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탱커는 회귀해서 군주가 되었다-141화 (141/184)

141. 아크 마스터가 특별하긴 특별하네

141. 아크 마스터가 특별하긴 특별하네

“아크 마스터. 이름이 캐슬이라고 했지?”

“그런데?”

“너는 아주 간단하지만 중요한 사실 하나를 아직 모르고 있다.”

“간단하지만 중요한 사실?”

“그리고 그게 얼마나 위험한지도 모르지.”

“위험하다고? 누가?”

“너, 아크 마스터. 너는 사실 무척 위험한 상태라고 봐야 한다.”

“음?”

“너는 사냥감이다. 아크 마스터가 나타났다는 사실이 널리 퍼질수록 너는 위험해진다.”

“이유를 모르겠군. 내가 왜?”

“너희 존재 자체를 불편하게 여기는 이들이 생겨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내가 존재한다는 자체가 불편하다고?”

도현은 조페라쿰이 무슨 말을 하는지 도무지 감을 잡을 수 없었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는 자신을 왜 불편하게 여긴단 말인가.

“네가 아까 그랬지. 너를 왜 심부름꾼으로 생각하느냐고.”

“그래.”

“나는 그게 당연하다고 했고.”

“같은 말을 반복하려는 건가?”

“아니, 그 이유를 설명하려는 거다. 우리들 초인들은 자신의 차원에서는 막강한 힘을 가질 수 있지만, 다른 차원으로 가게 되면 능력의 제약을 크게 받을 수밖에 없다.”

“그야 근원 에너지를 끌어 쓰기가 어렵기 때문이지. 나도 그건 알고 있다.”

“그것뿐만이 아니지. 내 차원에선 근원의 기록까지 내가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다. 다른 낯선 근원에 비해서 훨씬 깊은 곳의 기록까지.”

“음, 그것도 그렇겠지. 그만큼 자기 차원의 근원에 대해서는 해박할 수밖에 없으니까.”

“하지만 다른 차원에 가게 되면?”

“그럴 수 없다는 거, 그건 나도 알아. 그리고 나같은 아크 마스터는 그런 제약에서 자유롭다는 것도 알고.”

“한 발 앞서 나갔군. 하지만 그 말이 옳다. 그리고 그런 이유로 우리들은 너에게 심부름을 시키려 하는 거다.”

“내가 너희들보다 능력의 제약을 덜 받으니까?”

“그렇지. 쉽게 말하자면 아크 마스터가 아니면 할 수 없는 일이란 거다.”

“음, 그게 나를 심부름꾼처럼 부르는 당연한 이유다?”

“그렇다. 네가 우리 입장이라면 어떨 것 같으냐?”

“해결하고 싶은 일이 있는데, 그 일을 해 줄 수 있는 사람이 하나 뿐이면? 당연히 불러서 부탁을 하겠지.”

“이젠 너를 이리저리 부르는 이유를 알겠지?”

“그래, 이해했다. 하지만 그런 부탁이나 거래를 꼭 들어줘야 할 이유가 없다는 건 너도 알겠지?”

“음······. 물론이다.”

선을 긋는 도현의 말에 조페라쿰은 못마땅한 표정을 지으면서도 받아들이는 대답을 했다.

하지만 조페라쿰의 말은 거기서 도현에게 새로운 질문은 던졌다.

“자, 그럼 이제 네가 위험한 이유를 짐작할 수 있겠나?”

“그렇게 묻는 것을 보니, 내가 심부름꾼이 될 수밖에 없는 이유가 내가 위험해지는 이유와 겹치는 거 같은데?”

“머리가 좋군. 그래서 답은?”

“글쎄······. 잘 모르겠군.”

뭔가 떠오를 듯 하면서도 가물가물한 해답.

도현은 그냥 모른다고 대답하고 말았다.

어차피 조페라쿰이 대답을 해 줄 분위기였으니까.

“간단히 말하자면 네가 우리들의 성장을 도울 수 있기 때문에 네가 위험한 것이다.”

“내가 너희를 도울 수 있다? 그럼 너희가 성장하는 것이 마땅치 않은 놈들이 나를 불편하게 여기겠군? 그리고 네가 우리라고 말했던 너희는 초인들 중에서 하급에 속하는 이들일 거고?”

“하하하. 그렇지. 고작해야 차원 하나를 차지한 것이 전부인 우리들, 그리고 그런 우리의 성장이 못마땅한 상위 초인들. 이제 네가 왜 위험한지 알겠나?”

“그래, 이해했다. 그리고 내가 너희를 도우면 도울수록 더 위험해 질 거라는 사실도 알겠고.”

“끄응, 아니라고 하고 싶지만, 그럴 수 없는 것이 안타깝군. 너무 뻔한 상황이니.”

도현의 말에 조페라쿰이 앓는 소리를 냈다.

“하지만 내가 모르던 사실을 알려줬으니 너의 부탁을 긍정적으로 생각해 보겠다.”

받은 대로 주는 것이 옳다.

도현은 그렇게 생각했다.

조페라쿰은 자신에게 새로운 사실을 일깨워 주었고, 그것은 분명 큰 의미가 있는 것이었다.

그러니 그에 대한 보답을 해 주는 것은 당연하다.

다만 그것이 도현이 생각하는 저울의 균형에 맞는 것이라면.

“고맙군. 그런 의미에서 또 다른 조언을 해도 되겠나?”

“조언? 도움이 되는 이야기라면 마다할 이유가 없겠지.”

도현은 고개를 끄덕였다.

“네가 위험한 이유는 앞에서 이야기했다.”

“그랬지.”

“하지만 조금만 생각을 달리하면 너는 새로운 돌파구를 찾을 수도 있다.”

“음?”

“지금은 우리들, 네가 말한 하급 초인들에게나 쓸모가 있겠지만, 네가 더 성장하면 지금 너를 불편하게 여기는 이들이 도리어 너를 찾게 되지 않을까?”

“아하, 그들 역시 너희와 비슷한 어려움을 겪고 있을 거란 말이군?”

“그렇지. 아크 마스터는 그들에게도 필요한 존재라는 이야기지.”

“그래서 네가 말하는 돌파구라는 것은 일종의 스폰서를 잡으란 말이겠군?”

“그럴 수 있다면 그보다 좋은 수가 없지 않겠나?”

“아니지, 그게 최선은 아니야. 하지만 최악을 벗어날 수단은 될 수 있겠군.”

“네가 생각하는 최선이 뭐기에 그런 소리를 하지?”

“그야 당연히 자유지. 구속되지 않은 자유. 그것을 잃는다면 그 어떤 것도 최선이 될 수는 없지.”

“그런가? 하긴, 나도 그럴 거 같기는 하군.”

“아무튼, 좋은 이야기였다. 어쨌거나 상황이 다급할 때에 딜을 해 볼 수는 있을 내용이니까.”

상위 초인이 핍박을 가해 올 때, 미래의 도움을 조건으로 그 핍박을 벗어나는 딜을 걸어볼 수 있으리란 기대.

도현은 그런 점에서 조페라쿰의 조언이 의미가 있다고 생각했다.

“크하하하. 좋아. 그럼 또 점수를 딴 거로군. 이만하면 초대장의 실수는 모두 덮었다고 할 수 있겠지?”

“그건 이미 없던 일이 되고도 남았지. 그러고도 내가 한참 빚을 지고 있다고 봐야지.”

“좋아, 좋아. 아크 마스터 캐슬, 너는 계산이 분명한 이로군.”

“자, 그러니까 이제 나를 여기까지 부른 이유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 볼까? 분명 그것부터 물었는데 지금껏 그 이야긴 말도 꺼내지 않은 것 같군.”

“의뢰란 이야기는 했다만.”

“그래, 의뢰란 이야기만 했지.”

“와하하하하. 그게 그리 되나? 좋다. 그러니까 내 의뢰는 이런 것이다.”

조페라쿰은 이어서 자신이 도현에게 바라는 내용을 자세히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 * *

“아크 마스터라는 능력, 이거 양날의 검이군.”

- 로드, 걱정하지 마십시오. 아무리 상위의 초인이라 하더라도 로드를 쉽게 어쩌진 못할 것입니다.

= 마스터, 그래도 만약을 위한 대비는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됩니다.

- 뮤, 어떤 대비를 해야 한다는 건가?

= 마스터의 가장 강력한 생존 수단은 포탈 이동입니다.

- 그렇지. 누구라도 그걸 막기는 어렵지.

= 그렇게 자부심만 가질 것이 아니란 말이지. 만약에 지구에서 상위 초인을 만난다면 어쩔 거지?

- 지구에서?

= 마스터의 포탈 이동은 다른 차원에서 지구로 이동하게 되어 있다. 아닌가?

- 그렇지. 그게 문제군.

에포르도 곧바로 뮤-지하의 말을 알아들었다.

지구에서 적을 만나면 포탈 이동으로 도망갈 수 없다.

그것도 문제지만 어디서 포탈을 열든 지구로 오게 된다는 것도 문제였다.

궁지로 몰아서 지구로 가게 한 후에, 지구에서 잡으면 된다는 이야기가 성립하는 것이다.

“확실히 문제가 있긴 하네. 원래는 차원 전장과 지구를 오갈 수 있었던 스킬인데, 차원 전장이 없어지면서 한쪽 좌표 설정이 막혀 버렸단 말이지.”

- 그렇습니다. 포탈 이동의 좌표는 지구에만 설정이 가능합니다. 사실 이전에는 지구에서 좌표를 바꿀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했지만.

= 지금은 차원 하나를 통째로 감시할 수 있는 존재를 상대해야 하는 상황이지. 그러니 포탈 이동의 좌표 설정을 어느 차원이든 자유롭게 할 수 있도록 방법을 찾아야 해.

- 옳은 말이다. 뮤.

에포르는 뮤-지하의 말이지만 부정하지 않았다.

도현의 안전과 관련된 문제에서 경쟁심이나 서열 다툼 따위를 개입시킬 수는 없었다.

“방법을 찾아 봐야겠군.”

도현이 중얼거렸다.

포탈 이동을 믿고 일을 벌였던 것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그런데 그런 포탈 이동에 이렇게 큰 약점이 있었다니.

아니, 과거엔 약점이 아니었던 것이, 상대가 초인으로 바뀌면서 명확한 약점이 되었다.

“좋아, 앞으로 포탈 이동의 약점을 보완할 방법을 적극적으로 찾아보는 것으로 하자. 뭐 당장 무슨 방법이 나오는 것은 아니니까 일단 할 일을 먼저 하고.”

도현은 제시된 문제에 매달리고 싶었지만 지금은 해야 할 일이 있었다.

조페라쿰의 의뢰.

- 찬탈자의 의뢰를 하려면 몇 개의 차원을 경유해서 목적지로 가야 합니다.

= 그것도 그렇지만 의뢰 차원의 정보도 부족한 것이 많이 있습니다.

- 확실한 것은 초인도 그곳에서는 위험하다는 것입니다.

= 그러니 찬탈자가 마스터께 부탁을 했지.

- 당연히 로드라고 마냥 안심할 수는 없다는 이야기입니다.

“초인도 아닌데 차원의 근원을 다루는 괴수란 말이지.”

에포르와 뮤-지하의 말에 도현이 조페라쿰의 의뢰 목표를 떠올리며 중얼거렸다.

조페라쿰은 괴수를 사냥해서 그 괴수의 모든 것을 흡수하는 방식으로 성장한다.

지금 조페라쿰이 있는 그란다르 차원에도 과거에는 지배 괴수가 있었다.

그 괴수를 조페라쿰이 사냥하고, 그 격을 모두 흡수하여 그란다르를 차지한 것이다.

그런데 조페라쿰은 우연히 그란다르의 지배자보다 훨씬 강력한 괴수를 프에베자 차원에서 발견하게 되었다.

조페라쿰은 그 괴수를 사냥하고 싶었지만, 그란다르 차원을 벗어난 상태의 조페라쿰으로선 프에베자 차원의 괴수를 이길 수가 없었다.

그래서 찾은 방법이 도현이었다.

이번에도 도현이 해야 할 일은 프에베자 차원의 지배자를 약화시키는 것.

따지고 보면 과거 코무니가 도현에게 부탁했던 것과 그다지 다를 것이 없는 내용이었다.

그 때에도 코무니는 자신이 감당하기 어려운 차원의 근원을 약화시켜 줄 것을 부탁했었다.

이번에는 근원이 아니라 괴수라는 점이 다르긴 하지만, 따지고 보면 핵심은 같은 것이라 할 수있다.

그리고 사실 이런 것이 일반 초인들이 아크 마스터에 열광하는 이유이기도 할 것이다.

일반 초인들은 힘겹게 오랜 시간 공을 들어야 할 공략을, 아크 마스터는 훨씬 쉽고 빠르게 할 수 있으니까.

- 프에베자로 들어가는 차원 회랑이 하나 밖에 없다는 것도 따져봐야 할 문제입니다.

= 그곳이 일반 차원이 아니라 초인이 차지하고 있는 차원인 것을 생각하면 에포르의 말처럼 조심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건 나도 알아. 하지만 그 초인이 프레베자로 통하는 차원 회랑을 통제하지는 않는다고 했잖아.”

- 그거야 일반인들에게나 해당되는 문제가 아니겠습니까. 초인이라면 또 달라질 수도 있을 겁니다.

“부딪혀 봐야겠지. 일단 가 보자고.”

조페라쿰의 의뢰에는 시작부터 걸림돌이 많았다.

그 중에서 프에베자 차원으로 갈 방법이 제한적이라는 것이 문제였다.

프에베자와 연결된 차원은 메노로카라는 차원 하나 밖에 없었는데, 그 메노로카는 오르츠라는 초인의 근거지였다.

그러니 오르츠의 허락이 없으면 프에베자 차원으로 넘어가는 일이 어려워 질 수도 있었다.

= 설마 로드의 요구를 거절하지는 않을 겁니다. 미치지 않고서야 그런 짓을 하겠습니까?

하지만 나름 믿는 구석이 있기도 했다.

뮤-지하를 복속시키고 바리바리오 형제의 양보까지 얻어낸 아크 마스터 캐슬의 일을 설마 방해할까 하는.

“나가라! 내 차원에서 떠나라!”

물론 세상 일이 항상 뜻대로 되는 것은 아니란 사실을 새삼 깨닫게 되는 경우도 간혹 생기긴 한다.

프에베자 차원으로 통하는 차원 회랑을 막고 선 오르츠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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