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탱커는 회귀해서 군주가 되었다-62화 (62/184)

62. 허물어지는 차원벽과 알케이네스 제국의 음모

62. 허물어지는 차원벽과 알케이네스 제국의 음모

<뉴어스, 크라운 길드 마스터 캐슬>

차원 침략자 알케이네스의 중립 도시 점령.

가디언의 대변인, 크라운 길드의 마스터 캐슬이 단독 작전으로 알케이네스의 중립 도시를 점령했다고 알렸다.

<작전 계획에 따라 뉴어스의 헌터들 차원 회랑을 넘다>

캐슬의 알케이네스 중립 도시 점령 직후, 뉴어스의 헌터들이 차원 회랑을 넘어 알케이네스 차원 전장으로 이동.

하지만······.

<차원 회랑을 건너간 헌터들 능력 저하에 시달려>

차원 회랑의 금제는 생각보다 강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헌터들은 본래 능력의 30%를 겨우 쓸 정도.

그런 상황에서 알케이네스 병사들을 만난다면 몰살을 강요받을 것.

<헌터 캐슬, 알케이네스 중립 도시 방어를 위한 방법 제시>

캐슬은 알케이네스 중립 도시를 지킬 방법으로 소모성 아이템을 제공하기로 했다.

크라운의 길드 시티에서만 생산 가능한 최고급의 공방 아이템으로 수정 기둥을 넘어오는 알케이네스 병력을 저지하겠다는 것.

아이템 견본을 확인한 길드 마스터들은 수량만 넉넉하게 제공된다면 도시 방어가 어렵지 않을 것이라고 장담.

<크라운 길드의 길드 시티는 생산력에서도 타 길드를 압도>

익명을 요구한 모 길드 마스터는 크라운 길드의 독주에 허탈한 심정이라고 밝혔다.

이는 다른 길드의 마스터나, 헌터들도 다를 바가 없을 것이라고······.

“꽤나 시끄럽네요.”

“네가 벌인 일이 어디 보통 일이냐? 이것도 살짝 열기가 식은 거다.”

“지금 차원 전장이 문제가 아니잖아요. 현실을 봐야지, 뭐 하는 거랍니까?”

도현은 아버지 앞이지만 인상이 찌푸려지는 것을 숨기지 못했다.

그만큼 상황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래도 어찌어찌 잘 막고 있으니까 보도 제한이 먹히는 거겠지.”

“그거야 몇몇 나라만 그런 거겠죠. 솔직히 대부분은 허물어진 차원벽에서 나오는 몬스터들을 제대로 박멸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일 텐데요.”

“그건 나도 잘 모르겠구나. 내가 듣기로는 별 문제는 없다고 들었다만.”

“하아, 우리나라도 가끔씩 상황 대처에 실패하는 일이 벌어지긴 한다면서요?”

“그렇지. 아무래도 사람이 하는 일이다 보니까.”

“국토도 작고 인구 밀도도 높은 우리나라가 그런 상황인데, 넓은 땅덩이에 사람은 몇 없는 지역은 어떻겠어요? 이건 안 봐도 문제가 심각할 걸 예상할 수 있습니다.”

지금 도현이 인상을 쓰는 이유는 지구 곳곳에서 허물어지고 있는 차원벽과, 그 안에서 나오는 몬스터에 대한 이야기가 너무 알려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었다.

사람들의 혼란을 걱정해서 적절한 보도 통제를 하고 있다는 거지만, 과거에도 그렇게 숨기기만 하다가 막상 일이 커졌을 때에 허둥거리다가 큰 피해를 입었다.

물론 그렇게 허물어지는 차원벽 때문에 지구 인류가 멸망할 정도까지 몰리진 않았다.

허물어진 차원벽에서 나오는 몬스터들은 어떻게든 처리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물론 사람이 살지 않는 지역에는 차원을 넘어 온 몬스터들이 자리를 잡고 새로운 생태계를 만들기도 했지만, 그것이 인류의 생존에 위협이 될 일은 없었다.

도리어 새로운 생태계의 등장으로 지구의 자연 환경에 긍정적인 변화가 일어나기도 했다.

하지만 아무리 그렇다고 해도, 그렇게 안정되기까지 인류가 엄청난 피해를 입었던 것도 사실이다.

“좀 더 적극적인 대응을 해야 합니다. 지금 열리는 차원벽은 시작에 불과해요. 점점 많은 곳에서 차원벽이 허물어질 겁니다.”

그러니 좀 더 적극적이고 대대적인 대응을 준비해야 했다.

“어쩔 수 없이 가디언의 이름으로 경고를 해야겠네요. 엄청난 몬스터 웨이브가 일어날 수 있으니 최대한 몬스터를 구제해야 한다고 말이죠.”

“네 생각이 그렇다면 그렇게 하려므나. 하지만 내가 듣기론 그리 큰 문제는 없다고 들었다. 마력석을 이용한 아이템들도 있고, 뉴어스에서 나온 광물로 만든 합금도 있으니까.”

“그렇습니까?”

“당장 급하게 서둘지 말고 자세한 상황을 알아보고 움직여라. 나보다는 네가 저 자세한 정보를 얻을 수 있겠지.”

“알겠습니다.”

도현은 고개를 숙이며 아버지의 충고를 받아들였다.

그리고 곧바로 국정원 1차장 조태봉을 통해서 지구에서 일어나고 있는 몬스터 웨이브의 상황을 알아보았다.

그런데.

“이거 생각보다 잘 막고 있네?”

- 과거완 많이 다른 겁니까?

“그래. 그 때는 진짜 지옥같은 세상이 펼쳐졌다고 했지. 특히 개도국 쪽에서도 국력이 약하거나 사회가 혼란스러운 경우엔 국가 자체가 무너진 경우도 있었어.”

- 나라가 망했다는 말씀입니까?

“뭐, 그것도 당시에 몇몇 나라와 기업 집단이 나눠먹기를 하려고 그렇게 방치했다는 이야기가 있었지. 나는 뉴어스에 있어서 자세한 내용은 몰랐지만.”

- 대충 상상이 됩니다. 과거에는 로드처럼 올바른 길을 제시하고 잘못을 바로잡아 줄 사람이 없었지요. 그러니 미래를 잘못 판단하고 눈앞의 이익만 좇았을 것입니다.

“와, 오랜만에 에포르의 아부를 듣는 거 같네. 뭐, 그래도 오그라드는 느낌이라 적응이 안 되긴 하지만. 하하하.”

도현은 멋쩍은 듯이 뒷머리를 긁었다.

그리고 과거와는 다르게 지구상의 몬스터 분포지역이 그리 넓지 않다는 사실에 안도감을 느꼈다.

하지만 그 시간, 알케이네스 제국에서는 과거에는 없었던 색다른 논의가 벌어지고 있었다.

* * *

“유래가 없는 일이군.”

“황공하옵니다.”

창문가에 커다란 의자를 놓고 무릎 아래까지 내려온 창틀 밖을 내다보는 푸른 머리카락의 사내.

그의 이마에서 양쪽으로 갈라진 뿔은 귀 위로 바짝 붙어서 뒷목으로 미끄러져 있었다.

특이하게도 그 뿔의 끄트머리는 부드러운 탄력을 지닌 듯, 머리가 흔들릴 때에 미세하게 낭창거렸다.

그와 두어 걸음 떨어진 곳에 허리를 굽히고 있는 사내는 고개를 들지 않고 자신의 발 끝을 바라보고 있었다.

“우리 제국의 건국 이래로 차원 침략에서 실패한 경우가 있었던가?”

“폐하.”

“왜? 실패는 아니라 말하고 싶은 건가?”

“아직 용맹한 사령관들이 열과 성을 다하고 있으니······.”

“이미 중립 도시를 빼앗긴 상황이라지? 게다가 식민지의 미개종이 차원 회랑의 특전을 두 개나 독점하고, 이번에는 수정 기둥의 점령 보상까지 받았다지? 동일한 놈이.”

“황송하옵니다.”

“알고 있는가? 시종장?”

“하문하시옵소서.”

“그 중에 수정 기둥의 최초 점령 보상이 무엇인지 아는가?”

“가진 능력의 강화이옵니다.”

“딱 두 배로 강해지지.”

“그렇사옵니다.”

“그렇게 강해지기 전에도 상대하지 못했던 미개종이 두 배로 강해졌으니 이제 어찌 될까? 다시 중립 도시를 회복하는 것이 가능할까?”

“어찌, 홀로 제국의 힘을 감당하겠사옵니까. 능히 중립 도시를 회복하고 식민지 건설에 성공할 수 있을 것이옵니다.”

“그래? 정말 그러한가?”

“마땅히 그렇게 될 것이옵니다. 그러니 심려를 거두시옵소서.”

“그래, 시종장이 그리 말한다면 나는 좋은 소식만 기다리면 되겠군?”

“그렇···사옵니다.”

시종장은 황제의 말에 식은땀이 흐르는 것을 느끼며 간신히 대답했다.

신에게 장담을 했으니 무슨 일이 있어도 그렇게 되게 만들어야 했다.

황제 또한 그런 사실을 뻔히 알면서 시종장을 압박한 것일 테고.

시종장은 잠시 후 황제의 명령을 받고 차원 침략에 대한 대책을 세우기 위해 물러나왔다.

그리고 그는 곧바로 귀족 회의가 열리고 있는 곳으로 향했다.

“어찌 되었소?”

“이미 예상했던 그대로요. 폐하께서는 좋은 소식을 기다리겠다 하셨소.”

“휴우, 그래도 기회를 주시긴 하실 모양이니 다행이군.”

“다행? 지금 상황이 얼마나 어렵게 되었는지 알고 그런 말씀을 하시는 겁니까? 콩토올 공작?”

“그럼 지금 당장 폐하의 진노를 받았어야 한다는 건가?”

“차라리 책임의 소재를 명확히 가려서 희생자를······.”

“그건 폐하의 진노가 우리에게 닿을 때에 생각해도 될 문제네. 시종장 하이토, 혀를 가볍게 놀리지 말게.”

“음, 주의하겠습니다. 콩토올 공작각하.”

“음.”

공작은 시종장 하이토의 사과에 짧게 대답을 하면서 고개를 한 번 끄덕였다.

일단 사과를 받았으니 이제 더는 언급을 하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이제 남은 것은.

“모두들 폐하의 뜻을 알았을 것이니, 그것을 이룰 방법을 이야기해 보라.”

콩토올 공작이 회의에 참가한 귀족을 향해 발언의 기회를 허락했다.

하지만 그의 말에도 불구하고 선뜻 나서서 방책을 제시하는 귀족이 없었다.

그만큼 지금 차원 전장의 상황이 좋지 않다는 의미였다.

백여 명의 귀족들이 모여 있음에도 누구하나 이번 식민지 개척을 성공시킬 방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는 이야기였다.

황제의 뜻이 전해졌는데 어설프게 머리를 굴리는 이는 없을 것이다.

그러니 지금 상황은 아무도 이번 원정을 승리로 이끌 방법을 생각해내지 못하고 있다는 이야기다.

“으음. 곤란하군.”

콩토올 공작도 수심 가득한 표정으로 신음을 흘렸다.

사실 알케이네스 제국의 힘을 그대로 쓸 수 있다면 식민지 차원을 단번에 박살낼 수 있다.

하지만 차원 침략이라고 하는 것은 제약이 상당하다.

겉으로나마 서로 공평한 조건에서 전쟁을 치르도록 세계의 법칙이 작용하는 것이다.

물론 알케이네스 제국처럼 여러 번의 경험을 가지고 있으면 어쨌거나 유리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제국 초기의 식민지 건설에서 몇 번 곤경에 처한 일 이외에는 시간이 지날수록 차원 전쟁은 쉬워졌다.

절차나 규칙을 미리 알고 가는 것이니 당연한 일이다.

이번 식민지 점령도 그와 다르지 않았다.

다만 이번에 식민지 대상이 된 차원의 원주민은 너무나 미개한 종족이라, 세계의 법칙이 그에 맞춰서 미개종과 알케이네스 제국 양쪽에 큰 제약을 걸었다.

차원 전장으로 들어간 순간 모든 힘을 잃고, 차원 전장에서 정한 규칙에 따라서 성장해야 하는 제약이었다.

알케이네스 제국의 역사에도 몇 번 나오지 않았던 제약이었다.

하지만 그 역시 경험이 없는 것은 아니었던 바, 원정에 자식을 보내는 귀족들은 모두 희희낙락했었다.

식민지 대상 차원의 미개종 중에서 특이한 놈이 나오기 전까지는.

“어쩔 수 없군.”

아무리 생각을 해 봐도, 차원 전장에서 기울어진 저울을 바로 세울 방법은 떠오르지 않았다.

그저 모든 사령관들을 황제의 깃발 아래로 하나로 모으는 것이 최선이다.

하지만 그 방법은 이미 사령관들이 알아서 사용하고 있는 상황이라 더 이상의 다른 방법은 떠오르지 않았다.

“일단 최대한 게이트 적합자를 찾아서 인원을 충당시켜 주고, 귀족 적합자 역시 모두 소집해서 대기시키도록. 이에 반대는 없겠지?”

“물론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반대라니요.”

콩토올 공작의 말에 반대쪽에 앉아 있던 귀족이 절대 반대 따위는 하지 않겠다는 표정으로 대답했다.

그는 콩토올 공작과 정치적으로 대립하고 있는 또 다른 공작, 로도프 헤카 세이즐이었다.

이로서 두 공작이 의견을 모았으니 다른 귀족들 역시 반발은 나오지 않았다.

이에 콩토올 공작은 잠깐 만족스런 표정을 짓더니 한 순간 표정을 딱딱하게 굳혔다.

“하지만 이런 방법으로는 원정의 흐름을 바꾸기 어렵지. 안 그런가 세이즐?”

“그렇지. 그 미개종 놈이 워낙 잘 컸어야 말이지.”

“그러니 다른 곳에서 방법을 찾아야겠는데 말이지.”

“콩토올, 그 말은 다른 식민 차원을 이용하자는 것이겠지?”

“역시 세이즐, 내 속을 훤히 들여다보고 있군. 맞아. 제국의 역사를 살펴보면 그런 경우가 딱 두 번 있었지.”

“그래, 두 번.”

“어쨌거나 그 두 번의 경우를 담당했던 것이 우리 콩토올과 자네 세이즐 가문이었지.”

“그럼 둘 중에 하나가 나서거나 아니면.”

“두 가문이 동시에 나설 수도 있겠지. 세이즐 자네는 어떤가?”

“나는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은데? 그건 콩토올 자네 역시 마찬가지겠지?”

“그럼 결국.”

“두 가문이 동시에 나서는 것이 좋겠지.”

“그래, 역시 이렇게 되는군. 양보를 하라고 해도 하지 않을 것이고, 나 역시 양보할 생각이 없으니 두 가문이 함께 나서는 것으로 하지. 그리고.”

“각자의 일은 각자가 알아서 하는 것으로 하지. 물론 서로의 일에 간섭하는 일은 없도록 하고.”

“좋아. 그렇게 합의하지. 그리고 다른 귀족들은······.”

“알아서 불러 쓰는 걸로 하지.”

“그래. 그럼 그렇게.”

다른 귀족들은 들러리처럼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두 공작의 이야기를 듣고만 있었다.

이미 황제의 뜻에 부합할 어떤 방책도 내지 못한 상황이라, 그나마 방법을 의논하는 공작들의 이야기에 끼어들 자격이 없었던 것이다.

다만 공작들이 벌이는 일에 자신들도 불러줄 거라는 여지가 생겼으니 그나마 다행이었다.

“그나저나 두 개의 식민 차원을 움직이면 그 미개종의 차원은 어찌 될꼬? 얼마나 버틸 수 있을지 궁금하군.”

“내기를 하려는가?”

“내기는 무슨, 식민 차원에서 차원벽을 제대로 연결하기만 한다면 금방 끝장이 날 텐데.”

“하긴.”

두 공작은 식민 차원을 움직이기만 하면 지구 따위는 금방 정리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보이고 있었다.

그렇게 지구를 향한 새로운 음모가 싹을 틔웠다.

도현의 과거에는 없었던 새로운 음모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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