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탱커는 회귀해서 군주가 되었다-114화 (114/184)

114. 군왕성의 점유율이 올랐습니다

114. 군왕성의 점유율이 올랐습니다

몰티 차원에 대한 전체적인 관리.

도현은 전문가를 구해서 주민들의 의식부터 바꿔 나가겠다는 계획을 진행시키지 않았다.

몰티 차원을 미래 전략의 중심으로 두지 않았기 때문이다.

“내 핵심은 일곱 성의 차원이야.”

도현은 그렇게 판단했고, 에포르는 그런 도현의 생각을 적극 지지했다.

다만 몰티 차원이 도현의 소유인 것은 분명하므로, 몰티 차원에서 도현의 의사 결정이 초법적인 힘이 있음은 분명하게 했다.

도현이 비상식적인 명령을 내릴 일은 없겠지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몰티에서는 그것이 통해야했다.

이런 도현의 기조에 반발하는 이들이 없지는 않았지만, 결국 몰티가 도현의 소유란 사실을 받아들이지 못한 이들은 몰티를 떠나야 했다.

그러게 조금씩 몰티 개발과 정착이 궤도에 오르기 시작할 즈음, 차원의 근원을 응결하는 장치의 작동이 성공했다.

“어떻게 된 거지?”

- 우연입니다.

도현의 물음에 에포르는 그렇게 대답했다.

수차례 응결장치의 가동을 시도하던 중, 원인 불명으로 가동이 시작되었다는 이야기였다.

“그럼 다음엔 또 언제 가능할지 알 수 없다는 소리잖아.”

- 그렇습니다. 하지만 황금의 성에서 이유를 찾고 있으니 답이 나올 겁니다.

“그 황금의 성에서 지금까지 장치의 가동에 실패하고 있었지? 그러다가 가동에 성공하고도 이유를 모르는 거고.”

- ······.

도현의 일침에 에포르는 변명을 하지 못하고 입을 다물었다.

“그래서 그 차원의 근원이라는 건? 모이고 있기는 해?”

에포르에게 화를 내봐야 의미가 없음을 알기에 도현은 곧바로 이야기를 돌렸다.

중요한 것은 차원의 근원.

그것의 존재를 고대 레이미아 종족의 저술들을 통해서 접하기는 했지만, 그 실체를 확인한 것은 아니었다.

그저 에포르의 기억 일부가 돌아오면서 차원의 근원에 대한 신뢰가 커졌을 뿐.

- 장치가 작동하고 있으니 분명 차원의 근원이 응결되고 있을 것입니다. 레이미아 종족의 차원의 근원 계측기에도 변화가 있었습니다.

“그러니까 응결장치 안에 차원의 근원이 모이고 있는 것으로 보이긴 하는데, 직접 확인한 것은 아니다?”

- 로드께서 인지하지 않으시면 저도 알 수 없습니다. 그저 계측기에서 그것이 있다고 표시하는 것을 믿을 수밖에요.

“그래, 그럼 가 보자.”

도현은 급히 에포르와 함께 차원의 근원 응결장치로 향했다.

우우우우우웅!

낮고 깊은 소리를 내며 작동하고 있는 응결장치.

그것은 몰티 차원, 황금의 성 내부에 있었다.

황금의 성은 생산과 제작에 특화된 성이었다.

점유율 100%에 이른 지금도 부족한 것이 있는지 비어 있는 공간이 많았고, 그 중에 한 곳을 택해서 차원의 근원 응결장치를 설치했다.

“여기에 차원의 근원이 모여 있다는 거지?”

도현이 응결장치의 중심으로 다가가며 중얼거렸다.

- 로드, 그렇게 다가가시면 위험합니다.

에포르 병사가 급히 도현을 말렸지만 도현은 멈추지 않았다.

“차원의 근원은 이곳 몰티에 공기처럼 퍼져 있는 것이다. 그런데 그게 조금 모였다고 뭐가 그리 위험하겠······.”

도현은 대수롭지 않게 대꾸하다가 갑자기 말을 멈췄다.

- 로드?

이상을 느낀 에포르가 급히 도현의 손을 잡았지만, 에포르 병사 역시 굳어 버렸다.

그리고 그 순간 도현의 정신은 새로운 경험을 하고 있었다.

전 차원을 아우르는 의지.

그것이 도현의 정신에 의지를 전하고 있었던 것이다.

도현은 그 의지가 지구인들에게 각성의 기회를 주고, 차원 전장에서 소생의 기회를 주었던 그 시스템의 위에 있음을 본능적으로 알았다.

모든 차원을 아우르는 관리 프로그램.

그 의지가 도현에게 묻고 있었다.

차원의 근원을 응결하는 장치를 원하느냐고.

이에 도현의 의지는 ‘그렇다’고 답했다.

스화화화화홧

- 로드! 괜찮으십니까?

멈췄던 시간이 다시 흐르고 에포르가 도현의 손목을 잡아 끌었다.

하지만 그 때는 이미, 차원의 근원 응결장치의 작동이 멈추고, 웅웅거리던 소리도 나지 않게 된 후였다.

- 로드? 이게, 이게 어떻게 된 것입니까?

그리고 에포르는 가장 먼저 일곱 성 차원의 변화를 알아차리고 경악했다.

- 군왕성의 점유율이 높아졌습니다.

- 로드! 군왕성에 차원의 근원을 응결하는 기능이 생겼습니다.

“나도 알아.”

에포르의 호들갑에 도현이 대답했다.

태연한 척 가장하며 대답하는 도현이었지만, 실제로 그의 머릿속은 복잡했다.

짧은 시간 마주한 거대한 의지.

그것이 무엇인지 도무지 가늠할 수가 없었다.

그저 차원 전체를 아울러 관리하는 어떤 흐름.

도현이 그것에 대해 내린 정의는 그런 것이었다.

‘다행히 그것은 감정에 따라서 움직이는 것처럼 느껴지진 않았다. 철저하게 어떤 방향을 지켜서 차원을 관리하려는 흐름이 느껴졌을 뿐.’

도현은 그 잠깐의 조우만으로도 정신적인 충격이 컸음을 느꼈다.

그만큼 서로 격의 차이가 컸다는 이야기일 것이다.

- 로드, 이게 어떻게 된 것입니까?

에포르가 다시 물었다.

“군왕성 점유율이 75%를 넘었지?”

하지만 도현은 대답 대신에 질문을 던졌다.

- 네? 네. 로드.

“그래서 무슨 변화가 생겼지?”

- 당연히 다른 성들에 군왕성의 점유율을 더할 경우, 지금보다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된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산성 점유율이 175%를 넘으면 대장군이 하나 더 나오기라도 하나?”

- 그런 정도가 아닙니다. 산성 병사들이 15미터급의 타이탄이 된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뭐?”

- 말 그대로 일반 산성병사가 15미터급 타이탄급이 됩니다. 십인장부터 1미터씩 커진 타이탄의 전투력과 비교할 수 있습니다.

“십인장, 백인장, 천인장, 오천인장, 대장군. 그럼 대장군은 20미터급 타이탄이라고? 지금 수호신보다 더 강하단 말이야?”

- 비교하자면 그렇습니다. 산성병사 전체가 마스터급. 대장군은 그랜드 마스터급에 가깝습니다.

“허, 그것 참. 그럼 다른 성들도 모두 그와 비슷한 성능 향상이 있었나?”

- 그렇습니다. 탑의 성은 한 단계 위의 마법을 쓸 수 있게 되었고, 숲의 성 수목들은 다양해지고 효과도 증가했습니다. 물론 레인져 역시 더 강력한 개체의 소환이 가능해졌습니다.

“그건 궁금하네. 새로운 등급의 레인져라니.”

- 군왕성의 점유율을 숲의 성에 부여하면 당장이라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아니, 그럴 필요까진 없지. 게다가 지금은 여섯 성을 모두 현실에 구현해 놓은 상황인데, 이런 상태에서 점유율을 변화시키면 곤란하겠지.”

- 아, 성의 외형이나 규모에 변화가 생길 테니, 그것도 그렇습니다.

“그럼 어둠의 성, 빛의 성, 황금의 성도 모두 비슷한 변화가 있다는 말이지?”

- 네. 로드. 축하드립니다.

“이 정도면 알케이네스 제국과 전면전도 해 볼만 하지 않나?”

- 감히 장담할 수는 없지만, 가능성은 있다고 판단됩니다.

에포르는 조심스럽게 대답했지만, 그 대답에는 자신감이 가득했다.

아직 말하지 않은 것이 남아 있었기 때문에 그 자신감은 과장이 아니었다.

“군왕성은?”

결국 에포르가 아끼고 아끼며 보고를 미루고 있던 군왕성에 대한 질문이 떨어졌다.

에포르 병사는 활짝 웃으며 어깨를 폈다.

- 네, 로드. 군왕성의 호위 기사단, 왕궁의 시종, 시녀들까지 모두 한층 성장했습니다.

“그래?”

- 호위 기사단의 단장 역시 그랜드 마스터급의 실력을 가지게 되었으며 이는 산성의 대장군보다 뛰어난 실력입니다.

“대장군보다?”

- 가장 강력한 무인이 로드의 호위 기사단의 단장이 되는 것은 당연합니다.

“감정을 지닌 존재들이라면 대장군이 섭섭해 할 소리군.”

- 그래도 어쩔 수 없습니다. 군왕성은 모든 성의 중심이고, 로드께선 일곱 성의 주인이십니다.

“좋아. 그것이 전부는 아니지? 군왕성의 변화가 생겼을 텐데? 차원의 근원과 관련해서?”

이것은 차원 전체를 아우르는 거대한 의지가 도현에게 내어 준 것이었다.

무슨 이유로, 어떤 기준으로 그렇게 된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 그렇습니다 로드. 이제 로드께서 바라시면 군왕성을 통해서 차원의 근원을 흡수하실 수 있습니다.

“그게 이곳 몰티처럼 차원의 근원이 공기처럼 퍼져 있는 곳이 아니어도 되나?”

- 네, 로드. 로드께서 계시는 차원이면 그곳이 어디든, 어떤 형태로 차원의 근원이 존재하든 상관없습니다. 그냥 그 차원에 존재하는 차원의 근원을 조금씩 흡수하는 방식입니다.

“그렇군.”

- 하지만······.

“왜? 할 말이 있으면 망설이지 마라. 너는 그러지 않아도 된다.”

- 네 로드. 감사합니다. 제가 드리려던 말씀은, 송구하지만 그렇게 모이는 차원의 근원이 극히 미량이라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내가 군왕성을 통해서 흡수할 수 있는 차원의 근원이?”

- 그렇습니다.

“상관없다. 이제 시작인데 그런 것으로 실망할 일은 아니지. 지금까지의 경험으로 보면, 언젠가 차원의 근원을 흡수하는 것도 늘어날 거다.”

- 그, 그야 그리 되면 더 없이 좋은 일이겠지요.

에포르의 말과 표정엔 그렇게 되길 바라긴 하지만 쉽지 않을 것이란 기색이 역력하다.

“게다가 차원의 근원을 많이 모을수록 군왕성의 점유율도 높아지겠지?”

- 그렇습니다. 로드!

“좋아! 그럼 그렇게 흡수한 차원의 근원은 어떻게 되나?”

- 무슨 뜻이신지 모르겠습니다.

“흡수하는 대로 일곱 성 차원에 더해지는 것인지, 아니면 따로 보관이 되는 것인지를 묻는 거다.”

- 로드의 재물담당관으로서 말씀드리자면 로드께서 흡수하신 차원의 근원은 그 자체로 오롯이 존재하며, 로드의 의지에 따라서만 사용이 가능합니다.

“그래?”

- 하지만 지금은 티끌같은 양만 있을 뿐이라 일곱 성의 차원에 쓴다해도 도움이 되지 않을 정도입니다.

“그렇다면 차원의 근원을 흡수해야겠군.”

- 이곳 몰티에서 하실 생각은 아니시겠지요? 이곳 역시 로드의 소유 차원입니다.

“당연하지. 이참에 알케이네스로 좀 가 봐야겠다.”

- 역시 알케이네스입니까?

“그곳이 제일 만만하니까.”

- 네, 알겠습니다.

“이럴 때에는 바비루타에게 부탁을 하는 게 제일 빠르겠지?”

바비루타가 고브니 차원의 독립으로 알케이네스의 거래처를 잃었다고는 하지만, 모든 선이 끊어진 것은 아닐 터였다.

더구나 포일로 종족의 상인이 그렇게 무너진 거래선을 그대로 두는 것도 말이 되지 않는다.

도전과 모험을 빼면 시체가 되는 포일로 종족이니 당연히 알케이네스 쪽의 거래선을 재건하고 있을 터였다.

* * *

“그러니까 형제가 알케이네스 차원으로 간다고?”

“내가 그냥 갈 수는 없고, 변장을 해야지.”

“그래서 적당한 대상을 물색해 달라? 그런데 조건이 지성족 취식을 하지 않아야 하고, 귀족이어야 한다? 그것도 백작 이상의 고위 귀족?”

“맞아. 그게 어려운 건 아니잖아. 그냥 알케이네스 제국 귀족들 중에서 지성족 취식을 하지 않는 놈만 찾으면 되는 거니까.”

“말은 쉽게 하는데, 그럼 그 귀족이 제국의 수도에 살고 있어도 상관없나?”

“음, 제국 수도에? 그곳으로 잠입해서 암살까지 하고 변장을 하려면 좀 복잡하긴 하겠네.”

“어허어, 잠입에 암살에 변장? 아주 작정을 한 모양이네.”

“수도엔 적당한 귀족이 있는 건가?”

도현은 바비루타가 아무 생각없이 말을 꺼내진 않았을 거라고 생각하며 물었다.

“뭐, 수도라면 당연히 조건에 맞는 귀족들이 많이 있겠지. 하지만 동생은 잘못 생각하고 있어. 제국의 수도에서 일을 벌이는 건 쉽지 않아.”

바비루타는 도현을 염려하는 표정으로 그렇게 말하곤 잠시 눈을 뒤로 치켜뜨고 뭔가 골몰하게 생각했다.

그러더니 배를 탁 두드렸다.

“아! 있다. 있어!”

그리고 도현을 보며 환하게 웃었다.

“있다고?”

“그래, 제국 식민 차원 중에 내가 거래를 하던 곳이 있지.”

“알케이네스와의 거래선은 모두 끊겼다며?”

“그렇다고 우리 포일로 상인들을 모두 쳐 낼 수는 없잖아. 내 밑에 있는 녀석들 몇을 나눠서 밀어 넣었지.”

“그래서 식민 차원 중에 내가 말한 그런 대상이 있다고?”

“그래! 그 놈이 아직 승작은 못했지만 아버지가 내일모래 하거든. 그래서 작위를 물려받기 위해서 제국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이야기가 있었지.”

“계승을 못한 후계자란 소리네?”

“크하하하. 형제가 간다면 작위를 물려받는 거야 문제도 아니지 않나.”

“음? 말하는 거 보니까 작위를 받는 것이 확정된 것도 아닌 모양이네?”

“하하하. 그렇기는 하지만, 조건은 나쁘지 않아. 이 귀족가가 하이마 드리아드 일족과 피가 섞였거든.”

“응?”

“하이마 드리아드 차원을 식민지로 삼은 후에, 노예로 끌고 온 이들 중에서 씨앗을 봤던 거지.”

“그런데 귀족이 되었다고?”

“아니, 귀족가에서 하이마 드리아드를 부인으로 삼고, 거기서 난 후손에게 작위를 물려준 거지. 알케이네스 놈들이야 혼혈이 되더라도 뿔만 제대로 달렸으면 신경쓰지 않으니까.”

“음, 그런 경우도 있군?”

“알케이네스 종족은 뿔만 빼면 사실상 온갖 종족의 혼혈들이지. 아무튼 그래서 그런지 그 귀족가는 육식을 안 해.”

“아, 지성족 취식 문제는 그렇게 해결이 되는 거군?”

“그래, 그러니까 괜찮지 않아?”

“음, 나쁘지 않네. 작위를 새로 물려받는 거라면 좀 어설퍼도 의심을 살 일도 없겠고.”

도현은 그렇게 바비루타가 추천하는 대상으로 변장할 결심을 굳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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