉투를 받았다. 나머지는 부엌에 내려놓고 코트를 벗었다. 임서영이 들뜬 얼굴로 내 뒤꽁무니를 졸졸 따라온다.
“갑자기 이게 웬일이에요? 이런 거 오랜만이잖아요!”
“오래됐나?”
“요즘 오빠 맨날 일한다고 바빴으면서! 픽업도 관우오빠가 하고.”
듣고 보니 그렇다. 전에는 이런 자리가 자주 있었는데.
엘제이가 임서영이 했던 질문을 다시 던졌다.
“진짜 무슨 일이에요? 뭐 축하할 일 있어요?”
“음. 축하해주면 좋긴 하지.”
“왜요? 뭔데요? 뭔 일인데요?”
“내가 팀장이 됐거든.”
거실이 고요해졌다. 팔짝팔짝 뛰던 임서영이 멍하니 입을 벌리고 날 쳐다본다. 엘제이랑 이태희는 잘못들은 사람처럼 고개를 갸웃거리고 있고. 이송하는 당장 날 들고 헹가래라도 할 것 같은 얼굴이다.
“승진······!”
“아니야. 임시야, 임시. 프로젝트를 하나 맡게 돼서.”
“프로젝트요?”
“그게, 저번에 봤던 프리티걸 있잖아. 너희보고 롤모델이라고 했던.”
애들 얼굴에 의아함이 번진다.
네 명을 쭉 돌아봤다. 특히 이송하한테선 시선이 오래 머물렀다. 어째 지금 이 순간이, 아까 백한성 대표를 앞뒀을 때만큼이나 긴장된다.
심호흡을 하고 털어놓았다.
“걔들 다음 앨범을 내가 만들어 보려고.”
< 무능하거나, 유능하거나 (4)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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