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탱커는 회귀해서 군주가 되었다-70화 (70/184)

70. 고브니를 거제도에 정착시키다

70. 고브니를 거제도에 정착시키다

<가디언, 일본 북해도에서 차원 이종족 발견>

가디언의 대변인은 일본 북해도에서 고브니라 불리는 이종족을 찾았다고 발표했다.

또한 일본 정부가 이들 고브니 종족을 발견한 후, 독자적으로 협상을 벌인 것도 밝혀냈다.

일본 정부는 고브니 종족과 평화 협상을 벌였으며, 그들이 지구에 머물며 무기를 만드는 것을 허락했다.

이 과정에서 일본 정부는 타이탄이라고 하는, 고브니 종족 결전 무기의 제작 기술을 대가로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

<가디언의 캐슬, 일본이 자격이 있는가를 따져 묻다>

일본이 지구 인류를 대표해서 고브니 종족의 지구 체류를 허락할 자격이 있는가.

지구 체류를 허락하고 받은 타이탄 제작 기술은 인류의 것인가 일본의 것인가.

캐슬 ‘이 질문에 대한 답은 너무도 명확하다. 일본은 스스로 잘못을 인정하고 타이탄 기술을 공유해야 할 것’이라고 말해······.

<일본, 협상은 했지만 기술을 받은 것은 없다>

고브니는 일본 국토인 북해도에 정착했으므로 그들의 정착을 허락하고 말고는 일본의 권리.

타이탄 생산 기술은 고브니가 생산에 성공하면 받기로 했던 것, 아직 받은 것은 아니다.

<가디언, 차원 침략에 대한 문제는 전 지구적인 문제. 일본이 홀로 결정한 사안 아니다>

고브니가 일본 국토에 나타났다고, 그들에 대한 결정권이 일본에 있는 것은 아니다.

차원 침략의 문제는 전 인류가 공동 대응하기로 했던 문제, 일본은 이를 어긴 것이다.

도현은 고브니 종족의 존재를 전 세계에 공표했다.

그리고 일본의 자격과 타이탄 생산 기술이란 뜨거운 감자를 내던졌다.

덕분에 전 세계의 이목이 일본의 북해도로 몰려들었다.

“이건 말도 안 되는 음해다. 우리는 타이탄 제작 기술을 받은 바 없다.”

“그럼 고브니에게 지구에 머물도록 허락한 적도 없다는 겁니까?”

“그건······ 우리 국토인 북해도에 머물게 한 것이지 지구에 머물게 허락한 것은 아니다.”

“북해도에 머무는 것은 허락했지만 지구에 머무는 것은 허락하지 않았다? 그건 무슨 궤변인데? 북해도는 지구가 아닌 달나라에 있나?”

“고브니와의 협상은 전적으로 본국과 고브니 종족 사이의 외교 문제다. 지금 이 문제를 따지는 것은 내정 간섭······.”

“아주 지랄을 한다. 그게 내정 간섭이면? 고브니가 타이탄을 만든 후에 지구를 공격하면 어쩌려고? 그들이 꼭 약속을 지킨다는 보장이라도 있나?”

“아니, 그······.”

“무슨 정신 교감으로 협상을 했으니까 저들의 말이 전부 진실일 거라고 생각한 건가? 뭐, 그것도 좋아. 일본이 고브니에게 속아서 문제가 생겼을 때, 일본만 위험해지는 것이면 나도 나설 일이 없겠지. 그런데······.”

도현이 말꼬리를 늘이며, 일본 전권대사라는 이를 노려보았다.

고브니 종족과의 협상에 대한 문제에 있어서는 전권을 받아 왔다는 대사였는데, 도현은 그의 이름은 듣고도 잊어 버렸다.

“그건 아니지 않나?”

“하지만 가디언은 물론이고 캐슬 당신도 세계수를 멋대로······.”

“세계수의 씨앗은 내가 뉴어스에서 알케이네스 놈들에게 빼앗은 거지. 그러니까 그건 전적으로 내 거야. 그걸 어디에 심건 그거야 내 자유 아닌가?”

“하지만 인류 전체와 연관된 것이니 공용자산으로 생각해야······.”

“그래서 제주도에 세계수를 심어서 인류가 손해를 본 건 뭐지? 그 세계수 덕분에 하이마 드리아드 종족이 우군이 되었는데?”

“우군이 아니라 캐슬 당신의 사병이 된 것이 아닙니까!”

“사병? 그래서 내가 하이마 드리아드를 이용해서 무슨 짓을 했다고? 지금 하이마 일족은 세계 곳곳에서 몬스터 감시 활동을 하고 있을 뿐인데?”

“아니, 그게 아니라. 하이마에 대한 명령권을 캐슬 당신이 가지는 것이나, 우리가 타이탄을 가지는 것이 뭐가 다르냔······.”

“다르지! 달라! 암 다르고 말고.”

전권 대사가 꼬투리를 잡았다는 듯이 흥이 나서 목소리를 높이던 중에 도현이 그 말을 끊었다.

짧고 단호하게.

그러자 전권 대사 사이토는 눈을 껌뻑이며 도현을 바라보았다.

“일본은 대체로 공익을 생각하지 않아. 오로지 자국의 이익만 생각할 뿐이지.”

“아니 무슨 그런 모함을!!”

“내 개인적인 생각이니까 화를 내거나 말거나 마음대로 하고. 어쨌건 내 판단이 그렇기 때문에 타이탄 제작 기술이 일본 정부의 손에 들어가선 안 된다고 생각한다.”

“억지다!”

“억지든 말든, 고브니 일족은 거점을 옮기기로 했으니까 그렇게 알아.”

“아니 도대체 그게 무슨, 그걸 왜 캐슬 당신이 결정한다는 말이냐!”

“내가 결정한 것이 아니라. 고브니의 장로들이 결정한 거야. 일본이 자신들을 지켜줄 수 없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지.”

“그게 무슨, 누가 고브니 종족을 공격할 것도 아닌데······.”

“그걸 어떻게 장담하지? 그리고 고브니 일족에 대한 안전성을 일본이 보장할 수 있나?”

“안전 보장이라니 그건 또 무슨 소리냐?!”

“고브니 종족이 무기를 만들어서 지구 인류를 공격하지 않을 거라는 보장 말이다.”

“그, 그건······.”

“그래서 고브니와 다시 협상을 해야 하는 거다. 그들을 직접적으로 감시하고 또한 그들의 안전도 보장해 줄 수 있는 이들과.”

“그게 가디언이란 것이냐?!”

일본 전권 대사는 더 이상은 말을 들어볼 것도 없다는 듯이 눈을 부릎뜨며 물었다.

가디언이 또 다시 독단적으로 일처리를 하려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물론 그건 아니지. 이번에는 우리 가디언과 뉴어스의 길드마스터들이 모인 연합 회의에서 고브니 종족과 협상을 할 것이다. 물론 거기엔 일본의 길드도 한둘 정도는 끼어 있겠지.”

“그, 그런······.”

“일본의 독단 보다는 이렇게 많은 길드장들이 모인 연합 회의의 결과가 더 인류 전체의 뜻을 대변할 수 있을 거 같은데? 안 그래?”

“말도 안 된다! 절대, 절대로 받아들일 수······.”

“혹시라도 일본이!”

중간에 끼어든 도현의 말.

전권 대사는 움찔하며 말을 멈췄다.

“인류의 공의에 가까운 우리들의 결정에 반발한다면, 그리하여 인류 수호의 방해가 된다면!”

여기까지 했을 때, 일본의 전권 대사는 일본 어딘가의 하늘에 떠오른 징벌의 탑을 상상할 수밖에 없었다.

지금 캐슬은 은연중에, 그런 일이 일어날 수 있음을 경고하고 있는 것이었다.

“어, 어떻게······.”

“차원 침략에 대비하는 것, 다른 차원의 침입으로부터 인류를 안전하게 지키는 것. 그것이 가디언의 존재 이유이며, 그 이유를 침해 당할 때, 가디언은 무슨 짓이든 할 수 있다. 그러니 묻겠다. 너희 일본은 연합 회의에 참가하여 인류의 합의를 만드는데 기여할 것이냐, 아니면 반발하여 싸울 것이냐.”

“싸, 싸우다니······. 우리는 절대 그런 생각을 하지 않았다. 그저 기술을 독점하려 했을 뿐이다. 뛰어난 기술을 우리 일본이 가진다는 것이 문제는 아닐 텐데?”

“아니, 너희는 기본적으로 무력을 지니면 안 된다. 그저 스스로를 지킬 정도, 딱 그 정도여야지, 그 이상이면 항상 문제를 일으켜왔다.”

“문제를 일으키다니! 우리가 무슨······.”

“수 천 년의 역사에서 항상 노략질을 하며 해적 짓을 했던 것이 너희였고, 일찍 개화해서 군대를 강화하자 전쟁을 일으키고, 제국주의로 식민지를 만들었다. 결국 2차 세계 대전의 주역이 되기까지 했지.”

“······.”

“이런 너희가 고브니로부터 타이탄이라는 병기를 얻게 되면 어떻게 될까? 나는 너희가 그 타이탄으로 인류를 위하기보다는 너희 일본의 이익만을 추구할 것이라 믿는다.”

“우리는······. 우리 일본의 국민들은 절대로 그런 사람들이 아니다. 우리는······.”

“난 그것도 싫다. 일본을 미워해도 일본인은 미워하지 말라느니, 사람들을 하나씩 놓고 보면 그렇게 좋은 사람이 없다느니 하는 소리 말이야. 흥!”

도현은 코웃음을 쳤다.

“웃기는 소리지. 그렇다면 일본이 과거의 역사에서 저지른 수많은 범죄들은 도대체 어떤 국민이 했단 말이냐? 그 일을 했던 이들은 너희 일본의 국민이 아니었던가? 후우우.”

도현은 한바탕 쏟아 낸 후에 깊은 숨을 내쉬었다.

그리고 다시 몇 번 심호흡을 하고는 전권 대사를 향해 통보하듯 말했다.

“오로지 내 개인적인 판단이지만 이것을 바꿀 생각은 없다. 이런 내 사견 때문에 일본이 손해를 보게 되었다고 여긴다면, 그에 대한 앙갚음은 알아서 해라.”

도현은 그렇게 말을 하고는 더는 해 줄 말이 없다는 듯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헌터 캐슬!”

“입장 차이가 이렇게 분명한데 더 길게 할 이야기가 있나? 난 내가 하고 싶은 말은 다 했는데?”

“이렇게 일방적으로 통보하는 것이 끝이란 말이냐? 어떻게 일을 이렇게 처리할 수 있단 말이냐?”

“하하하. 그래서 어쩌라고? 세상 대부분의 국가들이 일본의 독단적인 행동에 비난의 목소리를 높이는 상황인데, 내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을 수 있나?”

‘그럴 수도 없으면서 큰소리는 무슨.’

도현은 마지막에 혼잣말처럼 그렇게 덧붙이고는 소회의실을 벗어났다.

뒤에 남겨진 전권대사는 제대로 항의도 못하고, 더 큰 폭탄만 껴안은 셈이 되어 어쩔 줄 몰라 안절부절못하고 있었다.

* * *

고브니 일족은 북해도에서 거제도로 옮겨왔다.

길드 마스터들의 회의에서 고브니 일족이 머물 곳을 정하는 과정은 격렬한 언쟁이 오고갔다.

하지만 결국은 센 놈이 모두 먹는 법.

자신들이 가지지 못하면 결국 가디언에게 맡기자는 이야기가 나올 수밖에 없었다.

그런 상황에서 도현의 선택이 거제도였다.

섬이라는 고립성도 있겠지만 거제는 조선소와 제철소가 있어서 고브니 일족이 원하는 재료 수급에 유리한 면이 많았다.

고브니 일족의 제작에 가장 많이 사용되는 재료가 금속이라니 당연한 일이었다.

그 때문에 고브니 일족을 포항 근처에 두자는 이야기도 있었지만, 역시 다리만 막으면 통행이 어려워진다는 섬의 장점을 버릴 수가 없었다.

도현은 하이마 드리아드 일족을 통해서 고브니 종족이 신의를 잘 지킨다는 이야기를 들었고, 그것을 어느 정도는 믿고 있었다.

하지만 다른 사람들은 고브니는 물론이고 하이마 드리아드 종족까지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는 이들이 많았다.

언제 어떻게 돌변해서 인류를 공격할지 모른다는 의심이었다.

그러니 섬이라는 폐쇄된 공간에 고브니 일족을 두는 것이 안전할 거라는 인식이 강했던 것이다.

“역시 에너지원은 마력석인가?”

“정확하게는 마력석을 이용한 동력장치다.”

“결국은 마력석에서 극한의 효율로 마력을 뽑아내는 거 아닌가? 타이탄이란 결국 엄청난 마력으로 움직이는 강철 인형인 거 같던데?”

“그렇게 쉽게 말할 것이 아니다. 너희 식으로 이야기하면 12미터 크기의 강철 인형을 움직이는 일이 그렇게 간단하게 보이나?”

“맞다. 타이탄은 엄청난 기술의 집약체다. 거기엔 연금술의 인공생명체 지식부터 온갖 마법진의 지식까지 포함된다. 단순히 금속만 다룬다고 될 문제가 아니지.”

“맞다. 룸켄 장로의 말처럼 타이탄은 그렇게 쉽게 말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좋아. 내가 실수를 했다. 타이탄을 가볍게 생각한 것은 아니다. 그저 겉으로 보기에 강력한 마력으로 움직이는 강철 인형이라고 정리할 수 있지 않을까 했을 뿐이다.”

“큼. 그렇게 말한다면 또 그게 답이긴 하지.”

“하긴, 그 말이 틀린 것도 아니긴 하지.”

“끄응.”

도현이 고집을 피우지 않고 실수를 인정하자, 세 장로들도 한 발 물러났다.

“아무튼 그래서 타이탄의 심장인 마력 동력원에 들어갈 마력석이 필요하다는 거지?”

“그렇다.”

“어떤 마력석을 썼느냐에 따라서 타이탄의 등급이 달라진다.”

“물론 타이탄의 크기에 따라서도 달라지지만, 원래부터 타이탄은 심장의 출력에 맞춰서 크기를 정하는 것이 일반적이라.”

“심장의 등급이 곧 타이탄의 등급이 되는 셈이지.”

장로들은 등급이 높은 마력석을 얻기 위해 도현의 눈치를 살피며 그렇게 말했다.

좋은 마력석을 얻어야 뛰어난 타이탄을 만들 수 있으니 당연한 일이었다.

“음, 그럼 최상급 마력석을 찾아 봐야 하나?”

“뭐라? 최상급?”

“그런 것이 있다고?”

“최상급이라면 엠페러급의 타이탄도 만들 수 있다! 최상급 마력석을 메인으로 해서 상급 마력석을 보조로 둔다면······.”

“엄청난 녀석이 나오겠지.”

“그렇겠지. 그런데 최상급 마력석을 어디서 가지고 오겠다는 거지?”

“그러게 말이야.”

세 장로가 흥분을 가라앉히며 도현을 바라보았다.

“엠페러 급이라는 것이 그렇게 대단한 거야?”

최상급 마력석이란 말을 꺼냈으니 어떻게든 그걸 구해 오라는 눈빛의 장로들을 향해 도현이 물었다.

“엠페러급은 마스터 최상급과 대등하게 싸울 수 있는 타이탄이다. 물론 끝까지 가면 지겠지만.”

“마스터 최상급?”

도현의 산성부대 대장군이 마스터 초급이다.

그리고 윌로우트가 마스터 중급.

상급이나 최상급은 본 적도 없는 도현이었다.

과거 도현이 차원 회랑에서 죽을 때까지도 지구의 각성자들 중에 마스터 중급 이상이 된 사람은 없었다.

도현도 산성 점유율 99%로 간신히 익스퍼트 최상급과 마스터 초급 사이에 머물렀을 뿐이다.

“그 정도로 강력한 타이탄이란 소리다. 그런데 정말 최상급 마력석을 구할 수 있나?”

할켄이 믿기 어렵다는 표정으로 도현을 보며 물었다.

“차원 전장엔 없는 것이 없지. 8구역을 잘 찾아보면 최상급 마력석 하나 정도는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싶은데 말이지.”

차원 전장은 구역이 높아질수록 보상도 좋아진다.

그러니 8구역 정도면 최상급 마력석도 하나쯤은 기대해 볼 만 하다.

9구역으로 간다면 그보다 더 기대치가 높아질 것이고.

“차원 전장의 시스템이라면 그런 것을 만들어 낼 수도 있겠지. 과거 조상들의 기록에 의하면 그 때만큼 마력석이 넘쳐났던 때도 없었다 했으니.”

할켄이 뭔가 짐작이 된다는 초점 없는 눈빛으로 그렇게 중얼거렸다.

할켄은 먼 과거 조상들이 알케이네스와 싸우던 때를 떠올리는 모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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