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러모로 역대급 드라마 (2) >
없어, 이 양반아.
“제가 촬영 때마다 이봉준 실장님 통해서 설득해봤는데, 지금 고양이 수호령이 워낙 중요한 시기다 보니 스케줄을 빼기가 영 힘든가 보더라고요.”
난처한 얼굴로 말을 늘어놓았다.
고준태 피디가 이맛살을 찌푸렸다.
이 양반한테 엿을 먹이고 싶어서만이 아니라, 물론 그 이유가 상당히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긴 하지만, 어쨌든 홍보팀 박 팀장이랑 김현조와 상의까지 하고 내린 결정이다.
만약 서지준이 넥스트 K스타에 출연하는 게 넵튠에게 큰 기회가 된다면, 고준태 피디가 밉상이든 어쨌든 내가 먼저 부탁했을 거다. 서지준이 여기 나갈까요, 물었을 때 덥석 잡았겠지.
공은 공이고 사는 사니까.
하지만 굳이 그래야 할 필요가 없다.
넵튠은 이송하 덕분에 예상보다 좀 더 많은 인지도를 쌓았고, 실력파 걸그룹이라는 값진 이미지도 얻었다. 지금은 좋은 무대로 그 이미지를 다져야 할 때다.
그런데 관객들 몰린 막방 공연장에 서지준을 모셨다가는, 자칫하면 넵튠이 들러리가 될 수도 있다. 무대에 자신 없어서 소속사 인맥 동원하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고.
어느 쪽이든 실력파 이미지에는 도움이 안 되지.
그리고 시청률 8프로 돌파?
하면 당연히 좋지만, 그러지 못하더라도 넥스트 K스타는 이미 성공한 프로그램이다. 꾸준히 6, 7프로 시청률을 거두고 있으니까.
이왕 서지준과 함께 출연한다면 다른 프로를 하는 게 낫다는 거다.
한숨을 푹 쉬면서 마무리했다.
“저도 참 답답하네요.”
“아니, 생판 남도 아니고, 같은 소속산데 그게 그렇게 안 되나.”
아쉬운 소리 하는 건 저쪽이라 어설프게 친근한 척을 하더니, 제 버릇 남 못 준다고 눈빛에 슬슬 짜증이 보인다.
내가 다시 말했다.
“제가 아직 서지준 씨를 움직일만한 군번이 아니라서. 막방 전까지는 계속 설득해보겠지만, 돌아가는 상황이 아무래도 어렵지 싶습니다.”
“아, 이거 나가리 되면 안 되는데. 서지준 걸어놨다고 국장님한테까지 얘기가 올라갔는데.”
그거야 댁 사정이고.
듣긴 들었다. 스텝들 사이에서 소문이 돌더라고. 서지준을 섭외하려고 사방에서 난리인데, 고준태 피디가 서지준 잡아올지도 모른다고. 그것 때문에 고준태 피디 목에 힘이 들어가서 다른 프로 피디들이 부러워하고 있다나. 그 얘기가 국장한테까지 흘러들어 갔나 보지.
고준태 피디가 머리를 쥐어뜯는다. 당장 내 모가지를 짤짤 흔들면서 ‘데려오라고! 무조건 데려오란 말이야!’ 라고 외칠 것 같은 기색이다.
짜릿해라.
그러게 너무 기대하지 말라고 몇 번이나 얘기했잖아, 이 작자야.
애써 속내를 감췄다. 방송도 안 끝났는데 척져서 좋을 거 없지.
서지준 섭외 안 되면 막방에서도 이송하를 불쏘시개감으로 쓸지도 모르지만, 지금 Knet 예능 쪽에서도 서지준과 함께 이송하 섭외 연락이 들어오는 중이라 무명일 때처럼 대놓고 장난치진 못할 거다.
악마의 편집은 뭐, 이력이 났는지 버틸 만은 하다. 분위기가 차츰차츰 바뀌고 있기도 하고. 언제부턴가 이송하를 욕하는 사람들만큼 고준태 피디를 욕하는 사람들도 늘어나고 있거든.
고준태 피디가 마른 입술을 핥으며 말했다.
“선우 씨 말이 안 먹히면, 이송하 씨가 얘기 좀 해보면 안 되나?”
“송하요?”
“송하 씨가 부탁하면 서지준 씨도 더 진지하게 생각해볼 것 같은데. 왜, 보니까 송하 씨가 선우 씨 말은 고분고분하게 잘 듣는 것 같던데 송하 씨한테 얘기 좀 해줘요.”
뭐, 고분고분?
애가 애완동물인 줄 아나.
어이가 없어서 빤히 쳐다봤더니 고준태 피디가 내 어깨에 슬쩍 팔을 얹는다.
“내가 직접 얘기하긴 좀 그렇잖아요. 송하 씨가 나를 불편해할 것 같아서. 과정이야 어쨌든 서로 윈윈 한 게 중요한 건데, 여자들은 이런 비즈니스 마인드보단 좀 감정적이라.”
윈윈 같은 소리 하고 있네.
이송하가 돌팔매질을 당하든 말든 시청률만 신경 쓰던 작자가.
표정관리가 힘들어서 크게 숨을 들이마셨을 때.
“안 된대요.”
낯익은 목소리가 끼어들었다.
이송하가 코너를 돌아 다가온다. 무대 의상을 때문인지, 걸음걸음마다 박력이 콸콸 쏟아졌다. 기세만 보면 무대 올라가는 애가 아니라 지구 지키러 가는 애인 줄 알겠다.
“아, 송하 씨.”
“오빠가 이 실장님한테 섭외 건으로 부탁하시길래, 제가 선배님한테 직접 물어봤어요. 근데 바빠서 안 된대요.”
놀래라. 드라마 대본을 연기하는 것처럼 담담한 목소리다.
고준태 피디가 다급하게 물었다.
“서지준 씨가 그래요? 딱 잘라서 안 된다고?”
“네. 주인공이라 제일 바쁘셔서. 말 꺼냈다가 혼나기만 했어요.”
“그, 정말 더 설득해볼 여지도 없어요?”
“네.”
이송하가 한숨을 폭 쉰다. 맙소사.
서지준과 손채영 사이에 끼어있던 이송하를 보고 쟤가 저런 정글에서 잘 살아남을 수 있을지 걱정이 이만저만 아니었는데, 이봉준 실장 말이 맞았다. 괜한 노파심이었나 보다.
희한한 기분이다. 막 태어난 올챙인 줄 알았더니 어느새 뒷다리가 쑥 나온 걸 목격한 느낌이랄까.
장하다, 장해.
나는 이송하와 한번 눈을 맞추고 고준태 피디를 바라봤다.
“이거 성사시키려고 할 수 있는 건 다 해봤는데, 불발돼서 정말 안타깝네요.”
“아…….”
내 말이 사망 선고처럼 들렸는지 고준태 피디의 안색이 거무죽죽해진다. 저 양반 얼굴에 똥을 지게째로 퍼붓고 싶었는데, 그만큼은 아니더라도 똥 덩어리쯤은 던져준 것 같아서 몹시 뿌듯하다.
고준태 피디는 입술을 달싹이더니 몇 번이나 얼굴을 쓸어내렸다. 국장한테 가서 뭐라고 얘기할지 막막하기도 하겠지.
고개 숙인 고준태 피디에게 인사를 하고 이송하와 함께 자리를 벗어났다. 코너를 돌고 나서야 씩 웃었다. 옆에서 곁눈질하며 따라오던 이송하가 버릇처럼 내 소매를 잡고 물었다.
“기분 좋으세요?”
“좋지, 그럼. 속이 다 시원하다. 너는?”
“저도 좋아요.”
하얗고 가느다란 손에 붙들린 소매가 간지럽게 흔들린다.
그리고 산호색으로 물들어 있는 이송하의 입술이 살짝 미소 지었다.
아드레날린이 전신을 싸돌아다니며 풍악을 울렸다.
뭍으로 나온 인어공주 시청률이 더 떨어졌거든. 이젠 고양이 수호령과 접전이다. 저쪽 촬영 현장이 아주 개판으로 돌아가고 있다던데. 뭍나인 원작 팬들이 길길이 날뛰고 있기까지 하니, 이번 주 고양이 수호령이 방송되면 분명 형세가 역전될 거다.
손채영이 어떤 얼굴을 하고 다니나 궁금해서 요즘 회사에 들어갈 때마다 주변을 살피고 있는데, 어째 한번을 안 마주친다. 여전히 홍보팀 박 팀장을 붙들고 패악을 부리고 있다는 소리만 들었다.
어쨌든 백한성 대표에게 했던 얘기도 실체화 될 때가 오고 있다.
요즘은 하루에도 몇 번씩 그 생각이 뇌리를 스쳤다.
정말, 백한성 대표는 내가 바랐던 걸 들어줄까.
그렇다면 손채영은 어떤 대가를 치르게 될까.
그리고 금요일 저녁, 이송하와 함께 영화관에 갔다.
영화관. 내 마음의 안식처.
달짝지근하고 고소한 팝콘 냄새를 맡는 순간, 내가 지난 몇 달간 얼마나 여유 없이 살았는지 실감이 났다. 맙소사. 스크린에 걸린 영화 중 내가 본 게 하나도 없다. 심지어 제목도 못 들어 본 영화도 있다.
입사하기 전에는 일주일에 몇 번씩 들락거렸는데. 마음 같아서는 네 편쯤 연달아 보고 가고 싶지만, 눈물 나게도 오늘도 영화 보러 온 게 아니다.
시청률 공약을 이행하러 왔다.
홍보팀에서 공들여 준비한, 영화관 하나를 대관해서 팬들과 본방을 함께 보는 이벤트.
육중한 문을 열고 관 안을 들여다봤다. 이백여 석이 꽉 차있어서 숨이 턱 막힐 정도다. 팬들을 선착순으로 받았는데, SNS를 열자마자 바로 수백 명이 몰렸다고 들었다.
역시 서지준 영향이 크겠지. 슬쩍 봐도 여자들이 압도적으로 많다.
떠들썩한 팬들을 스쳐 중앙 좌석으로 다가갔다.
프레스 석이라기엔 거창하지만, 고양이 수호령이 나날이 화제를 불러모으는 중이라 기자들도 여럿 와 있다. 다들 무릎에 노트북을 하나씩 올려놓고 키보드를 두드리거나, 카메라를 점검하는 중이다.
그 속에서 낯익은 얼굴을 찾아냈다.
“안녕하세요, 박 기자님.”
“매니저님!”
커다란 안경. 보온에만 중점을 뒀는지 야상에 목폴라에 목도리까지 두툼하게 껴입은 옷차림. 오랜만에 봐도 여전한 박우정 기자가 반갑게 손을 흔들며 다가왔다.
“와, 매니저님은 몰라보겠네요. 몇 달 만에 분위기가 그냥…… 모르는 사람은 신입사원이 아니라 베테랑 매니전 줄 알겠어요.”
“그 사이 별의별 일이 다 있었거든요. 기자님도 되게 여유로워지셨네요.”
“저도 그간 다사다난했어요. 진짜 우리 언제 술 한번 해야 하는데.”
“그러니까요. 참, 오늘도 기사 잘 좀 써주세요.”
“에이, 뭘 새삼스럽게. 제가 넵튠이랑 송하 씨 기사는 항상 작품 하나 만든다는 생각으로 쓰잖아요. 어, 그런데요.”
박우정 기자가 조심스럽게 말했다.
“매니저님, 지금 이송하 씨랑 서지준 씨랑 다 도착하셨죠?”
“네. 임시 대기실에서 준비하는 중이에요.”
“혹시 준비하시는 모습 한 컷만 찍으면 안 될까요?”
부탁하는 게 민망한지 뺨이 붉다. 그러면서 뒤에서 쳐다보는 남자를 곁눈질한다. 사진기를 걸고있는 게, 사진부 기자인 것 같은데. 지난번에 부장 명령으로 나한테 인터뷰 얘기를 꺼낸 것처럼 이번에는 저 양반이 부탁해보라고 시킨 건가.
아니나다를까 작은 목소리로 이어졌다.
“제가 매니저님이랑 잘 아는 사이라고 주위에 소문이 나서, 저 선배가 말이라도 해보라고 떠밀었어요. 안된다고 해주시면 바로 떨어질게요.”
“음. 잠깐만요.”
대기실에 있는 김현조한테 전화해서 물어봤더니, 예상외로 단번에 허락이 떨어졌다. 얼떨떨해 하면서도 기뻐하는 박우정 기자와 사진기자를 대기실로 안내했다.
들어가자마자 의상을 갈아입은 이송하가 다가온다.
“오빠, 어디 갔다 오세요? 막 찾으러 가려던 참인데.”
“왜, 영화관에서 길이라도 잃어버렸을까 봐?”
“그냥 어디 계신가 궁금해서요.”
“기자님 만났어. 기억나지? 박우정 기자님.”
이송하가 살짝 인사한다. 박우정 기자는 나무토막처럼 굳어서 마주 인사했다. 저 정도는 양반이다. 그 뒤의 사진기자는 입을 너무 벌리고 있어서, 굳이 보고 싶지 않은 혓바닥까지 한눈에 보인다.
저런 반응도 이젠 익숙하다. 비주얼 쇼크 같은 거지.
이송하랑 붙어 다닌 지 몇 달이 됐지만, 그런 나도 한 번씩 깜짝깜짝 놀랄 때가 있거든. 특히 오늘은 모처럼 힘을 빡 주고 헤어와 메이크업까지 했다. 남자든 여자든 눈이 있는 사람이라면 감탄하지 않고선 못 배길 비주얼이지.
거기다가 짧은 드레스까지 입혀놨으니.
내 시선이 드레스에 가 있는 걸 봤는지, 이송하가 어색하게 치맛자락을 잡으며 물었다.
“협찬이래요. 어때요?”
“어울린다. 뭐, 너야 감자포대를 씌워놔도 예쁘지.”
뭔들 안 어울리겠어.
곧 정신을 차린 사진기자가 묵직한 사진기를 꺼냈다. 그리고 아티스트가 이송하와 서지준한테 달라붙어서 메이크업을 수정하는 모습을 몇 장 찍는다.
그걸 지켜보다가 문득 용건이 하나 떠올랐다.
“참, 기자님. 지난번에 말씀하셨던 거 있잖아요, 제 인터뷰.”
“네, 네.”
“늦었지만, 홍보팀에서 괜찮을 것 같다고는 하는데.”
박우정 기자의 눈이 커진다.
“정말요?!”
“근데 제 인터뷰가 정말 기삿거리가 되겠어요?”
“머리통 굴려서 그럴듯하게 구성해볼게요. 아, 인터뷰 끝난 다음에 제가 맥주도 한잔 살게요. 시간이, 월요일이나 화요일쯤 어떠세요?”
“촬영 있어요.”
나 대신 이송하가 말했다.
화장을 받으면서도 시선은 이쪽으로 쏠려있다.
“어, 스케줄 봤는데 월요일도 촬영 있고, 화요일도 있고, 수요일도 있었어요.”
“수요일은 없을 거야. 그날 눈 온대서 미뤄졌어.”
내 말에 이송하가 핸드폰을 꾹꾹 누르더니 재빠르게 말했다.
“일부 지역만 눈 온대요. 촬영장엔 안 올 수도 있어요.”
“그래?”
젠장. 그럼 스케줄 또 바뀔 수도 있겠는데.
이놈의 드라마 현장은 다 힘들지만, 매일매일 대기상태로 긴장하고 있어야 하는 게 제일 힘들다. 기상변화나 현장 상황에 따라 스케줄이 너무 왔다 갔다 해서.
박우정 기자한테 최대한 시간을 빼 보겠다고 얘기하는데, 이상한 웃음소리가 들린다. 이봉준 실장이다. 김현조가 미친놈 보듯이 쳐다보는데도, 이봉준 실장은 낄낄 웃으며 나랑 이송하를 번갈아 본다.
또 그 눈빛이다.
뭔가 음흉한, 그러면서도 동질감이 폭발하는 눈빛.
본방 시작 한 시간 전.
경호원들의 안내를 받아 영화관으로 들어갔다. 객석에서 이백여 명이 비명 같은 소리를 질러대는 바람에 식겁했다. 거기다가 사진기자들이 터뜨리는 플래시까지. 열기가 뜨끈뜨끈하다.
기다린 팬들을 위해 간단한 이벤트부터 했다.
사회자가 퀴즈를 내고, 맞춘 사람들에게는 서지준과 이송하가 사인도 해주고 같이 사진도 찍어주는. 너무 서지준 쪽으로만 몰리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다행히 드라마 팬들도 많이 왔는지 이송하의 사인과 사진을 원하는 사람들도 꽤 있었다.
서지준은 노련하게 팬들이랑 대화도 나누고 포옹도 해주며 팬서비스를 퍼부었다. 이송하도 그쪽을 힐끔거리며 제법 잘 따라 하고.
나는 몇 걸음 떨어진 곳에서 사인지와 펜을 챙겨주기도 하고, 쓸 일이 있을까 봐 핸드폰으로 사진도 찍고 있다. 이송하가 내 쪽을 쳐다보길래 사진을 한 장 더 찍었더니, 알아챘는지 화면 속에서 살짝 웃는다.
그때. 다음 차례인지 깡마른 남자 한명이 중앙으로 걸어나왔다.
야구모자를 푹 눌러썼는데, 그림자 아래로 드러난 표정이 묘하다.
남자가 중얼거리는 목소리가 귓속으로 파고들었다.
“우와 씨, 실물 죽이네.”
눈살을 찌푸리며 계속 주시했다. 남자가 포옹을 부탁했는지 이송하가 팔을 살짝 벌린다.
그리고 다음순간, 남자가 이송하를 끌어안았다.
낌새가 영 이상해서 가까이 다가갔다. 앞서도 몇 번 포옹을 해주긴 했지만, 다들 매너 있게 살짝 닿기만 하고 후다닥 떨어졌다. 저렇게 이산가족 상봉하는 것처럼 와락 끌어안진 않았단 말이지.
사회자가 서지준 쪽에 신경이 팔려있길래, 내가 직접 남자의 어깨를 두드렸다.
“자자, 이제 그만…….”
어정쩡하게 서서 눈만 깜빡거리던 이송하가 나를 보자마자 안심한 얼굴을 한다. 남자의 어깨를 더 세게 두드렸다. 그랬더니 떨어질 생각은 안 하고 오히려 실실 웃으면서 이송하의 등을 쓸어내린다.
눈살을 확 찌푸렸다.
이 자식이 애한테. 은팔찌 차고 싶어서 환장했나.
“그만하시라니까.”
< 여러모로 역대급 드라마 (2)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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