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탱커는 회귀해서 군주가 되었다-67화 (67/184)

67. 또 다른 차원 이종족을 찾다

67. 또 다른 차원 이종족을 찾다

<백록담에 솟은 세계수>

알케이네스의 마인들이 지구 공략을 위해 하이마 드리아드 종족을 보냈지만, 헌터 캐슬의 준비에 무산 되었다.

그 하이마 드리아드를 우군으로 만든 것은 다름 아닌 세계수의 씨앗.

그 씨앗을 제주도 한라산 정상에 심어 싹을 틔웠다.

<하룻만에 높이 400미터로 자란 기적의 나무 하이마>

하이마는 이종족 하이마 드리아드의 신목.

하이마 드리아드는 신목과 한 몸으로 지구의 신화에 나오는 드라이어드와 유사한 면이 있어······.

<호주에 나타난 하이마 드리아드 굳이 제주도까지 갈 필요가 있었나>

하이마 신목을 제주도 한라산에 심은 것은 헌터 캐슬의 개인적인 이기심과 편견이 작용한 것.

하이마 신목은 전 인류의 것.

마땅히 제주도를 분리시켜 영구 중립 지역으로 만들어야······.

“이건 또 무슨 개소리야?”

- 로드, 무슨 일이십니까?

도현의 고함소리에 에포르가 반지 속에서 기척을 냈다.

도현이 뉴스를 검색하는 동안 에포르는 아공간 정리를 하던 중이었다.

“이거 아무래도 중국이나 일본 냄새가 나는데? 그게 아니면 러시아나?”

제주도에 하이마 신목을 심은 것을 못마땅하게 여기는 이들.

누가 봐도 배가 아파하는 꼴을 보면 대충 누군지 짐작이 간다.

“어쭈? 우리나라 인터넷 뉴스라고?”

그런데 찾아보니 뉴스가 나온 곳이 대한민국 포탈에 주소를 가진 언론사다.

하지만.

“역시 그럼 그렇지. 이거 유령 언론사구만?”

이리저리 찾아봐도 제대로 된 기사가 없는 곳이다.

그런데 무슨 일인지 하이마 신목에 대해서 올린 기사는 엄청난 조회수를 가지고 검색 포탈 상위에 랭크되어 있다.

“딱 봐도 작업을 친 거 같은데······. 이것들을 어떻게 할까?”

도현은 눈썹을 꿈틀거리며 화면을 노려보다가 스마트폰을 들었다.

“접니다.”

“······.”

“제주도를 중립으로 어쩌고 하는 기사가 있어서 말입니다. 아, 벌써 조사를 시작했습니까? 네? 그래서 어딥니까?”

“······.”

“그래요? 그렇군요. 찌질한 것들이 뭉쳐서······. 네, 알았습니다. 네, 여차하면 그냥 강하게 경고 한 번 하십시오. 이 문제에 한해서는 캐슬의 이름을 쓰는 것도 허락하겠습니다. 네, 흑영을요? 뭐 필요하다면······. 알겠습니다.”

도현은 한참 스마트폰 속의 사람과 이야기를 나눴다.

“뭐, 기분이 좋진 않지만, 그렇다고 발끈해서 직접 나서기도 그렇고 해서 말입니다. 어쨌거나 조 차장님이 나서 주신다니 잊고 있겠습니다. 네네. 그럼 다음에 또 뵙죠.”

기사가 주목을 받는 것에 비해서 그 뒤에 있는 이들은 보잘 것 없었다.

한중일 삼국에서 도현이 못마땅한 이들이 모인 집단이 있는 모양이었다.

사회, 정치, 경제적으로 그렇게 대단한 이들은 못되지만 그럭저럭 인터넷 기사로 장난을 칠 수준은 된다고.

하지만 이미 국정원에서 나서서 이리저리 정리할 준비를 하는 중이란다.

그래서 더는 관심을 주지 않고 나중에 결과만 듣기로 했다.

지금은 그런 어설픈 것들을 상대할 때가 아니었다.

“로드!”

문을 열고 들어오며 윌로우트가 도현을 불렀다.

“왔나?”

“네 로드.”

에일리와 윌로우트는 세계수의 씨앗이 싹을 틔운 후로, 도현을 모시겠다며 함께 온 3천의 일족과 함께 충성을 맹세했다.

지금은 그들 중 2천이 한라산에 머물며 하이마 신목을 지키는 중이고, 나머지 1천은 세계 곳곳에 흩어져 있었다.

그 흩어져 있는 1천의 하이마 드리아드를 지휘하는 것이 윌로우트였다.

“뭐 나온 거 있어?”

“네, 로드. 찾았습니다.”

“그래? 어디야?”

“우연인지 매우 가까운 곳에 있었습니다.”

“가까운 곳?”

“제팬, 아니 일본입니다. 훗카이도라고 하는, 그러니까 북해도입니다.”

윌로우트는 지구의 문물과 지식에 빠르게 적응하고 있었다.

도현을 모시겠다고 선언한 이후, 자학에 가까울 정도로 공부를 하더니 이렇게 어지간한 내용은 어색하지 않게 보고할 정도가 되었다.

그리고 지금 윌로우트가 찾았다고 하는 것은 다름 아닌 이종족.

하이마 드리아드는 알케이네스 제국의 세이즐 공작가의 명령을 받고 지구로 왔다.

하지만 원래 계획에는 두 곳의 공작가가 수작을 부린다고 했으니, 또 다른 이종족이 지구로 왔거나 올 터였다.

그래서 하이마 드리아드 일족을 세계 곳곳에 퍼트려서 다른 차원의 이종족을 찾게 했는데 그 성과가 나온 것이다.

“마침 숲이 잘 조성된 곳에 숨어 있었기에 쉽게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윌로우트는 운이 좋았다며 밝은 표정을 지었다.

그의 말은 하이마 드리아드들이 식물과 교감할 수 있는 특기에서 비롯된 말이었다.

지구에 하이마 신목이 자라난 이후로, 하이마 드리아드 일족은 지구의 식생과 교감할 수 있게 되었다.

원래 자신들의 차원에서도 가능했던 것인데, 지구에선 제한적으로만 가능했다고 한다.

그랬던 것이 하이마 신목이 지구에 뿌리를 내리자, 지구의 식물들과 교감이 가능해졌고, 그 범위도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로 넓었다.

식물과 교감할 수 있는 범위는 제주도 전체를 한 명의 하이마 드리아드가 커버할 수 있을 정도였다.

그러니 풀과 나무는 물론 바닷속의 해초들까지, 하이마 드리아드 한 명만 있으면 엄청난 넓이의 자연을 감시할 수 있었다.

특히 숲이 우거져 인공위성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는 삼림이나 우림 같은 경우엔 하이마 드리아드의 특기는 엄청난 도움이 되었다.

도현은 바로 그렇게 감시하기 어려운 지역에 하이마 드리아드 일족을 보내서 차원 이종족을 찾게 했던 것이다.

“하필 일본? 그렇지 않아도 껄끄러운 일이 생겼는데, 그 놈들하고 실랑이를 해야 한다고?”

도현은 일본의 북해도라는 말에 절로 인상이 찌푸려졌다.

“숫자는 저희와 비슷하게 3천 가량되는 것으로 보입니다.”

“혹시 아는 종족인가?”

“그렇습니다. 오래 전, 알케이네스 제국의 침입을 받기 전에는 직접 차원 교류도 했던 놈들입니다.”

“별로 감정이 좋지 않은 거 같은데?”

“과거 알케이네스 제국이 저희 차원을 침략해 왔을 때, 도움을 요청했지만 차원 회랑을 닫아 버리는 것으로 답을 했던 놈들입니다.”

“그래?”

“네, 그래놓고는 얼마 후에 저희처럼 알케이네스의 식민지가 되어 버렸습니다.”

“함께 힘을 합쳤으면 알케이네스를 막을 수 있었을까?”

“그건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친구가 도와달라고 내민 손을 매몰차게 뿌리친 것은 분명합니다.”

“음, 그렇군. 그래서 어떤 종족인데?”

도현은 혹시 그 새로운 이종족이 하이마 드리아드처럼 특이한 이들이 아닐까 하는 생각에 살짝 흥분되는 것을 느꼈다.

“난쟁이 놈들입니다. 손재주가 좋아서······.”

“설마 드워프 뭐 그런 놈들이야? 뭐든 만드는 것에 환장하는?”

“로드께서 난쟁이들을 아십니까? 이름은 드워프가 아니지만 뭔가를 만드는데 환장하는 놈들인 것은 분명합니다. 이곳 지구의 기계라는 것들과 비슷한 것을 만들기도 했다고 들었습니다.”

“직접 본 적은 없고?”

“알케이네스가 다스리는 동안 저희 일족의 수명은 300년을 넘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오랜 과거의 일은 그저 하이마 신목으로부터 전해 받은 기억을 통해서만 알고 있습니다.”

“그렇군. 그런데 300년?”

“네, 로드. 원래 저희 종족은 평군 1500년 정도의 수명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오래 사는 경우엔 3천 년을 살기도 했다더군요.”

“그런데 그걸 300년으로 줄였다고? 억지로?”

“그렇습니다. 그래서 저희 일족도 조금씩 성장이 빨라지기도 했습니다.”

“성장이? 육체적인 성장 뿐만이 아니라 오러나 마력을 다루는 것에서도 조상들보다 실력 향상이 빨라졌습니다. 하이마가 전하는 지식에 의하면 분명 그렇습니다.”

“그럼 이제 다시 수명이 길어질까?”

“물론입니다. 알케이네스 놈들의 통제가 없으니 신목의 뜻에 따라서 수명이 정해질 것입니다. 나무들처럼 오래 살게 될 것입니다.”

윌로우트는 수명이 길어질 것을 자랑하며 뿌듯한 표정을 지었다.

도현도 잘 되었다는 듯이 밝은 표정으로 화답해 줬다.

하지만 곧 정색을 하고 윌로우트를 보았다.

“그 난쟁이? 그들은 지금 뭘 하고 있지?”

중요한 것은 그들이 지구에 도착한 후로 한 번도 모습을 드러낸 적이 없다는 것이었다.

“한창 기지를 세우는 중입니다.”

“기지라고?”

“난쟁이들은 직접 싸우기 보다는 전쟁 무기를 만들어 싸우는 것을 선호한다고 했습니다. 지금 놈들은 기지를 만들고 무기를 생산할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무기를 만들어?”

“어쩌면 타이탄을 만들려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타이탄이면 거인이겠네? 설마 안에 난쟁이 종족이 타고 운전하는 건 아니겠지?”

“탑승이 가능한 것은 기간트, 그렇지 않은 것은 타이탄이라 불렀습니다. 하지만 난쟁이들은 더 이상 탑승형 기간트는 만들지 못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응? 아니 왜?”

비록 적일망정, 탑승형 거대 로봇은 로망이 아닌가.

그런데 그게 가능했던 이종족이 지금은 그걸 못한다니 다행이다 싶으면서도 이유가 궁금한 것은 어쩔 수 없었다.

도현 역시 어릴 때에는 로봇 장난감을 가지고 놀았던 과거가 있었으니.

“탑승형 기간트는 무척 위험해서 알케이네스 놈들도 꺼려했기 때문입니다. 대부분의 기간트는 노획되어 알케이네스로 넘어갔고, 그 후로는 제작 자체가 금지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지금 북해도에 숨어서 타이탄을 만들고 있다고?”

“정확하게는 타이탄을 만들 기지와 기반 시설을 만드는 중이라는 것이 옳습니다.”

“그럼 이걸 어떻게 하나······.”

도현은 턱을 쓰다듬으며 고민에 빠졌다.

“명령만 하신다면 저희 일족이 저들을 쳐서 끝장을 내겠습니다.”

이에 윌로우트가 도현을 위해 일족의 희생을 감수하겠다고 나섰다.

하지만 도현은 고개를 저었다.

“너희가 아니어도 놈들을 상대하는 건 가능해.”

“하지만 난쟁이들 중에도 제법 실력이 뛰어난 놈들이 있을 것입니다. 마스터 상급은 없겠지만 중급은 있을 수 있고, 중급마저 없다고 해도 마스터 하급은 제법 될 것입니다.”

알케이네스 제국은 식민 차원에서 마스터 상급을 허락하지 않았다.

식민 차원에서 마스터 상급이 될 기미가 보이면 곧바로 알케이네스 차원으로 데리고 가서 세뇌를 시켰다.

그래서 식민 차원에서는 마스터 중급도 조심스럽게 오르는 경지였다.

자칫 주목을 받았다가는 상급의 재목이라고 해서 세뇌의 대상이 되니까.

윌로우트 역시 이번 원정이 아니었다면 알케이네스로 끌려가서 세뇌될 가능성이 높았던 인재였다고 했다.

“그 정도는 나도 감당할 수 있지. 거기다가 정말 급하면 큰 거 한 방 터트릴 수도 있고.”

“하지만······.”

“내가 고민하는 건, 난쟁이라는 놈들이 어디까지 할 수 있도록 방치할 거냐는 거야.”

“네? 그게 무슨? 일부러 난쟁이들이 타이탄을 만들도록 방치를 한다는 말씀입니까?”

“그래야 놈들을 처리한 후에 얻을 전리품이 많아지지 않겠어? 어쩌면 타이탄 제작에 대한 것을 알 수 있을지도 모르지. 우리 인간들이 또 역설계 뭐 이런 건 기가 막히게 잘 하거든.”

“역설계라니······.”

“그건 우리도 잘 하는데, 언제부턴가 중국 놈들이 더 잘 하게 된 거 같기도 하고. 뭐 원래 그런 일이 내로남불이긴 하지.”

“내로남불······. 그건, 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 그러니까 자기 좋을 대로 상황을 판단하는······. 다르게 아전인수(我田引水)라고도······.”

“얜, 뭔 소리를 하고 있는 거야? 아무튼 주입식 교육은 이래서 나빠. 정신 차려! 윌로우트!”

“네, 네! 로드!”

“자, 어쨌거나 그 난쟁이들이 있다는 곳으로 가 보자고. 일단 내 눈으로 보면서 상황 판단을 해야지.”

“알겠습니다. 로드, 제가 모시겠습니다.”

“끙, 모시긴 무슨. 와이번 타고 갈 건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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