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탱커는 회귀해서 군주가 되었다-145화 (145/184)

145. 악으로 깡으로? 사실은 여유만만!

145. 악으로 깡으로? 사실은 여유만만!

“근원에서 기록을 추출하는 것을 훔쳐 배운 것은 알았지만, 어떻게 추출한 기록을 복사할 수 있지?”

코무니는 근원에서 기록을 추출할 수 있다.

물론 추출할 수 있는 기록의 수준에 한계가 있지만, 그 자체로도 굉장한 능력이다.

게다가 그렇게 추출한 기록을 따로 저장해 뒀다가 다른 근원에 이식할 수 있으니 마음만 먹으면 근원의 균형을 깨는 데에는 그만한 능력이 없다.

하지만 그것은 코무니가 다른 차원의 근원을 공략할 때의 입장일 뿐.

지금처럼 동일한 공격을 자신이 받게 되면 상황이 달라진다.

도현은 코무니의 차원 근원에 계속해서 새로운 기록을 이식하는 공격을 퍼부었고, 코무니는 그 기록을 다시 추출해 냈다.

그런 과정이 계속 반복되는 상황.

하지만 실제로 힘이 드는 것은 코무니 뿐.

도현은 황금의 성에서 만들어 내는 카피 기록을 코무니 차원의 근원에 이식하기만 하는 것이라 힘들 일이 별로 없었다.

기록의 추출보다는 이식이 쉬웠다.

새로운 기록을 새겨 넣는 것은 무척 어려운 일이지만, 이미 있는 기록을 근원에 이식하는 것은 그냥 물 잔의 물을 따르는 것과 비슷했다.

근원의 기록이 담긴 컵을 근원 위에 부어주는 것 같은.

“대단하다. 인정하지.”

한참 기록의 이식과 추출을 겨루던 코무니가 도현을 노려보며 말했다.

그런데 그 표정이나 기세가 이전과 달라서 도현도 잠시 기록의 이식을 멈추고 코무니를 쳐다봤다.

“아크 마스터는 원래 제압이 쉽지 않아서 위험하면 도망을 갔다가, 다시 쳐들어오는 것이 가장 번거로운 점이지.”

코무니가 갑자기 아크 마스터를 상대하기 어려운 이유를 떠들었다.

“그런데 너는 제압이 쉽지 않다는 면과 함께, 강력한 공격 능력도 갖추게 되었지. 내 능력을 훔쳐 배워서.”

코무니는 그렇게 말을 하고는 도현은 죽일 듯이 노려보았다.

그러더니 갑자기 근원 에너지를 끌어 올려, 차원 전체를 통제하기 시작했는데, 그 힘이 이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강력했다.

“어엇?!”

= 마스터, 위험합니다.

- 로드, 이상합니다. 코무니의 힘이 몇 배나 강해지고 있습니다.

도현은 물론이고 뮤-지하와 에포르까지 깜짝 놀라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게다가 코무니는 지금껏 이용하던 근원에는 없는 기록을 끌어와 사용하고 있었다.

이쪽 차원에는 존재하지 않는 법칙이 적용되기 시작한 것이다.

“이게 어떻게 된 거지? 설마 너, 링크를 하고 있었던 거냐?!”

도현이 깜짝 놀라 혹시 하는 표정으로 코무니를 보며 물었다.

“응? 네가 링크를 알아?”

그러자 코무니 역시 놀란 표정을 지으며 되물었다.

하지만 그 자체가 도현의 질문에 대한 답이기도 했다.

“링크한 근원의 기록을 이곳으로 끌어와서 쓰고 있잖아. 게다가 그 쪽에서 근원 에너지까지 끌어 오고!”

“대단하군. 그걸 알아봤다고? 생각지도 못한 일이군.”

코무니의 표정이 이전보다 훨씬 딱딱하게 굳었다.

도현 역시 링크를 알고 있다는 사실에 긴장한 것이다.

“이건, 포일로 차원인가?”

도현은 새로 적용되고 있는 몇몇 기록들을 느끼며 코무니에게 물었다.

“알아봤나? 하긴 포일로 차원은 여러 번 오갔으니 알아보는 것이 이상할 건 없겠군. 하지만 그게 끝은 아니지.”

코무니가 그렇게 말하는 순간, 다시 한 차례 코무니의 근원 에너지가 증폭되었다.

“링크한 차원이 하나 더 있었다고?!”

도현은 깜짝 놀라며 아크에서 급하게 근원 에너지를 끌어 내었다.

그리고 곧바로 뮤-지하를 아크 차원으로 끌어넣었다.

이미 뮤-지하는 코무니의 근원 에너지에 짓눌린 상태라, 그대로 두면 죽을 상황이었다.

그만큼 코무니의 힘은 강력했다.

“쓸데없는 짓을 해서 명을 재촉했군. 안타까운 일이야.”

코무니가 두 팔을 두툼한 배 위에 올리고 연민 가득한 눈빛으로 도현을 바라보았다.

그 눈빛에서 도현은 코무니가 자신을 살려두지 않으려 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두 개의 차원 근원을 링크로 연결하고 있었다고? 이곳이 세 번째?”

도현이 물었다.

“그게 왜 궁금하지? 내가 숨겨둔 차원이 몇 개나 더 되는지 알고 싶은 거냐? 너는 아직도 살아서 이곳을 벗어날 수 있다고 생각하는 모양이구나?”

코무니는 그렇게 말을 하며 도현의 주변에 새로운 기록을 적용시켰다.

그것은 공간 이동에 대한 제약은 물론이고, 차원 회랑의 생성까지 막아내는 금제였다.

하지만 그 때까지도 도현은 여유가 있었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탐사일지는 무척 귀한 것이라, 이 정도의 방해는 뚫어낼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학술원에서 받은 최상급의 탐사일지는 그 이름값에 어울리는 효과가 있었다.

하지만.

“여유롭구나! 하지만 이래도 그 여유가 여전할 수 있을까?!”

코무니도 그런 도현의 상황을 짐작했는지 다시 근원 에너지를 움직였다.

그리고 그 순간 도현은 자신의 탐사일지가 더 이상 차원 회랑을 만들지 못할 것임을 직감했다.

“이거? 어떻게 된 거지? 상급 탐사 일지의 효과를 막았다고?”

도현이 놀란 표정으로 코무니를 보며 물었다.

“아무리 대단하다고 해도, 그것은 고작해야 너희 수준에서나 대단한 것일 뿐이지. 내 수준이 되면 또 다른 세상이 열린다. 크하하하. 하긴, 너는 링크는 알아도 아직 링크를 성공시키지 못했으니 그리 답답한 꼴인 것도 당연하겠지.”

코무니는 재미 있다는 듯이 크게 웃으며 즐거워했다.

“하아, 내 탐사일지의 차원 회랑 생성을 막았단 말이지?”

도현이 낙심한 듯 깊은 한숨을 쉬며 중얼거렸다.

“안타깝지만 네 운명이 여기까지라고 생각해라.”

코무니가 웃음기 없는 표정으로 도현을 향해 선고하듯 말했다.

“아니, 이런 힘이 있는데 왜 굳이 나를 이용해서 차원의 힘을 약화시켰지?”

도현은 이해할 수 없다는 듯이 코무니를 향해 물었다.

코무니가 이곳 차원의 힘을 약화시켜 달라고 부탁했던 이유가 궁금하다는 듯이.

“내가 다수의 근원과 링크를 하더라도 그 힘을 전부 쓸 수 있는 곳은 링크된 근원이 있는 차원에서만 가능하기 때문이지.”

“그러니까 링크된 근원이 없는 차원에서는 다른 초인들처럼 쓸 수 있는 근원 에너지나 기록에서 제약을 받는다는 말이군?”

“그렇지. 물론 링크 근원의 수가 늘어날수록 그 한계도 점점 커지고, 결국에는 누구의 도움을 받지 않아도 새로운 차원을 손에 넣을 정도가 되는 때도 오겠지.”

“하지만 아직은 그 정도가 아니어서 나의 도움을 받아서 이곳 차원을 손에 넣었다는 이야기군?”

도현은 이제야 이해가 되었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따지고 보면 너는 나의 은인인 셈이지.”

“그런데 왜 다른 초인들의 근거지에서 소란을 부렸던 거지?”

도현은 이해할 수 없다는 듯이 물었다.

“별 것 아니었다. 초인들이 동화한 근원에 내가 얼마나 영향을 줄 수 있는지 시험을 해 봤던 것 뿐이니까.”

“다른 초인 소유의 근원을 가지고 시험을 할 수 밖에 없는 일이었군?”

“그렇지.”

“그런데 왜 뮤-지하의 차원에서는 문제가 생겼지?”

“그야 그 놈이 다른 놈들에 비해서 근원에 대한 동화가 더 강했기 때문이지. 그래서 기록의 추출과 이식에 문제가 생겼던 거다.”

“그렇군. 그러니까 처음부터 작정하고 허락 없이 실험을 했었다는 거네?”

“계획대로였으면 아무 문제도 없었을 일이기도 하지. 작정을 했다곤 하지만 뮤-지하나 다른 놈들에게 피해를 주려고 작정한 건 아니었으니까.”

“어쨌건 그럴 위험이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했다는 거잖아.”

“그게 뭐?”

“응?”

“도대체 뭐가 문제란 거지? 힘있는 놈이 약한 놈을 상대로 갑질을 하는 것과 무슨 차이지? 그나마 모르게 넘어갔으면 다행한 일이지 않나? 그리고 문제가 생겨서 나도 나름 양보를 해서 이렇게 알려지지 않은 차원에 숨어서 시간을 보내고 있지 않았나 말이야.”

“그거야 네가 이곳 차원에서 링크 작업을 하려고 했던 거잖아!”

“겸사겸사지. 뮤-지하에겐 사과의 의미가 될 수도 있었던 거고.”

“네 멋대로?”

“아니라고 한 듯, 어쩔 건데?”

뻔뻔하기 짝이 없는 코무니의 대꾸.

하지만 원래 강자는 약자에게 그럴 수 있다.

그것이 세상의 이치였다.

도현은 어금니를 깨물었다.

“좋아! 이해했다. 그래서 이젠 나를 죽이겠다고?”

“네가 링크에 대해서 알고 있다는 것이 문제지.”

“알려지면 곤란하다는 건가?”

“내 비밀을 세상에 퍼지게 할 수는 없지.”

“내가 입을 다물겠다고 해도?”

“찜찜하게 뭐하러? 그냥 깔끔하게 정리하는 것이 좋지.”

“하긴.”

코무니의 말에 도현도 맞장구를 칠 수밖에 없었다.

자신과 뮤-지하가 비밀을 지킬 것이라고 약속을 한다고 해도, 불안한 마음이 없어질 수는 없다.

하지만 여기서 깔끔하게 죽여버리면?

걱정할 일 없이 깔끔해지지 않겠는가.

“아쉽기는 하지. 아크 마스터는 쓸모가 많으니까. 다음에 새로운 차원을 물색하면 네게 도움을 부탁할 수도 있었는데 말이지.”

“그럼 그렇게 하지 그래?”

“필요 없다! 이만하면 떠들만큼 떠들었으니 미련은 없겠지? 그만 죽어라 캐슬!”

갑작스러운 코무니의 폭주.

쿠우우우우우우우우웅!

“크읏!”

차원 전체가 도현을 찍어 누르는 것 같은 느낌.

도현 역시 근원 에너지를 끌어올려서 저항해 보지만.

“포기해라. 그래봐야 고통스러운 시간만 늘어날 뿐이다.”

코무니는 그 모습을 한껏 비웃었다.

그도 그럴 것이 도현이 이쪽 차원을 벗어날 수단이 없는 이상, 어떻게든 코무니에게 죽을 운명은 피할 길이 없기 때문이다.

이미 차원의 근원과 상당한 동화를 이룬 코무니였다.

게다가 다른 차원의 근원에서 에너지는 물론이고 기록까지 불러와서 쓰고 있는 상황.

도현이 버틸 수 있는 시간은 그리 길지 않을 듯이 보였다.

- 로드, 이만 탈출하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하지만 아직 믿을 구석은 남아 있었다.

언제나 최후의 수단으로 남겨두는 포탈 이동.

에포르는 서둘러 포탈을 이용해서 탈출할 것을 권했다.

‘아니야. 아직은 해 볼 것이 남아 있어.’

도현은 아직 포탈 이동 스킬이 막히지 않은 것을 느끼고 있었기에 속으로는 여유가 있었다.

그래서 최대한 시간을 끌며 코무니로부터 많은 것을 얻어 보기로 했다.

게다가 코무니는 지금 이 순간 완성된 상태가 아니었다.

아직은 약점이 분명히 남아 있는 상태.

“그래, 너는 나를 죽이려 하고, 나는 살아야 하니, 최선을 다해 볼 밖에.”

도현은 코무니를 향해 결의에 찬 표정으로 그렇게 말을 하고는 기록이 담긴 수정들을 한가득 소환해서 사용하기 시작했다.

“끝까지 반항을 하겠다는 거냐?!”

그런 모습에 코무니가 분노의 표정을 지으며 강력한 근원 에너지를 쏟아내어 도현을 억압했다.

다시 한 번 차원 전체가 자신을 눌려 죽이려는 것 같은 느낌을 받는 도현.

하지만 그런 중에도 쉬지 않고 기록이 담긴 수정들을 차원의 근원에 쏟아 넣는 것은 멈추지 않았다.

“내가 지금 할 수 있는 것은 이것 뿐, 하지만 코무니 네가 얼마나 이것을 버틸 수 있을까!”

도현은 어금니를 깨물며 코무니를 향해 고함을 질렀다.

그런 도현의 응수에 눈빛이 흔들리는 코무니.

그와 동시에 도현을 짓누르던 코무니의 근원 에너지가 기세를 잃기 시작했다.

도현은 그 순간 삐걱거리는 차원의 균형을 느꼈다.

“하하하하. 역시! 허세였구나 코무니!”

그것을 느낀 순간 도현은 크게 웃으며 더욱 많은 카피 기록을 근원에 이식시켜 나갔다.

“자, 잠깐!”

코무니는 다급하게 그런 도현을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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