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바닥에서 가장 중요한 것, 선택 (7) >
무슨 일이지?
일단 알겠다고 대답하고 지하로 내려갔다. 히터를 틀고 이송하를 기다리는 동안 생각에 몰두했다.
곡을 김현조에게 넘긴 후로는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원래의 미래에서도 타이틀로 선택됐던 곡이니까. 지금은 사이먼 리의 곡이 있어서 단독 타이틀은 못 되겠지만, 자작곡이라는 메리트도 있으니 충분히 더블 타이틀로 밀 수 있을 거라고.
또 뭔가 문제가 생긴 건 아니겠지?
지레 걱정된다. 예정에 없던 변수 같은 게 튀어나올까 봐.
예전에는 미래를 알면 모든 일이 식은 죽 퍼먹는 것처럼 쉬울 줄 알았는데. 그냥 성공이 보장된 길로 직진하기만 하면 될 줄 알았지. 그런데 현실은 변수 하나에도 일이 틀어질까 봐 골머리를 앓게 된다.
한참 생각에 잠겨있는데, 보조석 문이 열렸다.
“저 왔어요.”
뛰어왔는지 이송하가 숨을 몰아쉬며 올라탄다.
“천천히 오지 뭐하러 뛰어와.”
“기다리실까봐요.”
“몇 분 가지고 뭘, 박 팀장님한테 물어볼 건 다 물어봤어?”
차를 출발시키면서 묻자, 이송하가 잠깐 뜸을 들인다.
그러더니 나를 힐끔거리며 물었다.
“오빠, 남자는 별로 관심 없으시죠.”
얘가 또 무슨 소릴 하는 거야?
어이가 없어서 자작곡 문제로 고민하던 것까지 싹 날아가 버렸다.
“그 관심이라는 게 어떤 종류를 말하는 건데? 일단 그런 쪽으로는 관심 없어.”
“혹시 남자 연예인이랑 일하고 싶으셨다거나…….”
이송하가 중얼거리듯이 말했다.
뭐야, 아까 하던 대화의 연장선인 거야?
고개를 갸웃하는데 한순간 머릿속에서 전구가 팍 켜졌다.
“너, 누가 나랑 같이 일하고 싶다고 한 것 때문에 그래? 설마 박 팀장님한테 그거 물어봤어?”
이송하가 슬그머니 머리를 차창 쪽으로 돌린다.
그거 물어봤구나.
기가 막히는 한편, 가슴에는 온기가 올라온다.
독점욕 같은 묵직한 느낌은 아니지만, 그래도 내가 다른 연예인한테 갈까 봐 걱정하고 있다는 건 알겠다. 뿌듯하기도 하고 간지럽기도 하고. 연예인과 매니저의 관계란 이런 거구나 싶기도 하고.
뭔가, 동반자 같은 느낌이 든다고나 할까.
가슴이 훈훈하다 못해 뜨겁다. 히터 튼 것보다 효과가 더 좋네.
“난 담당 바꿀 생각 없다니까. 넵튠 애들하고 일하는 것도 좋고, 아까도 얘기했잖아. 네 덕분에 지금 일 재미있게 하고 있다고. 내참, 아예 각서라도 한 장 써줄까?”
“네.”
“뭐?”
“아니에요.”
이송하가 재빨리 말을 바꾼다.
나는 결국 못 참고 웃고 말았다. 그리고 농담처럼 물었다.
“그런데 나랑 같이 일하고 싶다고 한 사람이 남자야? 누구래?”
“저도 잘 몰라요.”
“진짜?”
또다시 입을 꾹 다문다.
숙소까지 가는 내내 웃음을 참느라 힘들었다. 이송하를 내려주고 나서야 픽픽 웃음을 흘렸다. 하지만 그 좋던 기분은 김현조를 만나기 위해 회사로 돌아가자마자 바닥을 쳤다.
사무실 한편에, 김현조가 배신자와 나란히 앉아 있었다.
“저 왔어요, 실장님.”
김현조에게 아는 척을 하고 배신자에게도 가볍게 손 인사를 했다. 거무죽죽한 김현조 옆에 붙어 있어서 그런가, 오늘따라 저놈 얼굴이 더 좋아 보인다.
“태희 자작곡 말이야.”
김현조가 바로 본론을 꺼냈다.
심호흡을 하며 준비했다. 어떤 변수가 날아오더라도 받아칠 준비.
무슨 일인지 몰라도 이태희의 자작곡은 지켜야지.
“생각보다 좋아서 영훈이 형이랑 더블 타이틀로 밀어도 괜찮겠다는 얘길 했었거든.”
어. 괜한 노파심이었나?
긴장했던 게 무색할 만큼 긍정적인 반응인데.
고개를 크게 끄덕이며 밀어붙였다.
“저도 그냥 수록곡으로 넣기엔 곡이 너무 아깝다고 생각했어요. 더블 타이틀로 가도 충분히 승산 있을 것 같은데요. 뭣보다 자작곡을 타이틀로 올리면 태희랑 전체적인 팀 이미지 메이킹에도 좋고.”
“그렇지. 그런데 그게 좀 애매하게 돼서.”
어쩐지 잘 풀린다 했지.
“건영이가 사이먼 리랑 다음 앨범 얘기를 했는데, 그쪽에서 아주 구미가 당기는 말을 꺼냈다네.”
구미가 당기는 말?
“컴백한 후에 예능 활동할 때, 지원사격을 해줄 생각이 있나 봐.”
지원사격? 사이먼 리가?
내가 멈칫한 사이, 배신자가 빙긋 웃으며 말을 보탰다.
“송하가 지금 드라마 때문에 반응이 좋잖아. 덩달아 넵튠 이름도 같이 언급되면서 인지도가 올라가고 있고. 그래서 사이먼 리도 잘하면 서로 윈윈이 되겠다 싶었나 봐.”
“사이먼 리가 패널로 있는 토크쇼가 있으니까 거기부터 해서 몇 군데 동반출연으로 돌자는 건데. 사실 우리로선 좋지.”
김현조가 턱을 문지르며 계속 말했다.
“그 양반이 넥스트 K스타 에피소드 좀 털면서 밀어주면 애들도 살고, 실력파 걸그룹 이미지도 견고해질 테니까. 예능에서 챙겨주는 사람이 있으면 녹화할 때 도움도 많이 될 거고.”
머리가 복잡한 와중에도, 고개를 끄덕였다.
사이먼 리가 그렇게 적극적으로 나서준다면, 우리 입장에서는 정말 구미가 당길 수밖에 없는 제안이다.
그런데 왜 이태희 자작곡이 애매해졌다는 거지?
내 의문을 읽기라도 한 것처럼, 김현조가 말을 이었다.
“그렇게 되면, 더블 타이틀로 나가도 사이먼 리 곡이 훨씬 많이 노출될 거란 말이야. 반응이 오면 우리도 그쪽으로 더 힘을 줄 수밖에 없고. 그럼 태희 자작곡이 흐지부지 묻혀버릴 수도 있거든.”
“노래만 좋으면, 음원 쪽에서 터질 가능성도 충분하지 않을까요?”
히트곡 소리를 듣게 되는 노래니까.
무엇보다 얼마 전에 본 접속 불량 미래.
거기서는 배신자가 이태희의 자작곡을 밀어붙였다고 했지. 그게 신의 한 수가 됐다고 했고. 홍보팀 직원의 겉모습, 옷차림이나 주변 환경으로 미루어봤을 때 시기는 가까운 봄. 아무리 생각해봐도 직원이 말한 그 앨범이 지금 준비하는 다음 미니앨범일 가능성이 높다.
그러니까 이태희의 자작곡이 대단한 반응을 불러온다는 건 분명한데.
하지만 김현조는 회의적이었다.
“노래 좋다고 다 뜨면 얼마나 좋겠냐. 곡빨로 꾸역꾸역 음원 차트 1위까지 올라가는 경우도 있지만, 묻히는 경우가 훨씬 더 많아.”
머리가 핑핑 돌아간다. 김현조의 목소리가 이어졌다.
“이번엔 사이먼 리 곡을 원톱으로 밀고, 태희 자작곡은 후속곡으로 가거나, 아예 쥐고 있다가 다음 앨범에 넣는 건 어떨까 싶기도 하고.”
후속곡이라면 활동 시기가 미뤄지겠지. 아예 다음 앨범에 넣는다면 짧아도 몇 달, 그보다 더 미뤄질 수도 있고…… 변수가 너무 커지는데.
그렇게 돼도 이태희의 자작곡이 원래 미래처럼 뜰 수 있을까?
노래라는 게 유행이나 시기에도 영향을 많이 받을 텐데. 자칫하면 다른 대형가수랑 활동시기가 겹치는 일이 생길 수도 있고. 무엇보다 사이먼 리 곡만으로는 다음 앨범이 성공할지 어떨지도 불확실하다.
“어쨌든 선우 넌 더블 타이틀도 승산이 있을 것 같다는 거지?”
바로 고개를 끄덕였다.
“네.”
“니 촉이면 믿어보고 싶기도 한데. 건영이 너는?”
힐끔 보자, 배신자가 입술을 쓸며 찬찬히 대답한다.
“전 확실한 걸 미는 게 좋을 것 같아요. 홍보 분산되면 둘 다 어중간해질 수도 있고. 그럼 적극적으로 얘기 꺼낸 사이먼 리도 좋아하진 않을 거구요.”
전제부터 틀렸다. ‘확실한 건’ 사이먼 리의 곡이 아니니까.
배신자가 내 쪽을 쳐다본다. 허공에서 시선이 부딪쳤다.
김현조가 골치 아프다는 듯 머리를 헝클었다.
“알았어. 뭐, 아직 사이먼 리 곡이 타이틀로 확정 지어진 것도 아니고, 태희 자작곡에 손드는 사람들도 있을 수 있으니까. 어떤 전략으로 가는 게 최선일지 의견 좀 모아보자.”
모처럼 일찍 퇴근했는데, 쉬긴커녕 머리통이 폭발했다.
저녁도 거르고 앞으로 진행된 일을 추측해보고 있을 때였다.
핸드폰이 진동했다. 김현조다. 또 뭔가 싶어서 재빨리 확인했는데, 앨범에 대한 얘기가 아니었다. 뜬금없이 지금 바로 임서영한테 전화해보라는 내용이다.
뭐지?
고개를 갸웃하며 전화를 걸었다. 금방 신호가 끊기더니 웅성웅성하는 소리가 들린다.
-오빠?!
“실장님이 연락해보라고 해서, 무슨 일 있어? 왜 이렇게 시끄러워?”
묻자마자 임서영이 다급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저희 지금 커피숍에 갇혔어요!
“뭐?”
-다 같이 저녁 먹으러 나왔는데, 사람들이 너무 몰려서……!
커피숍 주소를 문자로 찍으라고 하고 바로 일어났다.
차를 끌고 임서영이 알려준 장소까지 가는데 딱 삼십 분이 걸렸다. 커피숍을 찾는 건 쉬웠다. 그 주변에 수십 명이 바글바글하게 모여있었으니까.
이게 대체 웬 난리야?
넥스트 K스타로 애들 인지도가 올라가긴 했지만, 쩍쩍 갈라졌던 맨땅에서 이제 막 싹을 틔운 정도다. 저렇게 사람들이 모여들 만한 급은 아닌데.
설마 이송하 때문인가?
아니다, 아무리 드라마가 대박 났어도 저 정도는…….
일단 고민을 멈추고 카페 근처에 차를 댔다. 그리고 몰려있는 사람들 속으로 들어갔다. 작은 커피숍은 무슨 대박세일이라도 하는 집처럼 포화상태다. 안에 더 들어갈 자리가 없어서 사람들이 바깥 유리창에 달라붙어 안쪽을 쳐다보고 있다.
“와, 겁나 예쁜 애들이 모여있으니까 박력 장난 아니네.”
“우리도 사인받고 갈까? 넵튠이래, 넵튠. 이송하 있는 걸그룹.”
“아, 걔가 걸그룹이었어?”
시끌시끌한 소리 사이에 넵튠, 이송하라는 이름이 계속 튀어나오는 걸 보면 저 안에 애들이 있긴 있는 것 같은데. 워낙 겹겹이 둘러싸여 있어서 머리꼭지도 안 보인다.
팔을 걷어붙이고 사람들 틈바구니로 끼어들었다.
“잠깐, 좀 들어갈게요.”
“아씨, 새치기하지 마세요!”
“넵튠 매니저예요!”
가자미눈을 뜨던 사람이 자리를 비켜준다. 매니저라는 말을 열댓 번 정도 더 던지고 나서야 겨우 애들이 앉아있는 테이블까지 갔다. 맙소사. 나도 작은 덩치는 아닌데, 찌그러지는 줄 알았다.
살펴보니 이송하는 열심히 사인인지 낙서인지 모를 것을 그리는 중이고, 다른 애들은 핸드폰으로 사진을 찍어대는 사람들 앞에서 당황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다.
뎅그런 눈만 이리저리 굴리던 임서영이 날 발견하고 벌떡 일어난다.
“오빠!”
사인하던 이송하도 고개를 번쩍 쳐들었다. 이태희와 엘제이의 얼굴에도 안심의 빛이 스친다. 어쩌다 이렇게 됐는지는 이따가 묻고. 일이 더 커지기 전에 정리하고 데리고 나가야겠다.
일단 커피숍 안에서 기다리는 사람들까지만 사인과 인증샷을 찍어주기로 했다. 스케줄이 있어서 얼른 가봐야 한다고 양해를 구하고, 밖에서 기다리던 사람들한테는 법인카드로 커피를 한 잔씩 돌렸다. 갑작스럽게 횡액을 당한 카페 매니저한테도 사과하고.
그걸 다 무슨 정신으로 해치웠는지 모르겠다.
빠르게 상황을 정리하고 애들을 데리고 일어났다.
사람들이 워낙 밀집해있어서 나가는 것도 일이었다. 길 뚫으랴, 애들 챙기랴. 무슨 전쟁통에 애들 줄줄이 달고 피난 가는 기분이다.
이런 일이 처음이라 삽시간에 진이 다 빠졌다. 홍대에서 게릴라 공연을 했을 때는 김현조나 배신자도 있었고, 스텝들이랑 경호원들도 있었으니까.
애들도 내 팔이나 어깨를 부여잡고 오리 새끼들처럼 졸졸 따라온다.
겨우겨우 승합차에 밀어 넣고, 곧장 차를 몰아 그곳을 빠져나왔다. 그제야 긴장이 풀렸는지 애들이 바람 빠진 풍선처럼 축축 늘어진다. 커피숍에서 좀 떨어진 곳에 차를 다시 세우고 물었다.
“어쩌다 이렇게 된 거야?”
가장 먼저 정신을 차린 이태희가 대답했다.
“송하 드라마 잘된 거 축하할 겸 오랜만에 나온 건데, 이렇게 될 줄 몰랐어요. 죄송해요.”
“이게, 이게 진짜 무슨 일이야. 아직도 정신이 하나도 없네!”
흥분 때문인지, 놀래서인지, 임서영이 발갛게 젖은 얼굴로 말했다.
엘제이가 헝클어진 머리를 쓸어넘기며 타박한다.
“너 때문에 일이 일파만파 커진 거 아냐. 처음엔 몇 명뿐이었는데, 니가 아예 자리 깔고 사인해주겠다고 해서 다들 무슨 사인회 하는 줄 알고 모여든 거잖아.”
“으아아, 사람들이 이렇게 많아질 줄 몰랐지! 나 알아보는 사람 있나 궁금해서 혼자 몇 번 돌아다녀 봤는데, 그때는 사인 좀 해주고 끝이었단 말이야!”
무슨 일이었는지 대충 그림이 그려진다.
눈에 띄게 예쁜 애들이 네 명이나 뭉쳐서 돌아다니니 당연히 시선을 끌었을 거고, 넵튠, 특히 이송하를 알아보는 사람들도 생겼을 거다.
그런 데다가 임서영이 아예 판을 깔아놨으니.
한번 구경이나 하고 갈까, 하는 가벼운 마음으로 왔다가 기왕 보는 거 사인도 받고 사진도 찍지 뭐, 까지 발전한 거겠지. 거의 소규모 팬 사인회를 연 셈이나 마찬가지다.
별일 없었으니 망정이지, 사고라도 생겼으면 어쩔 뻔했어.
앞으로는 밖으로 쉽게 내보내지도 못하겠다.
뻐근한 목을 두드리며 생각하는데 갑자기 임서영이 소리를 지른다.
“오빠, 이송하! 이송하 없어요! 얘 어디 갔지? 버리고 왔나 봐요!”
순간 나까지 심장이 덜컥했다.
진짜 놓고 온 건 아니겠지, 하고 고개를 돌렸다가 바로 가슴을 쓸어내렸다. 이송하가 떡하니 옆좌석을 차지하고 앉아있다.
“나 여깄어.”
“식겁했네! 왜 앞좌석에 가 있어?!”
임서영이 한참 땍땍거렸다.
그러고는 잠깐 진정하는가 싶더니, 앞으로 머리를 쑥 내밀고 또 재잘거리기 시작한다. 이태희와 엘제이는 한숨 돌린 표정으로 늘어져 있는데 임서영 혼자 눈빛이 번쩍거린다.
“정신은 없었어도 좋았는데…… 근데 이송하 알아보는 사람들 정말 많았어요, 오빠. 정확하게 이송하라고 이름 알고 있는 사람들도 많고. 사인도 우리 셋 합친 것보다 쟤가 몇 배는 더 많이 한 것 같아요.”
“아무래도 드라마가 있으니까.”
“드라마가 좋긴 좋구나. 우리도 다음 앨범 잘돼서 일해야 하는데. 이러다가 막내 등골 빼먹는 언니들 될까 봐 겁나요.”
장난스럽게 말하긴 했지만, 눈빛은 진지하다.
하긴, 아까 봤을 때도 사람들이 대부분 이송하 쪽으로 몰려있긴 했다. 그걸 코앞에서 계속 지켜봤을 테니 생각이 좀 복잡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멤버 한두 명만 유명하고 나머지 멤버는 덤처럼 붙어있는 그룹들을 많이 봤을 테니까. 그러다가 결국 해체까지 간 그룹들도 많고.
임서영 말처럼 다음 앨범이 정말 잘돼야 하는데.
생각이 다시 앨범 쪽으로 빠졌을 때였다.
“어, 우리 기사 떴어요.”
핸드폰을 만지던 엘제이가 불쑥 말했다.
임서영이 득달같이 달라붙었다.
“뭐? 커피숍에서 사인한 거? 그게 기사가 올라왔어?!”
“아니, 그거 말고…… 우리 다음 앨범 사이먼 리랑 작업한다고.”
뭐?
< 이 바닥에서 가장 중요한 것, 선택 (7)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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