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탱커는 회귀해서 군주가 되었다-169화 (169/184)

169. 리윰 수련법의 주인을 만나볼까 한다

169. 리윰 수련법의 주인을 만나볼까 한다

- 테트로가 오랜만에 바빠졌습니다.

“음? 그동안 외부 활동은 없었다며? 원래 패거리를 지었던 놈들과도 교류를 거의 끊고.”

- 그랬는데, 이번 일로 마음을 바꿔 먹은 모양입니다.

“그래서 지금 열심히 돌아다니면서 다시 패거리를 규합한다는 거야?”

- 그건 아닙니다.

“그럼.”

- 리윰 수련법을 알고 있는 초인이 얼마나 되는지 그걸 확인하려는 거 같습니다.

“그건 알아서 뭐 하려고?”

- 경쟁자를 알아보겠다는 거겠지요. 당연히 로드의 상태도 확인을 하려 했습니다.

“나야 뭐, 본체가 꼼짝도 못하는 상탠데 따로 확인할 게 뭐가 있다고?”

- 그래도 히자르가 로드의 분신인 것이 마음에 걸렸을 겁니다. 물론 얻어갈 건 없었겠지만요.

“그렇겠지. 그런데 에포르.”

- 네, 로드.

“그 대사부의 수련법, 아니 초인들 사이에선 이제 리윰의 수련법이라고 부른다지?”

- 네, 로드.

“그거 얼마나 퍼졌어?”

- 뭐, 이젠 알 사람은 다 알고, 몰라도 될 사람들까지 안다고 해야 할 수준입니다.

“그게 뭐야? 시험장에 참가한 초인들은 모두 알게 되었다는 거야?”

- 그 정도로 끝나면 좋겠습니다만 그게 아닙니다.

“그보다 더 뭐가 있을 수 있는데?”

- 저도 이번에 알게 된 겁니다만.

“그래.”

- 시험장 구축에 참가한 초인들이 또 그들 나름의 스터디 그룹을 만들었더군요.

“스터디 그룹?”

- 표현이 그게 제일 어울릴 거 같아서 그렇게 불렀습니다.

“그러니까 시험장에서 벌어지는 일을 가지고 서로 토론하고 그러는 무리를 만들었다?”

- 네.

“뭐, 그거야 원래 있었잖아. 팀 단위로 움직인 놈들은 원래부터 몇몇 있었던 걸로 아는데?”

- 그게 전부가 아닙니다. 시험장에 참가한 초인이, 시험장과는 전혀 상관없는 초인들을 불러 모아서 연구회, 토론회, 검증회 따위를 만들었습니다.

“음? 그거 약속 위반 아닌가? 시험장에 대한 건 참가자만 알고 있기로 했을 텐데?”

- 융합 경지의 초인이 여럿 모여서 수작을 부리는데 어쩌겠습니까. 결국 알아도 모르는 척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된 것 같습니다. 상황이 그리되니까 결국 너도 하면 나도 한다, 뭐 이러면서 너도나도 스터디 그룹을 만든 겁니다.

“그걸 지금까지 모르고 있었고?”

- 죄송합니다. 저도 이번에 테트로가 돌아다니며 소란을 일으킨 덕분에 겨우 알게 되었습니다.

“쯧, 네 잘못은 아니겠지. 너야 내 본체를 지키며 아크 시험장의 삼백육십 차원들을 살피는 것만도 벅찬 상황이었을 텐데.”

에포르를 나무랄 일이 아니었다.

도현의 본체가 아크 시험장을 유지하는 중심이 되는 상황이지만, 언제 어떤 일이 생길지 모른다.

그래서 최후의 보루로 세워 둔 것이 에포르였다.

그러니 에포르는 도현의 본체에게 멀리 떨어질 수 없고, 그런 이유로 아크 시험장과 연결된 초인들까지만 살필 수 있는 상황이었다.

아크 시험장과 연결되지 않은 것들은 에포르가 간섭할 수 없었다.

“그나저나 리윰 수련법이 아크 시험장과 상관없는 이들에게까지 퍼졌단 말이지? 그건 좀 문제가 큰데?”

- 어차피 리테라 피스를 구할 수 없다면 리윰 수련법도 쓸모가 없지 않습니까?

“융합 경지 정도 되면 리테라 피스의 대용품 정도는 만들어 낼 수 있을 걸?”

- 네?? 리테라 피스의 대용품이요?

“어차피 리테라도 차원의 근원과 비슷한 거잖아. 좀 더 규모가 크다는 점만 빼면.”

- 삼백육십 개의 차원을 하나로 묶어내는 과정에서 만들어진 근원이 리테라니까요.

“그러니까 일반적인 차원의 근원에서도 리테라 피스와 같은 것을 뽑아낼 수 있을 거라는 말이지.”

- 그게 그럴수도 있군요?

“다만 문제는, 일반 차원의 근원으로는 리윰 수련법의 5단계, 6단계, 7단계에 쓸 리테라 피스는 만들기 어렵다는 거겠지.”

- 아, 초인 단계에서 쓸 리테라 피스 말씀이군요?

“그래도 초인에 오르는 정도라면 일반 차원의 근원으로도 가능하겠지. 하지만 초급 초인을 상중하로 나눠서 중급이나 상급에 필요한 리테라 피스는 구하기 쉽지 않을 거야.”

- 지금 생각한 겁니다만.

“응?”

- 로드께서는 아크 시험장의 리테라 피스를 외부로 꺼내 오실 수 있지 않습니까?

“소환 투체의 의식 공간을 이용하면?”

- 네, 로드.

“그래서 뭐? 리테라 피스 장사라도 하게?”

도현은 피식 웃고 말았다.

누구 좋으라고 리테라 피스를 빼돌려 준단 말인가.

그리고 그렇게 리테라 피스를 주고 자신이 받을 것이 뭐가 있을까?

“뭐, 그래도 고등급의 리테라 피스는 좋은 거래 물품이 되기는 하겠네. 그나저나 내가 가지고 있는 리테라 피스들 중에서 융합 경지에 오를 정도로 순도가 높은 것은 없단 말이지. 어딘가 있기는 할 텐데.”

- 앞으로 아바타들도 순도 높은 리테라 피스를 확보하기 위한 경쟁에 돌입할 것으로 보입니다.

“그렇겠지.”

- 하지만 로드께선 리윰 수련법을 아직 시작하지 않으시지 않았습니까.

“그거야 최소 융합 경지까지 갈 수 있는 테크트리를 짜야 하니까 그렇지. 그것도 안 되면 굳이 리윰 수련법을 익힐 이유가 없지. 지금도 링크 단계의 중급까지는 올라왔는데.”

차원을 이동하며 다수의 근원을 다루지 않으면 올라설 수 없는 경지가 링크다.

적어도 리윰 수련법을 알기 전까지는 그게 올바른 과정이었다.

초인이 되고, 차원 이동이 가능해지면 차원을 옮겨 다니며 여러 근원을 연구하고, 그 과정에서 하나의 근원을 완전히 자신의 것으로 동화한 후에, 새로운 근원을 동화시키고 연결한다.

그 연결이 링크다.

그러니 지금 아크 시험장에서 자유롭게 차원을 오갈 수 있는 존재가 도현 밖에 없다면, 이전의 방법으로 링크 경지에 오른 초인도 도현 밖에 없는 셈이다.

이렇게 계속 수련을 하면 어차피 융합까지도 가능할 터.

그런데 융합도 되지 않을 경지를 보겠다고 리윰의 수련법을 익힐 이유가 있을까.

- 뮤-지하만 곤란하게 되었습니다. 링크 경지까지는 오를 수 있겠지만 다음에 써야 할 리테라 피스를 구하지 못했으니 말입니다.

문득 에포르가 뮤-지하의 상황을 언급하며 안타까운 기색을 드러냈다.

= 무슨 말을! 나는 충분히 만족하고 있다. 과거엔 링크 경지에도 이르지 못했던 나다. 그런데 지금은 링크 경지는 확보한 것이나 다름이 없다. 그런데 무슨 불만이 있을까.

- 그래도 제대로 테크트리를 짰으면 링크 중급 까지는 무난했을 건데 아깝다는 거지.

= 지금 이 시험장에서 마스터보다 강한 초인은 없다. 그리고 차원을 자유롭게 옮겨 다닐 수 있는 초인도 마스터뿐이다. 이렇게 상황이 좋으니 언젠가는 나에게 맞는 리테라 피스도 구할 수 있겠지. 어차피 이곳 시험장의 모든 리테라 피스는 마스터의 것이 될 테니까.

- 하긴, 그곳 아크 시험장을 만든 이유가 리테라 피스를 모두 모아서 하나의 리테라로 완벽하게 복원하는 것이었지? 그 과정에서 융합의 단계를 넘을 방법을 찾겠다고 했던 거니까.

“어차피 아크 시험장을 닫으려면 리테라를 복원하거나, 아니면 모두의 합의를 얻어서 해체를 해야 하는데. 솔직히 가능성은 없지.”

아크 시험장을 해체하는 것은 무척 위험한 일이다.

지금은 안정적인 상태로 유지되고 있지만, 그것을 뜯어서 아크를 도현에게 돌려주고, 삼백육십개의 차원을 각각 링크의 주인들이 가지고 가는 것은 쉽지 않다.

아니 삼백육십 차원의 근원과 동화한 초인 하나라도 반대하면 해체는 불가능하다.

그러니 시작부터 아크 시험장의 끝은 리테라의 복원이나 혹은 아크 시험장 안에서 융합 이상의 경지에 오르는 이의 등장뿐이었다.

그 전까지 아크 시험장이 끝날 일은 없었다.

“외부 공격으로도 아크 시험장을 어떻게 할 수는 없지. 그건 삼백육십 차원의 힘과 아크의 연결을 한꺼번에 깨트려야 하는데, 나는 그걸 가능하게 할 수 있는 파워가 가늠이 안 되니까.”

- 단 한 가지. 아크 시험장을 폭발시킬 방법이 있기는 하잖습니까. 로드를 공격하는 것 말입니다.

에포르가 말을 꺼내는 것만으로도 조심스러운 기색으로 도현의 본체가 공격당하는 상황을 이야기했다.

“그래서 에포르 네가 있는 거잖아. 정말 상황이 좋지 않으면 어쩔 수 없이 본체까지 아크 시험장 안으로 들이려고.”

= 그렇게 되면 자력으로 벗어날 힘을 얻을 때까지 아크 시험장에 갇혀 있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생각해보면 어차피 정신이 이 히자르의 몸에 묶여 있는 거면, 본체까지 들어와도 별 차이는 없지.”

- 그래도 로드의 본체가 밖에 있으면 의식을 본체로 옮겨서 시험장을 벗어날 수도 있지만, 본체까지 시험장에 들어가면 그게 불가능해지니까 문제 아니겠습니까.

“시험장 안에서 융합 경지를 뛰어넘을 자신이 있다면 당분간 여기서 보호를 받는 것도 나쁘진 않겠지.”

에포르의 불만스러운 표현에 도현은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을 보였다.

리윰 수련법을 얻기 전에도 리테라 피스의 융합에 대한 실마리를 얻은 상태였다.

거기에 리윰 수련법을 더하게 되면서 큰 진전이 있었다.

리테라 피스의 순도에 따른 등급을 좀 더 명확하게 구별하게 된 것이 가장 큰 성과였다.

그렇게 리테라 피스의 등급을 나눌 수 있게 되면서 거기에 맞춰서 리테라 피스의 기록을 담당하는 소환체를 설계할 수 있었다.

아직 원본 기록으로 실험을 하기에는 부족한 부분이 많지만, 연구 자체에 성과가 큰 것은 분명했다.

그러니 도현으로선 아크 시험장에 갇히는 것이 거꾸로 외부로부터 보호 받을 수 있는 최적의 환경이 될 수도 있다는 말이었다.

- 어쨌거나 테트로 덕분에 많은 것이 바뀌었습니다. 테트로가 설치고 다닌 덕분에 리윰 수련법이 훨씬 빠르게 퍼진 면도 있습니다.

“모르던 놈들도 알게 됐다는 거지?”

- 제가 파악하기론 삼분의 일 정도가 아름아름으로 리윰 수련법을 연구하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테트로 때문에 이게 확산이 되어 버렸습니다. 물론 그 전에도 스터디 그룹을 통해서 퍼져나가는 중이긴 했습니다만.

“어떻게 보면 내 탓일 수도 있겠네. 멍청한 테트로에게 수련법을 다른 초인들이 이미 알고 있을 거라고 알려준 것이 나였으니까.”

- 그렇게 볼 수도 있긴 합니다만.

“됐어. 어차피 끝까지 숨길 수 있는 것도 아니었어. 자카트가 리윰의 모든 수련자를 지우고, 리윰 수련법을 덮을 수 있었다면 모를까. 그게 아니었다면 언제라도 리윰 수련법은 밖으로 나갈 수밖에 없었지.”

- 그건 로드의 말씀이 맞는 것 같습니다.

“자자, 그럼 이제 그 대사부란 사람을 한 번 만나볼까? 그가 수련법을 만들었을 때가 아마도 그랜드 마스터의 초입 정도였다지?”

- 그렇습니다.

“그런 수준에서 만든 수련법이 융합 경지에 오른 초인들의 엉덩이를 들썩이게 할 정도라니, 대사부란 놈도 보통 놈은 아니었던 거지.”

- 지금은 초급 초인의 상급 경지에 있습니다. 링크 단계에 오르지 못한 것은 오직 알맞은 진옥을 찾지 못해서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러니까 한 번 가 보는 거지. 거의 천 년이야. 그 수련법만 파고 들었던 시간이. 그 정도면 뭔가 알려지지 않은 게 있을 수도 있잖아.”

- 그래서 많은 초인들이 대사부를 살피고 있지만, 아직까지 이렇다 할 뭔가가 나온 것은 없어 보입니다.

“모르는 거라니까? 밖에서 들여다보는 초인들이 있다는 것을 알면, 그 눈을 속이는 거야 어렵지 않지.”

아크 시험장 밖에 있는 초인들은 그저 관찰을 할 수 있을 뿐이다.

그들이 시험장 안의 차원에 줄 수 있는 영향은 미미하다.

아바타를 통해서 뭔가를 하지 않으면 그저 보고 듣는 정도.

하지만 그 보고 듣는 것도 당하는 쪽의 능력에 따라서 충분히 왜곡할 수 있다.

“나는 대사부가 아크 시험장의 존재와 그 밖에 있는 초인들에 대해서 알고 있을 거라고 봐.”

도현이 문득 허공을 올려다보며 뜻밖의 말을 했다.

- 대사부가 어떻게 그걸 알 수 있습니까? 고작해야 초인의 경지로는 그런 것을 알아차릴 수 없습니다.

이에 에포르는 말도 안 된다는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도현을 피식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초인들 중에는 분명히 어떻게든 대사부와 접촉한 놈이 있을 거야.”

- 네? 접촉이요?

= 으음. 그렇군요. 초인들이 아크 시험장에 간섭하기는 어렵지만 아주 불가능한 것도 아니겠습니다. 큰 힘을 발현하는 것이 아니라면······.

“음성을 전하거나, 글자 몇 줄 쓰는 정도야 뭐가 어렵겠어? 그러니 이참에 대사부를 만나서 확인을 해 보자고.”

- 그런 의심이 있으시면 당연히 확인을 해 보는 것이 좋겠습니다. 고작해야 링크에도 못 오른 자라면 로드께 저항할 생각도 못할 것입니다.

= 저와 비슷한 수준인 것 같으니 한 번 타일러 보겠습니다 마스터. 하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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